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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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9(목) "모터쇼 진상들, 대포 카메라로 몰래 찰칵찰칵"
2015.04.09
조회 73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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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지영 (자동차 큐레이터)



‘자동차 엔진 소리만 들어도 두근거린다.’ ‘날렵한 차체에 넋을 잃는다.’ 이런 증상을 겪는 자동차 마니아들을 위한 축제죠. ‘2015 서울모터쇼’가 열리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그동안 모터쇼는 제품과 기술보다는 레이싱 모델들이 주목받는 이른바 '모델쇼다', 이런 지적이 많았는데요. 그런데 요즘은 모터쇼가 달라졌다고 합니다. 차를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차에 대해 이야기기해주는 사람, 일명 자동차 큐레이터가 모터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열기 넘치는 모터쇼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자동차 큐레이터 이지영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 이지영> 안녕하세요. 자동차 큐레이터 이지영입니다.

◇ 박재홍> 예전에는 모터쇼하면 남성들의 축제다, 이렇게까지 말했었는데요. 요즘에는 가족 단위, 그리고 여성들도 많이 온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그렇습니까?

◆ 이지영> 제가 2013년에도 참여하고, 2015년에 두 번째로 모터쇼를 하고 있는데요. 이제는 가족행사같이 아예 시간을 빼놓고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차도 많이 보시고요. 요즘 부스마다 이벤트가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것도 참여해서 보니까 남자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여성분들이나 아이를 동반한 부모님들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모터쇼에 등장하는 여성이라고 하면 예쁜 레이싱 모델을 많이 생각하시는데요. 제가 지금 차 큐레이터라고 소개했습니다. 차 큐레이터는 어떤 역할을 하시는 분인가요?

◆ 이지영> 일반적으로는 그동안 예쁜 모델분들이 차 옆에 서 계셨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조금 다르게, 차를 좀 더 쉽게 설명해드리려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보통 차를 사러 대리점에 가면 차의 사양이 어떻고.. 그런 부분이 많이 어렵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러한 부품이나 차에 들어가는 옵션들에 대한, 그러니까 차의 사양을 듣기 쉽게 이야기하면서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 사람들이죠.

◇ 박재홍> 그러니까 미술관에서 그림을 해설하는 분들처럼, 차에 대해서 소개하고 차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시는 분들이네요.

◆ 이지영> 그렇죠. 미술관에 있는 분들도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서 그들의 감정이나 스토리를 이야기하잖아요. 저희도 차 옆에서 이 차가 언제 출시돼서 어떤 느낌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부분 때문에 우리가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는 겁니다.

◇ 박재홍> 공부를 많이 하셔야겠는데요.

◆ 이지영> 진짜 많이 해요.(웃음)

◇ 박재홍> (웃음) 외울 것도 많고요.

◆ 이지영> 네. 사실 저도 여자다 보니까.. (웃음) 이제는 좀 수월해졌는데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정말 한 달 넘게 밤새 공부했던 것 같아요. 엔진 같은 건 저희한테는 정말 다 새롭잖아요. 처음에는 정말 공부를 많이 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수능을 한 번 다시 볼 걸 그랬습니다.(웃음)

◇ 박재홍> 공부하시면서 어떤 내용이 제일 힘드셨어요?

◆ 이지영> 특히 그런 것 같아요. 엔진처럼 차의 겉모습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부분들 있잖아요. 그러니까 연비라든지 엔진이 계속해서 발전을 해 왔어요. 최고 진화된 엔진을 설명할 때 예를 들면 그게 ‘6기통이다, i-VTEC이다, VCM을 탑재했다.’ 지금 들으셔도 잘 모르시겠죠?

◇ 박재홍> 저도 모르기 시작하고 있어요. (웃음)

◆ 이지영> 이걸 처음에 받아보면 저희는 정말 당황하거든요. 그래서 이걸 저희만 알고 끝내는 게 아니고 설명을 해 드려야 하니까요. 한 번, 두 번 계속 곱씹어보고 풀어보고 하거든요. 역시 그런 기술적인 부분이 좀 어려웠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이러한 직종이 외국에도 있나요?

