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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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고성효 (전농 제주도연맹 정책위원장), 윤영민 (제주대 수의대 교수)

* 피해 농민 (포획 찬성)
-해안까지 내려온 노루, 농작물 1/3 갉아먹어
-임차농들의 피해는 접수조차 안 받아 속 타
-농민 피해 막기 위해 더 많이 포획해야
* 제주 야생동물구조센터장 (포획 반대)
-제주 노루 개체수, 과다 산정돼 있어
-이대로 포획 계속하다간 멸종 위기
-상위포식자 없어도 질병, 들개, 로드킬로..
제주 한라산의 영물로 불리던 노루가 지금 포획이냐 보존이냐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노루 피해를 호소하는 농민들이 많아지자 제주도가 재작년 7월부터 내년 7월까지 3년 동안 노루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을 했는데요. 지난 1년 반 가량 포획된 노루가 3000여 마리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제주 노루의 개체수 파악이 정확하지 않아서, 이대로 포획을 해도 괜찮은 것인지 아니면 이러다 멸종위기에 처하는 것 아닌지,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먼저 제주도에 피해농민 입장을 듣겠습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 고성효 정책위원장입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고성효> 네, 안녕하십니까? 고성효입니다.
◇ 박재홍> 노루가 지금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이 되어서 피해신고가 오면 포획을 할 수 있도록 해 놨는데요. 제주농민들의 피해,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 고성효> 저의 입장만을 보더라도 피해는 여전히 늘 상존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전쯤에 제가 브로콜리를 수확을 하려고 밭에 가보니까 8마리가 1500평 밭에 들어와 있더라고요.
◇ 박재홍> 노루 8마리가?
◆ 고성효> 어쩔 수가 없고. 또 해안에서 500m밖에 안 떨어진 밭인데도 8마리가 들어와 있었어요. 저희의 경우도 그런데, 일반 농민 대부분 다 저와 비슷한 입장에 처해 있습니다.
◇ 박재홍> 브로콜리 농장에 노루 8마리가 와가지고 브로콜리를 먹었던 거네요. 그러면 피해가 어느 정도였습니까?
◆ 고성효> 3분의 1 정도는 이파리를 갉아먹으니까 브로콜리 이삭이 크게 안 피어서 불량품이 됐고요. 결과적으로는 생산비에 맞먹는 피해가 있었죠. 1500평에서 수확한 생산비 정도는 노루의 피해를 입혔다고 봐야죠.
◇ 박재홍> 그렇게 피땀 흘려서 지은 농사현장에 노루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 고성효> 가슴 아파서 쫓아다녔습니다. 쫓아다녔는데 사람이 노루를 쫓아다닐 수 있는 게 한계가 있고 해서. 가끔은 나눠줄 마음도 있기는 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사는 해안가 500m 안에까지도 내려와 있을 정도니까, 영역을 어느 정도 정해서 보호는 보호대로 하고 농작물 피해나 교통사고 같은 게 자주 빈번하게 발생을 하기 때문에 이런 것, 저런 것들을 따져보면 그 부근에서, 국립공원 안에서 보호지역 하고 이런 걸 구분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박재홍> 지금 제주도연맹 정책위원장이시니까 다른 동료 농민들의 피해도 많이 아실 텐데. 피해를 많이 당한 농민들, 어떤 말씀을 주로 하십니까?
◆ 고성효> 거의 대부분 그런 분들은 피해가 있어도 피해를 신고하더라도 신고를 받아주지 못하는 이런 상황이라서, 실질적으로 통계에 나오는 것처럼 언론에서도 농작물 피해가 심하지 않다고 얘기 나오는 것은, 피해 신고를 못 받기 때문에 피해 신고가 적게 나타나는 거에요. 마치 피해가 적게 나타나는 것으로 이렇게 보여지고 있어서. 어떻게 잘 풀어갈까 고민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박재홍> 노루 피해 호소를 하는 농민들이 많기 때문에 이제 제주도에서 재작년 7월부터 내년 7월까지 3년 동안 노루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을 해서 포획을 허가한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지금까지 3000마리가 포획이 됐는데 주로 어떤 방식으로 포획하나요?
◆ 고성효> 3000여 마리는 엽사들을 푸는 게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 박재홍> 엽사라면 총을 통해서 죽이는 방식. 쏴 죽이는 방식.
◆ 고성효> 피해신고를 하면 그분들이 와서 제거하고 그런 방식이요.
◇ 박재홍> 그러면 죽은 노루들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고성효> 고기를 먹을 수 있게 하기도 하고. 가져가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 박재홍> 주로 식용으로 쓰이기도 하네요. 엽사들이 직접 가져가서 먹기도 하고.
