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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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배진환 (행정자치부 지방세제정책관)
황평우 (은평역사한옥박물관장)

<행정자치부>
-일부 부족하지만 연착륙 성공
-쇼핑몰도 점차 지번주소 없앨 터
-역사성 훼손? 주민 뜻따라 변경가능
<황평우 박물관장>
-지리적, 문화 정체성 인식 없어
-일재 잔재? 잔재 지명부터 바꿔라
-4천억 예산, 간판업자만 돈벌어
◇ 박재홍> 청취자 여러분께서는 지금 살고 계신 집의 도로명 주소를 정확히 아십니까? 논란 끝에 시행된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된 지 꼭 1년 됐습니다. 도로명 주소는 기존에 썼던 ‘무슨 동, 무슨 리’ 같은 지번과 아파트 이름 대신에,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구성된 주소체계입니다. 이 제도는 1910년 일제 토지 조사 때 지급된 지번체계가 오늘의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서, 100여년 만에 바꾼 것이죠. 꼭 1년 전 저희 ‘뉴스쇼’에서 도로명 주소를 시행하는 정부측과 도입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두 분을 인터뷰 했었는데 요. 1년이 된 시점에 다시 두 분을 모셨습니다. 두 분의 1년 평가, 어떨지 궁금하네요. 먼저 행자부의 배진환 지방세제정책관을 연결합니다. 정책관님 안녕하세요. 시행 1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배진환> 저희들이 일단 숫자로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1년 전에 국민들이 택배라든가 길찾기의 도로명 주소를 사용한 비율이 4명 중에 1명꼴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70%까지 올라가 있고요. 정부 예상에 연착륙되고 있다고 보고 있고, 더 노력할 정예정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일선 현장 느낌은요, 정책관님은 70%이상 택배나 일반 우편물에서 사용률이 높아졌다고 말씀하시는데 저희들이 체감하는 건 그렇게 높지 않은 것 같거든요.
◆ 배진환> 아직까지는 특히 국민들이 직접 도로명주소를 사용해서 택배를 보낸다거나 할 때는 여러 가지 부족한 점도 있는 건 사실입니다.
◇ 박재홍> 일반인들이 많이 안 쓰시는 이유가 굳이 외울 필요가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관공서에 가면 옛날 주소를 그대로 써도 직원들이 문서에는 새 주소로 바꾸어주거든요. 불편함이 없으시니까 아직 외우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 배진환> 그런 점도 일부 있을 수 있고요. 다만 지난 1년간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관공서에서는 지번주소로 신청을 하더라도 도로명주소를 가르쳐드리고, 또 도로 명으로 처리를 해 드리고 다시 그 주소를 가르쳐드렸습니다. 과도기적인 기간이었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고요. 앞으로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뒤에 스티커로, 또 신규로 발급되면 도로명주소로 다 발급이 되기 때문에, 굳이 외우지 않으셔도 지갑에 신분증이 있으시다면 충분히 자기 주소를 확인하실 수도 있습니다.
◇ 박재홍> 또 온라인쇼핑을 하거나 인터넷 쇼핑을 해도 옛날 주소랑 도로 명 주소랑 선택을 하게 되어 있잖아요. 그러면 굳이 외울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지적도 하는데요.
◆ 배진환> 그 점도 저희들이 상당히 고심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일부 선도 기업은 지번주소를 없애는 업체도 있습니다. 그건 저희가 적당한 시기를 봐가면서 업계하고 협의를 해서 도로 명으로 일원화할 계획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도로명 정착을 위해서 도로명 주소만 일괄적으로 쓰도록 하는 것도 어느 시점에서는 필요하다?
◆ 배진환> 그렇습니다.
◇ 박재홍> 도로명 주소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역사와 문화적 차원에서요, 동명과 이름을 살려야 하고 또 시행이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시 살려야 한다’ 이런 주장하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은 어떻게 반영될 수 없을까요?
◆ 배진환> 이건 반영될 수 있는 제도가 되어 있고요. 지금이라도 이게 주민들이 바꿔야 되겠다 맞지 않다고 하면 주민들의 2분의 1 동의를 얻어서 고칠 수 있는 절차가 마련이 되어 있고요. 실제 이렇게 해서 고치는 사례도 상당히 있습니다.
◇ 박재홍> 실제로 고치겠다는 사례도 있었습니까? 그런데.. 바꿨다가 다시 또 바꾸면 혼잡해지는 거 아닌가요. 외우는 데 힘들었는데 다시 또 바뀌고 그러면.
◆ 배진환> 바꾼다고 하는 것은 주민들 과반수 이상이 바꿀 필요성을 느끼고, 또 공감대가 있어서 바꾼 거기 때문에 그런 희망을 반영한 거니까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리고 기본적으로 우리 문화가 아파트 문화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아파트 이름을 도로 명 주소에서 제외한 것은 너무 현실을 무시한 건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마는.
