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6/26(목) [탐정 손수호] " 왜 A씨는 셀프 감금을 선택했나?"
2025.06.26
조회 25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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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법무법인 '지혁' 변호사(법학박사))



“검찰 공문입니다”…정교한 가짜 법원 사이트
‘김민수 검사’가 모텔로 불러…셀프 감금 자행
반성문·감시앱·협박 전화…보름간 조종당해
1억6천만 원 털리고 대출까지… ‘가짜 수사극’
“난 안 속아” 더 위험…20대 명문대생도 당해
유형은 진화 중… 금감원 사칭, 자녀 납치까지

◇ 김현정>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법학 박사 손수호 변호사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다룰 사건 보이스피싱이라고요? 

◆ 손수호> 예, 조금 전에 광고도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맞춤형 광고처럼. 

◆ 손수호> 맞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로 지금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지금뿐 아니라 기승을 부린 지 오래됐죠. 우리가 전에도 탐정에서 이 보이스피싱을 다룬 적이 있었는데 그랬는데 오늘 또 가져오셨다는 얘기는 또 다른 나쁜 의미로 진화한 어떤 유형이 있나 보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제가 이 소식을 접하고 정말 깜짝 놀랐는데요. 제 지인 여러 명이 아주 똑같은 수법에 당해서 큰 돈을 잃었습니다. 

◇ 김현정> 지인이요? 

◆ 손수호> 예. 그리고 그중에 일부는 심지어 일이 이상하게 꼬여서 가해자가 되기도 했어요. 피해자였는데 가해자까지 됐거든요. 어떤 사건인지 보겠습니다. 한 달 전에 피해자 A씨가 법원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 김현정> 이게 지금 지인 일은 아닌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다른 거죠, 이런 유사한 사례가 많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A씨가 법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어요. 갑자기 법원이라고 하면서 전화하면 일단 이건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큰데. 

◆ 손수호> 그렇습니다, 가짜 법원 직원이었거든요. 그런데 전화를 받자마자 바로 그거를 순간적으로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속는 사람들이 생기는 건데요. 어떤 수법이었냐면 등기 우편물을 발송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걸 집에서 실제 우편물을 수령할 건지 아니면 인터넷으로 열람할 건지 골라라, 선택해라. 이렇게 물어본 거예요. 

◇ 김현정> 근데 등기 우편물을 그냥 인터넷으로 열람하는 그런 방법도 있어요. 

◆ 손수호> 예, 일단 이게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모든 게 그럴듯해 보이지만 다 없는 얘기들이 많아요. 

◇ 김현정> 그렇죠. 등기라는 건 그 사람 손에 꼭 쥐어주세요. 하면서 보내는 게 등기인데 어쨌든 법원 직원이라고 하면서 등기 우편물을 직접 받으실래요? 아니면 인터넷 열람하실래요? 라고 물어보니까 이분은 인터넷 열람이 편하겠네. 하고 인터넷 열람하겠다고 하신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랬더니 인터넷 주소창에 입력을 할 주소를 알려줍니다. 법원 등기 열람 이거를 알려주고요. 여기에 들어가서 불러주는 사건번호를 입력해라. 이렇게 시킨 거예요. 

◇ 김현정> 지금 이거 들으시고서는 나도 컴퓨터에 한번 입력해 볼까? 하는 분이 계실지 몰라서 제가 미리 좀 말씀드리는데 여기 이거 쳐도 되는 거예요? 

◆ 손수호> 지금은 이게 적발됐기 때문에 연결이 안 됩니다. 제가 조금 전에 다시 한번 확인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악성 코드가 설치되거나 그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누가 불러주는 거 막 들어가면 안 되거든요. 

◇ 김현정> 절대 안 됩니다. 누르셔도 안 되고요. 

◆ 손수호> 그렇죠. 아무튼 이 A씨가 법원 등기 우편을 인터넷으로 열람하기 위해서 알려준 주소를 입력하고 여기에 들어갔어요. 그랬더니 법원 홈페이지가 멀쩡하게 나온 거예요. 

◇ 김현정> 진짜로 법원 홈페이지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 손수호> 하지만 이게 얼핏 봐서는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정교하게 만든 가짜 법원 홈페이지였죠. 

◇ 김현정> 가짜 홈페이지. 

