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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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창기 ('4할 타자' 홍승우 선수 아버지)

-프로 입단 기량이지만 2년간 대입실패
-수시기간 전에 이미 합격명단 나돌아
-연고대는 1억 5천, 인서울은 8천만원
-감독은 입시 브로커, 신적인 존재
3년 전 우리 야구계를 들끓게 했던 야구 입시비리, 또 터졌습니다. 이번에는 대한야구계의 명문 라이벌이죠. 연세대와 고려대가 동시에 수사선상에 올라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이 사건은 고교 야구리그에서 최고 수준으로 꼽히던 홍승우 선수가 연세대, 고려대에 2년 연속 낙방을 하면서 크게 불거지기 시작한 겁니다. 오늘 홍승우 선수의 아버지, 홍창기 씨의 증언을 들어보죠. 아버님, 나와계십니까?
◆ 홍창기>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 홍승우 선수, 고교를 졸업한 게 언제죠?
◆ 홍창기> 1년 반 좀 넘었죠. 작년 2월에 졸업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기록이 상당한 선수였다고요? 고교 시절에?
◆ 홍창기> 네. 타율이 4할 2푼 9리입니다.
◇ 김현정> 4할 2푼 9리? 그럼 거의 두 번 치면 그 중에 한 번은 안타가 맞았다는 거잖아요.
◆ 홍창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정도면 객관적으로 볼 때 고교 선수들 수준에서 볼 때 어느 정도나 되는 거죠?
◆ 홍창기> 작년에 같이 치룬 대회 전체를 봤을 때 아마 타율이 네 번째에 위치한 걸로 알고 있고요. 저희 아들보다 잘 친 아이들은 대부분 제가 알기로는 프로를 갔고요. 저희 아이하고 엇비슷한 애들은 전부 다 프로에 가 있습니다.
◇ 김현정> 고교 야구 선수들을 통틀어서 우리 홍승우 군이 4위 정도를 했고, 그 위에 1, 2, 3위 정도는 프로로 빠졌으니까 대학에 진학하는 선수들 중에는 가장 성적이 좋았던 거네요.
◆ 홍창기>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버님만 그렇게 보시는 게 아니라 사실상 고교야구를 아는 분들은 다들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요.
◆ 홍창기> 아니, 연고대는 그렇게 말 안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렇게 뛰어난 선수가 어떻게 고교 졸업하던 때에 연대를 낙방하고 그 다음해에는 고대 낙방하고, 둘 다 떨어졌어요?
◆ 홍창기> 저희는 성적이 좋기 때문에 떨어뜨리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당연히 넣었는데요. 원서를 넣기 전부터 쭉 들은 얘기지만 이미 합격 선수들이 내정되어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성적은 별로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잠깐만요. 이미 내정돼 있다라는 얘기를 누구한테 들으셨어요?
◆ 홍창기> 모든 곳에서 다 들었고요. 제가 지금 경찰에다가 제출한 자료인데요. 작년도 9월 2일자로 찍혀있는 아마야구 카페 게시글이 있습니다.
◇ 김현정> 인터넷 카페요?
◆ 홍창기> 네. 인터넷 카페에 9월 2일자에 올라온 글인데요. 정작 수시는 9월 7일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9월 2일자 글에 이미 내정된 학생들 명단이 쫙 다 올라와 있습니다. 전국에서 거의 대부분 대학교에 내정된 선수들 명단이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 카페라 함은 홍승우 선수 아버님 같은 학부모들이 모여 있는 카페인데. 이미 거기에 합격자 명단이 돌아다녔어요?
◆ 홍창기> 네, 수시 지명되기 일주일 전에 올라와 있더라고요.
◇ 김현정> 그 명단하고 최종 대학 합격자 명단하고 일치합니까?
◆ 홍창기> 서울지역은 95% 일치한다고 알고 있고요. 그리고 연대는 7명 명단이 올라와 있었는데 7명 다 합격했습니다.
◇ 김현정> 연대는 100%, 서울지역은 95%가 일치했습니까?
◆ 홍창기> 네.
◇ 김현정> 아버님은 그 당시에 그런 내정자 명단이 돌아다녔지만, ‘설마 우리 아들이 1순위인데 떨어지겠는가?’ 그렇게 생각하고 넣으신 거예요?
◆ 홍창기> 그렇죠.
◇ 김현정> 아버님, 그때 말입니다, 혹시 아버님한테 접근해서 ‘내가 좀 어떻게 잘 넣어줄 테니까 뭘 어떻게 해 보자’ 이런 유혹은 없었습니까?
◆ 홍창기> 저희는요 그런 곳에 낄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 홍창기> 야구입시는 보통 아이들이 고3 때 3월에서 5월 사이에 이미 거의 결정이 나 있거든요. 인맥이든 금맥이든 해서 이미 다 짜져 있기 때문에, 저희들을 넣어줄 수 있는 상황이 있지 않다라는 거죠. 어떤 사람도요.
◇ 김현정> 3월에서 5월이면 입시가 있기 한참 전인데, 그때 이미 인맥이나 금맥, 돈이나 인맥에 의해서 다 내정자가 결정된다?
◆ 홍창기> 네. 이것은 아주 굉장한 틀로 짜여 있어요. 사전에 얘기가 안 되면 들어갈 수 없는 그런 구조로 돼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게 참 소문으로 그쳤으면 좋았는데, 지금 막상 뚜껑을 열고 경찰이 수사를 해 보니까 실제로 돈이 오간 정황들이 지금 다 드러나고 있는 거죠?
◆ 홍창기> 그렇죠.
◇ 김현정> 얼마나 오갔다고 합니까?
