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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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6(월) "프로야구 스피드업 규정, 몸쪽 공은 그냥 맞으라?"
2015.03.16
조회 102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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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병훈 (프로야구 해설가)



올해부터 우리 프로야구에 도입하기로 한 논란의 규정, 혹시 아십니까? 바로 ‘스피드업’ 규정입니다. 일명 '촉진룰'로 불리고요. 긴 경기시간이 문제가 되는 우리 프로야구 경기를 빨리 진행하기 위해서 만든 규정인데요. 아직 우리 선수들이 새로운 규정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경기흐름을 끊는 삼진아웃이 속출했고요. 또 여러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논란이 이어지자 KBO는 이르면 오늘 ‘스피드업’ 규정에 대한 재논의를 할 계획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야구해설가 이병훈 위원과 말씀 나눠봅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병훈> 안녕하세요, 이병훈입니다.

◇ 박재홍> 반갑습니다. 시즌 준비 한창이시죠?

◆ 이병훈> 네. 이미 시범경기에 들어갔고요. 모든 팀들도 그렇고 또 저희들도 역시 내내 준비했던 것을 다 쏟아 부을 시기가 됐습니다.

◇ 박재홍> 올 시즌도 멋진 해설을 기대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프로야구에 새로 생긴 게 ‘스피드업’ 규정입니다. 내용을 보면 ‘이닝 중 투수교체 시간을 2분 30초로 단축. 타자 등장 시에 배경음악 10초 제한. 그리고 타자의 불필요한 타임 불허. 그리고 타석 시 타자의 두 발 배터 박스 이탈 금지. 그리고 사사구 시 타자는 뛰어서 1루 출루’ 이런 규정이 있는데요. 실제로 우리나라의 야구 평균 경기 시간이 많이 늘었나 봅니다?

◆ 이병훈>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작녀의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 27분입니다. 역대 최장 시간이었죠. 팬들도 야구가 아무리 다소 오래 걸리는 스포츠라고는 하지만, 3시간이 넘었을 때는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이거든요. 불필요한 선수들의 행동이라든가 경기 운영, 이런 것들 때문에 팬들의 원성이 자자했습니다. 그래서 작년은 야구인들이 사실 반성을 많이 하는 해였어요.

◇ 박재홍> 그만큼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문제의식이 많았다는 말씀이네요.

◆ 이병훈> 맞습니다. 그걸 현장에서 코칭스텝 그리고 선수들이 스스로 뭔가 느껴서 반성하면서 고쳐봐야 할 점입니다. 예를 들면 작년의 경우에는 선수들이 느릿느릿 걸어다니는 모습이라든가,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라올 때 또 타자들이 사사구 때 1루까지 느릿느릿 걸어가는 이런 모습이요.

거기에다가 미국, 일본 야구를 자세히 보시면 거기도 보호장구를 하기는 하죠. 그런데 정말 아주 위험한 부위에다가 하는 정도인데요. 우리나라는 너무나 많이 보호장구를 착용해요. 그러다 보니까 볼넷이나 사사구로 걸어나갈 때 몸에서 한참을 뭔가 떼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볼보이가 또 배터 박스까지 와서 그걸 다 받아가야 하고요. 그런 걸 선수들이 좀 자제해야 하죠. 물론 선수들이 몸을 스스로 보호해야 되는 건 맞지만 너무 불필요한, 사실 프로선수답지 않은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 것들도 사실이에요. 이런 것들이 경기시간이 길어지고 늘어지는 원인입니다.

◇ 박재홍> 그래서 타자들이 공 하나하나 치기 전에 코치 사인을 받기 위해서 필요 이상으로 배터 박스 밖으로 나간다든가, 이런 것도 심했다는 지적도 많았죠.

◆ 이병훈> 정말 1년 내내 지적했던 부분인데요. 찬스를 맞이했을 때 작전 코치가 사인을 보내는 건 당연합니다. 당연한데요. 2사구에 주자 2루, 주자 3루. 예를 들어서 이럴 때 작전 나올 게 뭐가 있겠습니까? 작전을 낼 게 없어요. 그런데도 사인을 계속 봅니다. 그런데 더 웃기는 건 작전코치가 사인 없으니까 그냥 쳐라, 하고 지시를 내려주면 되는데요. 또 선수가 보면 거짓 사인을 냅니다. 매 구 마다요.

