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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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세현 (사진작가)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한 사진관으로 가보겠습니다. 지금 서울 광화문에 가면 ‘희망사진관’이라는 이름의 작은 부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사진관이니까 당연히 사진 작가들이 앉아서 사진도 찍어주고 머그잔이나 티셔츠 사진 새겨서 팔기도 하고 그러는 거죠. 이게 도대체 왜 화제인가 싶으실 텐데요. 이 사진작가들, 이분들은 모두 노숙인들입니다. 그런데 사진은 수준급입니다. 어떻게 된 건가 했더니 바로 우리나라 최고의 사진작가죠. 조세현 씨에게 교습을 받은 애제자들이라고 하네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사진작가 조세현 씨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조 선생님 안녕하세요.
◆ 조세현>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전지현, 이정재, 권상우, 고소영, 송승헌 이런 분들하고 같이 작업하시는 그 조세현 씨가 맞으신 거죠? (웃음)
◆ 조세현> (웃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무슨 대학에서 강의하신 게 아니라 노숙인들을 가르치셨어요?
◆ 조세현> 제가 외국, 영국에서 지금 노숙인 사진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사진 작가를 만드는 프로그램인데. 제가 몇 해 전에 그거를 한번 보고 많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가능하지 않을까 사진작가라는 당장의 직업도 구할 수 있겠다 해서 제가 이 프로그램을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일종의 재능기부를 하신 거군요.
◆ 조세현> 네.
◇ 김현정> 이름이 ‘조세현의 희망프레임.’ 그러면 지금까지 배출된 제자가 몇 명이나 되나요?
◆ 조세현> 한 3기니까 70명 정도...
◇ 김현정> 시작하신 지가 얼마나 되신 건데요?
◆ 조세현> 지금 한 3년째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3년째, 노숙인들이 사진에 관심이 많으세요? 제가 이 질문을 왜 드리냐면 자립을 위한 거라면 사실은 사진보다도 바로 돈이 되는 기술, 미용이라든지 구두수선이라든지 이런 것을 더 선호하실 것 같은데.
◆ 조세현> 아니요, 이거는 바로 돈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가요?
◆ 조세현> 1장 찍어서 3000, 4000원 받고 있거든요.
◇ 김현정> 머그잔에 넣기도 하고 티셔츠도 넣기고 하고.
◆ 조세현> 그거는 7000원이고요. (웃음) 쉬운 것보다는 조금 하드 트레이닝을 시키죠.
◇ 김현정> 바로 이분들이 자립할 수 있을 정도의 그런 확실한 기술도 알려주시는 거군요.
◆ 조세현> 그렇죠. 요즘 또 어떤 시대인가요? 조금 잘못 찍으면, 이런 말은 뭐하지만 원 바탕을 떠나서 사진사가 잘못했다고 얘기하고 따지잖아요.
◇ 김현정> (웃음) 자기 얼굴 생각을 안 하고,
◆ 조세현> 그런 일이 또 사진 실력뿐만 아니라 화술이라고 그래야 되나요? 그런 것을 좀 익혀야 돼요.
◇ 김현정> 맞아요. 중요한 부분이에요. 이분들이 어차피 비즈니스로 사진 배우시는 분들이니까. 그런 것까지 다 신경을 써주시네요. 좋네요. 대단하십니다. 조 선생님, 사실 사진이라는 게 사람의 시선, 생각, 철학 이런 게 고스란히 담기는 거잖아요. 노숙생활 하신 분들은 어떻게 보면 가장 밑바닥, 삶의 벼랑 끝까지 경험했던 분들이라.
◆ 조세현> 그때 한 2년 전이었는데요. 그분은 실제로 자살까지도 생각했던 노숙인이었는데 그 숲에서 날아오르는 새를 까마귀인가 까치를 찍은 게 있는데 사진에 대해서 설명을 해 보라고 했더니 자기도 이 사진을 배우는 과정에서 저 새처럼 새로운 세계로 날아가고 싶다고 지금도 그 사진이 아주 선명하게 그분의 얼굴과 함께 생각이 납니다.
◇ 김현정> 그야말로 진정성을 담은 사진이네요, 그 사진은. 제가 또 기억에 남는 게 연예인들이 스타들이 입양아를 안고 찍은 사진들 전시회. 그 전시회를 매년 하시잖아요.
