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3(금) "내일 저녁 9시, 개기월식 관측 최고명당은?"
2015.04.03
조회 67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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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정지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학예사)



바로 내일입니다. 4월 4일 토요일 밤 9시. 토요일 밤에 여러분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실 예정인가요? 내일 밤 9시가 가까워질 무렵, 동쪽 하늘을 보시면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숨어서 붉어지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답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우주쇼, 바로 개기월식입니다. 특히 이번 개기월식을 놓치시면 3년 후를 기약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내일 밤, 볼 수 있을까요? 화제의 인터뷰,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의 정지수 학예사를 연결하겠습니다. 학예사님, 안녕하세요.

◆ 정지수> 예. 안녕하세요. 정지수입니다.

◇ 박재홍> 반갑습니다. 내일 밤 9시에 개기월식 볼 수 있네요. 이게 얼마만이죠?

◆ 정지수> 개기월식이 작년 10월에 있었고요. 그 이후로 이번에 다시 돌아오게 된 겁니다.

◇ 박재홍> 작년 10월 이후에 처음이군요. 이렇게 자주 볼 수는 없는 게 월식인데요. 달의 숨바꼭질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아이들이 “아빠, 개기월식이 뭐야?” 이러면 부모님들은 뭐라고 답변을 해야 될까요?

◆ 정지수> 밤하늘에 빛나는 건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요. 하나는 자기가 스스로 빛을 내는 거구요. 하나는 그 빛을 반사하는 겁니다. 그런데 달은 그 빛을 스스로 내는 게 아니라, 태양에 있는 빛을 반사하는 거예요. 만약에 태양의 빛을 반사하지 못하게 되면 그 달은 밝게 빛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지구 그림자의 뒤로 달이 숨어서 달이 빛을 안 내고 어두워지는 현상이 있는데요. 그게 바로 월식이라는 거죠. 그래서 지구 그림자 뒤로 숨바꼭질해서 숨었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 박재홍> 한마디로 ‘지구 그림자 뒤에 달이 숨는 거다.’ 이렇게 말하면 되겠네요. 그렇죠?

◆ 정지수> 그렇습니다.

◇ 박재홍> 빛을 반사한다거나 빛을 낸다는 건 약간 어렵네요. (웃음) 그런데 정확한 개기월식 시간은 어떻게 됩니까? 제가 밤 9시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언제부터 대기해야 되는 거예요?

◆ 정지수> 한 밤 8시 50분 정도부터 기다리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밤 8시 50분이요.

◆ 정지수> 실제로 달이 붉게 변하는 시간은 8시 54분부터 9시 6분. 이 사이에 달이 붉게 변하는데요. 한 저녁 7시 15분 정도에 보시면 달이 점점 부분 부분이 어두워지는 것도 보실 수 있으니까요. 조금 여유가 있으시면 더 일찍 나오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한 2시간 전부터 대기해야 되는 건데요. 학예사님도 아이들과 함께 보신 적 있으신가요? 혹시 결혼하셨어요?

◆ 정지수> 예. 결혼은 했는데 아이가 아직 5개월이라서요. (웃음)

◇ 박재홍> (웃음) 그렇군요. 아이에게 보여주기는 쉽지 않겠네요. 그런데 이제 날씨가 관건인데요. 어떤가요? 구름이 조금이라도 끼면 개기월식을 볼 수 없는 겁니까?

◆ 정지수> 그렇지는 않습니다. 달이 너무 밝은 대상이기 때문에요. 구름이 많더라도 구름 사이로 보이는 달의 모습이 일품입니다. 구름이 품은 달의 모습을 못 보신 분들은 그 감동을 이야기하기 힘드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학예사님은 굉장히 달을 사랑하시네요.

◆ 정지수> 정말 멋있습니다.

◇ 박재홍> 굉장히 낭만적인데요. 그런데 이 달을 꼭 천체망원경으로만 봐야 하는 건 아니죠? 육안으로 볼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 정지수> 네, 그렇습니다. 충분히 육안으로도 보실 수 있고요. 달이 변화하는 모습들을 보실 때는 눈으로 보시는 게 더 확연하게 느낄 수 있고요. 제일 좋은 관측도구는 우리의 눈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눈으로도 충분히 볼 수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그래도 천체망원경이랑 눈으로 보는 것과 분명히 차이가 있을 텐데요?

