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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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성완 (시사평론가)
◇ 박재홍> 김성완의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 나와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성완>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다룰 주제로 넘어가 보죠.
◆ 김성완> 한국 인권의 최후의 보루, 하면 국가인권위원회가 생각이 나실 텐데요.
◇ 박재홍> 그렇습니다.
◆ 김성완> 요즘 국가인권위원회가 좀 이상합니다. 정부가 UN인권규약을 얼마나 이행하는지 감시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정부의 민감한 인권 사항을 대거 누락한 보고서를 UN에 보냈습니다. 존재 가치 상실해 가는 인권위원회,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인권위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말씀인데. 일단은 먼저 인권위원회가 UN에 보냈다는 보고서. 어떤 것인지부터 설명을 해 주실까요?
◆ 김성완> 쉽게 설명을 해 드리면 이런데요. UN에 UN 인권이사회라는 기구가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한국 인권 사항은 이렇습니다,라고 보고하는 문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일부 정보노트다, 이렇게 표현을 하는데요. 보고할 때 기준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 기준이 UN의 국제규약인 자유권 규약이라고 하는 겁니다. 시민이 보호해야 할 인권사항이 총망라가 되어 있는데요. 신체의 자유와 안전,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이런 영역이 여기에 포함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0년 자유권 규약을 비준을 했는데요. 지금까지 UN 인권이사회로부터 3차례의 심의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심의를 받을 때는 UN 인권이사회가 임의로 한국의 인권사항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고요. 우리나라처럼 국가기구에 인권위가 있는 나라는 사전에 인권위가 자국의 인권사항을 보고를 합니다. 그러면 이 보고서를 토대로 UN 인권이사회가 심의를 해서 인권사항을 최종 판단하게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한 나라의 인권상황이 어떤지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굉장히 중요한 자료가 아니겠습니까? 또 UN 인권이사회가 이 보고서를 바탕으로 판단을 하는 것인데. 그러면 인권위에서 도대체 어떤 내용을 누락했다는 말씀이에요?
◆ 김성완> ‘행간’ 제목을 존재 가치 상실해 가는 인권위다, 이렇게 표현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인데요. 인권위는 당초 보고서 초안에 65개 인권쟁점을 선정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됐던 쟁점이 다 포함이 됐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세월호 유족들이 요구했던 진상조사위원회의 공정성, 독립성 이런 문제도 있고요. SNS 망명사태를 불러왔던 통신업체의 데이터 압수수색, 또 국정원의 감청문제라든가 헌법재판소의 진보당 해산문제, 그리고 언론에 대한 청와대의 고소, 고발 남발. 이런 문제들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또 하나 예를 들자면 파업한 노동자들을 폐가망신하게 만든다, 그래서 논란이 되어 왔던 노동자에 대한 손배소나 가압류 문제. 경찰이 시위참가자들에 대한 무분별한 채증. 이런 문제들이 다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권위 상임위 회의 등을 거치면서 초안에서 무려 34개 쟁점이 삭제가 됐다는 건데요. 그래서 실제 보고한 내용은 31개였다는 겁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세월호 참사 문제도 빠졌고요. 또 성소수자 차별 문제라든가 이주민 인권문제, 언론기관의 독립성 문제, 시위현장에서 경찰 채증, 통진당 해산 결정. 이런 문제들이 다 없어져버렸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논란이 될 만한 것을 삭제한 것일 수도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애초 65개 쟁점이었는데 최종적으로 채택된 건 반도 안 된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왜 삭제를 했을까요?
◆ 김성완> 인권위 상임위원들은 인권위가 의견 표명을 한 적이 없어서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이렇게도 얘기를 했다고 하고요. 심지어 분량이 너무 많다, 이런 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 박재홍> 그 분량은 UN이 판단하는 거 아니겠어요?
◆ 김성완> 그렇죠. 그 질적인 문제는 UN이 판단하는 것이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우리 국내 상황을 정확하게 보고하면 되는건데요. 제가 볼 때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로는 인권위가 정권 눈치를 본 결과다, 이렇게 보이는데요. 심의를 받는 시기를 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마지막 심의를 받은 게 2006년이었습니다. 이번에 2007년 이후 인권 상황을 평가를 받게 되는데요. 2007년 하면 아마 기억나실 겁니다. 대선이 있었던 해잖아요. 그러니까 보수세력으로 정권이 교체됐던 그 이후의 인권 상황을 평가를 받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보수정권 아래 한국 인권이 어떤 성적표를 받을 수 있을지 이번에 평가를 받게 되니까, 이번 심의에서 예민한 문제를 빼는 게 좋겠다, 이렇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아시다시피 보수정권 하에서 인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잖아요. 우리나라처럼 국가기구로 인권위원회가 있는 나라에서는 시민단체가 낸 의견보다 인권위가 보고하는 내용을 굉장히 중요하게 평가를 합니다. 그러니까 예민한 쟁점을 다수 포함할 경우에 국제적으로 나쁜 평가를 받지 않을까 우려해서 상당 부분의 쟁점을 빼버렸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겁니다.
◇ 박재홍> 2007년 이후니까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시기부터의 그 내용인데, 두번째 이유는 뭘로 보셨어요?
◆ 김성완> 2007년이라는 시기, 그 이후의 시기는 현병철 인권위를 평가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현 위원장. 아시다시피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09년도에 임명이 됐는데요. 인권운동가들 사이에서 임명 초기에 ‘식당에서 햇반을 내놓은 격이다.’ 이런 평가를 받았었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요. 인권운동가들 사이에서 현병철이라는 이 세 글자의 이름을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 어떻게 이런 사람을 인권위, 인권기구로써의 최고 기구 수장으로 임명할 수 있느냐, 이런 평가를 했던 거죠. 그 이후에 현 위원장이 여성차별이 존재하냐, 이런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었고. 방송에서 적절한 용어는 아닐지 모르겠지만 흑인을 ‘깜둥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어서 굉장히 논란이 됐었습니다. 한국의 인권 상황은 그 이후에 계속 후퇴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용산참사, 미네르바 사건, PD수첩 사건도 마찬가지였었고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 UN이 조사하러 온 조사 보고관조차도 제대로 안 만나주는 그런 일들까지 있었죠. 현병철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말기에 한차례 또 연임을 했었고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또 생명을 연장을 했는데, 청와대에서 수차례 사퇴권고를 했는데 내가 계속 자리를 지키겠다, 이렇게 고집했다는 내용까지 언론에 공개하는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 인권위 위상은 계속 이렇게 추락을 해 왔고요. 국제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등급심사에서 두 차례나 등급보류 판정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또 이런 상황에서 지금 또 인권위 쟁점 문제를 국제기구에 제대로 보고를 할 경우에는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이런 판단을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런 문제들을 계속 겪어가면서 정권의 인권위원회가 되어 간다, 이런 비판에서 좀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 박재홍>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성완>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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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월) [행간] 존재 가치 상실해가는 인권위원회
201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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