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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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9(수) 윤무부 "뇌진탕, 다리골절.. 투명유리에 괴로운 새들"
2015.12.09
조회 112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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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

여러분 도로에 설치된 투명 방음벽 다들 아시죠? 그러니까 주민들이 차 소리 때문에 시끄러울까 봐 도로를 따라서 쭉 설치해놓은 플라스틱 벽인데요. 그런데 이 투명방음벽에 부딪혀서 죽는 새들이 많다는 것도 알고 계십니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의원이 조사를 해보니까 지난 4년 동안 전국 야생동물 구조치료센터에 접수된 충돌사례만 무려 6034건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솔부엉이, 황조롱이, 소쩍새 같은 천연기념물도 포함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참 이게 하루 이틀 된 일도 아니고 그래서 방지스티커도 붙이고 이러는 걸로 아는데 왜 해결이 안 되는 건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분과 함께 짚어보죠. 새 하면 이분이죠. 새박사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윤무부> 안녕하세요. 새와 함께 사는 조류학자 윤무부입니다.

◇ 김현정> (웃음) 새와 함께 사시는 윤무부 박사님. 요새 투명방음벽에 부딪혀서 죽는 새들이 실제로 그렇게 많습니까?

◆ 윤무부> 예상 외로 요즘에 지나가다가 부딪혀서 뇌진탕으로, 또 다리를 부러져서 죽고. 또 어떨 때는 눈이 퉁퉁 부어가지고 떨어져 죽고 그래요. 그래서 이거 어떻게 하면 될까 저도 많이 고민하죠.

◇ 김현정> 실제로 충돌해서 죽는 새들, 어떤 케이스들 목격하셨어요?

◆ 윤무부> 대개 별장 같은 데 통유리를 쓰거든요. 바깥에서는 거울 같아요. 그래서 얘들이 거울에 비치는 근처의 연못이나 나무나 숲을 판단을 잘못해서, 부딪혀서 많이 희생이 돼요.

◇ 김현정> 통유리 보고 부딪히는 케이스도 있고 또 어떤 것들 보셨어요?

◆ 윤무부> 대개 빌딩, 큰 빌딩. 그 다음에 세 번째는 등대.

◇ 김현정> 등대도요?

◆ 윤무부> 등대가 철골로 돼 있잖아요. 시멘트나. 그 세 가지에 부딪혀요.

◇ 김현정> 등대도. 그 넓은 바닷가에 무슨 장애물이 있을까 하고 날던 새들이 시멘트로 된 등대에 부딪혀서 죽는 경우, 이런 경우도 많습니까?

◆ 윤무부> 외딴섬에 가면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옛날 1920년도는 일본 사람들이 칠발도, 전남 신안의 칠발도에 와서 하루에 얼마나 죽냐를 세어보니까 하루 저녁에 7가마의 새가 죽었어요.

◇ 김현정> 그 정도군요.

◆ 윤무부> 죽은 새가 많죠. 그다음에 이제 남산의 빌딩 같은 데 그건 최근에 한 60마리씩. 그 다음에는 조그만 별장 같은 곳, 대개 통유리잖아요, 바깥이. 통유리에 부딪혀서 요즘 많이 연락이 와요. 희귀한 호반새나 천연기념물 소쩍새, 걔들이 꽤 많이 죽어요.

◇ 김현정> 천연기념물 새도 예외가 아니에요.

◆ 윤무부> 그럼요. 천연기념물이 문화재예요.

◇ 김현정> 그렇죠.

◆ 윤무부> 걔들이 부딪혀 죽으니까 문제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윤무부> 그래서 최근에는 전화도 많이 오고 어떤 귀한 새가 죽었다, 무슨 새냐 물어보기도 하고. 가정집 같은 데는 대개 테이프를 붙이는 게 가장 효과적이에요. 정 안 되면 두 번째는 스피커로 소리를 내요. 새는 귀가 사람의 200배 정도 좋아요.

◇ 김현정> 제가 그 질문을 좀 드리려고 했어요, 박사님. 그러니까 자꾸 그렇게 부딪히니까 이걸 막으려고 5년 전부터 매년 3,4000장씩 스티커. 새 모양의 스티커, 맹금류, 독수리 같이 큰 스티커를.

◆ 윤무부> 특히 맹금류를 싫어하니까.

◇ 김현정> 방음벽에다 붙이는데. 그 정도로는 부족한 걸까요? 그렇게 많이 부딪히는 걸 보면?

