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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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9/23(수) 이태원살인사건 母 "속살까지 떨린 18년.."
2015.09.23
조회 89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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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복수 (피해자 故조중필 어머니)



-패터슨 송환, 잠 한 숨 못 자
-이제는 에드워드도 송환해야
-키큰 청년만 봐도 아들 생각에..
-진범 잡을 때까지 눈 못 감아


1997년 발생한 이태원 햄버거가게 살인사건. 여러분 기억 하시죠? 이태원의 한 햄버거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중필 씨가 흉기로 무참히 살해를 당했습니다. 당시 화장실 안에는 단 두 명이 있었습니다. 재미동포 에드워드 리, 그리고 미군의 아들인 패터슨. 검찰은 에드워드 리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재판을 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 패터슨은 미국으로 떠나버리죠. 그런데 재판 결과 에드워드 리는 무죄 판결을 받습니다.

범인은 화장실에 있던 두 명 중에 한 명. 즉 에드워드 리 아니면 분명 패터슨인데 패터슨은 이미 도주를 해서 수사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런데 18년 만인 오늘 새벽, 패터슨이 미국에서 드디어 송환됐습니다. 피해자 조중필 씨의 부모님은 오늘 아침 어떤 심경일까요? 어머니 이복수 씨를 직접 연결해 보죠. 어머님, 나와 계십니까?

◆ 이복수> 네.

◇ 김현정> 한잠도 못 주무셨죠?

◆ 이복수> 예, 못 잤습니다.

◇ 김현정> 잠을 청해도 안 오죠?

◆ 이복수> 잠을 청해도 안 오고 그냥 새벽 2시 반부터 일어나서 이것저것 잡일했습니다.

◇ 김현정> 새벽 2시 반부터... 공항에는 안 다녀 오셨어요?

◆ 이복수> 공항에는 안 갔어요. 공항에 가면 그냥 내가 그놈 마중 나가는 것 같고 그래서 안 나갔어요.

◇ 김현정> 공항에 가면 내가 그놈 마중나가는 것 같아서.. 가서 욕이라도 한바가지 시원하게 해 주고 싶은데 그렇게 놔두지도 않고 하니까..

◆ 이복수> 지나간 다음에 악 써봐야 아무 소용도 없더라고요.

◇ 김현정> 어머니, 아들이 그렇게 가고. 용의자를 한국에 데려오기까지 18년이나 걸렸네요.

◆ 이복수> 네.

◇ 김현정> 심경이 어떠세요?

◆ 이복수> 가만히 있어도 속살이 막 떨려요. 그러는데 어제 또 이러니까 그냥 가슴이 막 뛰고 그냥.. 이제 한국에 와서 처벌을 받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분해서 또 그래요.

◇ 김현정> 18년이나 지났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속살이 떨리세요?

◆ 이복수> 그럼요. 18년이 아니라 내가 이제 죽어야 끝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아들 생각하면 속살이 떨리지 않을 수 없겠네요. 18년이 아니라 28년, 38년이라도..

◆ 이복수> 그럼요, 어느 부모나 자식이 앞서가면 다 그러는데.. 아파서만 죽어도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겠어요. 그런데 이건 그냥 생떼 같은 아들 멀쩡한 아이 소변 보는 걸 생면부지 알지도 못하는 놈들이 칼로 찔러 죽여놨으니 얼마나 기가 막히고 원통해요.

◇ 김현정> 어머니, 결국 18년 만에 패터슨이 왔습니다. 조심스럽지만 그 당시 얘기를 제가 조금만 해볼게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 에드워드 리 아니면 패터슨 둘 중에 하나가 범인인 건 분명한데. 서로 나는 아니라고 하는 상황이잖아요.

◆ 이복수> 그러니까 우리는 기가 막히죠. 미국 국적을 가졌다고 다 나가버렸으니까요. 한국에서는 추적하는 것도 못하더라고요, 주민등록번호가 없으니까.