◆ 정지수> 예. 천체망원경으로 보시면 조금 더 멋있게 볼 수 있고요. 조금 더 세밀한 모습들을 보는데요. 제가 아이들에게 천체망원경으로 달을 보여주게 되면요. 아이들의 표현에 의하면 우주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고 할 정도로, 정말 평상시에 경험하지 못한 그런 느낌을 경험해볼 수 있으세요.

◇ 박재홍> 그러면 저처럼 집에 천체망원경이 없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봐야 되나요? 장소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멀리 천문대까지 가야 됩니까?

◆ 정지수> 요즘에는 시내 안에도 천문대들이 많이 있어요. 그래서 지하철 타고 갈 수 있는 천문대도 꽤 많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래요?

◆ 정지수> 그런 곳을 이용하셔도 좋고요.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시면 아주 재미있는 시간을 누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맨눈으로 볼 때는 어느 쪽 방향의 밤하늘을 보면 개기월식을 잘 볼 수 있는 건가요?

◆ 정지수> 저희가 밤 9시 쯤에 달을 봐야 되는데요. 밤 9시 쯤에 달은 동쪽 편에 가까이 있습니다. 그래서 동쪽 하늘이 조금 열려 있는 곳을 보시면 좋겠는데요. 그런데 평상시에 어디가 동쪽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흔히 생각해보시면 아침에 출근하실 때 해가 보이는 쪽을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 박재홍> 사실 그 해도 잘 보기가 힘든데요. (웃음)

◆ 정지수> (웃음)

◇ 박재홍> 요즘 스마트폰 많이 쓰시는데요. 혹시 개기월식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같은 게 있나요?

◆ 정지수> 네. 여러 가지 천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셔도 좋고요. 아니면 나침반 같은 것들을 사용하셔서요. 정확히는 개기월식을 볼 수 있는 위치가 약간 동남쪽이거든요.

◇ 박재홍> 동남쪽이요.

◆ 정지수> 그쪽 방향으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아파트나 주택 사시는 분들은 개기월식을 볼 때 어디가 명당인가요?

◆ 정지수> 천체 관측할 때 명당은 주위에 가리는 게 없는 곳이 제일 좋은 자리입니다. 그래서 옥상, 공원이나 운동장 같은 곳에서도 충분히 관측이 가능하니까요. 그런 곳을 가셔서 맨눈으로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말씀 들으니까 굉장히 개기월식이 우리 생활 주변에 가까이 있는 것 같네요. 학예사님은 그러면 어떻게 보실 거예요? 5개월짜리 아기도 있으신데요.

◆ 정지수> (웃음) 5개월짜리 아이랑 보기는 좀 힘들 것 같아서요. 저희 박물관에서 아이들을 모집해서 하나의 1박 2일이라는 행사 프로그램을 하는 아이들과 같이 보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학예사님 설명 들으면서 보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네요. 사실 개기월식이 신기하기는 한데요. 저 같은 일반 사람은 이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지 않습니까. 천문학적으로 이런 것들이 중요한 현상인가요?

◆ 정지수> 예. 과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건 어떤 것에 대해서 궁금함을 가지게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런 특이한 현상들은 왜 그럴까를 많이 연구를 하다 보니까 달에 대해서, 우주에 대해서 더 많이 알 수 있게 됐습니다. 달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면 아주 큰 도전의 시작, 또는 새로운 경험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이 개기월식을 우리 자라나는 청소년들, 아이들이 열심히 보면서 과학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꿈나무들이 많이 나타나면 좋겠네요. 그런데 이번에 개기월식응ㄹ 놓치면 3년이나 더 기다려야 된다면서요?

◆ 정지수> 예. 이 월식은 특정한 주기를 가지고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비해서 이번에 온 건 조금 빨리 다가온 편이고요. 그래서 그 다음에 우리 대한민국에서 볼 수 있는 월식은 3년 뒤가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이번을 놓치면, 잠깐 9시에 졸면 3년을 더 기다려야 되는 거네요. (웃음)

◆ 정지수> (웃음) 그렇습니다.

◇ 박재홍> 꼭 내일 저녁 9시. 정확히는 8시 54분부터 12분간 펼쳐지는 우주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말씀 재미있게 잘 들었어요. 고맙습니다.

◆ 정지수>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의 정지수 학예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