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0(화) 서울대 합격 포항 효자 "간이식 父, 고맙단 말에 울컥"
2015.01.20
조회 130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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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오용석 (포항 효자학생)



어제 인터넷에서는 포항의 효자 한 명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효자는 올해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 합격한 예비 공학도인데요. 고3 시절, 수능시험을 석 달 정도 남긴 상황에서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간 이식 수술을 하고 재수 끝에 올해 합격을 이뤄냈답니다. 최근 이 특별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죠. 화제의 인터뷰, 포항의 효자 오용석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오용석>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지금 인터넷에서 효자 오용석 씨가 엄청 화제입니다. 기사도 많이 나왔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 오용석> 사실 이 정도로 크게 유명해질 거라고 생각도 못했던 상황이라서요. 지금 당혹스럽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당황스럽습니다.(웃음)

◇ 박재홍> (웃음) 그만큼 또 사연에 감동을 받은 분들이 많다는 증거겠죠. 우선 축하 인사부터 해야 할 것 같아요.

◆ 오용석> 아, 예. 감사합니다.

◇ 박재홍>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 합격을 하셨네요. 어떻게 이렇게 또 공부를 잘하셨습니까?

◆ 오용석> 글쎄요. 그냥 열심히 했죠.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문제를 많이 풀고요. 똑같아요. 남들보다 조금 더 많이 했을 뿐인데,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네요.

◇ 박재홍> 전형적인 수석 합격자의 소감을 듣는 것 같네요.(웃음)

◆ 오용석> (웃음) 그런데 사실 이 말밖에는 할 말이 없으니까요.

◇ 박재홍>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런데 제가 사연을 살짝 보니까요. 이게 그냥 합격이 아니네요. 고3 때 수능시험이 얼마 안 남은 여름, 석 달 남은 상황에서 아버지를 위해서 간이식수술을 하셨다고요?

◆ 오용석> 네. 보통 수능을 보기 전에 D-100이라고 하는 시점이 엄청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날이잖아요.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학교에서 수능시험을 잘 보자고 여러 가지 행사를 하는 동안에 저는 수술을 위해서 포항에서 병원이 있는 서울로 올라가고 있었죠.

◇ 박재홍> 서울로 올라가고 있었군요. 딱 D-100일에?

◆ 오용석> 네. 딱 100일이 남은 날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기억하고 있어요.

◇ 박재홍> 그랬군요. 상징적인 날이었을 텐데요. 그때 마음이 어떠셨어요?

◆ 오용석> 큰일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수술하면 잘 될 거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었어요. 속으로요. 그래서 잘 될 건데 뭐 굳이 걱정할 필요가 있겠나, 그런 생각도 있었고요.

◇ 박재홍> 그렇게 해서 간 이식 수술을 하셨네요. 병원 침대에 누웠던 그날, 기억하세요?

◆ 오용석> 네. 기억나죠. 굉장히 기분이 묘하다고 해야 할까요. 한 번도 상상을 해보지 못했던 그런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수술을 하겠다고는 했지만, 수술대라는 곳에 오르게 된 거니까 솔직히 긴장됐죠. 수술이 끝나고 나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요.

◇ 박재홍> 그렇게 해서 수술이 잘 끝났어요. 수술을 다 마치고 난 다음에 아버님이 용석 군에게 뭐라고 말씀을 하시던가요?

◆ 오용석> 깨어나시고 직접 저와 대면을 못 하고 중환자실에 유리벽으로 차단이 돼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 상황에서 인터폰으로 얘기를 하는데 계속 '고맙다, 고맙다' 이렇게 계속 하시더라고요.

◇ 박재홍> 인터폰으로 아들에게 고맙다...

◆ 오용석> 그렇죠. 고맙다고 하실 때 저도 솔직히 많이 울컥했어요.

◇ 박재홍> 그래서 이후에 수능시험도 보고, 원서도 넣으셨는데 결과가 별로 안 좋았나봐요.

◆ 오용석> 그렇죠. 수술하고 당장 한 달 정도는 입원를 했었고요. 또 퇴원하고 학교를 다닐 때도 되게 피로가 많이 쌓였어요. 조금만 움직여도요. 그래서 공부를 하기 힘들었던 상황이었고요. 그래서 그냥 수능을 망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 박재홍> 그래서 결국 재수를 선택하셨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또다시 힘든 공부를 1년 더 해야 하니까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 오용석> 일단 결과적으로 말하면 당시에 대학에 다 떨어졌어요. 그래서 재수라는 길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부분이었고요. 가족들이나 주위에서도 재수를 안 하는 게 더 이상하다는 식의 반응이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 박재홍>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그동안 공부하면서 힘이 됐던 고마운 분이 있다면요?

◆ 오용석> 일단은 부모님과 가족이죠. 그리고 이런 얘기를 해도 될지는 모르겠는데, 여자친구의 도움도 많이 받았죠.

◇ 박재홍> 아, 여자친구요. (웃음)

◆ 오용석> (웃음) 여자친구가 재수 기간 동안 안 헤어지고 기다려주더라고요. 그것만으로도 엄청 힘이 됐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아버님이 이제 아드님의 대학교 입학식에 건강하게 오실 수 있겠네요.

◆ 오용석> 이제는 그렇죠.

◇ 박재홍> 아버님께 방송에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오용석> 사실 수술하는 것 자체도 되게 위험이 큰 수술이었고요. 건강 회복도 될지, 안 될지도 솔직히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무사히 회복해주시고, 회사도 잘 다녀주셔서 여러 가지로 감사다고 전하고 싶어요.

◇ 박재홍> 감사하다고.

◆ 오용석> 네. 감사하죠.

◇ 박재홍> 그리고 이제 공학도로서 어떤 꿈을 갖고 계세요?

◆ 오용석> 신문을 보다가 느꼈던 한 가지는 우리나라의 IT 계열의 보안이 취약하다는 것이었고요. 그리고 IT쪽은 문화적인 콘텐츠가 많이 부족하다는 그런 글을 좀 봤어요. 그래서 보안전문가나 아니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박재홍> 요즘 컴퓨터 해킹사고가 굉장히 많이 나는데요. 우리 오용석 씨가 그런 거 없도록 대한민국 IT 강국의 위치를 유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꼭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를 뛰어넘으세요.

◆ 오용석> 네.

◇ 박재홍> 고맙습니다.

◆ 오용석>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의 주인공은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한 효자로 올해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에 합격한 오용석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