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0/16(금) [훅!뉴스] 용인 캣맘 사건, 우리는 이것을 놓쳤다
2015.10.16
조회 129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민철 (기자)

김현정의 뉴스쇼 금요일의 코너, 권민철의 ‘훅!뉴스’입니다. 기자가 파고드는 뉴스의 진실. ‘훅!뉴스’. 오늘도 권민철 기자가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권 기자.

◆ 권민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여러 가지 사건이 풍성했던 한 주인데. 사건이 풍성한 건 좋은 일은 아닙니다마는 우리 ‘훅!뉴스’에서 들여다봐야 할 뉴스도 그만큼 많았어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오늘은 어떤 걸로 정하셨습니까?

◆ 권민철> 소리부터 들려드릴까요?

◇ 김현정> 이게 무슨 소리죠?

◆ 권민철> 고양이 울음소리죠.

◇ 김현정> 고양이 울음소리. 그렇다면 어떤 사건을 다루려고 하시는지 알겠네요.

◆ 권민철> 아파트 위에서 날아온 벽돌을 맞아 숨진 용인 캣맘 사망사건 관련 이야기 오늘 준비했습니다.

◇ 김현정> 용인 캣맘 사망사건. 오늘이 사건 발생 열흘째입니다.

◆ 권민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제일 궁금한 건 범인이 도대체 왜 안 잡히는 거죠?

◆ 권민철> 용의자가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사건 장소가 18층짜리 아파트라서 범행 시간대에 벽돌 투척 가능한 집에 머물러 있던 사람만 20여 명이나 됩니다. 경찰은 아주 조심스럽다 이런 반응인데요. 들어보시죠.

◆ 경찰> 하여튼 누구한테 피해가 가지 않아야 되겠다. 항상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거고요.

◆ 권민철> 경찰은 열흘간 탐문 조사하고. 집안에 동일한 벽돌 흔적 등도 살폈지만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열흘 동안 밝혀낸 건 뭡니까?

◆ 권민철> 일단 벽돌이 자연낙하하지 않고 누군가 던졌을 것이라는 점은 발견됐고요.

◇ 김현정> 그냥 떨어뜨린 게 아니라 힘 줘서 던졌다.

◆ 권민철> 그렇습니다. 그리고 낙하궤적, 떨어진 지점 등을 근거로 이 아파트 5, 6호 두 라인에서 던졌을 것이라는 점. 또 안방, 베란다에서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발견했습니다.

◇ 김현정> 저는 여기에서 안방이라는 부분에 주목이 되더라고요. 그러니까 거실도 아니고 안방이라는 장소는 외부인, 손님이라든지 혹은 누가 배달을 와서라든지 이런 식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장소는 아닌 거잖아요.

◆ 권민철> 만약에 그랬다면 누군가가 집안으로 들어가서 던지고 나와야 되는데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죠.

◇ 김현정> 그렇죠.

◆ 권민철> 용인 서부 경찰서 최관식 형사과장 설명 들어보시죠.

◆ 최관식> 제가 보는 것도 마찬가지고 국과수에 오신 분들도 그렇게 얘기하고. 안방, 베란다쪽에서 던졌을 것이다.

◇ 김현정> 거짓말 탐지기는 오늘부터 씁니까?

◆ 권민철> 그렇습니다. 이제 당사자 동의가 필요한 건데. 20여 명 모두 일단 동의를 했습니다. 이외에도 그제 진행했죠. 3차원 모의실험 결과, 벽돌 투척 예상 지점이 나오면 그 집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들어갈 계획입니다.

◇ 김현정> 아직은 압수수색은 못한 거군요, 그러니까.

◆ 권민철> 아직 안 했죠.

◇ 김현정> 처음에는 이 피해자가 길 고양이 집을 지어주다가 변을 당했기 때문에 아마 캣맘이라는 게 이유가 아닐까. 길고양이 때문에 살해당한 게 아니냐, 이렇게 가능성이 높다고 봤었어요.

◆ 권민철>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아파트단지에서 길고양이로 인해 주민들간의 갈등이나 마찰이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으로 반복적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관할 경찰 지구대 관계자 설명입니다.