◆ 윤무부> 대개 한 3m 간격으로 붙이면 돼요.

◇ 김현정> 3m 간격으로 붙이면 되는데 지금은 그 정도로 잘 못하고 있거든요. 그게 문제군요.

◆ 윤무부> 그렇게 하셔야 돼요. 그러면 거의 8, 90%의 효과를 볼 수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그 스티커를 촘촘히 붙이면 된다. 그런데 새 모양 스티커가 아니라면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요? 빌딩이나 이런 곳에.

◆ 윤무부> 그 다음에는 새소리 녹음이나 사람의 시끄러운 소리를 틀면 돼요. 새는 사람이 천적이에요. 소리를 듣고 도망가기 때문에, 녹음을 해서 틀면.

◇ 김현정> 큰 소리를 내야 됩니까?

◆ 윤무부> 아니, 너무 크면 옆집에서 싫어하죠.

◇ 김현정> 조그맣게 틀어놔도 다 알아듣고 도망가요?

◆ 윤무부> 새는 귀가 약 사람의 200배 돼요.

◇ 김현정> 귀가 그렇게 밝은. 그래서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 그런 속담이 나온 거군요.

◆ 윤무부> 예. 새가 새대가리가 아니다..

◇ 김현정> (웃음) 그러면 스티커 붙이는 방법이 있고 녹음기를 틀어놓는 방법이 있고 또 어떤 방법이 있겠습니까?

◆ 윤무부> 또 별장 같은 데 유리창에 긴 테이프를 길게. 그 다음에 색깔 있는 것도 좋고. 검정은 더 좋아요. 길게 붙여놔요, 끝까지. 그렇게 해 놓으면 새가 절대 창에 부딪혀서 죽지는 않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새 모양 테이프를 붙이기가 곤란한 빌딩이라든지 이런 곳에는 색깔 테이프만 쭉 해 놔도 방법이 된다.

◆ 윤무부> 그런 데도. 외국에 보니까 긴 로프를 한번 감아놓더라고요.

◇ 김현정> 로프를 감아놓는 방법도 있고. 알겠습니다. 새들이 1년에 1200마리가 발견이 될 정도로 거기에는 천연기념물도 다수 포함될 정도로 새 충돌사고가...

◆ 윤무부> 새는 뭐 자기들은 천연기념물인지 모르니까.

◇ 김현정> (웃음) 모르니까요. 그런 사고가 많다고 해서 오늘 특별히 모셔서 방법들을 찾아봤는데. 아니, 박사님, 전에 저희 프로그램 나오셔 가지고 비둘기들 약 놔서 일부러 죽이지 말아라 걔네들이 무슨 죄냐 이러셨던 거 저는 아직도 그 말씀이 기억에 남거든요.

◆ 윤무부> 비둘기가 우리에게 해를 주는 게 아니고. 인간이 환경을 만들죠.

◇ 김현정> 그러니까요. 요즘은 새들 보면서 무슨 생각 제일 많이 하세요?

◆ 윤무부> 요즘 희귀한 새들이 자꾸 죽어가요. 두루미나 고니나 흑두루미, 백두루미 이런 희귀한 새들이 점점 줄어요.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 윤무부> 환경이 나빠지니까 알을 덜 낳고 그 다음에 서식지 파괴로 아주 알을 못 낳는 아이들이 있어요. 불임이에요, 불임. 농약을 먹으니까. 그리고 미꾸라지 먹는 애들은, (요즘) 미꾸라지가 논에 어디 있어요.

◇ 김현정> 없죠, 요즘은 농약 때문에.

◆ 윤무부> 나라에서 얻어주면 좋을 텐데. 먹을 게 없어요. 미안하게 생각하죠. ‘미안하다’ 그러죠. 내가 새를 가지고 밥을 먹는 사람이. 새가 없으면 저는 실업자죠. 그러니까 항상 우리 사람이라 생각 하고 살아가면 돼요. 사람하고 똑같아요.

◇ 김현정> 새들한테 미안하다, 이런 말씀 하신다고요.

◆ 윤무부> 그럼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아침 새 이야기 새 박사 윤무부 박사님과 함께 나눠봤습니다. 건강하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윤무부> 감사해요. 또 전화해도 돈 안 받아요, 인터뷰값.

◇ 김현정> (웃음) 고맙습니다. 경희대학교 명예교수시죠. 새 박사 윤무부 박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