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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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영훈 (제주축산진흥원 과장)

"귀 쫑긋 코 오똑, 체구도 날렵해"
최근 제주도에서 550번째 천연기념물이 탄생했습니다. 이 천연기념물을 만나기 위해서는 축사, 그러니까 가축 우리로 가야 합니다. 최근 인터넷에서 제주 흑돼지가 종종 검색어로 올라온 것을 보셨을 텐데요. 맞습니다. 대한민국의 제550호 천연기념물, 바로 제주 흑돼지입니다. '아니, 흑돼지가 천연기념물?'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도 있을 테고요. 그러면 앞으로 식당은 못 가는 건가, 이런 고민도 하실 거고요. 화제의 인터뷰, 천연기념물이 된 제주 흑돼지를 관리하는 분이십니다. 제주축산진흥원의 김영훈 축산진흥과장 만나보죠. 안녕하십니까?
◆ 김영훈>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박재홍> 네, 반갑습니다. 돼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처음 들어보는데요. 이번이 최초죠?
◆ 김영훈> 그렇습니다. 이번이 최초입니다.
◇ 박재홍> 제주도에 이 흑돼지가 몇 마리 정도가 됩니까?
◆ 김영훈> 지금 제주 흑돼지가 축산진흥원에서 사육되고 있는 게 한 260여 마리 정도 있고요. 그리고 농가에서 산업, 생산용으로 약 8만여 두가 사육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천연기념물에 지정됐으니까, 앞으로 이 8만 마리는 우리가 못 먹는 겁니까?
◆ 김영훈> 그렇지는 않고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건 저희 축산진흥원에서 사육하고 있는 260마리에 한해서 지정된 거고요. 농가에 있는 흑돼지들은 천연기념물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식용으로 활용하는 데에 지장이 없습니다.
◇ 박재홍> 고기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행이다라고 생각하시겠네요.
◆ 김영훈> 그렇습니다. (웃음)
◇ 박재홍> 그러면 8만 마리가 넘는 제주 흑돼지 중에서 선택된 260여 마리만 천연기념물이 된 것인데요. 어떤 사연이 있는 겁니까?
◆ 김영훈> 제주도와 흑돼지가 인연이 깊은 게 뭐냐면요. 우리 제주도 역사와 문화 속에, 환경 속에 잘 녹아 있습니다. 예전에 보면 결혼식이라든지 경사나 그런 큰 일이 있으면, 돼지고기를 통해서 지역 주민들끼리 나눠 먹는 이런 문화적인 특징이 있고요. 여러 가지 돼지와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있거든요.
◇ 박재홍> 그야말로 제주 흑돼지가 제주의 문화 중 하나로 중요한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천연기념물이 됐다는 말씀이시고요.
◆ 김영훈>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제주 토종 흑돼지만의 특징이 뭐가 있습니까?
◆ 김영훈> 내륙 지역에 있는 흑돼지는 귀가 상당히 크고 처져 있는 상태인데요. 제주의 축산진흥원에 있는 흑돼지는 귀가 직립돼 있고, 또 귀가 좀 짧은 특징이 있고요. 무게는 90kg 정도 되려면 한 8~9개월 키워야 그 정도 체격이 나가니까요. 개량종 돼지에 비해서는 굉장히 체구가 작다고 할 수 있죠.
◇ 박재홍> 그러면 일반 개량돼지보다는 무게가 좀 덜 나가고 귀가 좀 짧고 직립된 모양이다, 이렇게 보면 되겠네요.
◆ 김영훈> 그리고 주둥이 모양도 휘어져 있지 않고 아주 직립돼 있어서요. 언뜻 생각하기에는 멧돼지 모양처럼 보이는 그런 특징이 약간 있죠.
◇ 박재홍> 그러면 약간 잘생긴 거네요. (웃음)
◆ 김영훈> (웃음) 잘생겼다고 봐야죠.
◇ 박재홍> 다른 개량종보다 몸도 좀 날렵하고요.
◆ 김영훈> 그렇습니다.
◇ 박재홍> 무엇보다 제주 흑돼지가 인기가 많은 게 맛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 김영훈> 그렇습니다.
◇ 박재홍> 과장님이 생각하고 경험하신 흑돼지의 맛과 매력은 바로 이거다, 말씀해주신다면요?
◆ 김영훈> 제주 흑돼지는 고기를 구워서 먹을 때 굉장히 맛이 고소하고요. 물컹한 느낌이라기보다는 뒤끝이 깨끗하고 깔끔한 느낌, 고소하면서도 그런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고기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웰빙음식으로도 이미지가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웰빙 돼지고기라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그럼 어떻게 먹는 게 제일 맛있나요? 과장님 개인적으로요.
◆ 김영훈> 제주 돼지고기는 구워서 먹는 것도 좋고요. 제주도는 돔베고기라고 해서 볶아서 도마 위에 썰어서 먹는 고기도 있고요. 또 제주도에 오시면 고기국수라는 것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느 것이 최고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전부 다 상당히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웃음) 한마디로 다 맛있다. 없어서 못 먹지 다 맛있다, 이런 말씀입니다.
◆ 김영훈> 그렇습니다.
◇ 박재홍> 이제 흑돼지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제주도의 돼지는 다른 지역보다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제주도에서 흑돼지란?
◆ 김영훈> 제주도의 흑돼지란.. 제주도만이 갖고 있는 보물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제주도의 보물이다. 이제 8만 마리의 흑돼지들은 식탁에 올라갈 거고요. 이제 축산진흥원에 있는 260여 마리의 흑돼지는 특별한 관리와 대우를 받는 건데요. 그럼 어떻게 관리하시는 겁니까?
◆ 김영훈> 좀 더 관리시설을 현대화하고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도 구축하고요. 또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돼서 밖으로 나갈 때, 제주 흑돼지의 상품성을 높일 수 있는, 육종 소재로서 활용할 수 있게끔 그렇게 만드는 게 저희들의 목표입니다.
◇ 박재홍> 흑돼지가 자라는 축사나 이런 환경도 바뀌는 건가요? 특별대우를 받습니까?
◆ 김영훈> 지금 대체적으로 요즘에는 친환경과 동물복지의 바람이 불어서 편하게 키우는 게 추세이기는 한데요. 흑돼지는 개량돼지에 비해서 상당히 야생성이 그래도 많이 남아 있는 개체고 하다 보니까요. 좀 더 편하게 동물복지를 고려해서 자랄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겠죠.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260마리라고 하셨는데요. 앞으로 개체수가 늘게 되는 거 아닙니까?
◆ 김영훈> 260마리인데요. 기본적으로 우리가 씨돼지 260마리 기준이라면, 전체적으로 어린 돼지, 중간 돼지 이렇게 키우다 보면 전체 사육 규모는 천 마리 정도가 앞으로 될 겁니다.
◇ 박재홍> 그럼 어떻게 하실 거예요? 계속 숫자가 늘어나면요?
◆ 김영훈> 계속 숫자가 늘어나면 우수한 개체들, 그러니까 혈통이 잘 유지되고 외형도 괜찮고 좋은 개체는 잘 보존하고요. 나머지 개체들은 천연기념물에서 해제해서 농가에 분양을 해 주고요. 농가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육종 소재로 활용하고 이렇게 되는 겁니다.
◇ 박재홍> 천연기념물로 해제되면 또 농가에 보급되는 과정을 거치는군요.
◆ 김영훈> 그렇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김영훈> 네, 고맙습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천연기념물이 된 제주 흑돼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제주축산진흥원의 김영훈 축산진흥 과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