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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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7(화) 설 맞는 남극기지 "바다표범, 펭귄과 함께 떡국 먹어"
2015.02.17
조회 139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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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황성욱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 월동대원)



이번 설 연휴에는 추위와 싸우는 일 없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아마 오늘부터 고향 갈 채비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그러나 한편에는 이번 설에도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는 분들 많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지금까지 통틀어서 가장 멀고 추운 곳으로 갑니다. 서울에서 약 1만 2,700km 넘게 떨어져 있는 곳, 바로 우리나라의 두 번째 남극과학기지인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장보고 과학기지가 준공 1주년을 맞았죠. 남극의 설 연휴, 어떤 표정일까요?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의 황성욱 월동대원을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황성욱> 안녕하십니까. 장보고 기지 월동대원 황성욱입니다.

◇ 박재홍> 네, 반갑습니다. 지금 남극은 여름이라고 하는데요. 현재 기온은 어느 정도입니까?

◆ 황성욱> 이곳 장보고 기지의 현재 기온은 영하 9도 정도입니다. 특히 어제는 눈폭풍이라고 불리는 블리자드가 불었는데요. 체감온도는 영하 19도 정도까지 떨어져서 야외활동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박재홍> 여름인데 체감온도가 영하 19도면 정말 추운 건데요. 아무리 여름이라도 남극은 남극이지 않습니까? 어떨 때 내가 남극에 왔구나, 이걸 느끼세요?

◆ 황성욱> 저희들이 사무실에서 야간 당직근무를 서는데요. 11월 중순부터 2월까지 약 100일 동안 24시간 내내 해가 지지 않고 낮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백야, 그러면 환한 밤이 오는 거잖아요?

◆ 황성욱> 네, 맞습니다.

◇ 박재홍> (웃음) 그러면 잠은 어떻게 주무세요?

◆ 황성욱> 처음에는 백야 때문에 잠을 잘 못 이루는 대원들이 많았는데요. 지금은 나름 노하우가 생겨서 암막을 친다거나 커튼을 쳐서 지금은 대원들이 잠자는 데에 크게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아주 환한 낮같은 밤이지만 그래도 시간에 따라서 자야겠구나, 이렇게 생각하셔서 주무시는 거군요.

◆ 황성욱> 예, 그렇습니다.

◇ 박재홍> 연구소 바깥의 풍경은 어떻습니까? 저희가 상상하기에는 남극 기지 주위에 동물들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상상을 하기도 하는데요.

◆ 황성욱> 기지 주변에는 30cm에서 40cm 정도 되는 작은 아델리 펭귄이 있고요.

◇ 박재홍> 아, 펭귄이 있네요.

◆ 황성욱> 그리고 300kg에서 400kg 정도 나가는 웨델 해표가 해빙에 있는 모습을 볼 수있는데요. 많이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죠.

◇ 박재홍> 해표는 뭔가요? 바다표범을 말씀하시나요?

◆ 황성욱> 네. 바다표범 맞습니다.

◇ 박재홍> 그런 동물들이 연구소 근처에 있으니까 그야말로 정말 남극에 와있구나, 이런 기분으로 연구를 하시겠네요. 그러면 우리 황성욱 대원님은 남극에 어느 정도 계셨던 건가요?

◆ 황성욱> 저는 2차 장보고 기지의 월동대로 작년 12월 초에 남극에 왔습니다. 그래서 약 한 2달 반 정도를 남극에서 생활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제 적응이 완전히 되신 건가요?

◆ 황성욱> 예. 사실은 우리 고향의 동료들이나 가족들이 이곳 생활이 너무 심심하거나 적응하기 힘들지 않을까 오해를 하기도 하는데요.

◇ 박재홍> (웃음) 오해합니까?

◆ 황성욱> 하지만 가장 최근에 건설된 최첨단 기지인 만큼, 다른 기지와는 비교 안 될 정도로 쾌적한 시설과 다양한 여가시설. 그리고 최고의 실력으로 선발된 조리대원이 있어서요. 맛있는 식사도 제공되기 때문에 좋은 점도 나름 많습니다.

