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7(화) "고래회충 탓에 회 못먹어? 모기 잡자고 대포 쏘나"
2015.03.17
조회 125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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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서민 (단국대 교수)



-고래회충, 위벽 다 못 뚫고 2~3일 내 죽어
-위벽에 피나게 하지만 심각하지 않아
-장으로 내려가면 장충첩증 드물게 나타나기도
-신선한 회 먹으면 고래회충 안 나와


“앞으로 초밥과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되나요?” 어제부터 포털에서는 이런 근심 어린 질문들이 계속 올라왔습니다. 바로 고래회충이라는 기생충 때문이었는데. 최근 울산 앞바다에서 고래회충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오로지 내시경으로만 감염여부를 알 수 있고 만약 감염되면 위벽을 뚫고 들어갈 정도로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고래회충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죠. 기생충 전문가시죠. 단국대학교 서민 교수를 연결하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서민> 안녕하세요. 서민입니다.

◇ 박재홍> 교수님도 뉴스 보셨을 텐데. 이 고래회충 때문에 인터넷이 시끌벅적하네요.

◆ 서민> 그렇죠. 저희 어머니도 갑자기 전화하셔서 앞으로 회를 절대 안 먹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셔서 좀 당황했습니다.

◇ 박재홍> 30년차 낚시꾼이 잡은 망상어 몇 십마리에서 고래회충이 무더기로 나왔다, 이런 얘기도 있었습니다. 고래회충 어떤 기생충입니까?

◆ 서민> 사람한테 사람회충이 있고요. 개한테는 개회충이 있는 것처럼 고래에도 고래회충이 있어요. 그런데 이 고래회충이 사람한테 들어가면 이게 어른으로 자라지 못하고 어린 아이 상태로 돌다가 낯설고 무서우니까 다른 데에서 옮기려고 하다가 진통을 일으키는 이런 병을 고래회충병이라고 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 고래회충은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한 건가요? 크기가 어느 정도입니까?

◆ 서민> 크기가 한 2cm에서 6cm가 되기 때문에 육안으로 충분히 식별이 가능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서민> 막상 회를 먹을 때는 그걸 구별해 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돌돌 말려 있고 워낙 가느다랗기 때문에 회랑 같이 먹으면 그냥 삼킬 수가 있죠.

◇ 박재홍> 그러면 이 기생충은 그러면 특정 물고기에만 있는 건가요? 아니면 자연산 물고기에 일상적으로 들어 있는 그런 기생충이라고 봐야 합니까?

◆ 서민> 바다에 사는 대부분의 물고기에 이 고래회충이 들어 있고요. 그리고 심지어 오징어에도 들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먹이사슬을 거쳐서 고래에 최종으로 도달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고래회충인 것인데. 최근에 원인을 모른 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원래 많았던 그런 기생충이었나 봐요.

◆ 서민> 그럼요. 이건 예전부터 계속 기록이 있고요. 그리고 요즘 들어서 특별히 환자가 더 많아졌다, 이런 건 없거든요. 물고기 잡다가 보면 고래회충이 항상 무더기로 들어 있으니까 많이 놀라셨겠지만, 이게 증가한 건 아니라 원래 그 정도 있는 거예요.

◇ 박재홍> 그런데 문제는 고래회충이 정말로 위험한 것인가 이제 위벽을 뚫고 복통과 위경련까지 일으킨다, 이렇게 이제 뉴스가 나와가지고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시는 것 같은데요.

◆ 서민> 말씀드렸듯이 이 고래회충은 어린아이라고 그랬잖아요. 이게 위에 들어가면 위산이 막 분비되니까 어린 아이가 막 따갑고 무섭고 그러니까 할 수 없이 숨는다고 숨는 게 위벽을 뚫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위벽을 마음 놓고 뚫으면 밖으로 나갈 수도 있어서 더 큰 병을 일으킬 수도 있겠는데, 얘네들이 인내심이 그렇게 많지가 않아서 조금 뚫다가 말아버려요. 그래서 그 상태로 있다가 하루, 이틀이면 죽거든요. 그래서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고요. 그동안 배가 너무 아프기 때문에 내시경을 해서 잡아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죠.

◇ 박재홍> 사람 몸 속에 있다가 이틀 정도 안에 죽어버린다. 그러니까 원래는 그러면 고래 몸 속에 있으면 몇 센티미터까지 클 수 있는 건가요, 이 벌레가?