◆ 이지영> 제가 알기로 서울모터쇼에 2013년에 처음 자동차 큐레이터가 등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서울모터쇼와 뉴욕모터쇼가 같이 진행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쪽(뉴욕)에서는 이런 식으로는 진행되지 않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 박재홍> 두 군데에서 함께 동시에 진행되는데 한국에서 열리는 모터쇼에만 큐레이터들이 열심히 활약하고 있다, 이런 말씀이네요. 이렇게 자동차를 소개하는 걸 라인업쇼라고 하잖아요. 현장에서 설명 듣는 관객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 이지영> 우선 신기해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앞에 카메라도 있고 저희가 그래도 예쁜 표정을 지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세요. 실제로 라인업쇼가 끝나면 차 주위에 많이 몰려드세요. 그러니까 그전에 봤던 차와 좀 다르게 느껴지나봐요. 그래서 더 가까워지는 것 같고요.

◇ 박재홍> 그런데 모터쇼가 모델쇼다, 이런 비판들이 있었는데요. 큐레이터가 등장하면서 모터쇼 분위기와 문화도 좀 바뀔 수 있겠네요?

◆ 이지영> 이미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올해 저희처럼 차를 설명해주는 분들이 많이 생겼고요. 기존에 모터쇼 하면 옷을 야하게 입는다,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렇지 않고 모델스럽게 다 계세요. 그래서 이제는 옛날같이 그런 쇼를 위해서 보러 오시는 분들보다는 정말 가족과 하나의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 오는 분들이 많아서 이미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예전에는 자동차 큐레이터가 없고 레이싱 모델만 있었던 시절에는 차에는 별로 관심 없고 레이싱 모델 사진만 찍으러 오는 분들도 있지 않았습니까?

◆ 이지영> 맞아요.

◇ 박재홍> 사다리까지 갖고 오시는 분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그랬어요?

◆ 이지영> 지금도 계시는 것 같아요.

◇ 박재홍> 아, 지금도요?

◆ 이지영> 자동차 큐레이터는 사실 전문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포즈를 취하진 않거든요. 그래도 가끔 정중하게 '이래이래서 설명을 잘 들었습니다. 기념사진 찍어도 돼요?' 이런 식으로 말씀을 여러 차례 하시면 저희도 찍어드리거든요. 그런데 몰래 찍어가는 분들이 계세요.

◇ 박재홍> 몰래요? 아까 사다리도 말씀하셨는데요. 혹시 이번 모터쇼에도 직접 보셨어요? 사다리를 가지고 와서 사진 열심히 찍는 분들이요?

◆ 이지영> 많으세요.

◇ 박재홍> 아, 많아요?

◆ 이지영> 많으세요. (웃음)

◇ 박재홍> 그리고 또 대포 같은 카메라를 갖고 오는 분들도 계시다고요. 대포같이 앞이 긴 카메라요.

◆ 이지영> 네. 정말 쉽게 볼 수 없는 전문가용 사진기라고 하나요? 렌즈가 굉장히 큰 것들도 많이 갖고 오시더라고요.

◇ 박재홍> 사다리, 대포카메라까지 갖고 오는 분들께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 이지영> 그러니까 모델을 찍으시든, 차량을 찍으시든 다 좋은데요. 어쨌든 차량과 같이 있는 모든 분들은 예쁜 모습으로 찍혔으면 좋겠으니까요. 몰래 찍으시더라도 꼭 예쁜 모습만 찍어주시고 안 예쁜 건 지워주시면 참 감사하겠습니다.

◇ 박재홍> (웃음) 이지영 씨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찍힌 사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거 보셨어요?

◆ 이지영> 뒤에서 느낌이 나요. 찍히는 느낌이 나거든요. 참 말씀드리기도 그렇고, 안 하기도 그렇고 그런 경우가 좀 있어요.

◇ 박재홍> 사진 찍을 때는 좀 같이 찍어주시면 좋겠다.

◆ 이지영> 네. 예쁜 모습만. (웃음)

◇ 박재홍> (웃음)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고요. 또 행사 마지막까지 열심히 잘 하시면 좋겠네요. 고맙습니다.

◆ 이지영>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열기 넘치는 모터쇼 현장에서 일하는 분이죠. 자동차 큐레이터 이지영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