◇ 김현정> 외국인이니까요.

◆ 이복수> 아주 그냥 여러 군데를 쫓아다니면서 요청해도, 애는 있는 대로 애먹고 답답하더라고요.

◇ 김현정> 어머니, 패터슨이 한국에 왔으니까 어쨌든 직접 한번 만나셔야죠?

◆ 이복수> 만나야죠. 재판을 받을 때 만나든가, 어떻게든 만날 기회가 있을지 그건 모르겠지만...

◇ 김현정> 얼굴 보면, 제일 먼저 뭐라고 하고 싶으세요?

◆ 이복수> 선량한 사람을 왜 죽였냐. 아무 이유도 없이 그랬으니까요. 그런 걸 물어보고 싶어요. 뭔 마음으로 찔러 죽였나...

◇ 김현정> 도대체 우리 아들이 뭘 잘못했기에 한번 얼굴 본 적도 없는 우리 아들을...

◆ 이복수> 사람이에요, 그놈들이?

◇ 김현정> 그러니까요. 오늘 아침에 들으셨을지 모르겠지만 공항에 들어와서 기자들이 물어보니까 패터슨이 ‘내가 여기에 왜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나는 범인이 아니라고 지금도 이렇게 주장을 하는 모양입니다.

◆ 이복수> 그러니 사람 죽이고 뻔뻔스러운 놈들이지. 그러니까 그 에드워드 그놈도 같이 들어와야 될 거 아니에요. 증인을 서든 뭘하든. 우리 생각 같으면 두 놈이 다 나쁜 놈이니까 공범으로 해서 집어넣었어야 됐는데..

◇ 김현정> 그러네요. 이제 에드워드 리가 증인이든 뭐든 조사하려면 또 한 번 들어와야 되는데. 그 사람 데리고 오는 것도 문제겠네요. 또 걱정이시겠어요.

◆ 이복수> 그렇죠. 미국 시민권 갖고 있다니까.

◇ 김현정> 그렇죠. 18년 지났으니까 우리 아들 조중필 씨 살아 있었다면 지금 몇 살이죠?

◆ 이복수> 그때 24살이었으니까 42살이네요. 결혼해서 아기 낳고 잘 살고 있을 텐데. 키가 좀 크고 홀쭉한 사람을 보면 ‘아이고 우리 중필이도 저만 했었는데’ 맨날 그 생각하고 그랬어요. 이제 젊은 사람을 보면 예사로 보이지도 않았어요. 중필이하고 계속 비교가 되고 그래서..

◇ 김현정> 다 우리 아들 같아서.. 그런데 제가 한 3, 4년 전에 어머니 한번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때 어머니 음성하고 지금 비교해 보면 어머님, 참 많이 늙으셨어요.

◆ 이복수> 올여름에 아프고 늙었죠. 몇 년을 허리, 다리가 아파서 치료받으러 다녔는데. 수술하고 나서 한 3개월 됐으니까 집에서 겨우 밥은 차려 먹죠.

◇ 김현정> 어머니, 우리 아들 그 범인 잡을 때까지 범인이 마땅한 대가 받을 때까지 우리 어머님이 건강하셔야 됩니다. 그거 다 보셔야 합니다.

◆ 이복수> 봐야죠. 내가 그것도 못 보고 죽을 것 같아서 걱정을 좀 했어요.

◇ 김현정> 건강 잘 챙기시고요. 무엇보다 우리 어머니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잘 챙기시고요.

◆ 이복수> 언론에서도 신경 좀 써주세요.

◇ 김현정> 그렇게 하겠습니다. 저희 관심 끄지 않고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어머니, 힘 내세요.

◆ 이복수> 네, 한 좀 풀어주고 언론들이 노력을 해 주세요.

◇ 김현정> 어머니, 오늘 건강도 안 좋으시고 힘든 상황인데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복수>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감사합니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 조중필 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