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2(목) "조합장 선거, 돈봉투 받으려 밤새 불켜고 잠도 안자.."
2015.03.12
조회 102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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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남성민 (진주 진양농협 조합원)



바로 어제,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장 등을 뽑는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최초로 진행됐습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종료가 됐다고 하는데요. 이번 선거는 사상 최초로 선관위 감독하에 전국단위로 진행됐기 때문에, 과연 금품 선거를 끊을 수 있을 것인가에 많은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실제로 선거현장 분위기는 어땠고 개선할 점은 없었는지, 투표에 참여했던 농촌 조합원의 목소리를 들어보겠습니다. 경남 진주 진양농협의 조합원이세요. 남성민 씨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남성민>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선생님께서는 지금 어느 농작물을 재배하고 계십니까?

◆ 남성민> 저는 하우스를 주로 하고요. 지금은 토마토랑 피망 종자하고, 소도 몇 마리 키우거든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농협 조합원이시면서 또한 축협 조합원이시기도 하군요.

◆ 남성민>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어제 투표를 하셨습니까?

◆ 남성민> 네, 어제 점심 먹고 가서 투표를 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렇게 언론 보도는 나오고 있습니다만, 투표소에 가시니까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남성민> 이번 선거는 조용하게 치러졌던 것 같아요. 참관인들도 계시고, 대체적으로 조용하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선관위 주관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이전에도 투표는 있었지 않습니까? 그때와 비교해서는 어땠나요?

◆ 남성민> 선거 운동을 후보자 본인만 하도록 딱 규정이 되어서, 공보물 말고는 선거운동을 하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기껏 해봐야 문자 정도 들어오는 게 다였거든요. 또 (제가) 하우스를 하기 때문에 원예조합원이기도 한데요, 세 군데 조합에서 문자가 하루에 수 십통이 막 들어오니까 짜증도 나구요. 지금 생각해 보면 후보자들이 선거 문자 보내는 것 말고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계속 문자만 계속 돌리는 거죠. 1번 누구입니다, 2번 누구입니다. 이런 식으로 해서.

◇ 박재홍> 말씀을 들어보니까 후보자의 정책이라든지, 조합원들에게 (후보자) 소신을 밝힐 수 있는 장이 좀 마련돼야겠군요?

◆ 남성민> 그렇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보니까, 후보자 이외에는 배우자도 선거운동을 못하도록 하더라고요.

◇ 박재홍> 가족들도?

◆ 남성민> 그건 너무 비상식적인 게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지금 우리 조합 같은 경우에는 5개 면에 소속된 조합원이 3500명 정도 되거든요. 후보자 한 사람이 선거 운동원도 없이 5개 면을 다니면, 선거운동 기간에 실제로 얼굴 한번 비치기가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들은 최소한 열어주고 선거운동이 되도록 해야 되는데 너무 현직 조합장들한테 유리한 방식으로 법 체계가 되어 있지 않나, 참 안타깝더라고요.

◇ 박재홍> 기존의 조합장에게 유리한 선거구조도 문제였다라는 지적이시네요.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우리 남성민 조합원께서도 지금까지 금품수수라던지, 비슷한 사례나 유혹을 경험해 본 적이 있으신가요?

◆ 남성민> 저 같은 경우에는 속된 말로 찍혀가지고 잘 안 그러는데요. 잘 모르고 봉투를 들고 찾아오신 분들이 간혹 있었죠.

◇ 박재홍> 선생님한테도.

◆ 남성민> 이번 같은 경우에도, 엊그제 어떤 사람이 " 누가 찾아가지 않았냐" 물어보는 걸로 봐서는, 아마 돈을 주라고 한 것은 같은데 저한테 안 갖다준 것 같아요. 소위 말하는 배달사고가 난 거예요.

◇ 박재홍> 배달사고 비슷한 일을 경험하셨고. 들리는 얘기로눈 ‘5당 4락이다.’ 이런 얘기도 있었습니다. 5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4억 쓰면 떨어진다는 얘긴데, 실제로 현장에서도 그런 얘기가 많이 돌고 있습니까?

