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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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000 (거마대학생 피해자), 정창욱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과장)

<거마대학생 피해자>
-軍선임이 포섭, 휴학생, 복학생 노려
-月 천만원 수입보장, 실제는 빚더미
-10~20명 단체생활, 휴대폰도 뺏겨
-취업난 있는 한 근절되기 어려워
<공정거래위원회>
-해마다 피해 꾸준, 입증하기 어려워
-다단계 99%, 월 수당 3만 9천원 불과
지난 2011년 이른바 ‘거마대학생’으로 충격에 빠뜨렸던 대학생 다단계 불법 영업,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4년이 지난 아직도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다단계 불법영업이 근절되지 않고 독버섯처럼 남아 있다고 하죠. 급기야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이러한 대학생 다단계 불법 영업에 대해 피해주의보까지 발령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어떤 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 피해 학생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이어서 실태 현황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견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다단계 불법영업에 빠졌던 피해자의 증언을 듣겠습니다. 인터뷰 대상 보호를 위해 가명과 음성변조를 하겠습니다. 박지훈씨, 나와계시죠.
◆ ○○○> 네.
◇ 박재홍> 우선 다단계 영업은 얼마나 하셨던 건가요?
◆ ○○○> 저는 오래돼서 8개월 정도 했던 것 같아요.
◇ 박재홍> 8개월 정도요? 그러면 그 다단계 영업을 누구의 소개로 하셨던 건가요?
◆ ○○○> 저 같은 경우는 전역 후에 그냥 돈을 많이 주니까 공장에서 일이나 하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군대에서 친하게 지냈던 선임이라고 해야 하나요? 선임이 소개를 해 줬죠. 그 선임이 ‘내가 일하는 데도 그 정도 돈을 주니까 나하고 같이 일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라는 식으로 얘기를 하니까 모르는 사람이랑 하는 것보다 아는 사람이랑 같이 일하는 게 좋아서 같이 일을 하게 된 건데 실상은 그런 게 아니었던 거죠.
◇ 박재홍> 직접 가보니까 생각과 다른 곳이었다는 건데요. 처음에는 얼마를 벌 수 있다고 유혹을 했습니까?
◆ ○○○> ‘네가 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다. 많이 벌면 한 달에 몇 백, 1000만원 정도 벌 수 있다’라고 이야기를 했고 못 번다는 식으로는 얘기를 안 했어요.
◇ 박재홍> 그런데 실제로는 일을 하니까 한 달에 얼마 정도 벌었던 거예요?
◆ ○○○> 다단계는 돈을 못 벌죠. 못 번다고 보는 게 맞아요, 벌 수가 없는 거죠. 한 푼도 못 버는 사람이 허다한 게 당연한 거고요. 제가 당했듯이 다른 사람을 여기에 끌어들여야 내가 돈을 버는 구조다 보니까 한 달 동안 영업직원 유치를 한 번도 못했으면 못 버는 게 되는 거죠.
◇ 박재홍> 주로 어떤 사람을 타깃으로 해서 다단계 영업으로 끌어들이게 됩니까?
◆ ○○○> 학생 중에서도 휴학생이라든가 아니면 갓 군대에서 전역한 사람들이라든가 의욕 넘치는 사람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람들 위주로 많이 하죠. 그런 사람들이 ‘이제 잘 살아보겠다, 어떻게 좀 해 보고 싶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까 오히려 이런 거에 넘어가기가 쉬운 우죠.
◇ 박재홍> 그렇게 해서 가게 되면 어떤 교육을 받게 되나요?
◆ ○○○> 교육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사실 옆에 직원들이 달라붙어서 얘기 나누면서 세뇌같은 걸 해요. ‘네가 할 수 있는 게 뭐냐, 너가 나가서 잘하는 게 뭐가 있겠냐? 이것도 못하면 네가 밖에 나가서 뭘 할 수 있겠냐, 네 친구도 하는데 너는 뭐냐?’ 이런 식으로 사람의 자존심을 건들면서 하는 방법도 있고요. 그런데 결론은 그거예요. 일하게 되면 자신도 그렇게 돼요.
◇ 박재홍> 그리고 실제로 합숙생활도 한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이루어지는 건가요?
◆ ○○○> 20평이 안 되는 투룸 정도 되는 집에 10명 좀 넘는 학생들이 사는 거죠.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 돈을 모아서 합숙생활을 하는 건데 만약에 그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이 사람을 별로 못 끌어들이고 돈을 못 벌면 자연스럽게 좀 더 싼 거, 안 좋은 거 먹게 되고 그렇게 되는 거죠. 밥도 안 좋은 밥을 먹게 되니까 저도 몸이 안 좋아지고 그랬던 것 같아요.
◇ 박재홍> 교육받을 때는 또 휴대전화도 압수한다면서요?
◆ ○○○> 네. 그것도 압수하죠. 달라고 해도 안 주고 집에 가겠다고 하면 줘요.
◇ 박재홍> 그러면 집에 가겠다고 하면 순순히 보내주는 거군요?
