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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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 前 행자부장관), 노회찬 (前 의원)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
-국기법 개정안 발의, 곧 통과될 것
-국가기관과 지자체마다 국기책임관 배정 의무화
-국기책임관, 국기 관리, 보급, 홍보 맡아
-자발적 게양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 필요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
-관 주도 국기 게양 운동, 시대퇴행적 발상
-정부를 신뢰하고 국가가 자랑스러우면 저절로 국기 게양
-동시다발적인 전국적 추진단 구성, 관 주도라고 봐야
-국기 게양보다 먼저 해야 할 건, 國基문란 철폐
◇ 박재홍> 정부가 태극기 게양을 법 개정을 통해 강제적으로 유도하는 안이 어제 보도되면서 뜨거운 논란이었습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서 태극기 게양률을 높이기 위한 법 개정과 국기 게양을 전국적으로 조직하는 관 주도의 운동. 이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가를 놓고 찬반이 뜨겁습니다. 먼저 국기 게양률을 높이기 위한 국기법 개정안을 발의한 분이시죠.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을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명재> 안녕하세요. 포항남·울릉 독도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박명재 의원입니다.
◇ 박재홍> 작년이었습니다. 대한민국 국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를 하셨는데요. 국기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뭔가요?
◆ 박명재> 아시다시피 지금 태극기 경시 풍조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국경일에조차 태극기를 다는 집들을 보기가 힘들죠. 그래서 국기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고 게양률을 높이기 위해서 국가나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장들은 해당 기관별로 국가책임관을 지정하고, 국기 보급 및 게양과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 박재홍> 그러면 국기책임관은 구체적으로 어떤 권한을 갖게 되나요?
◆ 박명재> 크게 세 가지죠. 첫째는 국기에 대한 관리 문제입니다. 관리를 잘해야 되고요. 둘째는 보급 문제입니다. 그래서 보급을 잘해야 하고요. 셋째는 국기 게양률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 동참 업무를 하는 총괄적인 업무를 하게 됩니다. 또 이 국기책임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면, 국기 게양률과 국기 보급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박재홍> 구체적으로 정해지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시는군요.
◆ 박명재> 예. 그렇습니다.
◇ 박재홍> 이렇게까지 개정안을 내셨던 이유가 뭔가요? 그만큼 심각하다고 파악하신 것 같은데요.
◆ 박명재> 그렇습니다. 지금 언론보도와 행자부가 실태조사를 했던 걸 살펴보면요. 특별지역을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만, 작년에 송파구 잠실동의 경우 3·1절에 국기 게양률이 10%였고요. 용산구 이촌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2%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국기의 깃면 훼손과 오염이라든지 또 깃봉 관리 불량 등 여러 가지 관리 상태가 엉망이었습니다. 그래서 게양률을 높이고 국기 관리에 대한 효율성을 재고하고자 제가 이런 법안을 제출한 겁니다.
◇ 박재홍> 방금 국기 게양률이 10% 정도다. 또 어떤 지역은 2%다, 이렇게 지적하셨는데요. 이렇게 태극기를 안 다는 심각한 이유는 뭐라고 진단하십니까?
◆ 박명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태극기에 대한 관심은 애국심의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태극기가 바로 국가의 정체성과 상징 아니겠습니까? 국기에 대한 인식과 교육, 이게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고요. 여기에는 우리 정부와 교육당국이 너무나 소홀했다는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예. 그런데 발의한 이 법안이 현재 계류된 상태죠?
◆ 박명재>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어떤 부분이 통과를 어렵게 하고 있는 건가요?
◆ 박명재> 제가 작년 3월 26일에 제안을 했습니다. 소관 상임위원회가 안전행정위원회인데요. 여야 간의 정치 현안 때문에 국회가 잘 열리지 못해서 심의를 못한 겁니다. 내용 상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고요. 아마 곧 개의하게 된다면 통과하는 데 시간이 걸리진 않겠고요. 이제 안전행정위원회의 법률검토보고서를 보면 ‘이러한 내용이 아주 타당하다, 국기의 존엄성 그리고 국기의 게양을 높이는데 굉장히 좋은 법률이다.’ 이런 내용의 보고서가 이미 채택돼 있습니다.
◇ 박재홍> 시간 문제고 곧 통과될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박명재> 예. 그렇습니다.
◇ 박재홍> 어제 일부 언론보도로 나온 행자부의 ‘3·1절 국기 달기 운동 및 의정 업무 설명회’ 자료를 보면요. 민간 건물과 아파트 동별 출입구에 태극기 게양대를 만들고, 태극기 구입 관리를 위해 관리비를 쓸 수 있도록 한 내용이 있고요. 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기 게양 후 일기와 소감문을 발표하고 인증샷도 제출해라, 이런 이야기도 있고요. 국기하강식을 일부 학교에서 부활시키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의원님은 행자부 장관도 하신 바가 있는데요. 이러한 방법들이 효과가 있을까요?