◆ 손수호> 여기에 불러준 사건번호를 넣었더니 법원 등기 문서라는 게 나옵니다. 화면으로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 김현정> 잠깐만요. 유튜브와 레인보우로. 저게 가짜라고요? 

◆ 손수호> 가짜입니다. 

◇ 김현정> 저거는 제가 봐도 속겠고 법조인인 손 변호사님이 보셔도 속겠는데요. 저 정도로 정교하면. 

◆ 손수호> 기존 실제 문서와 형태가 좀 많이 다르긴 해요. 

◇ 김현정> 그래요? 변호사가 보기에는 구별은 돼요? 

◆ 손수호> 다른데. 

◇ 김현정> 저 같은 사람이 보면 그냥 깜빡 속겠는데요. 

◆ 손수호> 예, 속을 만큼 막 이것저것 다 넣어놨거든요. 그래서 저 공문 법원 등기 문서의 이름이 검찰 공문이었고 심지어 A씨의 이름 그리고 또 주민번호 앞자리까지 기재가 되어 있는 거예요. 

◇ 김현정> 밑에도 검찰총장 심우정. 이렇게 쓰여 있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게다가 특급 안건 이렇게 적혀 있잖아요. 내용이 뭐냐면 김 모 씨에 대한 1심 형사사건을 조사하던 중에 당신, 그러니까 A 씨의 대포통장과 불법 자금을 세탁한 사기 사건의 관련성이 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 어려운 말이 계속 좀 비문입니다만 나오고요. 그래서 이 A 씨가 사기범이 아니라 피해자라는 거를 스스로 해명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김현정> 당신이 피해자라는 걸 해명해라? 

◆ 손수호> 그렇습니다. 깜짝 놀랄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법원 직원 전화를 받아서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사건번호를 입력하라고 그러고 공문이 나왔고 자기 이름, 주민번호 기재되어 있고 게다가 대검찰총장 심우정 이렇게 이름까지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자주 쓰이는 수법이에요. 왜냐하면 한 단계씩 한 단계씩 끌려가다 보면 나중에는 이거 좀 이상한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의심하지 않고 넘어가는 그런 사람의 심리를 이용한 수법이죠. 

◇ 김현정> 그렇군요. 

◆ 손수호> 그래서 이거를 심리 조작형 수법, 일종의 가스라이팅 비슷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사실 지금 화면으로 함께 보고 있잖아요. 지금 보면 아이, 좀 이상하네, 저걸 왜 속아.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요. 저는 생각할 수 없을 거 같아요. 

◆ 손수호> 위험한데요, 굉장히. 

◇ 김현정> 저는 저런 법원 문건 이런 거를 많이 안 봐서 그런지 저 같으면 그냥 깜빡 속겠는데요. 

◆ 손수호> 근데 저기 보면은 그 담당 공무원 이름 쓰고 지장까지 찍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손수호> 오히려 더 이상한 거 아닙니까? 

◇ 김현정> 왜요? 지장을 찍은 게? 

◆ 손수호> 예. 

◇ 김현정> 그거는 이제 변호사님이니까 그게 보이는 거지 제 눈에는 저게 지장이어서 이상하다는 생각 별로 안 들어요. 

◆ 손수호> 예, 아무튼 급수해서 특급 안건이라고 쓰고 하여튼 겁을 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한 건데요. 

◇ 김현정> 그리고 또 하나, 그러고 보니까 조금 이상한 게 검찰총장 이렇게 쓰지 대검찰청 총장 이게 이상한 대검찰청 총장 심우정. 여기가 이상하네.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자세히 보면 이상한데 얼핏 보면 속을 만한 그런 것들이거든요. 막상 당사자가 되면 나는 절대 안 속아, 나는 속지 않아. 라고 장담할 수도 없는 거예요. 

◇ 김현정> 여기까지 속은 A 씨. 그럼 그다음에 어떤 일을 당하게 됩니까? 

◆ 손수호> 법원 직원이라는 남성이 이 A씨의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서 피해자가 180명이고 또 피해액이 4,200만 원이라면서 수사가 불가피하다, 담당 검사를 연결해 주겠다고 하면서 전화를 돌려줍니다. 그랬더니 사이버 수사팀장 김민수 검사가 받아요. 

◇ 김현정> 예, 전화 바꿨습니다. 사이버 수사팀장 김민수입니다. 이렇게 된 거예요. 