◇ 박재홍> 최고의 조리대원에 방점이 있으시네요.

◆ 황성욱> 네, 그렇습니다.(웃음)

◇ 박재홍> 그럼요, 맛있는 음식을 먹어야죠. 그럼 남극의 조리대원님은 어떤 음식을 제일 잘하세요? 지난 석 달 동안 많이 드셨을 텐데요.

◆ 황성욱> 예를 들면 뭐 멍게, 굴, 연어 그런 것들을 가지고 해산물 요리를 아주 잘합니다. 급속 냉동에 급속 해동을 하는 시스템이 있어서 회도 먹고 있습니다.

◇ 박재홍> (웃음) 그러시군요. 음식은 큰 걱정 없이 드신다니까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런 말씀 드리기 좀 죄송합니다만, 남극 생활 체질이신가 봅니다.

◆ 황성욱> (웃음) 감사합니다. 사실 기지 내에 체력단련실, 탁구장, 당구장, 스크린골프장, 사우나실 이런 여가 시설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예배 모임과 같은 종교활동도 하면서 여가시간도 나름 잘 보내고 있고요.

◇ 박재홍> 남극에서 생선회도 드시고, 스크린골프도 치신다, 이 한 줄만 들으면 굉장히 호강하신다는 느낄 수도 있겠어요. 진짜 고생하고 계시지만요. 아무리 여가활동도 좋고, 좋은 음식이 있지만 그런데 이제 설 아닙니까?

◆ 황성욱> 예, 맞습니다.

◇ 박재홍> 내일부터 설 연휴가 들어가는데 가족들과 전화통화라도 하십니까?

◆ 황성욱> 예. 지금 통신시설이 좋아서 매일 가족들과 통화할 수 있고요. 저희 기지도 사실 내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명절행사도 하고 한국에서보다 더 분주한 명절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 박재홍> 다행이네요. 그러면 남극에서도 떡국 드실 수 있는 겁니까?

◆ 황성욱> 예. 떡국 먹을 수 있죠.

◇ 박재홍> 또 조리대원님이 음식 잘 하시니까 한국에서보다 더 맛있는 떡국 드실 수도 있겠네요.

◆ 황성욱> 고향에 있는 제 아내한테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아주 맛있게 잘 먹고 있습니다.

◇ 박재홍> (웃음) 솔직히 말씀하시면 사모님보다 요리를 더 잘하시나봐요.

◆ 황성욱> 비슷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박재홍> (웃음) 알겠습니다. 지금 방송으로는 비슷하거나 혹은 사모님이 어떤 부분은 더 잘하시는 걸로 정리하도록 하죠.

◆ 황성욱> (웃음) 감사합니다.

◇ 박재홍> 그리고 대원님 자제분은 계세요?

◆ 황성욱> 중학교에 입학하는 딸 1명과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딸 1명, 이렇게 딸 둘이 있습니다.

◇ 박재홍> 따님에게 말씀 전하면서 마무리하도록 하죠.

◆ 황성욱> 저희 딸 이름이 주언 그리고 주경입니다. 지금 해도 될까요?

◇ 박재홍> 시작하시죠.

◆ 황성욱> 주언아, 주경아. 아빠가 이곳 남극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까 너희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아빠 내년 1월에 돌아가니까 열심히 잘 생활하기를 바란다. 사랑한다.

◇ 박재홍> 두 따님이 아빠의 말을 듣고 행복해 할 것 같고요. 마지막 구원의 길이 남아 있습니다. 사모님께 아무 말씀도 안 하셨어요. 사모님께도 한말씀 전하신다면?

◆ 황성욱> 여기서 매일 통화하지만 늘 당신 생각하고 있어요. 힘들어하지 말고 10개월 정도 남았으니까 내가 돌아가면 더 잘해드릴게요. 사랑합니다.

◇ 박재홍> 감사합니다. 설 명절애 대원들과 또 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황성욱> 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맙습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 있는 황성욱 월동대원을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