◆ 박명재> 제가 어제 그 보도를 보고 행자부에 확인을 해봤습니다. 이번이 광복 70주년 아닙니까? 3·1절부터 대대적인 국기 게양 운동을 펼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온 모양입니다. 그런 과정 중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인데요.
확인했더니 아까 말씀드린 국기게양대 설치는 강제적인 사항이 아니고 자율적으로 설치하면 좋겠다는 권장 사항이고요. 또 국기하강식 문제도 새로 하강식을 부활시키는 것이 아니고요. 국기법에 보면 지금 낮에 국기를 게양하는 학교니 군부대에서는 반드시 게양식과 하강식을 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걸 좀 더 강화했다는 내용이고요.
◇ 박재홍> 예.
◆ 박명재>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국기보급운동 내지는 게양률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들에 대해서 ‘지금 군사정권시대도 아닌데 너무 몰아치면서 한다. 군대 문화의 부활이다, 권위주의의 부활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 모든 것은 국민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할 사항이기 때문에요. 저는 관 주도라는 말보다는 민간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조장하고, 조성하는 일이다, 이렇게 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기와 소감문을 쓰게 하고요. 또 인증샷을 내라고 한다면 사실 학생들은 숙제처럼 느끼지 않을까요?
◆ 박명재> 이런 것들을 권장하면 좋겠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냈으니까요. 해당 학교장이라든지 기관에서 그 성격에 맞도록 자율적으로 거기에 알맞는 적당한 활동을 하지 않겠습니까?
◇ 박재홍> 자율적으로 할 것이다.
◆ 박명재> 네. 좋은 면도 있을 테니까요.
◇ 박재홍> 그런데 최근에 영화 국제시장이 흥행이 많이 됐지 않습니까? 그 영화를 대통령이 보시고 국기 게양과 국민의례 장면을 보고 감동적이었다, 이런 말씀도 하셨잖아요. 이런 말씀을 보고 또 일부러 이런 것이 더 강화된 것이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거든요.
◆ 박명재> 저도 그 영화를 봤습니다만, 그 장면에서 또 하나의 오는 느낌이 있죠. 느낌이 있고요. 이번에 특별히 광복 70주년이고요. 그래서 이번 3·1절부터 캠페인을 벌이자는 것. 국가에 대한 정체성 확립이라든지 국가의 상징성 강화 차원에서 저는 국민들의 자율적 참여를 유도하는 적극적인 정부의 활동은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적극적으로 또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말씀이시네요.
◆ 박명재> 예. 그렇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박명재> 감사합니다.
◇ 박재홍>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를 연결하겠습니다. 노회찬 전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노회찬>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이 작년에 대한민국 국기법 개정안을 발의했죠. 그리고 행자부의 3.1절 국기 달기 운동과 의정업무 설명회 자료를 보셨을 텐데 어떻게 보셨나요?
◆ 노회찬> 네, 뭐 국기를 많은 국민들이 달면 좋은 일이죠. 그런데 모든 일이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 하다고 했는데 이것을 관이 나서서 주도하는 것은 본질이 호도되는 여러 가지 폐단을 낳을까 봐 우려가 되는 게 많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박명재 의원 말은 행자부안은 강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하는 것을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말을 하거든요?
◆ 노회찬> 자율적으로 하는 것을 관이 주도해서 조장한다는 뜻이죠. 저도 그래서 태극기라는 단어를 인터넷에 검색을 해 봤더니 이미 전국의 모든 기초지방자치단체가 대대적으로 이 일에 나서고 있어요. 3. 1절을 앞두고.
◇ 박재홍> 이미 나서고 있다?
◆ 노회찬> 네. 예를 들어 부산 남구 어떤 동에서는 유치원을 찾아가서 아이들 대상으로 이미 홍보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사실 우리가 얼마 전에 세 모녀 사건도 있었습니다마는 기초자치단체가 지금 우선적으로 적은 인력을 가지고 해야 될 일이 국민들의 복지 안전망에 구멍난 건 없는지 이런 걸 살펴야 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각 가정에 알아서 맡겨야 할 태극기 다는 거까지 지방자치단체가 적은 인력으로 바쁜 시간에 동원되면 다른 일에 소홀해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것은 자발적으로 태극기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태극기 다는 것도 왜 필요한지 토론도 해보고요. 교육과정이나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도록 맡겨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3.1절 때 국기 게양률을 보면 일부 지역의 경우는 10%도 안 된다는 자료도 있는데요. 그러면 이게 실제로 좀 많이 게양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 게 사실 아닌가요?