◆ 손수호> 가짜 검사죠, 그런데 이 가짜 김민수 검사는 여러 가지 뭐 한 번쯤 들었을 법한 단어들을 계속 씁니다. 이 사건에 엠바고가 걸려 있어서 주변에 말하면 안 된다. 혹시라도 말이 새 나갈지 모르니까 말이 새 나가면 영장 청구해서 서울 구치소에 보내고 가족과 직장에 불이익 주겠다. 

◇ 김현정> 말이 새 나가면, 당신 이거 입 밖으로 내서 누구한테라도 이게 들어가면 바로 구속 때린다. 이렇게 얘기한 거예요? 

◆ 손수호> 구속 때린다고는 안 했습니다만 구속시키겠다. 이렇게 위협을 한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근데 김민수 검사, 이거 보이스피싱에 자주 등장하는 이름 아니에요? 김민수, 김미숙 이렇게. 

◆ 손수호> 맞습니다. 지난 2020년에 보이스피싱을 당한 취업 준비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이 있었는데요. 이때 그 보이스피싱범들이 사칭한 이름이 바로 김민수 검사였고요. 그 외에도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이름입니다. 한때 유행했던 김미영 팀장. 

◇ 김현정> 맞아, 김미영 팀장. 그렇지, 김미영 팀장. 

◆ 손수호> 기억하시죠? 이렇게 같은 이름을 쓰는 건데요. 이 김민수 검사는 A씨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피해 사실만 확인되면 약식으로 조사를 끝내주겠다. 그러니까 휴대폰 공기계 하나 사서 옆에 있는 모텔로 가라. 

◇ 김현정> 아까 그랬잖아요. 이게 새 나가면 당신 구속이다. 그러니까 새 나가지 않게 아무에게도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공기계를 가져가라고, 새 걸 사라고 한 겁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자기 돈으로 사라. 

◇ 김현정> 새로 하나를 사서 그걸 들고 모텔로 가라. 모텔로 가라, 이거는 그러니까 숨어라. 이런 뜻입니까? 

◆ 손수호> 그렇죠. 다른 사람과의 차단을 위한 건데요. 명분은 이랬어요. 피해자 입증을 위한 보호 관찰 절차다. 어디선가 들어봤을 만한 법률 용어가 계속 나옵니다. 

◇ 김현정> 그럴듯하네요. 

◆ 손수호> 마음대로 갖다 붙이는 건데요. 이게 사실은 스스로 감금되도록 만든 거예요. 

◇ 김현정> 셀프 감금. 

◆ 손수호> 그렇습니다. 힘으로, 물리력으로 가두는 게 아니라 말로 속여서 스스로 감금 상태를 만드는 건데요. 저도 사실 일하면서 실제 사건을 접하고 의아했는데 정말 멀쩡한 사람도 여기까지 옵니다. 여기까지 속고요. 

◇ 김현정> 손 변호사님의 지인도 지금 이 수법에 속았다고 그랬는데 그분도 뭐가 어디가 좀 부족하거나 이런 게 아니라 진짜 똑똑한 분이신 거죠? 

◆ 손수호> 20대 명문대 학생입니다. 

◇ 김현정> 대학생이요? 

◆ 손수호> 예, 그런데 정말 이 수법 똑같이 속았고요. 여러분이나 가족들도 속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가장 오싹했어요. 뭐냐면 실제로 이 공문을 봤을 때 이거 위조일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예요. 

◇ 김현정> 그 대학생이? 이분도? 

◆ 손수호> 예, 그리고 또 전화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이게 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데라는 생각도 했다는 겁니다. 

◇ 김현정> 했대요? 

◆ 손수호> 예. 

◇ 김현정> 근데 왜 그럼 거기서부터 딱 끊고 잠깐만요. 제가 뭐 다시 좀 확인 좀 하겠습니다. 이걸 못하고 계속 끌려간 거예요? 