◇ 박재홍> 의도적으로요?

◆ 이병훈> 그렇죠. 그런 시간이 있어서 몇 초겠지만, 그 몇 초가 쌓여서 결국은 한 게임 통틀어서 보면 몇십분이 지나가게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위원님 말씀처럼 실제로 경기가 지연되는 측면이 많기 때문에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많이 공감을 하시는데요. 이번 시범경기에서 촉진룰이 적용돼서 해보니까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는 혼란의 소리가 많이 있는 것 같은데요.

◆ 이병훈> 벌써 여러 가지 문제가 나왔죠. 정확히 말하면 그 규정이 투수가 공을 던지지 않아도 스트라이크를 선언하겠다, 이거거든요. 양 다리가 배터 박스에 떨어지면요. 그런데 간단하게 예를 들면, 만약에 타자가 몸 쪽으로 바짝 붙는 공이 들어왔어요. 그럴 때는 한 발을 배터박스에 넣어놓고 피하지 말고 맞으란 이야기가 됩니다. 그런 식이잖아요.

◇ 박재홍> 그렇네요.

◆ 이병훈> 그래서 저희 야구인들이 스피드업을 위한 규정을 만들자는 데는 생각이 같습니다. 그런데 패널티 문제 쪽에서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건데요. 일단 ‘스피드업’ 규정의 패널티가 시범경기 때 적용됐던 것과 똑같이 적용될 확률은 거의 제로라고 보시면 됩니다.

◇ 박재홍> 바뀔 것이다라는 말씀이라면 스트라이크 말고 어떤 대안으로 패널티를 줘야 될까요?

◆ 이병훈> 미국만 예로 들더라도 규정을 어겼을 때에는 처음에는 경고를 한 번 줍니다. 그다음에 두 번째 어겼을 때는 500 달러의 벌금을 부과합니다. 미국과 똑같은 정도의 금액을 벌금으로 하자는 건 아니지만요. 제가 생각해봤고 또 야구인들이 이야기할 때는 벌금제도가 차라리 더 낫다는 거죠. 스트라이크를 하나 더 주면서 흐름을 끊지 말고 차라리 벌금제도를 실행하자, 이런 이야기죠.

아니면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심판들이 너무 과하게 규정을 적용하지 말고, 투 스트라이크 이전까지 이때 경고를 주고 양 발을 다시 떼면 2차 때는 스트라이크를 하나 주는. 그래서 원 스트라이크일 경우에는 투 스트라이크까지만 되게끔 하는 거죠. 그리고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삼진 처리하는 건 심각하니까 이건 벌금으로 하자, 이런 얘기가 사실 야구계에 퍼진 상태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원 스트라이크 상태에서는 경기 흐름의 심각한 영향을 줄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용을 해도 되지만,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삼진이 될 경우에는 굉장히 경기흐름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요.

◆ 이병훈> 그렇죠. 규정 때문에 타자가 타격도 못해보고 경기가 끝날 수도 있어요. 이게 끝내기가 될 수도 있거든요. 그게 9회 말 2아웃에 찬스 상황에서 이 규정을 적용해서 그 긴장된 순간에 그냥 허무하게 삼진 처리가 되면, 이건 양쪽 다 좋을 게 없거든요.

◇ 박재홍> 그래서 KBO에서 이르면 오늘 재논의를 할 예정인데요. 그러면 경기를 빨리 해야 된다는 것에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배터 박스에서 타자가 발을 빼는 이 규정이 패널티를 벌금으로 가는 방식 혹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적용을 안 하는 방식. 이런 부분이 논의되겠군요.

◆ 이병훈>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야구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봤는데요. 굳이 하겠다면 그 방법이 가장 좋을 것 같고요.

◇ 박재홍> 룰이 어떻게 바뀔지 그 과정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위원님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이병훈> 고맙습니다.

◇ 박재홍> 야구해설가 이병훈 위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