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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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올림픽 기회는 특혜, 냉정히 따져야
-이중처벌 소지, 체육회가 스스로 만들어
-명예회복? 도핑문제 메달 따면 회복되나
-고의성 여부, 박태환이 직접 밝혀야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대한민국의 수영스타 박태환 선수. 어제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박태환 선수는 내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규정을 바꾸거나 예외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박태환 선수에게 올림픽 출전 기회를 줘야 하는가의 문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제 박태환 선수의 스승인 노민상 전 감독을 만났었고요. 오늘은 다른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스포츠 평론가 최동호 씨 연결하죠. 안녕하십니까?
◆ 최동호>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먼저 국제수영연맹의 징계 18개월, 이걸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요?
◆ 최동호> 청문회 결과로만 본다면 박태환 선수측이 최선을 다했고요. 이런 노력들이 국제수영연맹 반도핑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격정지 기간이 최대 2년이었었거든요. 그래서 징계 경감을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최대 관건이었는데. 고의성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 주력했던 것이 일정 부분 인정을 받은 결과라고 봅니다. 그리고 또 이전에 우리나라 검찰 수사에서 금지약물인 줄 모르고 주사를 맞았다는 것이 확인이 됐던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으리라고 봅니다.
◇ 박재홍> 대한수영연맹의 노력도 어느정도 수용이 되었고 검찰 또한 영향을 줬다, 이런 말씀인데 하지만 박태환 선수에게 내년 올림픽 출전 기회를 줄 것인가의 문제가 지금 논란이 큰데요. 어떤 입장이세요?
◆ 최동호> 박태환 선수 개인으로 보면 안타까운 일인데요. 그런데 특정인을 위해서 대한체육회 규정을 바꾸는 것은 분명한 특혜라고 봅니다. 체육회 규정에 따라서 또다시 징계를 주는 것이 이중처벌이라는 주장도 최근에 나오고 있거든요. 이중처벌적인 요소가 있는 것도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2011년에 스포츠중재재판소가 국가별로 다시 징계를 내리는 것이 이중처벌이라고 판시를 했거든요. 때문에 이 문제는 굉장히 냉정히 법리적으로만 따져볼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이중처벌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박태환 선수가 그동안 국위선양을 해왔으니까, 또 내년에 올림픽에 나가면 메달을 딸 가능성이 있으니까라는 관점에서 기회를 줘야 된다는 주장에는 공감하지 않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법무법인 바른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규정의 세계도핑방지규약에 이중징계를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러니까 동시에 이중처벌 논란. 그래서 박태환 선수는 리우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 이런 입장 아닙니까?
◆ 최동호>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법리적으로 봤을 때는 가능한 거 아닌가요?
◆ 최동호> 저는 이중처벌적인 요소가 분명히 있다라고는 보는데요. 법리적으로 해석하는 문제는 정확하게 법률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011년도에 스포츠중재재판소가 결정한 사안입니다. 그리고 스포츠중재재판소가 이중처벌이라고 판시를 내면서 IOC에다가도 이중처벌 조항을 삭제하라고 권고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때 중요한 것이 IOC가 스포츠중재재판소의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이른바 오사카 규약이라고 하는 이중처벌 조항을 삭제를 하고. 각국의 NOC, 그러니까 각국의 올림픽 위원회에다가도 이 같은 결정을 공문으로 내렸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2011년도에 벌어졌는데, 대한체육회의 규정, 그러니까 이중처벌에 해당하는 3년 동안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는다는 규정은 지난해에 생긴 거거든요. 그렇다고 본다면 우리 대한체육회는 국제적인 흐름, 또 IOC의 흐름과 정반대로 갔다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이런 결과로만 본다면 체육회가 오히려 좀 과하게 표현하면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출전 발목을 스스로 잡았다라고도 볼 수 있는 겁니다.
◇ 박재홍> 그렇기 때문에 규정상으로 보면 나갈 수 있는 상황도 볼 수 있겠네요.
◆ 최동호> 이것은 체육회의 결정은 있어야 되겠죠. 여론의 동향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체육회 규정이 이중처벌에 해당하는지 안 하는지 냉정하게 법리적으로 해석하고 난 다음에 결정을 내려야 된다고 봅니다.
◇ 박재홍> 앞서서 박태환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면 또 메달을 딸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과거에도 메달을 땄으니까 내년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해 주자, 이런 논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한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최동호> 왜냐하면 이 규정을 바꿔서 박태환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수많은 스타들에게 특혜와 예외를 인정하고 기회를 줘야 하거든요. 이것을 우리가 단순히 국위선양이다 또는 스포츠의 문제라고만 바라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의 법과 원칙 그리고 공정성의 문제로 인식해야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거든요. 우리 사회가 공정한 사회냐 또는 우리 사회에서 법과 원칙이 공정하게 지켜지고 있느냐라고 물어볼 때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거라고 봅니다. 실제로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서 우리나라 지난해 175개국에서 43위를 기록했거든요. 그만큼 우리가 공정성이나 투명성에서 취약하다는 얘기인데, 국위선양을 위해서 또 스타선수니까 기회를 줘야 한다는 논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 즉 공정성의 문제라든지 결과 위주, 승리 위주 또 목표를 위해서는 수단과 절차를 무시해도 좋다는 잘못된 가치체제를 더욱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노민상 전 감독은 저희 방송에 나와서 ‘그동안 박태환 선수가 딴 메달도 있고 또한 마지막으로 명예회복할 기회를 주자.’ 한마디로 고의성도 없었고 국위선양도 많이 했다는 그런 논리 아닙니까?
◆ 최동호> 명예회복이라는 면에서는 노 선생님의 주장에 공감을 하기가 힘든데요. 도핑과 관련된 문제인데 단순히 메달을 따면 명예가 회복한다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노민상 선생님은 박태환 선수를 일찌감치 발굴하고 지도해온 분이시기 때문에 안타까운 심정에서 그렇게 말씀하실 수는 있지만요. 박태환 선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번에 불거진 박태환 선수의 도핑 문제를 우리 사회 전체 또 스포츠가 갖고 있는 가치,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바가 어디인지를 포함해서 좀 넓게 생각해본다면, 단순히 잘하는 선수니까 기회를 한번 더 주자, 이렇게 볼 수는 없는 문제인 거죠..
◇ 박재홍> 그러면 이번 논란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요? 박태환 선수가 사과 기자회견을 한다 이런 보도문이 있는데,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최동호> 저는 두 가지 문제를 보고 싶거든요. 박태환 선수가 굉장히 이미지가 좋았던 선수고 인기가 있었던 선수였죠. 그런데 의외로 박태환 선수에게 기회를 주자는 의견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겁니다. 왜냐하면 검찰수사에서는 박태환 선수가 고의성이 없다라고 밝혀졌지만, 과연 박태환 선수에게 고의성이 없었느냐. 왜 네비도 주사를 맞았느냐에 대해서 국민 정서상으로는 명쾌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거거든요. 바로 이 부분에 대해서 박태환 선수가 솔직하게 다 얘기를 하고 국민의 용서와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보고요. 그리고 박태환 선수에게 기회를 주느냐 안 주느냐는 특혜라는 관점이 아니라 법 적용, 규정적용이 이중처벌적인 요소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다시 한 번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 박태환 선수가 직접 밝힐 필요가 있다?
◆ 최동호> 네, 그렇죠. 우리 국민여론이 내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것에 쉽게 동의하는 못하는 것은 국민정서상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 박재홍> 네,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동호>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스포츠평론가 최동호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