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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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홍정희 (대인시장 상인회 회장)

광주 대인시장의 어느 골목에 들어서면, 모락모락 밥 짓는 연기가 나는 따뜻한 백반집이 하나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 식당의 간판에는 대문짝만하게 ‘백반 1,000원’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광주의 김선자 할머니가 운영했던 ‘해뜨는 식당’인데요. 이웃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던 천 원 백반, 광주의 명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런데 암 투병 중이던 김선자 할머니가 최근 별세하셨다는 소식이 전해졌죠. 광주는 물론 전국의 많은 이웃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서 ‘해뜨는 식당’의 밥 짓는 연기는 계속 피어날 예정입니다. 화제의 인터뷰,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아서 ‘해뜨는 식당’을 운영하실 분입니다. 광주 대인시장상인회 홍정희 회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홍정희>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우리 김선자 할머님이 운영했던 천 원 백반식당, 광주에서는 모르는 분이 없을 정도로 아주 유명한 식당이라고 하는데요. 맞습니까?
◆ 홍정희> 네, 광주뿐만 아니라 해외에 계시는 우리 교포들이 정말로 가보고 싶다고 전화도 해 주시고요. 또 직접 찾아도 오실 만큼 다 좋아하십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전국적으로 또 세계에서 찾아오는 그런 식당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이 ‘해뜨는 식당’의 따뜻한 메뉴, 천 원 백반. 된장국에 반찬 세 가지가 나오는 그 메뉴가 유명하다면서요?
◆ 홍정희> 네. 저희들은 비록 반찬은 세 가지고 된장국이지만 정말로 친환경, 건강한 먹을거리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자이신 분들, 식사 못하시는 분들은 천 원 백반에 된장국을 드시면 기운이 난다고 오시는 분들이 계세요.
◇ 박재홍> 그래요. 주로 어떤 분들이 식당에 오셨습니까?
◆ 홍정희> 입맛이 없어서 식사를 못하시는 분도 오시지만요. 또 혼자 사시면서 끼니를 챙기지 못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또 주변에 보면 노점상을 하시면서 정말로 식사비가 아까워서 제대로 식사를 못하시는 분들, 그런 분들이 많이 찾아오고 계세요.
◇ 박재홍> 편하게 또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이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찾으셨던 따뜻한 밥상이었습니다. 된장국 하나에 반찬 세 가지라고 하셨는데요. 이 반찬은 무슨 반찬이었나요?
◆ 홍정희> 주로 제철에 나는 채소들을 많이 쓰고요. 또 가끔 우리 상인들이 생선도 보내주고, 또 어떨 때는 고기도 보내주고 그래요. 그러면 그런 재료로 대접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주위에서 도와주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그 식당을 잘 운영할 수 있었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러면 가게를 열고 가격이 한 번도 안 오르고 쭉 천 원이었던 겁니까?
◆ 홍정희> 저희는 앞으로도 천 원을 고집할 겁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원가를 아무리 낮게 잡아도, 천 원이면 도저히 수익이 안 날 것 같은데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다들 궁금해하실 것 같아요.
◆ 홍정희> 저는 우리나라가 참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해요. 분명히 재료비나 이런 것들 계산해 볼 때 2천 원 이상이 아니면 적자를 면할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여러 분들이 좀도리 쌀을 모으듯이 곳곳에서 조금씩 식료품이나 쌀이나 화장지 이런 것들을 보내주셔서요. 정말로 부족한 것 같지만, 그래도 기쁘게 밥상을 차릴 수 있습니다.
◇ 박재홍> 주위에서 보이지 않는 손길들이 도와주고 계신다는 말씀이세요.
◆ 홍정희> 어떤 때는 통닭도 보내주신 분도 계셔서요. 닭 한 마리씩 드릴 때도 있고요. 정말 행복해요. 천 원 밥집에 일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정을 저희들이 느낄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 박재홍> 정말 따뜻한 밥상이네요. 천 원에 통닭 한 마리도 먹을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전국에서도 몰려오시고, 해외에서도 그 맛을 잊지 못해서 다시 찾으시고 그런 거네요.
◆ 홍정희> 그리고 제가 기억에 남는 분을 한 분을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미국 교포신데요. 정말로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고 하셨어요. 인터넷을 타고 천 원 밥집 소식을 들으면서 꼭 한 번 오고 싶어서요. 우리나라에 오는 김에 천 원 밥집을 찾아왔다고 오신 분이 계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걸 자랑할 수 있다고 아주 좋아하시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김선자 할머님은 이 식당을 언제부터 운영하셨던 겁니까?
◆ 홍정희> 김선자 할머니가 시작한 것은 2010년이고요. 하시다가 아프셔서 그 다음에는 상인회가 운영했고요. 건강이 좋아지시고 2014년 1월부터는 식당에 매일 나오셨어요.
◇ 박재홍> 그러셨군요. 작년부터는 식당에 계속 나오셨었고요. 그리고 방금 할머니께서 몸이 편찮으셨다고 하셨는데요.
◆ 홍정희> 말기 암을 앓고 계셨어요. 사실 암 발견 당시는 6개월 이상 생존 가능하지 않다, 이렇게 판정을 받은 게 2012년인데요. 생명을 연장시켜주셔서 저희들도 참 감사합니다.
◇ 박재홍> 무엇보다 이웃과 나눴던 사랑의 힘 때문에 또 오래 이웃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홍정희> 사실은 천 원 밥 집을 하기에는 너무나 생활이 어려운 분이셔요. 하지만 당신께서 가진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 빈손으로 가셨어요. 참 저희들이 배우는 게 너무 많고요.
◇ 박재홍> 말씀하신 대로 형편이 어려우신 분이셨네요. 가족들이 식당 운영을 말렸다고 들었는데요. 그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할머니가 식당 운영을 고집하신 이유는 뭘까요?
◆ 홍정희> 그분이 어려운 시절에 주위에 도움을 받으셨다고 저한테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평소에 65세가 넘으면, 꼭 이렇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다시 되돌려주고 싶다 하셨었는데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시작하셨어요. 어려운 사람들이 무료로 밥을 먹으라고 그러면 창피해하고 얻어먹는다고 생각하니까요. 그 천 원 내고, 당당하게 밥 먹을 수 있도록 세 그릇이든, 네 그릇이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그런 밥집을 차리고 싶다고 하셨고요. 그래서 천 원 밥집을 열었습니다.
◇ 박재홍> 당당하게 천 원을 내고 맛있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그런 자리를 만드셨군요. 돌아가시기 전에 회장님께 또 어떤 말씀을 하셨습니까? 유언이랄까요. 남긴 말씀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 홍정희> 천 원 밥집, 어떤 일이 있더라도 문 닫지 말고 꼭 없는 사람들이 배불리 먹는 그런 밥집이 계속 이어지게 해달라고 당부하셨어요.
◇ 박재홍> 밥을 못 먹는 분들이 당당하게 천 원을 내고 먹을 수 있는 식당. ‘해뜨는 식당’을 끝까지 이어달라, 이렇게 말씀하셨군요.
◆ 홍정희> 네. 저희들도 아름답게 살다가 하나님이 부르시면 저희도 저렇게 아름답게 가고 싶어요.
◇ 박재홍> 김선자 할머니의 삶처럼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사시겠다는 말씀이네요. 앞으로도 식당 잘 운영해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홍정희>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광주 대인시장상인회 홍정희 회장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