◆ 홍창기> 저희가 처음에 경찰서에 들어가 봤을 때 나오는 얘기가 한 1억 5000만원, 1억원.. 이런 게 명문대학교 얘기고요. 서울권에 접근하려면 보통 한 7000~8000만원 정도라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 돈을 브로커들이 받아서 대학 감독하고 나눠 갖는 건가요?
◆ 홍창기> 제가 볼 때는 대학 감독하고 나눠도 갖고요. 그런데 대학 감독들만의 역량으로는 다 할 수 없고요. 아마 대학교 안의 관계자들, 체육위원회라든지 또는 입학에 관여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나눠 갖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과정에서 고교야구 감독들도 어떤 역할을 합니까?
◆ 홍창기> 그렇죠. 그러니까 부모들과 감독이 ‘어느 학교를 갈 거냐?’ ‘어느 학교를 해 줄 거냐?’라는 얘기들을 하는 과정에서, 결국은 고등학교 감독들이 감독 역할보다는 브로커 역할을 아주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브로커가 고교 감독인 경우가 많은 거군요.
◆ 홍창기> 그렇고 또 중간에 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동문회 사람이 있기도 하고요. 야구 관계자였던 사람도 있고요. 전직 감독들도 있고. 다양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고교 감독들의 힘이랄까요? 입시계에서 대단한 거네요?
◆ 홍창기> 거의 절대적이죠. 조금만 감독님 눈 밖에 나면 게임을 뛸 수 없고요. 지금 말하는 커넥션에 들어갈 수 없고요. 아예 대학에 접촉을 해주는 그 창구가 거의 일원화되다시피 돼 있거든요. 찍히면 그냥 끝장이라고 보시면 되죠.
◇ 김현정> 그야말로 신 같은 존재?
◆ 홍창기> 거의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아버님, 저는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부정입학을 하려고 했다면 표시 안 나게 했어야 했는데, 어떻게 고교 최고 수준의 선수를 떨어뜨릴 정도로 그렇게 대범하게 범행을 저질렀을까? 이거 어떻게 이해해야 됩니까?
◆ 홍창기> 보통 운동판에서는 뭐라고 하냐면요. ‘너네가 대학생 나이가 됐는데도 운동을 안 시키면 어떻게 할 건데? 내가 떨어뜨려서 너희 아들 운동 안 시킬 거면 고발을 하든지 맘대로 해 봐, 네 아들 인생만 망치니까.’ 이런 식인 거죠.
◇ 김현정> 고발할 테면 해봐라. 그럼 이 판에서는 당신 아들은 영원히 아웃이다? 그렇군요. 이게 아주 일부 대학의 일입니까? 만연한 일입니까?
◆ 홍창기> 제가 볼 때는 일단은 수도권에 있는 대학들은 거의 다일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지방이라고 해서 거기에서 크게 예외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까 인맥 얘기도 하셨어요. 인맥이라 하면 야구계의 인사들, 야구계의 힘 있는 사람들의 자제들이 들어가는데 또 비리가 있는 건가요?
◆ 홍창기>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고요. 일단은 지금 명문대학교 안에 보면 현직 고등학교 감독이든, 대학 감독 등등의 사람들의 자제들이 다 다니고 있고요. 매년 한두 명 이상씩은 다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것을 가지고 모두 비리라고 얘기할 수는 물론 없겠습니다마는.
◆ 홍창기> 물론이죠.
◇ 김현정> 이게 돌고 있는 소문이 있다면 이 부분도 경찰이 수사를 해 봐야 되지 않겠는가라는 문제제기를 하신 거예요.
◆ 홍창기> 네. 그쪽에서 나온 얘기에 의하면 우리 아이는 고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특정 대학에 가게 되어 있었다는 얘기들을 하고 다닌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신의 아들들이네요, 그러니까.
◆ 홍창기> 그렇죠.
◇ 김현정> 홍승우 선수의 아버지, 지금 홍창기 씨를 만나고 있는데요. 실제로 경찰에서 수사를 하면서 지금 하나둘 비리가 벗겨지고 있는 걸 보면서 우리 홍승우 선수, 홍승우 군은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 홍창기> 처음에는 너무너무 괴로워했고요. 가장 괴로웠던 것은 자기가 좋아하고 열심히 했던 운동을 못하게 되는 것 같아서 너무 슬펐고. 거기서 쌓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놓치게 되는 경우들이 발생을 해서 너무너무 많이 힘들어 했었어요.
◇ 김현정> 이 상황들을 세상에 알리면서 친구들하고 관계가 끊길까 봐요?
◆ 홍창기> 실제 끊긴 애들도 있고요.
◇ 김현정> 저는 얘기를 쭉 나누면서 쇼트트랙의 안현수 선수가 떠올랐어요. 혹시 우리 홍승우 선수도 한국 내에서 이런 문제들 때문에 치인다면, 할 수 없이 외국으로라도 가야 된다는 생각도 하고 계세요?
◆ 홍창기> 저희는 작년에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요. 여기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있어서 불가능하니까 그런 생각은 했었지만, 아들이 너무너무 친구들을 좋아합니다. 운동하는 친구들도 좋아하고 그래서, 여기서 어떻게든 기본적인 승부를 좀 보고 싶어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아버님 말씀 들으니까 그래도 단단하게 우리 홍승우 선수 잘 이겨내리라고 믿습니다. 잘 위로해 주시고요. 이렇게 용기 내서 비리 밝혀주셔서 고맙습니다.
◆ 홍창기>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교 야구 선수 출신 홍승우 선수의 아버지 홍창기 씨를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