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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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성주 (前 수원여대 교수협의회장)

-총장 신변보호 용역비를 교수보고 갚으라?
-임용권 가진 학교 요구 거부하기 힘들어
-갹출 이번이 세 번째, 고소고발 난무
-존폐위기? 적립금 20~30억, 재단 돈많아
지난주 수원여대측이 전 총장이 횡령한 돈을 교수 등에게 갹출 형식으로 메꾼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지원이 중단되지 않도록 총장이 빼돌린 돈을 교수들이 채워놓은 꼴이 됐는데요. 학교 측은 ‘절대 강요는 아니었고 자발적인 모금이었다’,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수원여대의 황당 모금 논란. 진실은 무엇일까요? 문제제기에 나선 수원여대 교수 측의 입장을 들어봅니다. 이성주 수원여대 전 교수협회장을 연결하죠.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성주>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수원여대에서 최근 전 총장의 횡령금액 환수에 쓰일 돈을 교수들에게 걷어갔다'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데. 전 총장이 어떤 비리, 횡령에 연루됐던 건가요?
◆ 이성주> 수원여대가 2010년도부터 학내 분규가 심하게 있었습니다. 2011년도에 학내분규가 심하게 진행되자 외부의 용역업체들을 고용해서 총장의 신변 보호를 하는 그런 황당한 일이 일어났어요. 그런데 그 용역의 고용비용을 교비로 사용했다는 겁니다.
◇ 박재홍> 그래서 학교가 용역업체를 위해서 지불한 돈이 어느 정도였던 거예요?
◆ 이성주> 한 4억 9900만원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굉장히 많네요.
◆ 이성주> 네.
◇ 박재홍> 그래서 이재혁 전 총장은 교비 횡령 관련해서 재판을 받았죠?
◆ 이성주> 네, 받았습니다. 그리고 1심에서 법정 구속이 돼서 현재도 구속 중에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럼 학교가 필요했던 돈은 어떤 돈이었습니까? 용역업체에게 줬던 돈을 다시 채워 넣어야 했던 그런 상황인가요?
◆ 이성주> 그렇죠. 예. 교비로 쓸 수 없는 돈을 썼기 때문에 교육부에서 환수조치를 내리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교육부에서 특성화 전문대학 육성사업에 대한 지원비가 있는데 작년부터 매년 5년 동안 30억씩 수원여대에 지원을 해 주는 돈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횡령 건과 맞물려서 교육부가 지원금에 대해 집행중지를 내리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그래서 이걸 다시 집행할 수 있도록 교수들에게 갹출을 요구했죠.
◇ 박재홍>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갹출을 요구했던 겁니까?
◆ 이성주> 총장과 행정 보직 교수들이 학과장들을 모아놓고 학교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 돈이 없으면 학교가 어려워진다. 그러니까 교수가 모금을 해야 한다’고 얘기를 했는데요. 학교는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슈퍼갑입니다. 특히 인사권하고 임명권이 학교 측에 있기 때문에 학교측에서 요구하는 돈을 안 내겠다고 버틸 수 있는 교수들이 없는 거죠. 그래서 자발적인 모금이라고 했지만 실질적인 강요가 있었던 그러한 모금이 아니었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박재홍> 실제로 모금 참여율은 얼마나 됐습니까?
◆ 이성주> 전임 교원이 한 100여 명 정도 되고요. 여기에 반발할 수 있는 분들은 예전의 교수협의회의 임원 몇 분 정도가 아닌가. 나머지는 다 내시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거부한 교수는 얼마나 됩니까? 말씀하신 교수협의회 임원들 정도라고 하셨는데.
◆ 이성주> 한 10여 명 안팎인 것 같습니다.
◇ 박재홍> 10여 명 안팎이요?
◆ 이성주> 네.
◇ 박재홍> 그러면 100여 명 정교수 중에서 10여 명 안팎만 거부할 수 있었던 거면 한 90% 이상이 돈을 낸 거네요.
◆ 이성주> 그렇죠.
◇ 박재홍> 그러면 교수님 한 분당 얼마를 내라고 했습니까?
◆ 이성주> 이번에는 500만원씩 갹출하도록 그렇게 요구를 했습니다.
◇ 박재홍> 500만원이요? 어휴.. 굉장히 큰 돈인데 실제로 동료교수들이 모금 요구를 받으시고 동료들끼리 “아, 이게 무슨 상황인가”라고 말씀을 나누셨을 것 같은데 실제로 동료들은 어떤 말씀을 하셨어요?
