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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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6(금) '무소불위' 1117개 농협 조합장, 견제 세력이 없다
2015.02.06
조회 70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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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허헌중 (좋은농협만들기 전국운동본부 집행위원장)



-농협 조합장 개인 재량 사용 예산, 20~60억 수준
-이사회, 친분 관계와 낮은 전문성으로 견제 역할 못해
-이전보다 개선되고 있지만, 조합원 교육 통한 참여 절실


오는 3월 11일, 조합장 선거가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집니다.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대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1328명의 농·축·수협과 산림조합장을 한꺼번에 선출하게 되는 것인데요. 오직 조합장 당선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상대 후보를 억 단위 돈으로 매수를 하기도 하고 애써 기반을 닦아왔던 지방의원직까지도 포기를 한답니다. 농협조합장, 어떤 자리일까요? 좋은농협만들기 전국운동본부의 허헌중 집행 위원장 연결해서 실태를 들어보죠,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허헌중>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지금 전국 곳곳에서 거대한 선거 바람이 불고 있다는 말도 있고요, 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제1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지금 지역에서는 굉장히 큰 이슈겠네요.

◆ 허헌중> 그렇습니다. 우리 농협이 지역 단위에서는 인적, 물적 자원 면에서 행정관청 다음으로 가장 큰 기관이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의 선거이다 보니까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이번 선거가 치러지기까지 그동안 조합장 선거라는 것이 ‘돈 선거다, 경운기 선거다.’ 이런 오명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런 말들이 나오기까지 나쁜 관행들이 많았다는 거 아니에요?

◆ 허헌중> 그렇죠. 우선 1100여 곳이나 되는 수많은 지역에서 그동안 조합장 선거는 각 동네별로 시기도 많이 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전국적인 관심이나 주목을 받지 못했죠. 그러다 보니까 온갖 음성적인 기법이 끊이지 않아 왔던 게 사실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그러한 음성적인 사례, 입건 사례도 옛날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고요. 그렇지만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게 안타까운 사실입니다. 후보 출마를 접게 하는 대가로 금전적인 대가를 준다든지 아니면 지역에 고령자들이 많으시니까 향응을 베푼다든지 여러 가지 사례들이 참 많았죠.

◇ 박재홍> ‘2억 원을 주겠으니 후보 그만해라’는 뉴스도 있었는데 억대의 돈을 주면서 후보를 포기하게 만드는 이사회의 특권이랄까요? 그런 게 많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요?

◆ 허헌중> 그렇죠. 그런 사례가 출마하시는 모든 분에 해당되는 것은 물론 아니겠죠. 현재 지역 조합장의 권한을 보면 무소불위의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고 볼 수도 있죠. 대개 조합장들이 직접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교육지원비 같은 것인데요 평균적으로 작은 곳은 한 20억, 큰 곳에는 한 50~60억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융통성 있게 조합장이 쓸 수 있는 비용들이 있다 보니까 조합장들이 그런 데에 관심이 많고 권한이 많이 발휘되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 박재홍> 현재 예산 운영이 몇 백억씩 되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요?

◆ 허헌중> 그렇죠. 그런데 그런 예산들이 사실은 총회에서 세부 집행 예산이 결정이 됩니다. 그리고 이사회에서 매번 또 합의를 해야 하지만 문제는 그런 힘 관계가 대칭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는 거죠. 그래서 조합장의 권한을 함부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이사회가 감시와 견제를 잘 해야 하기 때문에 이사회가 굉장히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이사들이 예산을 보는 눈이나 조합장이 함부로 할 수 없도록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이사회가 참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고. 그리고 또 다른 특권 중에 하나가 농산물 유통이라든지 판매 사업에서도 조합장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요.

◆ 허헌중> 일부 지역의 조합의 경우에 물밑거래 리베이트를 받는다든지 이런 것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 측면이 옛날보다는 많이 투명하게 된 것도 사실인데, 이런 것들이 완전히 투명하게 되어야 되거든요. 그러려면 모든 대외적인 거래 결과들을 수시로 대의원들에게 보고를 해야 합니다. 지금은 대의원들이 3인 이상이 요구할 때만 활동내역 정보를 제공하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그런 요구가 있을 때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발생하는 구매사업, 판매사업에 대한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 매월 대의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그런 조합들도 사실은 없지 않아 있어요. 그래서 문제는 업무집행의 정보를 빨리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런 부정의 소지를 대폭 줄여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IMG:2}◇ 박재홍> 특권 문제 좀 더 여쭤볼게요. 신용사업전결권도 조합장이 갖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합장 전결로 대출금리를 낮춰주거나 대출한도를 높여주는 방식이 일반적이라는 얘기도 있는데요. 그럼 거의 은행장 급 권한도 있는 건가요?

