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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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면 베스트? 어머니룩 반전 케미 폭발 정은지!
- 가면 거부해서 몇번을 다시 만든 출연자는...
- 가면 제작, 재봉틀 아닌 완전 수작업으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재근 ('복면가왕' 가면 디자이너)

요즘 장안의 화제인 예능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 ‘복면가왕’. 그런데요, 만약 이 프로그램에서 가면이 없었다면, 가면이 있었더라도 그냥 무난하고 밋밋했다면 아마 지금처럼 화제가 되지는 않았을 겁니다. 가면들의 이름도 범상치가 않아요. 클레오파트라는 클레오파트라인데 '화생방실의 클레오파트라'고요. 메밀꽃 필 무렵 대신에 '모기향 필 무렵'이고, 체리는 체리인데 '입 돌아간 체리', 뭐 이런 식입니다. 도대체 이 기발한 가면을 만드는 사람은 누굴까. 얼마나 재미있는 사람이기에 특별한 가면을 만들 수 있을까, 참 궁금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가면계의 황태자, 디자이너 황재근 씨 직접 만나보죠. 황 선생님 안녕하세요?

◆ 황재근> 네, 안녕하세요. (웃음)

◇ 김현정> 가면계의 황태자, 소개 마음에 드세요? (웃음)

◆ 황재근> 제가 황 씨인 건 맞습니다, 태자인 건 모르겠네요. 가면계의 황재근이라고 해 주세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시작부터 재치덩어리세요. 우선 가면에 대한 궁금증부터 여쭐께요. 혼자 만드시는 겁니까?

◆ 황재근> 저랑 어시스트랑 같이 만드는 건데요. 중요한 작업은 직접 제가 하죠.

◇ 김현정> 재봉틀로 하는 거예요? 어떻게 하는 거예요?

◆ 황재근> 손으로 다 해야 돼요. 수정할 일이 되게 많거든요. 사이즈라든가 이런 것들, 그런데 기계로 하게 되면 다 뜯어서 다시 해야 되니까 수작업으로 하죠.

◇ 김현정> 엄청난 정성이 들어간 거네요. 제작하는데 얼마나 걸립니까?

◆ 황재근> 진짜 오래 만드는 건 일주일 걸리기도 하고, 서너 시간에도 만들고 그래요.

◇ 김현정> 제일 빨리 만든 건 어떤 가면?

◆ 황재근> 빠른 게 쉬워서 빨리 만든 게 아니라, 시간이 몰려서 하게 되면 초인적인 스피드로 다다다다~ 만들어요. 그래서 빨리 만든 거지. 대충 만든 건 하나도 없어요.

◇ 김현정> 어떻게 만드신다고요? (웃음)

◆ 황재근> 막~ 시간에 쫓겨서, 다다다다다다 만들죠. (웃음)

◇ 김현정> (웃음) 가장 애착이 가는 가면은 뭔가요?

◆ 황재근> 아, 되게 어려운 질문인데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애착가요. 주로 가왕 가면들 쓰시고 보여주시는 부분이 아무래도 많고 하니까 많이 기억을 해주시는 것 같고, 저도 여러 번 보게 되니까 조금 더 애착이 생기게 되죠.

◇ 김현정> 그러면 가면을 더 돋보이게 했다, 하는 출연자, 누구 있습니까?

◆ 황재근> 글쎄요. 정은지 씨가 쓰셨던 거요.

◇ 김현정> 에이핑크의 정은지 씨?

◆ 황재근> ‘어머니는 자외선이 싫다고 하셨어.’

◇ 김현정> 아, 몸빼바지 같은 거 입고 썼던 가면...

◆ 황재근> 주로 여배우분들이나, 여자 스타분들은 예쁘게 나오는 걸 선호하세요. 그런데 정은지 씨가 과감하게, 그 어머니 룩을, 빈 물통까지 익살스럽게 설정을 하셨는데, 노래도 정말 감동적으로 잘 하셔서, 반전에서 오는 그런 케미스트리가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반대로, 딱 가면을 줬을 때 ‘세상에 제가 어떻게 이런 가면을 씁니까, 말도 안 돼요.’ 하는 출연자들도 혹시 있었을까요?

◆ 황재근> 어... 거의 없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거의 없다는 건 있기는 있다는 건데요?

◆ 황재근> 예. 있기는 있었어요. 두 분 계셨던 것 같아요. 배우 분들은 아무래도 본인이 보여줘야하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래서, 그 이미지 하고 너무 안 맞다 싶으면 좀 다른 걸 해 주셨으면 하는 이런 건 있어요.

◇ 김현정> 그때 바꿔주셨어요 아니면 설득하셨어요?

