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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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서호성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학생)

요즘 수학 문제 좀 풀어봤다는 수험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수학모의고사 문제집이 하나 있습니다. 서점에서 사는 게 아니라 누구나 온라인으로 다운받을 수 있는 무료 문제들입니다. 한 해당 수천 명이 다운로드를 하고 학원 강사들까지 이 문제를 프린트해서 나눠서 풀어준다고 하네요. 이 문제를 공부하고 이번에 수리영역 수능 만점을 받은 학생도 있다고 하는데 놀랍게도 이 문제를 만든 주인공들은 성균관대학교 수학교육과에 다니는 재학생들이었습니다. 이분들은 수학문제연구학회 엡실론이라는 이름으로 활동도 하고 있는데, 화제의 인터뷰 처음 아이디어를 냈던 서호성 학생을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서호성> 안녕하세요.
◇ 박재홍> 현재 성균관대학교 수학교육과에 재학 중이신 거죠?
◆ 서호성> 네. 지금 3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 박재홍> 3학년이시면 수능시험 보신 게 꽤 오래된 거 아니겠습니까? (웃음)
◆ 서호성> 한 7년 정도 된 것 같네요.
◇ 박재홍> 군대도 다녀오셨네요, 그렇죠?
◆ 서호성> 군대 재대했습니다.
◇ 박재홍> 이런 모의고사 문제집을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언제 처음 생각하시게 된 거예요?
◆ 서호성> 일단은 저도 수능을 보고 들어왔기 때문에 수능 공부를 할 때 문제를 많이 풀어봤었어요. 그런데 많이 풀다 보니까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딱 집어서 내는 문제들은 생각보다 많이 없더라고요. 다시 말해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문제들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해서 학교 들어오기 전부터 문제를 내야겠다고 생각을 했었고요. 그리고 저희 과는 수학교육과다 보니까 교사가 될 사람들인데 저희 동기 3명이서 아무래도 준비 없이 교사가 된다면 학생들한테 미안한 행동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작년부터 교과서 분석을 하는 스터디를 시작을 했고 그러다 보니까 교과서 분석도 하다 보니 문제를 직접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박재홍> 그러니까 고3때 문제를 풀었던 기억을 되돌아보면 핵심을 짚지 못하는 문제들이 많이 있었고 그래서 성적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그러한 문제집을 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신 거네요?
◆ 서호성>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출제위원들이 전부 동료학생들, 그러니까 성대 수학교육과 학생들인가요?
◆ 서호성> 다 저희과 학생들이고 총 17명으로 구성돼 있고요. 재학 중인 친구가 15명이 있고 휴학 중인 친구 2명이 있는데 그 중에 군인 친구도 있어요.
◇ 박재홍> (웃음) 군인 아저씨도 제작에 참여를 열심히 하고 계시네요.
◆ 서호성> 휴가 나와서 문제 내고 검토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이게 무엇보다 영리 목적으로 하시는 게 아니고 문제를 만드신 다음에 무료로 배포하시잖아요. 사실 열심히 하시고 시간을 쪼개서 만든 문제집이기 때문에 이걸 좀 팔아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 서호성> 사람이 많다 보니까 그런 얘기가 안 나온 건 아닌데요.
◇ 박재홍> 17명 중에 1명이라도 그렇죠?
◆ 서호성> 네. (웃음) 엡실론이라는 뜻이 수학에서 임의의 양수인데 굉장히 작은 숫자를 의미할 때 많이 쓰여요. 그래서 가난한 학생이나 부유한 학생이나 학습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저희 문제를 풀어보면 그런 환경의 차이를 엡실론만큼 굉장히 작게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이름도 그렇게 지었습니다.
◇ 박재홍> 교육기회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 또 이러한 무료 문제를 배포하게 됐다 이런 말씀이시고. 그렇게 해서 만들었던 문제는 총 몇 문제인 건가요?