◆ 배진환> 그건 저희도 논란이 많았습니다마는, 아파트 브랜드는 계속 바뀌지 않습니까? 특정 브랜드가 또 회사가 바뀌면서 아파트 이름이 바뀌기 때문에, 주소라고 하는 건 연속성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도로 명과 건물 번호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전세계적인 도로 명 주소의 원리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건 구체적인 추세를 따라가야 되고, 또 국민들이 적응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국민들이 적응해야 할 부분이다,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배진환>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행정자치부 배진환 지방세제정책관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도로명 주소 시행에 대해서 크게 우려를 했던 분을 연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시행 시점에 저희 방송에 출연했던 분이죠. 황평우 은평역사한옥박물관장입니다. 관장님 안녕하십니까?
◆ 황평우> 안녕하세요?
◇ 박재홍> 꼭 1년 전 저희 뉴스에 출연하셔서 “시행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도로명제도 1년을 경험하시면서 생각이 좀 바뀌셨어요?
◆ 황평우> 아니요. 전혀 바뀌지 않고 오히려 너무 불편해서, 이걸 다시 원점으로 좀 돌아갔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박재홍> 뭐가 그렇게 제일 불편하셨습니까?
◆ 황평우> 먼저 공간 개념이나 우리 문화는 면적 단위의 개념인데, 우리 문화의 정체성들이 전혀 인식이 안 되고 있어요.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아시다시피 '통일로' 하면 사십 몇 킬로가 통일로가 있는데, 과연 통일로 시작하는 서울 역 앞에나 또 종로에 있는 사람들이 통일로하고 무슨 개념이 있는지, 어떤 지리적 개념들이 다 사라지고 없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정부에서는 과거 지번 체계가 일제 잔재다, 이를 청산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더군요.
◆ 황평우> 일제 잔재라는 이유로 다 청산한다라는 건, 저는 오히려 답변이 너무 궁색하다고 봅니다. 정말로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싶다면 행자부는 과거의 잘못된 지명들 있죠, 예를 들어서 인사동, 신촌 같은 일제 잔재 지명부터 없애는 게 우선이죠.
◇ 박재홍> 정부 발표를 보면, ‘우편물에 도로명 주소 사용률이 70%에 이른다. 택배도 그렇고 뭐 우편물의 도로명 주소 사용률이 70% 가까이 올라갔기 때문에, 적응을 빠르게 하고 있다’ 이렇게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도 동의하지 않으시나요?
◆ 황평우> 제가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은평구 박물관이 시립과 구립의 박물관인데요. ‘은평구 연수로 50길- 8’인데, 이걸 치면 우편번호가 안 나옵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공공기관도 안 나오는데 정착됐다라고 얘기하는 건, 강제로 밀어붙이니까 어쩔 수 없이 쓰는데 관공소나 이런 데도 지금 여기서 쓰고 있지만 일반 민간인들은 거의 안 쓰고 있다라는 거예요. 그동안에 들인 17년의 공력에 비해서는 너무나 효과가 없는 정책이라고 보는 거죠.
◇ 박재홍> 정부는 이 주소를 시행하는데 있어서 17년이란 준비기간이 걸렸고 4000억이 넘는 예산도 들어갔다고 하는데, 그럼 이거 다시 되돌릴 수도 없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 황평우> 죄송한데 17년을 준비했다라고 하는데요. 저는 17년 동안 뭘 했는지 정말 궁금하거든요. 17년 동안 준비를 했다라면, 17년 동안 뭘 했는지에 대해서 공개를 해야 되고요. 또 4000억이라는 예산이 들어갔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 4000억이라는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 저는 전혀 이해를 못해요. 그리고 이것에 대해서 투명하게 밝혀야 되고, 그 다음에 4000억이라는 예산은 간판 업자한테만 간 게 아닌가. 차라리 이 돈을 복지예산이나 이런 데 썼으면 차라리 낫죠.
◇ 박재홍> 새로운 간판 이름을 달아주는 간판업자들만 이득을 본 것 같다.
◆ 황평우> 그렇죠. 간판업자들만 제일 돈을 많이 벌었죠. 제가 생각할 때 50년, 지금 살아 있는 세대들이 전부 운명하고 새로운 세대들이 오면 모를까, 100년 200년이 가도 도로 명 주소가 체계화되기는 굉장히 어렵다고 저는 봅니다.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어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다시 되돌려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데.
◆ 황평우> 차라리 되돌리는 게 낫다라는 거죠.
◇ 박재홍> 다른 대안은 없습니까?
◆ 황평우> 저는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동 이름을 놔두구요, 동 이름에다 차라리 아까 행자부에서 얘기를 한 대로 왼쪽 길은 홀수, 오른쪽 길은 짝수 라든지 하면 오히려 낫다는 거죠. 길 위의 번지수보다 동 다음에, 어떤 예를 들어서 1, 2, 3, 4 배정을 다시 하는 게 저는 낫다라고 봅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황평우 감사합니다.
◇ 박재홍> 은평역사한옥박물관 황평우 관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