◆ 손수호> 그게 사람 심리라는 거죠. 이미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 방어선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생각할 틈도 없이 마구 몰아붙이면 이성적으로 판단하기가 힘들다는 거예요. 이게 특별히 어리숙한 사람이라서 당하는 게 아닙니다. 다른 유형의 보이스피싱 사건도 마찬가지인데요. 노년층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 같지만 20대, 30대 피해자도 상당히 많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이 A씨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가끔가끔 하면서도 휴대폰 공기계를 사서 모텔로 갔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모텔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서 김 검사의 지시에 따라서 팀뷰어 호스트라는 휴대전화 원격 조정 앱을 설치했습니다. 이게 사건 내용 유출을 확인하기 위한 용도라고 설명을 했지만 사실은 휴대폰으로 실시간 감시하고 수발신 내역을 조작하는 이런 악성 앱을 설치하는 그런 과정이었거든요. 

◇ 김현정> 이런 악성 앱이 있습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사람의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 손수호> 예, 그리고 이때 또 다른 사람이 등장합니다. 

◇ 김현정> 누구요? 

◆ 손수호> 금감원 대표번호로 전화가 왔는데요. 김성욱 과장. 

◇ 김현정> 이번에는 김성욱 과장님이 등장하십니까? 

◆ 손수호> 시나리오가 다 있습니다. 

◇ 김현정> 예, 저 금감원의 김성욱 과장입니다. 이러면서 전화가 걸려 온 거예요. 

◆ 손수호> 이렇게 친절하게 안 합니다. 

◇ 김현정> 그럼 어떻게 해요? 

◆ 손수호> 왜냐하면 역할을 분담하는 거예요. 즉 김민수 검사는 오히려 좀 더 이제 좀 온정적으로 해주고 금감원의 김성욱 과장은 좀 타박을 하는 거죠. A씨 때문에 내가 일도 많아지고 곤란하게 됐다. 이렇게 귀찮은 티를 내면서 타박을 하는 건데요. 그러면서 이 모텔 안에서 일정 기간 협조를 하면 신원 보증서를 발급해 주겠다. 이런 말을 하니까 A씨는 여기에 또 속아서 직장에 휴가까지 냈어요. 

◇ 김현정> 한 사람은 좀, 그러니까 김민수 검사는 좀 따뜻한 느낌으로 당신을 보호해 줍니다. 이런 느낌으로 가고 금감원의 김성욱 팀장은 조금 악랄한 역할 이런 걸 맡았군요. 

◆ 손수호> 그렇죠. 

◇ 김현정> 당신 때문에 이런 일 생겼잖아. 이런 식으로.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럼 여기서 말하는 협조가 뭐냐? 바로 일단 외부와 접촉을 완전히 끊게 만들고요. 또 허락 없이 휴대폰을 사용하려고 하면은 이걸 다 감시하고 있으니까요. 곧바로 구속되고 싶냐? 이렇게 협박 전화가 와요. 기상, 취침, 식사도 전부 다 허락을 받고 할 수 있었고요. 또한 심리를 지배하기 위해서 반성문 수십 장을 계속 쓰게 만듭니다. 이렇게 역할을 분담해서 완전히 A 씨를 장악해 나갔는데요. 실제로 당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걸 가볍게 흘려들으면 안 될 사건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렇게 완전히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휴대폰까지 지배한 상태에서 결국 돈을 뜯어낸 겁니까? 

◆ 손수호> 그렇습니다. A씨의 계좌를 통해서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으니까 정부의 안전 계좌로 현금은 일단 다 옮겨야 한다. 

◇ 김현정> 말이 이게 그럴듯하네. 

◆ 손수호> 예, 여기까지 오면. 

◇ 김현정> 지금 당신 계좌가 지금 이용당하고 있으니까 일단 계좌에 있는 돈 다 뽑아서 정부의 안전 계좌로 옮깁시다. 

◆ 손수호> 그렇죠. 그리고 조사가 다 끝나면 돌려주겠다. 이렇게 약속을 하는 건데요. 이미 완전히 장악된 A씨는요. 예금뿐만 아니라 주식까지 다 팔아서 송금을 했는데 그런데 또 그게 끝이 아닙니다. 대체로 이런 경우에 다 대출을 받게 만들어요. 

◇ 김현정> 있는 것만 터는 게 아니에요? 

◆ 손수호> 예, 은행에도 공범이 있으니까 이건 수사상 협조가 필요하다. 이러면서 연 12. 7%의 이율로 6,140만 원을 대출받도록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은 대출받는 과정에도 여기서 대출받아라 시키는 거예요? 