◆ 서호성> 일단 저희가 총 만든 문제는 250~260문제가 되는데 지금까지 배포한 문제는 총 90문제가 있고요. 모의고사 3회 분량이라 총 90문제고, 배포한 문제에서 빠져서 아쉬운 문제 32문제에 대한 검토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어요.
◇ 박재홍> 수험생들이 기다리겠습니다. (웃음)
◆ 서호성> 그럼 저희야 감사하죠.
◇ 박재홍> ‘우리 문제들 진짜 인기 많구나’, 피부로 느끼세요?
◆ 서호성> 현재 저희 동아리의 새내기 친구들이 있어요. 이제 막 입학한 친구들인데요. 재수를 했던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대부분 풀어봤다고 하더라고요.
◇ 박재홍> 재수생들마저.
◆ 서호성> 네. 그리고 저희가 인터넷에 올리기 때문에 댓글이나 올라오는 글들을 봐도 ‘많이 도움이 됐다.’ 그리고 ‘감사하다.’ 이런 글들도 오고 편지도 오고해서 조금씩은 느껴가는 중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 문제 내는 게 굉장히 힘든 작업이고 고통스럽지 않겠습니까? 수학능력시험 출제를 할 때도 교수나 우리 현직 교사들도 몇 주씩 합숙훈련을 하면서 문제를 내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문제 만드실 때 힘들지 않으셨어요?
◆ 서호성> 물론 엄청 힘들죠. 하나 문제 만드는 데 하루 종일 걸리는 경우도 많고요.
◇ 박재홍> 한 문제를 만들기 위해서도.
◆ 서호성> 문제를 만들고 나서 끝이 아니고 검토를 한 5번 정도 거쳐요. 그리고 그중에서도 이 문제가 다른 문제집에서 본 것 같다는 문제가 있으면 가차 없이 잘라버립니다. 겹치지 않게 만들어야 되고 또 개념에 충실해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신경이 많이 쓰여서 생각보다는 쉽지 않은 작업이기는 했어요.
◇ 박재홍> 아니, 굉장히 심혈을 기울이시네요. 심지어 다른 문제집에서 없는 문제까지 선별해서 출제를 하시고.
◆ 서호성> 네.
◇ 박재홍> 그러면 이거 나중에 출판사에서 출판제의도 받으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 서호성> (웃음) 그러면 저희야 좋은데 아무리 그래도 비영리 추구로 갈 거라서요.
◇ 박재홍> 오늘 방송에서 꼭 비영리하시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내년 수능수험생을 위해서도 무료배포를 꼭 해 주셔야겠습니다.
◆ 서호성> 네, 그럴 예정입니다.
◇ 박재홍> 이건 제 욕심입니다마는 문제 해설도 잘 써놓으셨으니까 나중에 동영상 강의 같은 것을 무료로 올려놓을 생각은 없으신가요?
◆ 서호성> 그것도 저희가 원래 올해 하려고 했었는데 아무래도 첫 해다 보니까 시행착오도 많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네요.
◆ 서호성> 내년쯤에는 동영상 강의를 가능하면 시도를 한번 해볼까 합니다.
◇ 박재홍> 와, 그 생각도 하고 계신 거네요. 우리 서호성 씨는 앞으로 어떤 꿈을 갖고 계십니까?
◆ 서호성> 저는 일단 교사가 된 다음에 교육부쪽으로 나가고 싶어요. 그래서 교육정책으로 아이들이 행복해지게끔 만들고 싶은 꿈이 있어요. 그래서 교육계에서도 힘 있는 사람이 돼서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들을 해결해 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 박재홍> 나중에 아주 훌륭한 선생님 되시고 또 우리 학생들을 위한 좋은 정책을 만들 수 있는 그러한 분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 서호성> 감사합니다.
◇ 박재홍>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서호성>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 인터뷰 고3 수험생들을 위하는 무료수학모의고사 문제집을 만든 분입니다. 성균관대학교 수학교육과의 서호성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