<인서트>
◆ 권민철> (전화통화) 그쪽 주민들간에 그런 고양이 문제로 갈등이 생겼을 때 혹시 112 전화 같은 게 오지 않냐는 거죠.
◆ 관할 경찰 지구대 관계자> 저희 근무할 때 그런 거 없었는데.
◆ 권민철> (전화통화) 경위님은 거기 얼마나 근무하셨어요?
◆ 관할 경찰 지구대 관계자> 지금 좀 됐는데요. 그 내용은 처음 듣고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캣맘 활동으로 인해서 갈등이 전혀 없던 아파트에서 갑자기 사람을 캣맘 활동 때문에 살해하기라는 건 뭐 그럴 수도 있긴 있겠습니다마는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을 수 있겠다. 이 부분을 우리가 지금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얘기네요.

◆ 권민철> 다른 원한 관계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죠. 경찰도 이 사건을 길고양이와만 연결지어 수사하지는 않고 있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다시 형사과장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인서트>
◆ 형사과장> 원한이라든지 뭐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 않습니까? 벽돌을 화단까지 가서 버려야 되는데 안 하고 던질 수도 있는 부분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는 거기 때문에.

◇ 김현정>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다, 이 점을 분명히 하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사과정에서 길고양이와 관련된 범행일 가능성을 조금 더 높게 보고 있는 건 사실이고요.

◆ 권민철> 길고양이 문제로 우리 사회에서 사건사고가 과거에도 많았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실 조금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길고양이 학대 사건들 많았어요.

◆ 권민철> 가령 독극물을 탄 먹이를 주거나 아파트 지하실에 가둬서 굶겨 죽이거나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뜨리거나 아니면 나뭇가지로 찔러 죽인 사건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얼마 전 이 시간에 출연했던 한국고양이보호협회 박선미 대표의 이야기 간추려봤습니다.

<인서트>
◆ 박선미> 길고양이를 이렇게 잡아다가 처형하듯이 목을 매달고 얼굴을 불에 태우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산 채로 배를 갈라서 새끼랑 다 죽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임신 중이었던 길고양이를요.

◇ 김현정> 저도 들으면서 소름이 끼쳤을 정도로 끔찍한 사례들을 많이 얘기해 주시더라고요. 이렇게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범죄도 있고 캣맘 길고양이 돌보는 사람들을 상대로 한 폭력도 비일비재하다면서요?

◆ 권민철> 그분들이 먹이를 준다는 이유로 폭행을 하거나 욕설을 하는 그런 갈등은 이미 일상화됐습니다. 이런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 비화하는 경우도 많고요.

◇ 김현정> 이걸 약자에 대한 혐오 범죄로 보는 전문가들 관측도 있더라고요.

◆ 권민철> 그렇습니다. 그들이 약자이니까 무작정 싫어하는 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경험은 현장 캣맘들이 느끼는 바이기도 하고요. 서울에서 활동 중인 캣맘 김보경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인서트>
◆ 김보경> 사람들이 뭔가에 대해서, 동물이고 이런 것들 약자를 해하면서 충족을 하는 것 같은데. 그거에 반항하지 못하는 그런 약자인 동물들을 죽이는 거라고 보거든요.

◇ 김현정> 이번 사건 또한 이런 범죄에 들어갈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번 사건의 피해자한테 책임을 전가한다, 이런 기현상도 생기고 있다, 이건 무슨 얘기입니까?

◆ 권민철> 사고 원인을 엉뚱하게 피해자에게 돌리는 이른바 피해자 책임전가라는 건데요.

◇ 김현정> 피해자 책임전가 현상.

◆ 권민철> 고양이보호협회 박선미 대표 설명 들어보겠습니다.

<인서트>
◆ 박선미> 회원님들이 지금 그런 얘기를 들으셨어요. 어떤 남성분이 와서 어제도 다투셨는데. 뉴스 봤냐고 죽기 싫으면 고양이밥 주지 말라고. 모방범죄도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부분이거든요.

◇ 김현정> 당신들이 잘못해서 이런 범죄를 당할 짓을 했다, 이런 식으로 피해자한테 책임을 전가한다, 이런 얘기군요.

◆ 권민철> 그렇죠.

◇ 김현정> 왜 우리 사회에 이런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가 생겼을까요?

◆ 권민철> 길고양이는 특유의 울음소리 때문에 소음공해를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울음소리 때문에 심지어 정신질환을 앓게 된 경우도 있다고 하고요. 울음소리는 주로 발정기 때 나오는데요. 특이한 것은 고양이는 교미하지 않으면 발정기가 지속된다고 합니다. 서울의 한 동물병원 원장 설명 들어보시죠.