◆ 손수호> 이런 것들도 다 정말 시키는 대로 다 하게 만드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제가 원래 주거래 은행이 있습니다. 저 우리은행에서, 하나은행에서 빌릴게요. 이게 아니라 본인들이 지정한 거기서 빌려라? 

◆ 손수호> 예, 모든 시나리오가 있는 거죠. 결국 대출받은 돈까지 다 보냈어요. 1억 6,000만 원 넘게 보냈거든요. 이렇게 시킨 대로 다 한 다음에 모텔에 스스로 들어간 지 보름 만에 그동안 협조를 잘해줘서 고맙다. 이제 보호 관찰이 해제됐으니까 나가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고요. 

◇ 김현정> 보름 만에 받았습니다. 

◆ 손수호> 그리고 신원 보증서를 받기 위해서 금감원을 방문합니다. 

◇ 김현정> 이제 돈 찾아야 되니까요. 

◆ 손수호> 예, 신원 보증서 받으러 갔는데 그때 비로소 보이스피싱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거죠. 

◇ 김현정> 세상에. 

◆ 손수호> 영화 같은 일인데 실제로 많이 벌어집니다, 지금도. 

◇ 김현정> 제가 정말 수많은 보이스피싱 사례들을 봤는데 다 순간 그날 당하고 그날 끝나는 거지 보름을 끌면서 이렇게 돈을 뜯어가는 경우는 처음 봤어요. 

◆ 손수호> 그리고 심지어 이렇게 보름 동안 갇혀 있으면서 시키는 거를 다 잘 하면은 오히려 다른 피해자에 대한 어떤 공범 역할을 부여합니다. 전화를 해라, 시키는 대로 읽어줘라. 그런 거를 따라서 하면은 이거 피해자였지만 가해자로 몰리는 경우도 있어요. 

◇ 김현정> 지금 희망사랑 님 외 많은 청취자들이 저걸 어떻게 속아요? 속는 사람이 있다고요? 말도 안 돼요. 막 이런 분들이 지금 계시거든요. 

◆ 손수호> 오히려 위험합니다. 

◇ 김현정> 그런 분들이 위험해요? 

◆ 손수호> 속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안 속아요. 절대 안 속아라고 하면은 물론 대부분은 안 속겠지만 혹시라도 방심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내 주변 사람이 속을 수도 있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는 것이 옳겠죠. 

◇ 김현정> 이 일당 붙잡혔습니까? 

◆ 손수호> 사실 동일한 수법에 당한 사람이 수십 명이었고 이미 접수가 됐고요. 아직 못 잡았어요. 

◇ 김현정> 못 잡았어요? 

◆ 손수호> 예, 못 잡은 상태고요. A씨가 내가 보이스피싱 당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고 말했는데 사실 이런 똑같은 수법으로 범행을 하는 조직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일부는 잡혔고 일부는 아직 못 잡은 상태죠. 

◇ 김현정> 조금씩 유형이 다릅니까? 어떻습니까? 

◆ 손수호> 대체로 비슷한데 조금씩 다르거든요. 그래서 일부는 이런 시나리오를 거래하기도 하고 또 이런 시나리오를 만드는 사람도 있고 역할 분담에서 굉장히 좀 체계적 조직적으로 범행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오늘 소개해 드린 이 수법 외에도 몇 가지를 간단하게 좀 소개를 좀 해드리면요. 

◇ 김현정> 그렇게 해 주십시오. 

◆ 손수호> 이거 속으면 안 됩니다. 카드 대금이나 세금이 연체됐다면서 이거 링크 클릭하라고 확인을 이제 유도하는 유형이 있고요. 

◇ 김현정> 카드 대금 연체됐습니다. 이거는 링크. 

◆ 손수호> 또는 세금 환급받아라. 

◇ 김현정> 세금 환급 받아라. 내가 세금 돌려받을 게 있네? 하면서 누르면 큰일 나는 거죠. 

◆ 손수호> 누르게 되죠, 이거는. 그리고 또 이벤트에 당첨됐으니까 상금 받으려면, 상품 받으려면 클릭해라. 이런 것들이 있고요. 또 은행에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또는 마이너스 통장 개설해 주겠다. 대출 알선해 주겠다. 이자 싼 대출로 갈아타게 만들어 주겠다. 이러면서 통화 중에 1번 누르세요. 라고 유도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 김현정> 통화 중에? 