◆ 이성주> 이건 남이 만들어놓은 일을 우리가 해결해야 된다는 그런 부분하고. 또 하나는 이런 억울한 일에 대해서 어떠한 행동도 하지 못한다는 그런 자괴감 같은 것들이 많이 있었죠. 문제 제기를 하지도 못하고 앞으로도 할 수도 없을 것 같은, 앞으로 또 1000만원 모금 요구를 해도 어쩔 수 없이 응해야 될 것 같은 그런 마음이죠.
◇ 박재홍> 처음에 500만원이었지만 1000만원을 달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돈을 내야 될 것 같은 그런 무력감...
◆ 이성주> 말씀하셨듯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세 번째인데...
◇ 박재홍> 잠깐만요, 처음이 아니었다? 그전에도 계속 있었다?
◆ 이성주> 네, 처음이 아닙니다.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1997년도에는 학교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기부금을 받았습니다. 300만원씩. 그래서 6억 8000만원이라는 돈을 만들었는데 이 돈이 어디 갔는지 저희는 알 수가 없죠. 그리고 최근에는 2014년도에 지하주차장 공사를 하다가 공사비가 과다계상이 됐어요. 과다계상이 된 것을 교육부의 감사결과에서 적발되어서 환수조치하라는 금액이 역시 2억 8000만원이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교수님들이 283만원씩 모금을 해서 지난 2014년 3월에 학교에 또 모금을 해서 냈죠.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 박재홍> 말씀을 듣다 보니까 계속 참 어떻게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나. 계속 의문이 드는데요. 학교 측에서는 이런 반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제작진이 문의한 결과, ‘어떻게든 횡령 금액을 환수하려고는 했는데 교육부가 재단전입금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해서 교수들에게 고통분담 차원에서 요구를 했던 거다’ 이런 주장인데요. 반론해 주실까요?
◆ 이성주> 일단 이 부분은 제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교육부에서 재단전입금을 건드리지 말하고 했다는 것은 ‘너희들이 제대로 원인을 제공한 사람에게서 환수를 해야지, 너희들 돈으로 내서는 안 된다’는 뜻인 걸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통 분담은 저희들이 용역 쓰면 안 된다고 학생들까지 나서서 전체적으로 시위를 했어요. 그런데 총장의 신변보호를 위해서 부당하게 쓴 돈을 저희들한테 또 갚으라고, 대신 갚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고통분담입니까? 강압이죠.
◇ 박재홍> 그런데 학교 측의 이런 반론도 있습니다. ‘당시 상황이 너무 급박했다. 교육부가 지원금을 끊게 될 경우 학교가 존폐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다’라면서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었는데. 이 이유는 어떻게 보세요?
◆ 이성주>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교에 돈 많습니다. 적립금만 한 번 봐도요. 매년 한 20억~30억씩 해서 하면 적립금만 해도 무수히 많습니다. 돈 때문은 아닙니다.
◇ 박재홍> 돈이 없다는 학교의 말은 거짓일 가능성이 많다는 말씀이시고.
◆ 이성주> 네, 맞습니다. 저희 학교 옆에 수원남부경찰서가 있는데 그 경찰서에서 수원여대라고 하면 진저리를 칠 정도로 고소고발이 남발이 됐습니다. 거의 모든 직원들은 한 번씩 다 고소고발을 당했었고요. 그런데 이제 직원들이 열심히 학교에 대항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교직원들이?
◆ 이성주> 네. 문제제기를 한 직원 14명이 지난 2월에 파면, 해임을 당했는데요. 그분들이 매일같이 학교 앞에서 시위하고 있고 교육부에서 시위하면서 행동을 하고 있고요. 저희는 내부적으로는 좀 어렵기 때문에 교수들이 외부의 힘을 빌려서 좀 대응하려고 합니다.
◇ 박재홍> 교수님도 이제 전 교수협의회 회장이셨는데 지금은 학교에 안 계신 상황이죠?
◆ 이성주> 네, 제가 2월 2일자로 파면이 되었습니다.
◇ 박재홍> 앞으로 교수님들이 외부와의 연대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빠른 시간 안에 수원여대가 정상화되고 교수님들이 또 강의실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생기면 좋겠네요. 교수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성주>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이성주 수원여대 전 교수협의회 회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