◆ 황재근> 설득을 해보려고 했으나 안 돼서 다시 만들었습니다.

◇ 김현정> 진짜요? 다시 만든 적이 있군요.

◆ 황재근> 몇 번 있었어요. 또 어느 분 같은 경우는, 가면은 마음에 드신다고 하셨는데, 본인이 입고 싶으신 옷과 가면을 맞춰달라신 분이 계셨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내가 이 옷을 꼭 입어야겠으니 가면을 좀 맞게 바꿔달라?

◆ 황재근> 네. 꼭 그 옷을 입으시겠다고 하셔가지고요.

◇ 김현정> 결론은 어떻게 났나요?

◆ 황재근> 결론은 다시 만들었어요(웃음).

◇ 김현정> 그나저나 원래 가면을 전문으로 만드는 디자이너가 아니시라면서요?

◆ 황재근> 저는 패션 디자이너고 가면을 전문으로 만드는 가면 전문 디자이너는 없죠. 우리나라에.

◇ 김현정> 제가 조사를 좀 해보니까, 이분이 엄청난 분이더라고요. 세계 3대 디자인 스쿨 중에 하나인 벨기에의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를 한국인 최초로 졸업하셨어요. 한마디로 스펙이 빵빵한 분, 맞습니까?

◆ 황재근> 가방끈이 길죠.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런데 예능 프로그램에 가면을 만들어달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선뜻 받아들이셨어요?

◆ 황재근> 네. (웃음)

◇ 김현정> 망설여지진 않으셨어요?

◆ 황재근>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재미있겠다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 김현정> 지금은 아예 다른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도 하시잖아요.

◆ 황재근> 네.

◇ 김현정> 화제가 크게 되고 있는데. 패션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디자이너계의 반응은?

◆ 황재근> 디자이너 선생님들은 굉장히 고고하고 도도할거라 생각하시는데, 다들 좋아해주시고요. 저는 다방면으로 이런거, 저런 걸 시도해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약간 모험을 좋아하는 기질이 있어요. 그리고 구미가 당긴다 하면 해봐야지 안 하면 후회하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무조건 해 봐요.

◇ 김현정> 세상 모든 일에 도전하는 디자이너군요.

◆ 황재근> 네. 그런데 ‘마이리틀텔레비전’도 그렇고 ‘복면가왕’도 그렇고, 디자이너의 영역에서 보여줄 수 있으면서도 예능이 곁들여지는 그런 부분이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디자이너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죠.

◆ 황재근> 디자이너의 신분을 벗어던지고 하는 그런 게 아니고, 그런 말이 있잖아요. 디자인테이너.

◇ 김현정> 디자인테이너?

◆ 황재근> 엔터테이너적인 부분이 있어도, 디자이너 영역안에서. 이런게, 저는 되게 재미있어요.

◇ 김현정> 짧은 인터뷰 들으시면서도 여러분 느끼셨을 거예요. 이분이 보통 재능있는 분이 아니구나, 옷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쪽에서도 엄청나게 톡톡 튈 분이다, 이 생각을 다들 하실 것 같네요.

◆ 황재근> (웃음) 감사하죠. 그런데 이게 그냥 제 평소 모습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자연스러워서 더 재미 있습니다.

◆ 황재근> 절 보고 재밌다고 해주시는데, 전 항상 이 모습인데 웃긴다해주셔서 감사해요 (웃음)

◇ 김현정> 모든 사람에게 유쾌함을 주는, 피식 피식 웃게 만드는 ‘가면’도 좋고요. 황재근 씨 입담도 좋고요. 참 기분 좋습니다. 앞으로 꼭 만들어보고 싶은 꿈의 가면이 있으신가요? 나 이것만은 정말 만들어보고 싶다는 가면?

◆ 황재근> 되게 멋있는 가면 한번 해 보고 싶어요.

◇ 김현정> 멋있다는게 뭔가요?

◆ 황재근> 멋있다는 게, 지금은 아티스틱하거나 혹은 약간 좀 어려운 그런 가면은 만들 기회가 없어요.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 레이디 가가 같은 가수가 ‘복면가왕’에 출연한다고 한다면...

◇ 김현정> 레이디 가가한테 씌워줄 수 있을 법한 그런 가면?

◆ 황재근> 네, 파격적인.

◇ 김현정> 복면가왕 담당PD한테 레이디 가가 섭외 빨리 들어가라고 해야 되겠는데요. (웃음) 유쾌합니다, 황재근 씨. 앞으로도 정말 재미있는 가면, 멋진 가면, 파격적인 가면 계속 잘 만들어주시고요. 도전,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겠습니다.

◆ 황재근> 네,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복면가왕’의 가면 디자이너입니다. 황재근 씨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