◆ 고성효> 네, 가져가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 제주 노루가 총 2만 마리라고 얘기했는데, 그간 3000마리를 포획했다고 하면 상당히 미미한 정도라고 생각이 됩니다. 학자들이 얘기하는 적정 개체수인 2000마리 수준으로 가려면 3000마리가 줄어든 부분만큼 다시 1년에 2마리에서 2.5마리 정도까지 가니까. 증가되는 부분까지 감안을 하면 줄어드는 부분이 적지 않은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포획이 더 많이 이루어져서 농가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고성효>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노루 포획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제주 피해 농민의 입장을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고성효 정책위원장으로부터 들어봤습니다. 이번에는 포획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듣겠습니다. 제주 야생동물구조센터장으로 있는 제주대 수의대 윤영민 교수가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윤영민>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이대로 노루가 포획이 계속된다면 제주 노루 멸종위기에 처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보시는 건가요?
◆ 윤영민> 지금 저희들은 제주 노루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보면 지금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제 문제는 정확한 제주 노루의 개체수 파악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주도에서는 노루 개체수를 2만 마리 가깝게 보고 있고, 환경단체에서는 7000마리 정도로 보고 있기 때문에, 워낙 차이가 큰 상황 아닙니까?
◆ 윤영민> 지금 주장하시는 내용들이 암컷 절반, 가임할 수 있는 노루수가 얼마냐 하면 1년에 한두 마리씩 낳으니까 이만큼 증가될 것이라고 2만 마리 이상으로 추정하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하지만 개체수가 항상 우리가 기대했던 것만큼 증가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결국 이런 가임 산정 근거라면 포획을 한다고 봤을 때는 개체수가 극감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2만 마리 가깝게 보는 것은 과잉추산이시다, 이런 입장이시고. 신중하게 개체수를 파악해야 한다 이런 말씀이신데. 피해농민들의 입장에서는 해발 300m 이상에서는 어차피 포획이 없다, 한라산 중턱으로 내쫓는 의미다, 멸종할 리가 없다, 이런 주장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반론을 하실까요?
◆ 윤영민> 노루의 개체수를 증가를 하는 이유 중에 몇 가지가 있습니다. 개발 문제라든가, 그 다음에 노루가 먹는 먹이의 어떤 식생의 변화들이 분명히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얘네들이 쫓겨서 밑으로 내려오는 부분 그리고 먹을 것을 찾아서 밑으로 내려오는 부분. 이러다 보니까 수적 증가들이 보일 수가 있거든요. 물론 제주도민들이 잘 보호를 하는 과정에서 수적 증가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두 가지, 개발이라든가 식생이 변화되는 부분들은 고려를 해야 한다는 얘기죠. 만약에 그런 것들로 해서 과잉 계산이 됐다면 분명 이것은 잘못된 결과를 가져올 수가 있죠.
◇ 박재홍> 그런데 또 제주도 생태계가 보면 노루의 포획자, 포식자가 없다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노루가 자연적으로 없어질 요인도 적기 때문에 빨리 포획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주장인데요.
◆ 윤영민> 포유류 중에서 상위 포식자는 노루입니다. 그런데 노루가 가지고 있는 질병들이 있을 수 있거든요. 지금 최근에 진드기 매개라고 할 수 있는 질병들이라든가 아니면 상위 포식자가 없다고 하지만 지금 현재 한라산 주변에서 들개들의 어떤 수적 증가도 분명히 있고요. 로드킬이라는 부분도 존재하고 있고요. 그래서 단지 없다고 해서 산술적인 계산이 된다는 것들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 박재홍> 그렇게 해서 노루가 죽는 경우는 드물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고. 아까 앞서 만나봤던 정책위원장 고성효 정책위원장 말씀은 재산피해가 굉장히 많다, 한번 들어왔다가면 3분의 1 이상이 없어진다, 따라서 굉장히 시급한 문제다, 농민들 입장은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 윤영민> 물론 농가 피해를 간과하자는 게 아니라 거기에서 좀 더 보호도 하면서 좀 더 농민을 피해에 대한 부분들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들이 아쉽다는 거죠. 현장에서 지켜보면 급감에 따른 멸종 가능성들이 보여서 우려가 됩니다.
◇ 박재홍>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윤영민> 감사합니다.
◇ 박재홍> 제주 야생동물구조센터장으로 있는 제주대 수의대의 윤영민 교수였습니다. 제주도의 노루 포획과 보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