◆ 조세현> 올해로 14년째 되었습니다.
◇ 김현정> 벌써 14년이나 됐습니까?
◆ 조세현> 네.
◇ 김현정> 이거는 처음에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입양아들과 스타, 이 조합이 사실은 좀 낯설거든요.
◆ 조세현> 저도 처음에 입양아 문제를 인식하게 되면서 뭔가 도와야되겠다.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단순히 사진만 가지고 힘들더라고요. 그런데 첫 회는 정말로 입양아이들 사진만 찍었습니다.
◇ 김현정> 아이들 사진만.
◆ 조세현> 아이만. 그런데 그만두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그 해에 굉장히 사람들이 주목을 하고 관심을 많이 가져서 무심코 저는 부탁을 했어요. 몇 분들한테. 그런데 흔쾌히 앞장서주겠다고 그게 아마 제가 힘이 되어서 지금 이렇게 한 14년째 그 일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처음 14년 전에 선뜻 ‘좋습니다. 하겠습니다.’라고 했던 스타들이 누구시죠?
◆ 조세현> 인순이 씨, 권상우 씨도 있었고요. 지성 씨도 있었고요.
◇ 김현정> 지성 씨도 있었고. 인순이 씨 어제 이 시각에 출연하셨어요. (웃음) 이렇게 마음 따뜻한 분들만 줄줄이 출연하는 코너네요, 이 코너.
◆ 조세현>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갑자기 떠오르는 질문 하나. 좋은 사진은 어떤 사진인가요?
◆ 조세현> 영혼이 있어야 되지 않냐. 그 수많은 인물이 각자 다 자기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듯이 개성이 있는 자기만의 영혼이 담긴 그런 사진. 또 영혼이라는 건 자기 마음을 눈으로 표현하거든요. 눈이 아름다운 사진이 진짜 또 아름다운 사진이 아닌가 이런 말씀 좀 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눈이 원래 예쁘게 생겨야 되는 거예요, 크고?
◆ 조세현> 그렇죠. 그건 중요하죠. 중요합니다. 그래서 좀 우스갯 얘기지만 만약에 성형수술이 필요하시면 눈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하시라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 김현정> 제가 눈이 작거든요. 그래서 사진을 찍으면 항상 좀 그래요. 실물보다 좀 그래요. 어떻게 찍혀야 예쁘게 찍힐 수 있는 겁니까? 잘 찍힐 수 있는 건가요.
◆ 조세현> 크기도 중요하겠지만 눈의 표정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눈의 표정. 왜냐하면 사람이 눈을 감았다가 갑자기 눈을 떠도 눈을 쳐다보잖아요. 사람이 가장 먼저 보는 게. 첫 인상도 눈이고 그런데 눈에 들어가는 표정, 감정이 그냥 생긴 것보다도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희노애락이라는 것도 사람의 감정도 눈을 통해서 표현되거든요. 그러니까 눈 속에 어떤 감정. 그게 더 중요한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작고 크고 예쁘고 못생기고 그 문제는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 조세현> 그것도 이제 두번째로 아마 중요할 수 있겠습니다마는. 그것보다는 어떤 순수한 감정이 드러나는 눈이 아마 가장 아름다운 눈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예쁘고 밉고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영혼을 좀 담아서.
◆ 조세현> 긍정적인.
◇ 김현정>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찍으면 그 사진이 좋은 사진이다 이런 말씀이에요. 앞으로 또 어떤 일들을 계획하고 계세요?
◆ 조세현> 이제는 조금 보통 사람들 눈을 더 많이 찍고 싶어요, 제 카메라의 방향을. 그래서 시골장터, 우리들의 모든 어머니 같은 분들. 특히 한 분씩, 한 분씩 꾸준히 작업해서 선물로 드리고 싶고 제가 꼭 개인이 가지는 게 아니라 그것은 더 평범한 사람들쪽으로 카메라를 향하고 싶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조세현 사진작가와 말씀 나누다 보니까 사진이 단순한 기술, 예술 정도가 아니라 이게 삶이구나 영혼이구나 이런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해 주시고요.
◆ 조세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름다운 사진가, 착한 사진가로 남아주십시오.
◆ 조세현> 네, 감사합니다. ‘희망사진관’ 응원 많이 해 주십시오.
◇ 김현정>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조세현> 네.
◇ 김현정> 사진가 조세현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