◆ ○○○> 아니죠. 안 보내주죠. 설득이긴 한데 좀 강압이 들어간 설득을 해요. 그러니까 조직 안에 1 대 다수가 있어서 다수가 너한테 나가지 말라고 뭐라고 그러면 1명이 어떻게 할 수가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요.
◇ 박재홍> 네. 처음에는 자기 비용을 해서 판매용품을 직접 산다고 하는데 초기비용은 얼마나 들여야 됩니까?
◆ ○○○> 저 같은 경우에는 한 칠백 오십 만원? 육십 만원정도 들었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 박재홍> 약 1000만원 정도인데. 대학생들이 그런 돈은 없잖아요. 그런 돈은 어디에서 구하게 됩니까?
◆ ○○○> 대출받는 거죠. 제2금융권 가면 바로바로 부쳐주잖아요. 연이율 30% 받고. 그걸 한번 받게 되면 그거만 하면 월 이자가 다달이 월 30만원이 빠지는데 엄청 해야겠다는 마인드가 저절로 생겨버리니까 영업을 계속 해요. 반복이 되는 거죠. 그래도 만약에 못 갚으면 파산하는 거죠.
◇ 박재홍> 파산을 한다.. 대학생 다단계 불법영업, 즉 거마대학생 문제인데. 이게 문제가 됐던 게 벌써 3년 전인데 아직도 뿌리가 뽑히지 않고 있습니다.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 ○○○> 먹고 살기가 힘들기 때문이죠. 저 같은 경우에도 집이 그렇게 잘 사는 게 아니니까 그런 생각까지 했었던 것 같고. 그냥 성실히 돈 버는 게 돈 벌기에 가장 빠른 길이 아닌가 생각해요. 다단계 같은 거 아니어도 충분히 돈 벌 수 있는 건 많으니까요.
◇ 박재홍> 빨리 돈 벌고자 하는 그런 마음을 버리고 성실하게 살아야겠다는 말씀 주셨네요.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 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 박재홍> 직접 다단계 판매영업의 피해를 입었던 거마대학생의 증언을 들었습니다. 이어서 다단계 불법 판매와 관련해 피해주의보를 발령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의보령의 취지와 방지책에 대한 말씀을 듣겠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 특수거래과의 정창욱 과장입니다. 과장님 안녕하세요?
◆ 정창욱>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아직도 대학생들을 겨냥한 다단계 판매영업 근절되지 않은 모양이네요. 불법영업 규모와 관련해서 파악된 수치가 있습니까?
◆ 정창욱> 20대 청년층의 불법 다단계 판매와 관련해서 소비자 상담센터에서 접수된 상담건수가 2012년 129건, 2013년 249건. 2014년 146건으로 매년 120건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계속해서 여전히 불법적인 영업형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일명 거마대학생 문제, 문제됐던 게 한 3년 전이잖아요. 그럼 비교했을 때 수법 측면에서 변화된 게 있습니까?
◆ 정창욱> 소비자 상담 내용을 분석을 해 보면 아직도 불법행위의 유형은 유사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증거를 남기지 않게 더욱 교묘해진 것으로 판단됩니다. 실제 현장조사를 해 보면 그 내용들을 입증하는 자료나 사실을 확인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 박재홍> 피해사례 좀 들어볼게요. 실제로 대학생들이 어떤 피해를 당하게 됩니까? 실제로 처음 시작할 때 몇 백만원, 1000만원 이상의 물품을 사고 그것을 감당하기 위해서 강제로 회원을 모집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건가요?
◆ 정창욱> 통상적으로는 가입을 하게 되면 수백만원의 물품을 구입하도록 하는데 그 비용을 고액의 대출을 받도록 해서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제2금융권을 통해서 해당업체들이 알선을 하고 그 해당된 연결되어 있는 금융기관을 통해서 대출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해당 다단계 업체가 함께 뛰고 있는 대출업체를 통해서 돈까지 꾸게 한다?
◆ 정창욱>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처음에는 다단계인지 모르고 학생들이 유혹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친한 학생들 혹은 군대 선임들을 통해서 빠져들었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건데요. 어떤 점에서 주의를 해야 될까요? 의심할 수 있는 정황 같은 것을 좀 말씀을 해 주신다면.
◆ 정창욱> 먼저 단기간 고수익으로 유인하는 말에 현혹되지 않아야 되겠습니다. 2013년 기준으로 다단계 판매업자들의 주요 정보를 받아 분석을 해 보니 99%에 해당하는 다단계 판매원들의 1인당 월 평균 수당 지급액은 3만 9000원에 불과했다고 파악이 됐습니다. 지금 등록된 업체의 경우에 공제조합에 환불을 요청하면 물품 구매비용에 대해서 3개월 이내에는 업체를 대신해서 환불을 받을 수 있고 환불과 관련해서 업체와 해결이 되지 않은 경우에는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나 경찰서에 신고하실 수 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정창욱>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대학생들의 다단계 불법영업 문제 청년층들의 실업 문제를 악용한 그러한 사례가 아닌가 해서 더 안타까움이 드네요.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 정책국 특수거래과의 정창욱 과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