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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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동활 (교민보호단체 필리핀 112 대표)

-韓 총기살인, 1년에 10여건 이상 발생
-현금 합의하는 경우 많아 공론화 어려워
-돈 뜯어내는 부패경찰, 진급도 빨라
-보란듯 씀씀이 큰 한국인이 범죄대상
-여행객, 한인타운 밖 혼자다니지 말아야
최근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4년 한 해만 해도 10명 이상의 한국인이 필리핀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유독 필리핀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 그리고 그런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은 없는 것인지 필리핀 현지를 연결해서 현지 치안 상황을 전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한국교민보호단체인 필리핀 112의 이동활 대표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 이동활>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우선 최근에 한국인을 상대로 한 필리핀 범죄가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1년에 약 몇 건 정도의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겁니까?
◆ 이동활> 2013년도 12건의 살인사건이 있었고 2014년에는 10건. 올해 1월만 해도 벌써 2건의 총기살인사건이 있었습니다.
◇ 박재홍> 이런 수치가 중국인과 일본인에 비해서 얼마나 많은 수치인가요?
◆ 이동활> 그렇다고 인구 10만명 대비해서 범죄율로 따졌을 때 한국 사람들이 많은 건 아닙니다. 그런데 한국인과 관련된 사건들이 전부 다 강력사건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올 1월에도 한국인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형이 동생을 죽이고 자기도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 저희가 사건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 박재홍> 필리핀 현지에서 총기로 인해 사망하는 분이 이렇게 많았네요. 주로 범죄 유형은 어떻습니까?
◆ 이동활>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면 필리핀이 카지노가 잘 돼 있는 나라다 보니까 도박 빚을 받기 위해서 감금하고 협박을 하고 납치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고요. 사소한 경우는 한국 사람들이 길을 다닐 때 현금을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 사람이 돈을 내는 경우가 많기도 해서 ‘한국 사람들은 다들 돈이 많다’라고 생각을 하죠. 그래서 여자관계라든지 한국인을 난처하게 해서 약점을 잡으려고 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이 이런 문제가 생기면 돈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공론화가 크게 되지 않습니다. 돈을 주고 마무리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공론화가 크게 안 됐던 겁니다.
◇ 박재홍> 우리나라에는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돈으로 해결했던 많은 사건이 있었다?
◆ 이동활> 그렇죠. 그 자리에서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돈을 주거나 아니면 나중에 현금을 더 주겠다는 방식으로 할부도 가능한 나라가 필리핀입니다.
◇ 박재홍> 필리핀 경찰과 범죄자 간의 은밀한 거래도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차라리 문제가 발생을 하면 돈으로 해결을 하는 게 낫다는 말인가요?
◆ 이동활> 네. 저도 오래 교민생활을 하지만 그렇게 조언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실제로 유착관계가 심각한 정도인 것 같은데 그런 유착관계가 어떻게 드러나고 있습니까?
◆ 이동활> 필리핀 공권력은 한국 경찰과 다릅니다. 경찰 간부의 월급도 한국 돈으로 50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부정부패, 부패경찰 이미지가 크고, 경찰이 범죄사건에 연루된 사례들도 필리핀 현지 뉴스에서 자주 나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구체적으로 경찰이 범행에 어떤 식으로 연루가 되어 있습니까? 사례를 들어주신다면?
◆ 이동활> 예를 들어서 한 온라인 카지노 업체를 덮칠 때 경찰사복을 입고 범행에 가담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 박재홍> 경찰복을 입고 범행에 가담하기도 한다?
◆ 이동활> 그렇죠. 경찰신분증을 보여주고 경찰복을 입었으니까 그 사람들이 따라가지, 아니면 따라가겠습니까? 안 그러면 제압이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필리핀에서는 현지경찰이라든지 공무원들이 자기의 신분증을 보여주고 제복을 입고 가서 한국인들이라든가 외국인들한테 그 자리에서 겁을 주고 협박을 하고 돈을 뜯어내는 경우들이 흔합니다.