◆ 남성민>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고, 선거운동을 할때 '돈은 막고 입은 푼다' 는게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인데 농협선거는 '입은 막고 돈은 푸는' 선거거든요. 돈을 많이 쓴 사람이 아무래도 표를 많이 가져간다는 게 뻔한 계산이니까요. 제가 봐도 금품이 돌아다니는 낌새가 있고, 이런 건 또 운동기간 중에는 안 드러납니다. 끝나고 며칠 뒤 불거지면서 불협화음이 많죠. 돈을 받은 사람이나 준 사람도 선거 기간 중에는 얘기를 안 하고, 끝나고 나면 "나는 누구한테 얼마 받았다'는 소문들이 막 돕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 돈이 얼마 정도 돌았겠구나' 라는 걸 알게 됩니다.

◇ 박재홍>부정선거 결과들이 선거 이후에 더 많이 나올 수도 있겠군요.

◆ 남성민> 조합원들은 어떤 후보가 돈을 많이 썼다, 그 정도는 알 수가 있는 거죠.

◇ 박재홍> 그렇군요. 반대로 조합원들이 오히려 후보들한테 돈을 받기를 은근히 원한다거나,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습니까?

◆ 남성민> 사람에 따라 다 다르겠지만, 그런 경우도 심심치 않게 있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들은 투표 전날 밤엔 불을 안 끈다는 얘기도 있죠.

◇ 박재홍> 불을 안 끈다는 건 무슨 말씀이세요?

◆ 남성민> 밤에 봉투를 들고 누군가 찾아올 거니까, 불을 꺼놓고 있으면 자는 줄 알고 그냥 지나갈까 봐서요. 불을 켜놔야 봉투를 주고 가니까요.

◇ 박재홍> 늦게까지 수금을 하기 위해서 기다린다, 관례적으로.

◆ 남성민> 예전에도 그 정도는 농담 반 진담 반 식으로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구요. 농촌이다 보니까 고령이신 분들이 많으니 아무래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예전부터 익숙해져 있다고 그럴까요? 크게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분들이 많아요. 어쨌든 노골적으로 가서 밥을 먹고 하는건, 제가 보기에는 이번엔 많이 줄은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이번 조합장선거를 보니까 무투표 당선이 된 곳, 그러니까 후보자가 한 명이어서 그냥 당선된 분들이 204곳이었다, 이런 뉴스가 있는데 이런 경우가 실제로 어떻게 가능한가요? 왜 출마를 안 하시는 거예요?

◆ 남성민> 우리 지역에서는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도전하시는 분이 사전에 밥을 샀던 것이 선관위에 적발이 됐어요. 후보를 등록을 하면 그게 선거법으로 저촉이 되지만 등록을 안 하면 그냥 뭐 유야무야 넘어가는 거고. 아는 사람한테 밥 한 그릇 정도 산 걸로 (후보등록 못하고) 끝나는거 같더라고요. 그런 분들이 출마하려고 준비하다가 사전에 그냥 끝나버리는 경우죠. 여러 가지 케이스가 있는 것 같아요.

◇ 박재홍> 후보들 사이에서 일종의 거래가 있어서 출마 포기를 종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소문도 있다는데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 남성민> 그런 케이스도 있다고 봅니다. 후보 사퇴를 하는 대가로 돈을 줬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거든요. 후보가 현직은 1명이고 도전자들은 서너명씩 되는 이런 구도에서는, 1:1 구도로 하는 게 본인이 유리하겠다 싶고 얼마든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하겠죠.

◇ 박재홍> 이번에는 선관위가 관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부정선거가 계속 적발이 된 거 아니겠습니까? 금품선거 끊이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남성민> 일단은 투표하는 유권자나 출마자나 다들 관행적인 금품선거가 몸에 익숙하구요. 돈을 쓰고 나면 향후에 자기가 당선이 되더라도 사업을 할때 조합원들한테 도리어 책임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자기가 표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기 때문에요. 쉽게 말해서 나올 적에는 여러 가지 공약들을 많이 내는데 지키지 않아도 조합원들한테는 지탄을 적게 받을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지점들도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강력한 제재를 통해서 적발되면 무조건 끝나게 되어야 되는데, 이전 같은 경우도 보면 금품을 써서 당선이 되고, 그 사람이 금품 쓴 게 들통이 나도, 그 뒤에 조합장으로 당선이 되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당선자에게는 굉장히 관대합니다. 그런 부분들은 이제는 꼭 개선이 되어야 될 지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박재홍> 네, 선거 결과가 나온 후에도 어떤 조사와 처분이 강력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이 나왔을 때, 선거문화가 바뀔 수도 있겠다라는 말씀을 주셨네요.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남성민> 고맙습니다.

◇ 박재홍> 경남 진주에서 농업에 종사하고 계신 남성민 농협 조합원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