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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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목) 보디빌더 인순이 "대회 직전 남몰래 펑펑 울었다"
2015.10.01
조회 1175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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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인순이 (보디빌더 대회 출전한 가수)



오늘 10월의 첫날입니다. 새로 무언가를 다짐하거나 목표 세우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아마 오늘 만나볼 이분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의지가 더 불끈 솟아오르실 겁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가수 인순이 씨가 올해 59이세요. 딱 1살 모자란 나이인데 이번에 세계적으로 역사가 깊은 보디빌딩대회에 도전해서 퍼포먼스 부문에 2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가요계 디바에서 몸짱 보디빌더로 깜짝 변신한 가수 인순이 씨.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인순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 인순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웃음)

◆ 인순이>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퍼포먼스 분야 2위, 수상자로 인순이 딱 호명됐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 인순이> 굉장히 좋기는 좋았어요. 어쨌든 그거라도 붙었으니까. (웃음) 본대회에서는 10위권 안에도 못 들었어요.

◇ 김현정> 잘하셨어요. 프로도 아니신데. 이 정도면 정말 잘하신 거죠. (웃음) 제가 앞에서 실례지만 연세를 잠깐 언급했습니다.

◆ 인순이> 그러니까요.

◇ 김현정> (웃음) 쉰아홉.

◆ 인순이> 아니되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최고령 참가자셨던 겁니까?

◆ 인순이> 그렇죠. 제 바로 밑이 50살이더라고요.

◇ 김현정> 9살 차이.

◆ 인순이> 그 친구랑 같이 옆에 있었는데 저 때문에 용기를 얻는다고. (웃음)

◇ 김현정> (웃음) 사실 저는 사진으로 인순이 씨 모습을 봤는데 우리 청취자분들 중에는 못 보신 분들도 많을 것 같아서 제가 이제 상상하실 수 있게 잠깐 설명을 드리자면. 외국 배우죠. 비욘세라든지 스칼렛 요한슨 이런 몸매를 상상하시면 바로 그 몸매가 바로 지금 인순이 씨 몸매입니다. (웃음) 저는 정말 감동할 지경이었거든요.

◆ 인순이> 저도 감동이었어요, 사실은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러시죠?

◆ 인순이> 사실 3개월 동안 너무 힘들었어요, 사실은. 운동을 하루도 안 빼먹고 매일 갔었어야 했고 그다음에 음식 조절이 1500칼로리, 1200칼로리, 마지막주는 닭가슴살에 야채에 고구마 이렇게만 또 먹기도 했었고요.

◇ 김현정> 하루 성인 권장 칼로리가 2000칼로리거든요. 사실은 우리가 그것보다 더 먹는데 하루에 1200칼로리, 1500칼로리를 드시면서 공연이며 뭐며 그걸 다 소화하셨다고요?

◆ 인순이> 네. 공연할 때는 진짜 너무 힘들었어요. 그리고 자꾸 살이 빠지니까 뱃심이 없어지잖아요. 그래도 아주 다행히 삑사리 없이 공연들마다 그래서 마무리를 짓기도 했어요.

◇ 김현정> 음이탈 없이. (웃음)

◆ 인순이> (웃음) 음이탈 없이요. 우리 전문용어죠, 삑사리는. (웃음)

◇ 김현정> (웃음) 인순이 씨. 아니, 뭐 제가 한가한 분이 도전했다고 하면, 보디빌딩에. 별로 놀라지 않았을 텐데. 사실 인순이 씨 하면 지금도 말씀드렸지만 공연이 한해에도 수백개 줄줄이 기다리는 정말 왕성하게 활동하는 분인데. 왜 보디빌딩에 어떻게 도전하게 되신 거예요?

◆ 인순이> 그게 사실 메르스가 올 때쯤에 전국투어 공연이 있었어요. 메르스가 오는 바람에 한 일주일을 앞두고 전 공연이 다 취소가 됐어요.

◇ 김현정> 봄에 그랬죠, 그랬어요.

◆ 인순이> 그리고 며칠 지나서 제가 제 모습을 보니까 리모콘을 잡고 계속 그것만 잡고 있는 거였어요, 하루 종일이요.

◇ 김현정> 소파에 누워서 리모콘을 잡고 옆에 과자 같은 거 하나 놓고 계속 늘어져 있는 모습.

◆ 인순이> 이러면 안 되는데, 안 되겠다, 나와의 싸움을 시작해야 되겠다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거울 앞에다가 ‘이렇게 있다가는 잊혀진다.’ 그다음에 ‘나를 스스로 컨트롤하고 싶다.’ ‘나는 나를 이기고 싶다.’ 이런 걸 갖다가 계속 붙여놓고 그다음에 그렇다면 뭘 할 것인가. 운동을 해보자, 그건 혼자의 싸움이니까. 그리고 매일 운동을 했죠.

◇ 김현정> 저도 휴일에 보면 제 모습이 딱 그 모습이거든요. 소파에 누워서 채널 돌리면서 딱히 뭘 보는 것도 아닌데 하루 종일 뒹굴뒹굴. 그렇다고 해서 내가 운동을 해야겠구나, 정신 바짝 차려야지. 나를 이겨봐야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이게 쉽지가 않은데, 대단하세요.