◇ 박재홍> 경찰복을 입고 조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돈을 뜯어내는 경우가 너무나 흔하다?
◆ 이동활> 그걸 당연시합니다. 왜냐하면 돈을 뜯어가도 그 경찰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안 생깁니다. 왜냐하면 그 돈을 받으면 같이 움직였던 수사팀이라든가 자기 위를 봐주는 윗선까지도 돈이 전달이 되기 때문에 돈을 잘 뜯어내는 경찰은 진급도 빠르고 인기가 좋습니다.
◇ 박재홍> 충격적이네요. ‘돈을 잘 뜯어내는 경찰이 진급도 빠르다.’ 그런데 한국인 대상 범죄가 많다고 하는데 왜 유독 한국인 범죄가 심한 이유가 뭔가요?
◆ 이동활> 교민사회에서 얘기하는 게 있습니다. ‘현지 신용카드, 정확한 체류비자, 후불제 전화카드, 이 세 가지가 갖춰지지 않으면 올바른 교민이라고 볼 수 없다.’ 이런 우스개가 있을 정도입니다. (신분이 불안정하니) 신용카드가 안 나오기 때문에 전부 현금을 갖고 다니죠. 그리고 한국 사람들은 어디를 가더라도 밥을 먹든 뭘 하든 한 사람이 돈을 대신 내주는 경우가 많죠. 그렇기 때문에 필리핀 친구들은 한국인들이 돈이 많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사람들은 어디를 가든 목소리도 크고 돈 씀씀이도 크고. 그리고 외국 가서 돈이 없다고 하면 누가 같이 사업을 하자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한국 사람들은 일부러라도 더 크게 돈을 쓰는 분들이 많아서 범죄의 타깃이 된 경우가 많더라고요.
◇ 박재홍> 그러니까 필리핀 현지에서 현지 신용카드나 체류비자, 후불제 카드를 갖고 있는 교민들이 믿을 만한 분들이고, 현금을 많이 가지고 다니면 안 된다는 입장이세요. 그렇다면 필리핀에서 ‘한국사람은 이렇다.’ 이러한 이미지가 존재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이동활> 젊은 친구들이나 나이 많으신 분들이나 여기 오시는 한국인들은 그냥 쓱 긁으면 나오는, 툭 치면 나오는 ‘걸어 다니는 ATM’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인들은 자기가 돈을 많이 쓰고, 갖고 다니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큰 금액이 아니더라도 신용카드를 씁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지갑을 열어서 계산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한국 사람들은 현금이 없거나 떨어졌을 때 아무 장소나 가서 ATM기에서 카드로 돈을 뺍니다. 그걸 남들이 보란 듯이 ‘내가 돈을 많이 뺐다, 돈이 많다’는 식으로 인출을 하니 조심성도 좀 약한 거지요. 그리고 큰 문제가 뭐냐 하면 한국 유학생들인데. 외국에 나가있기 때문에 집에서 돈을 여유롭게 고정적으로 보내주지 않습니까? 그래서 웬만하면 한국 젊은 유학생들이 돈 씀씀이가 더 크고 더 좋은 장소, 더 좋은 레스토랑에서 젊은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있는데요. 이것 자체가 범죄에 노출이 많이 돼 있는 겁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걸어 다니는 금고’다?
◆ 이동활> 그렇죠. 걸어 다니는 ATM기라고 볼 수 있죠.
◇ 박재홍>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겨울철을 맞아서 필리핀 관광객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어떤 점을 유의해야 될까요? 짧게 마무리해 주신다면?
◆ 이동활> 필리핀에도 한국인 타운들이 조성되어 있는데 잘 되어 있습니다, 안전합니다. 그런데 그 외 장소에 한국 사람들이 한국처럼 도심으로 자꾸 혼자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부분을 조심하시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주로 교민들이 많이 있는 곳으로 가시고, 혼자 다니지 마시고.
◆ 이동활> 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한국교민보호단체인 필리핀 112의 이동활 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