◆ 서민> 고래 몸속에 있으면 굉장히 클 것 같은데 의외로 그렇게 크지도 않더라고요. 한 2, 30cm 정도밖에 안 되는데요.

◇ 박재홍> 2, 30cm면 큰 거죠. (웃음)

◆ 서민> 사람으로 치면 그렇게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 박재홍> 이게 만약 고래회충에 감염이 되면 종양이나 출혈 같은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얘기도 봤는데 이거에 대해서는 사실인가요, 그러면?

◆ 서민> 위를 뚫다 보니까 출혈이 조금 있겠지만 그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고요. 피를 뿌리는 정도에 불과하고. 그런데 그것보다는 배가 아프고, 다른 질환 예를 들면 맹장염 같은 거랑 구분을 잘 해서, 회를 먹은 적이 있다고 하면 한번 의심해 보는 그런 것이 중요하고요. 그런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합병증이 뭐냐면 고래회충이 위에 머물지 않고 더 아래로 내려가서 작은 창자로 갔을 때 그때 되면 장이 막히거나 장 중첩증 같은 게 아주 드물게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실제로 이런 사례들이 보고된 적이 있습니까?

◆ 서민> 보고된 적이 있죠. 드물게 보고가 됐고 위에 있는 것보다는 아래로 내려가는 게 더 위험할 수 있다는 거죠.

◇ 박재홍> 그러면 현실적으로 고래회충.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다를 이렇게 진단할 수 있을까요, 이게?

◆ 서민> 예전부터 계속 회를 먹어봤고 앞으로도 먹어야 하는데 이게 비유하자면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졌다, 이 정도로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고래회충 걸린 게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진 거고요. 그렇다고 해서 걸음을 안 걸을 수 없는 것처럼 고래회충이 한 마리 나왔다고 해서 회를 안 먹거나 이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전에도 고래회충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인데, 그 위험은 과거나 지금이나 미래나 거의 비슷할 것이다?

◆ 서민> 거의 비슷하고 그리고 요즘 들어서 더 위험이 증가된 것도 아닐 뿐더러 이게 사실 우리 많이 바다회를 먹었지만 고래회충에 걸린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잖아요. 그게 뭐냐하면 걸릴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에 회를 치시는 분들이 그걸 알아서 잘 회를 쳐주시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교수님 말씀을 들으니까 굉장히 안심이 되네요. 고래회충,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그렇게 해도 일단 감염될 경우에 아까 말씀하신 대로 창자로 내려갈 경우에 위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 서민> 그렇죠. 회 먹고 10시간 이내에 배가 아프다 그러면 일단 제일 먼저 의심해야 될 게 바로 고래회충이죠. 그러니까 병원에 가서 내시경을 받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예방하는 법도 중요할 것 같은데 아까 회를 치시는 분이 잘 해 주신다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마는, 또 이제 소비자 입장에서도 막을 수 있는 방법에 있을 것 같은데요.

◆ 서민> 원래 이 고래회충이 그게 생선의 내장에 있다가 생선이 죽으면 이제 기어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죽은지 오래된 걸 가지고 회를 치면 좀 걸릴 수가 있고요. 바로 이제 막 죽은. 막 잡은 신선한 회를 먹으면 괜찮습니다.

◇ 박재홍> 신선한 회를 드시면 좋겠다라는 말씀이네요. 단국대학교 서민 교수와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생충, 이렇게 말하면 다소 무섭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겠습니까? 교수님께서 예전에 저희 방송에 나오셔 가지고 기생충도 알고 보면 순한 친구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 자, 고래회충, 어떤 친구입니까?

◆ 서민> 사람 죽이는 회충이나 혈충 같은 건 사람의 아주 순한 친구인데 고래회충은 고래의 친구지 사람의 친구는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건 웬만하면 가까이 하지 않는 게 좋죠, 사실은.

◇ 박재홍> (웃음) 원래는 고래 몸 안에 있어야 되는 것이 인체에 들어오는 것이니까 한마디로 소비자들이 청취자 여러분들이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된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서민> 이거 하나로 맛있는 회를 안 먹는 건 모기 잡으려고 대포 쏘는 거랑 똑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 한 말씀으로 모든 게 다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서민>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기생충학 박사시죠, 단국대학교 서민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