◆ 인순이> 사실 그런 걸 뭔가 하려면 이유도 많고 핑계도 굉장히 여러 가지가 많아요.

◇ 김현정> 나는 평소에 바쁜 사람인데, 나 피곤한 사람인데, 뭐 이런.

◆ 인순이> 그리고 또 어떤 때는 생각하면 또 그래, 내 나이가 내년 또 고비를 넘어가면 더 운동하기 힘든 나이가 될 수 있는데 지금 내가 운동을 해서 나를 만들어놓고 나면 내년부터는 내가 지키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운동을 해야 될 이유를 여기저기서 막 찾니까 찾는 거예요.

◇ 김현정> 나이라는 편견에 어떻게 보면 또 그 편견에 또 도전하신 거네요.

◆ 인순이> 그렇죠. 사실 마지막 주에 금요일날, 일요일날이 대회인데. 금요일날 운동이 끝나는 날이었어요. 일요일날 대회만 남았습니다라고 대표가 얘기했을 때 저 진짜 엄청나게 울었거든요.

◇ 김현정> 왜요?

◆ 인순이> 이제 이틀만 있으면 완주하는 거잖아요.

◇ 김현정> 나와의 싸움에 이기는구나.

◆ 인순이> 목표했던 것에 지쳤을 망정 포기는 하지 않았고 드디어 다 왔다, 드디어 다 왔다 이 생각을 하니까 눈물이 나서 엉엉 진짜 소리 내가면서 울었거든요. ‘나는 완주했어, 완주하고 있는 중이야. 즐겨야지’라는 거에 조금 더 많은 포커스를 뒀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자세, 무대를 즐길 줄 아는 자세. 결국 대회도 즐기셨어요.

◆ 인순이> 즐겼어요, 네.

◇ 김현정> 잘 하셨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정말 박수 쳐드리고 싶어요.

◆ 인순이> 감사합니다. 저는 이걸 하면서 제 가슴에 있는 걸 또 푼 게 있어요.

◇ 김현정> 뭡니까?

◆ 인순이> 아주 우연한 게 있어요. 우리 어렸을 때 얘기하는 오리궁둥이라고 하잖아요.

◇ 김현정> 오리궁둥이, 엉덩이가 톡 튀어나온 거.

◆ 인순이> 네, 저는 그게 너무 싫었거든요.

◇ 김현정> 오리궁둥이세요? (웃음)

◆ 인순이> (웃음) 네. 저는 제가 그게 아버지를 닮았다고 남들이 생각할까 봐 그게 나는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사실 좀 풀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운동하는 동안에 계속 힙업 운동을 시키는 거예요. 그런데 남자 선생님한테 그런 얘기를 못하잖아요. 힙업 운동 안 해야되는데라고 못하잖아요.

◇ 김현정> 저는 더 오리궁둥이 되는 거 싫습니다, 안 하겠습니다, 못 하죠.

◆ 인순이> 못하죠. 그런데 이쪽 관점에서 보면 그렇게 해야 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인순이> 제가 봐왔던 저만이 생각하고 있던 그 관점에서 조금만 돌려서 생각하면 그게 매력이었던 거예요.

◇ 김현정> 그러네요.

◆ 인순이> 단점이 이쪽에서 보면 굉장한 장점이었던 거죠. 정말 내가 도전을 해서 완주를 했다는 것도 얻었고 내가 가슴에 갖고 있던 약간의 무지한 편견을 또 깼다는 것도 얻은 거예요. 그래서 이런 일 하나하나가 세상을 살 때도 교훈이 되고 배움이 되고 깨우침이 되는 거죠.

◇ 김현정> 인순이 씨, 왜 이렇게 멋지세요?

◆ 인순이>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정말 하나하나가 울림이 됩니다. 좋아요. 이제 나이에 대한 편견도 깨셨고 우리 이 세상에 많은, 다음에 뭐 도전하실 거예요? 뭘 깨실 생각이세요?

◆ 인순이> 모르겠어요. 깰 거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웃음) 망치를 갖고 다니면서 깰까요.

◇ 김현정> (웃음) 깰 거 있으면 제보 넣겠습니다.

◆ 인순이> 네, 네. (웃음)

◇ 김현정> 혹시라도 가슴속에 이거 하나는 꼭 내가 해봐야겠다고 은연 중에라도 품고 계신 게 있다면?

◆ 인순이> 백두대간이요.

◇ 김현정> 어떤 거요?

◆ 이택수> 백두대간을 걷고 싶어요.

◇ 김현정> 백두대간.

◆ 인순이> 올 초에 가려다가 발을 다쳐서 못갔거든요. 저는 백두대간을 완주하는 게 제 또 저의 목표입니다.

◇ 김현정> 인순이 씨, 백두대간에서 휴대전화 터지는지 모르겠는데. 혹시 백두대간 정상에 섰을 때 그때 저랑 한번 인터뷰 하시죠.

◆ 인순이> (웃음) 좋습니다.

◇ 김현정> (웃음) 약속하셨습니다.

◆ 인순이> 약속해요.

◇ 김현정> 그 꿈을 또다시 응원하고요. 오늘 멋진 인터뷰 고맙습니다.

◆ 인순이>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축하드립니다.

◆ 인순이>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수 인순이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