◆ 노회찬> 그런데 사실 우리 국민들은 언제든지 필요할 때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태극기를 걸 각오가 되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 월드컵 때의 수많은 태극기 물결을 우리가 기억을 하지 않습니까? 그거 정부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에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면 다 들고 나와서 너도 나도 얼굴에도 태극기를 그리고 태극기를 어깨에 둘러메기도 하고 젊은 학생들까지 다 그랬지 않습니까? 나라가 자랑스러우면 태극기를 저절로 들지 않겠습니까? 지금 OECD에서 발표한 걸 보면 OECD 가입 한 나라들 중에서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은 게 대한민국이라고 나와 있거든요. 그럼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게 더 중요하지 그런 것에 대한 개선 없이 그냥 정부를 상징으로 하는 이 나라 전체에 대해서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선양하자? 이렇게 해서 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 박재홍> 나라가 자랑스러우면 당연히 태극기는 들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고. 박명재 의원이 발의한 내용을 보면 국기 책임관을 국가기관이나 지자체마다 둘 것이다, 이런 안도 있는데. 이 안은 어떻게 보세요.
◆ 노회찬> 이게 바로 정부가 지금 규제완화 얘기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겠다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일선 공무원 행정조직에는 또 하나의 짐을 맡겨주는 거죠. 누군가를 또 책임관으로 임명하면 그다음에 그 사람이 할 일이 뭐겠습니까? 각 아파트마다 돌아다니면서 숫자를 세야죠. 몇 퍼센트 게양했는가를요. 그리고 또 정부에서 통반조직같은 걸 이용해서 일선 민간까지 각 가정에 ‘달아라, 안 달아라’라고 나중에 전화까지 돌게 될 거예요. ‘그 집은 달았는데 이 집은 왜 안 달았냐?’는 식으로요. 이것은 굉장히 우리가 지금 5공시절로 퇴행하는 거죠. 사실 우리가 민간 아파트에 국기 게양하는 꽂이를 강제로 설치하게 한 것도 1993년도에 없앴어요. 규제완화 차원에서 없앴는데 그 없앤 취지가 뭐겠습니까? 공공시설에는 태극기를 다는 게 바람직할지 몰라도 민간에서는 알아서 태극기를 다는 게 좋은 일지만 그걸 달도록 강제하는 일은 부당하다는 뜻이거든요. 어찌 보면 1993년도로 돌아가자는 얘기인 거죠.
◇ 박재홍> 오히려 퇴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신데. 전국 지자체마다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추진단도 꾸려지고 있다는 소식도 있는데요. 이게 이제 지역별로 구성되는 자발적인 시민운동이라면 의미 있는 일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마는.
◆ 노회찬> 그런데 이게 자발적인 시민 운동이라고 하면서 어떻게 이것이 일시에 전국적으로 통일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겠습니까? 이건 관이 주도한 거죠. 관이 주도하지 않으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이것이야말로 국민들에게 맡기면 된다고 봅니다. 우리 국민들이 그만한 수준은 충분히 된다고 보고요. 그리고 또 국민들의 마음에 우러나와서 이런 걸 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는 거죠. 그리고 이번에도 관이 나서서 주도하는 것에 대해 교육부도 반대를 했더라고요. 전국의 사실 많은 부처들이 반대했기 때문에 이게 처음의 계획대로 강제하는 식으로 진행이 안 되고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정부 내에서도 그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저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 박재홍> 어찌됐든 태극기는 달아야 되고 사랑해야 하는 것인데 결국 방법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국기게양도 높이고 애국심을 높일 수 있는 그런 방안, 노회찬 전 대표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노회찬> 저는 애국심을 높이는 게 상당히 바람직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저는 국기게양을 자꾸 이렇게 부추겨서 애국심이 고취된다기보다는 저는 국기 게양보다 더 중요한 게 국기문란현상이라고 봅니다. 국정원이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에 한다거나, 군 장성이 부하 여군 성추행한다든가, 청와대 비서관이 나서서 뭘 한다거나 하는 이런 국기문란 행위가 좀 정리되어야 국가에 대한 자랑스러운 생각이 더 많이 들 거고. 그러면 태극기를 들지 말라고 해도 국기를 자꾸 게양을 많이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국기게양이 지금 현안이 되어야 하는 게 아니라 국기문란 행위를 어떻게 근절시킬 것인가를 정부가 더 고민해야 될 사안이 아니냐,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박재홍> ‘국기게양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올바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런 지적을 따끔하게 해 주셨네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노회찬> 감사합니다.
◇ 박재홍>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