◆ 허헌중> 그런 문제가 아무래도 IMF나 금융위기 이후에 현실적으로는 많이 줄었다고 보죠. 줄었다고 보는데 하지만 이게 상환능력이 없는 업체나 개인에게 대출을 했을 경우 부실화될 수 있는 우려가 있잖아요. 이런 부분에 대한 리스크 검증을 잘해야 되거든요. 조합장 개인의 판단에 의해서 이런 부실대출 관행이 끊이지 않게 지속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적인 관리체제를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러면 지금까지 인사권에 대한 견제도 없고 업무집행 정보도 공유가 잘 안 됐고 그러면 뭐 신용사업 전결권도 잘 안 됐다, 시스템도 없다. 이걸 손대서 고치려고 하니까 너무 힘들었다,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막대한 권한, 조합장에게 왜 이렇게 많이 주어지게 된 걸까요?

◆ 허헌중> 아무래도 조합이 그동안 지역농협에 대한 일반 지역사회에서의 관심이 권한이 많은 만큼 적었던 거죠.

◇ 박재홍> 전국에 지금 1328개가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허헌중> 지역농협은 1117개가 이번에 선거를 하죠.

◇ 박재홍> 그러니까 이거 굉장히 잘 봐야 하고 잘 되는지 감시를 해야 될 텐데.

◆ 허헌중> 중요합니다.

◇ 박재홍> 위원장님도 하실 일이 굉장히 많으시겠네요.

◆ 허헌중> 그렇습니다. 지금 지역에서 농협이 어떻게 발전해야 되는지에 대한 지역토론회가 일어나고 있거든요. 사실 지금 ‘쌀 전면 개방이다, 한.중 FTA다’ 해서 농업이 갈수록 어렵지 않습니까? 또 매년 농산물의 가격은 떨어진다는데 소비자들은 또 비싸게 사고 있고요. 이런 유통구조개혁도 중요한 과제가 되겠고요. 이 모든 것이 사실은 지역농협이 바로 서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된다고 많이들 얘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우리 농협이 제대로 활동을 한다는 것은 비단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지금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이런 선거에 대해서도 국민들께서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농협이 자율적으로 만들어왔고 농민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인데 농민들이 많이 혜택을 보고 계시고 나를 위한 조직이라고 느끼고 계세요?

◆ 허헌중> 지금 제일 문제가 물론 그렇게 잘 하는 지역도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직 조합원들의 주인의식이 박하다고 보는 게 사실입니다. 지금 협동조합은 교육에서 시작해서 교육으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육이 중요하거든요. 일반 주식회사야 이윤을 보고 활동을 하지만 협동조합은 자기가 출자자요, 이용자요, 운영자이기 때문에 그런 교육사업을 더 빈번하게 하겠다는 그런 후보들을 이번에 조합원으로 뽑아야 한다는 거죠. 결국은 조합원이 자기 권리를 찾아야죠, 남이 차려주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 주인의식을 높이는 정책을 공약하는 후보가 이번에 당선이 되도록 조합원과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모아야 한다고 봅니다.

◇ 박재홍> 정말로 막대한 권한과 예산을 쥐는 조합장이기 때문에 다가오는 3월 11일 조합장 선거 그만큼 중요하겠네요.

◆ 허헌중> 이번이 전국 동시 선거라는 게 그만큼 숨어서 하는 동네 선거가 아니라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게 좀 더 투명한 과정으로 진행되고 많은 사람이 주목하게 되면 검은돈을 쓰기가 어렵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그렇죠.

◆ 허헌중> 그래서 이게 단순히 농민만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우리 전체 농산물 유통개혁이나 우리 먹거리에 대한 안정성의 보장이나 식량안보라든지 여러 가지 면에서 농업이 중요한 시점이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박재홍> 진짜 농민을 위한 농협, 농민을 위한 선거로 거듭나면 좋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허헌중> 고맙습니다.

◇ 박재홍> 좋은농협만들기 전국운동본부의 허헌중 집행위원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