◆ 손수호> 예, 그러면은 1번 누르면 다른 사람이 받아요. 그러니까 이거 정말 진짜 제대로 된 통화구나, 전문가가 받았구나. 이제 일하면 되는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같은 일단끼리 서로 주고받는 겁니다. 여기에 속으면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그다음에 이제 흔한 수법이 자녀가 사고 났다 혹은 내가 지금 당신 자녀를 납치했다 하면서 울음소리 들려주고 이게 굉장히 고전적인 수법인데 여전히 횡행한다면서요? 

◆ 손수호> 예, 특히 SNS를 통해서 지금 어디에 여행 갔구나, 지금 어디에 있구나. 등등 기초 정보를 확인한 다음에 전화하기 때문에 더 속기 쉬운 거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여러분 자녀들이 자신의 SNS에다가 어디 여행 간 사진 일거수일투족 다 올리잖아요. 보이스피싱범들이 그걸 봅니다. 그래서 얘 지금 유럽 여행 갔구나. 이거를 노려서 전화해야지. 부모한테 전화해서 딸내미 지금 유럽 여행 갔죠? 그러면 깜짝 놀라. 걔를 지금 내가 납치하고 있어요. 그래서 막 엉엉 우는 소리 들려주면 그거 자기 딸 목소리라고 다 생각한대요. 

◆ 손수호> 또는 거기에서 사고를 당해서 치료비 필요하다, 합의금 필요하다. 이러면 돈 보내게 되죠. 

◇ 김현정> 맞습니다. 

◆ 손수호> 또 그 외에도 부동산 매물을 내놓은 사람한테 전화해서 이거 매수자한테 발급할 서류 또 시세 평가서 이런 거 필요하다. 그래서 개인 정보와 돈을 요구하기도 하고요. 이런 여러 가지 보이스피싱 유형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알록 님이 지금 문자 주셨는데 그 아이 목소리로 심지어 대화까지 하게 해준대요. 근데 부모는 깜빡 속는대요. 왜냐하면 이런 울면서 얘기하면은 그냥 비슷해 보여요. 안 그럴 것 같죠? 어떻게 내가 애 목소리를 못 알아들어가 아니라 다 속습니다. 

◆ 손수호> 실제로 이런 범죄가 벌어지고 있고 피해자가 계속 쌓이고 있거든요. 근데 이걸 무시하고 넘어가면 안 됩니다. 

◇ 김현정> 이거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 손수호> 금감원에서 보이스피싱 예방 10계명을 만들었어요. 예전에 은행 ATM기의 현금 봉투 뒷면에 적어서 배포하기도 했는데요. 돈을 요구하는 전화는 무조건 보이스피싱부터 의심해라. 납치나 협박 전화를 받으면 당황하지 말고 실제 안전 여부부터 확인해라. 출처 불명의 링크는 클릭하지 말고 바로 삭제해라 등등인데요. 그리고 금감원이 당부를 했습니다. 금감원이라는 팝업창이 뜨면서 금융거래 정보를 입력하라고 하는 건 100% 보이스피싱이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금감원이든 은행이든 전화로 개인 정보 요구하거나 돈 요구하는 거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 김현정> 어떤 경우는 몇 마디만 들어도 이건 보이스피싱이구나. 알게 되거든요. 그럴 때는 그냥 끊어요. 아니면은 어떻게 해요? 

◆ 손수호> 이거 신고하려고 대화를 유도하거나 또는 재미 삼아서 대화를 이어 나가는 건 굉장히 좀 위험해요. 

◇ 김현정> 그렇습니까? 

◆ 손수호> 예, 왜냐하면 어리숙해 보이는 보이스피싱범도 있지만 그래도 범죄 조직이거든요. 그중에 무서운 사람이 있어요. 그리고 또 괜히 자극했다가 보복을 당할 수 있는데 물리적인 그런 신체적인 위해만 보복이 아니라 음식을 그 피해자 이름으로 대량 주문하거나 어딘가에 장난 전화를 반복해서 걸거나 피해자의 신상을 이용해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들도 있거든요. 그리고 또 온라인상에 이런 범죄자를 잡는 영상들과 음성이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연출된 겁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탐정 손수호 귀한 정보 고맙습니다. 

◆ 손수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