<인서트>
◆ 동물병원 원장> 발정기 때 교배를 안 시켜주면 계속 울어요. 계속 발정이 와요. 개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오거든요.
◆ 권민철> (전화통화) 강아지, 개는.
◆ 동물병원 원장> 그런데 고양이는 계속 와요, 교배가 될 때까지.

◇ 김현정> 여기서 궁금해지는 게 실제 길고양이 개체 수가 어느 정도 파악되고 있죠?

◆ 권민철> 애완 고양이를 빼면 길고양이만 전국적으로 약 100만마리 정도 되는 걸로 추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비공식적인 추산일 거예요. 사실 고양이는 번식력이 아주 강하거든요.

◆ 권민철> 좀 전에 말씀드린 발정기 주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고양이는 생후 6개월부터 번식이 가능한데. 1년에 4번 정도가 번식이 가능합니다. 한 번에 4마리씩 낳는다고 치면 1년에 16마리씩은 낳는다는 얘기죠. 새끼가 다시 새끼를 낳기 때문에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겠고요.

◇ 김현정> 이 고양이 울음소리뿐만 아니라 위생문제 때문에 싫다, 또 이런 분들도 계세요.

◆ 권민철> 길고양이가 음식 쓰레기를 뒤지는 경우죠. 또 병원균 매개 동물이라는 인식도 사람들 머리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하지만 길고양이도 생명체입니다. 이렇게 범죄의 대상, 무참히 죽어도 상관없다 이건 절대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 사회에서 길고양이로 인한 갈등도 줄이고 생명체에 대한 어떤 범죄도 줄일 수 있는 방법, 대안은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 권민철> 무엇보다 길고양이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고요. 그런데 실제로 선진국에서는 중성화 수술, 이걸 TNR이라고 하는데 이게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중성화 수술을 하게 되면 발정기 울음소리가 없어지고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7년 전부터 지자체에서 본격적으로 이 중성화 수술들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산발적으로 TNR 수술을 해서는 별로 효과가 없다는 건데요. 동물병원 원장 설명 들어보시죠.

<인서트>
◆ 동물병원 원장>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 때문에 그 집단에서 80% 이상 고양이를 중성화를 시키잖아요. 그럼 걔네들이 다른 지역에서 넘어오는 고양이를 방어를 해요, 못 넘어오게. 그러면 그 고양이 개체수가 조절이 되는 거죠. 10마리 있는 데서 1마리 데려오면 그건 TNR 사업이 아니거든요. 중성화수술을 하는 의미가 전혀 없어지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이게 그러니까 중성화수술을 한 개체가 무리에서 다수면 중성화수술을 안 한 고양이들을 소외시키고 배제시키고.

◆ 권민철> 영역 동물이기 때문이죠.

◇ 김현정> 반대로 무리에서 중성화 수술을 한 개체수가 많으면 그 나머지를 배제시키는, 소외시키는, 이런 습성이 있다는 얘기군요.

◆ 권민철> TNR을 하려면 한꺼번에 해야 한다, 이런 설명입니다.

◇ 김현정> 그런 얘기군요. 중성화사업만으로 다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이 캣맘 문제, 어떻게 해결이 돼야 할까요?

◆ 권민철> 캣맘의 활동이 따라서 중요하다는 뜻이겠죠. 길고양이 돌보는 것도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라서 캣맘 활동을 일종의 자원봉사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의 시각을 바꿔야 된다는 거죠.

◆ 권민철> 그렇습니다. 캣맘이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응원의 대상이고 격려의 대상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캣맘들도 길고양이 밥만 줘서도 곤란합니다. 이분들이 길고양이 중성화수술 필요성을 깨닫고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교육시킬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 김현정> 아무리 중성화수술을 한다고 해도 길고양이가 완전 사라지는 게 아닌 이상 누군가는 돌봐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는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들의 활동도 중요하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 권민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범인이 빨리 잡혀야겠습니다.

◆ 권민철> 조만간 잡히기를 바랍니다.

◇ 김현정>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 오늘 ‘훅!뉴스’에서 용인 캣맘 사건, 들여다봤습니다. 권민철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권민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