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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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4(화) "헌혈한 피만 28만ml, 내 별명은 헌혈대통령"
2015.02.24
조회 159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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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손홍식 (헌혈왕)



어제 광주의 한 헌혈의 집에서 특별한 신기록이 나왔습니다. 바로 700번이나 헌혈 주사바늘을 꽂은 분이 탄생했는데요. 7번도 아니고 700번. 많은 것 같기는 한데 감이 잘 안 잡힙니다. 국내에서 500번 이상 헌혈한 분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이렇게 꾸준히 헌혈을 할 수 있었을까요? 화제의 인터뷰, 헌혈왕으로 알려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주는 분이세요. 현재 대한민국에서 헌혈을 가장 많이 한 분입니다. 광주의 헌혈왕 손홍식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손홍식> 예,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박재홍> 어제 700번째 주사바늘을 꽂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약간 좀 말이 무서운데요.(웃음) 700번째 헌혈을 하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손홍식> 보통 다른 사람들이 100점을 맞으면 엄청 부럽죠?

◇ 박재홍> 예.

◆ 손홍식> 그런데 본인이 100점을 맞으면 덤덤하지 않습니까?

◇ 박재홍> 그렇죠.

◆ 손홍식> 그래서 늘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헌혈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웃음) 그러면 그냥 덤덤하셨다는 말씀이세요?

◆ 손홍식> 네.

◇ 박재홍> 마치 수능 만점을 맞은 학생과 인터뷰를 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웃음) 그런데 100번도 아니고 700번이면 엄청난 숫자가 아닙니까?

◆ 손홍식> 그런데 합계로 700번이지, 2주마다 꾸준히 하다 보면 그게 많다는 느낌은 없거든요.

◇ 박재홍> 그러면 2주마다 한 번씩 헌혈을 계속 하셨어요?

◆ 손홍식> 그렇죠.

◇ 박재홍> 마침 또 이번 주가 생신이라고 들었습니다. 지금 몇 번째 생신이신 건가요?

◆ 손홍식> 그제가 예순다섯 번째였죠.

◇ 박재홍> 예순다섯 번째 생신이셨군요. 그러면 본격적인 헌혈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된 거예요?

◆ 손홍식> 제가 34살에 헌혈을 시작을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만 16세부터 할 수 있는데 18년을 지각한 셈이죠.

◇ 박재홍> (웃음) 아니, 그러면 18년 더 일찍 하셨으면 지금 한 1000번은 하셨겠네요?

◆ 손홍식> 그런데 1980년대는 헌혈을 2개월마다 한 번씩 할 수 있었고요. 90년대 중반부터는 성분헌혈인 혈장, 혈소판 헌혈로 지금은 2주마다 한 번씩 할 수 있습니다.

◇ 박재홍> 우리 대한민국 헌혈의 역사를 다 알고 계시네요.

◆ 손홍식> (웃음) 예.

◇ 박재홍> 제가 700번의 헌혈을 통해서 세상에 기부하신 혈액의 양을 가늠하기 위해서 한번 계산을 해 봤어요. 700번 하시면 28만 밀리리터를 하셔야 하고요. 그리고 체중 50kg의 한 사람의 인체 혈액량이 4천 밀리리터거든요. 그럼 계산했더니 70명이네요.

◆ 손홍식> 그렇습니다. (웃음) 70명의 몸에 있는 혈액의 양과 비슷하죠.

◇ 박재홍> 사람 70명의 혈액만큼 헌혈하신 겁니다. 아니 그러면 어떻게 헌혈을 꾸준히 하시게 된 거예요? 계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 손홍식> 누구나 주사바늘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저 역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두려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제 사전에 절대로 작심삼일은 기르지 않겠다.

◇ 박재홍> 그 결심을 매일 하면 되잖아요, 그죠?

◆ 손홍식> 그렇습니다.(웃음)

◇ 박재홍> 조금 전에도 여전히 바늘이 무섭고 말씀하셨는데요. 700번 째로 바늘을 꽂으실 때도 무서웠어요?

◆ 손홍식> 그런데 지금은 생각을 바꿨어요. 주사바늘의 따끔함을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 있으니까 아픈 걸 느끼는 것이죠.

◇ 박재홍> 건강하시니까 이렇게 헌혈을 자주 하실 수 있는 거죠. 700번 헌혈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헌혈 장면이 있을 것 같습니다. 바늘을 꽂을 때 간호사가 서툴러서 꽂은 곳에 또 꽂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손홍식> 물론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이 많은 우리 간호사분들도 느낌은 조금씩 다릅니다. 더 능수능란하게 잘하시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조금은 따끔함을 더 느끼는 경우도 있고요. 또 그날 기분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죠, 제 자신의 기분에 따라서도요.

◇ 박재홍> 언론에서 선생님을 헌혈왕이라고 표현하는데요. 혹시 다른 별명도 있으신가요?

◆ 손홍식> 건강전도사와 헌혈 대통령이라고 하죠.

◇ 박재홍> 헌혈 대통령. (웃음) 그렇군. 헌혈 대통령. 그러면 지금 사모님도 헌혈을 같이 하시나요?

◆ 손홍식> 저는 건강한 반면에 집사람은 몸이 좀 약해서요. 헌혈에는 동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자녀들에게도 그럼 헌혈을 좀 권장하시거나 추천하시나요?

◆ 손홍식> 헌혈을 하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아이들도 기회가 되면 헌혈을 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느껴서 하도록 그렇게 놔둡니다.

◇ 박재홍> 사모님은 말씀하셨듯이 좀 편찮으시잖아요. 그러면 옆에서 보시기에 헌혈하시는 모습도 좀 숨차 보일 수 것 같은데요. 당신 이제 헌혈 그만 좀 하세요, 이런 말씀은 안 하세요?

◆ 손홍식> 그런데 늘 건강한 모습이 유지되니까 크게 개의치는 않습니다.

◇ 박재홍> (웃음) 어떤 질문을 드려도 빈틈이 없으시네요.

◆ 손홍식> 천만에요.(웃음)

◇ 박재홍> 700회의 기록, 앞으로 깨질 수 있을까요?

◆ 손홍식> 헌혈을 할 수 있는 기간이 만 16세부터 지금은 69세,그러니까 70세가 되기 전날까지거든요. 저는 이제 앞으로 5년밖에 안 남았지만 지금 더 많이 헌혈 기록을 깨트릴 수 있는 젊은 후배들이 엄청 많이 있죠.

◇ 박재홍> 5년 남으셨으면 앞으로 헌혈을 몇 번 더 할 수 있는 건가요?

◆ 손홍식> 1년에 한 24번 정도니까요. 5년이면 한 120번은 더 할 수 있겠죠?

◇ 박재홍> 그러네요. 너무 욕심내지 마시고 한 800회 정도로 만족하시면 좋겠습니다.

◆ 손홍식> 그럼요. 욕심은 안 부리죠.

◇ 박재홍> 요즘 같은 겨울철엔 헌혈 더 안 하게 되는데요. 마지막으로 한말씀 해주신다면요?

◆ 손홍식> 아무래도 우리 10대와 20대가 헌혈을 많이 하는데요. 우리 40대, 50대, 60대도 헌혈에 동참하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스스로의 건강관리도 되고요. 또 나눔 바이러스도 퍼뜨릴 수 있는 좋은 헌혈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말씀 듣고 많은 분들이 동참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손홍식>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광주의 헌혈왕이세요. 지금까지 700회 헌혈 기록을 갖고 계신 손홍식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