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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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현진영 (가수)

8090 복고열풍이 식을 줄을 모릅니다. 그래서 반가운 건 그 복고열풍을 타고 돌아오는 그 시절 우리가 열광했던 가수들의 컴백소식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팍팍한 뉴스 좀 접어두고 1990년대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대중문화의 르네상스라고도 불리던 그때, 우리나라의 힙합이라는 장르를 처음 들여온 가수가 있습니다. 후드티에 희한한 바지 입고 힙합춤을 추던 그 사람. ‘현진영 Go 진영 Go’의 현진영 씨가 8년 만에 신곡을 들고 컴백 소식을 알렸습니다. 직접 만나보죠. 현진영 씨 안녕하세요.
◆ 현진영>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현진영 Go 진영 Go’ 이거 제가 하니까 영 안 되는데 한번 오리지널로 하고 시작할까요?
◆ 현진영> ‘현진영 Go 진영 Go~!!’.
◇ 김현정> 맞아요, 이겁니다. ‘현진영 Go 진영 Go’. (웃음)
◆ 현진영> (웃음) 어색합니다.
◇ 김현정> (웃음) 하면서도 어색하세요? 매일 하시는 거 아니에요?
◆ 현진영> 자주 하는데 할 때마다 어색해요.
◇ 김현정> (웃음) 무려 8년 만에 신곡을 들고 컴백하는 기분이 어떠십니까?
◆ 현진영> 오랫동안 준비를 했고요. 그래서 지금 설레고 잠도 잘 못 자요.
◇ 김현정> 잠이 잘 안 올 정도로?
◆ 현진영> 빨리 나와야 하는데 빨리 나와야 하는데 이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목이 보니까 ‘무념무상’이에요.
◆ 현진영> 네, ‘무념무상’입니다.
◇ 김현정> 어떤 곡이죠?
◆ 현진영> 재즈힙합이고요, 장르는. 소외된 계층, 그러니까 우리가 우리 세상에서 낮은 곳에 있는 분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곡이라고 해야 하나요. 일부 좀 몰상식한 권력층이나 부유층에 대한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의 생각을 얘기하는. 물론 다 그런 건 아닌데. 일부 그런 분들을 위한 곡,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실 이 곡 작업을 위해서 한 달 동안 노숙인들도 찾아다니고 만나기도 하고 그러셨다면서요.
◆ 현진영> 내가 만약에 낮은 곳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어떤 생각이 들고 어떤 얘기를 하고 싶을까라고 이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런데 저는 제 의지에 의해서 제가 실수를 해서 절벽 끝에 서 본 적은 많잖아요. 그렇지만 이제 낮은 곳에 계신 분들에 대한 부분은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라 그것을 한번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그분들이 사는 환경이라든가 또 그분들이 생각하는 것.. 그리고 또 꼭 노숙하시는 분들만 낮은 곳에 계신 건 아니지만 어쨌든 그분들의 어떤 삶을 경험해 보고 싶어서 한 달 정도 서울역에서 같이 노숙하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또 겪고 자리싸움하면서 귀도 물어 뜯겨보고. 또 새벽에 일찍 밥도 이제 같이 가서 배식도 받아서 먹어보고, 무료배식하는 데 가서, 이런 거 다 해 보면서 친하게 된 상황에서 그분들의 얘기를 또 듣고 그분들이 살아온 얘기, 왜 이렇게 됐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그분들이 생각하는 지금 세상, 그분들이 생각하는 현재의 어떤 문제들, 이런 것들을 듣다 보니까 ‘무념무상’이라는 곡이 그렇게 해서 나오게 됐죠.
◇ 김현정> 정말 낮은 곳에서. 귀도 정말 물어 뜯겨 보셨어요?
◆ 현진영> 네. (웃음)
◇ 김현정> 제대로 체험하셨네요, 정말.
◆ 현진영> 거기는 자리를 원래 있던 주무시는 분들 자리를 가면 큰일나요.
◇ 김현정> 그런 게 있군요. 그러니까 나름의 질서가 있는데. 거기 갑자기 낯선 외부인이 들어가니까.
◆ 현진영> 그렇죠.
◇ 김현정> 그런 것들이 있고.
◆ 현진영> 거기도 하나의 그냥 작은 사회라고 보면 돼요.
◇ 김현정> 그러다가 나중에는 다 친해지셨어요?
◆ 현진영> 다 친해졌죠. 다 친해져서.
◇ 김현정> 누군지 그분들이 아세요, 알아보세요? 현진영이라는 거?
◆ 현진영> 아시는 분도 있었어요.
◇ 김현정> (웃음) 거기에서 공연도 해 보셨어요? ‘현진영 Go 진영 Go?’
◆ 현진영> (웃음) 그런 건 할 수 없죠.
◇ 김현정> (웃음) 그건 아니고.
◆ 현진영> (웃음) 저도 적응하기가 힘들었어요. 2주 동안은 적응하기가 힘들었고. 추운 겨울날 가는 바람에 진짜 그 새벽을 보내는 게 너무너무 고통스러웠고.. 무슨 노래하고 이럴 겨를이 없었어요.
◇ 김현정> 거기서 느낀 그 밑바닥의 경험, 소외된 분들의 느낌을 이 곡에 담아서 만든 노래, ‘무념무상’. 그런데 아까 현진영 씨가 말씀하셨듯이 정말 현진영 씨도 다사다난, 우여곡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분 아닙니까? 그렇죠? 일단은 90년대 데뷔하자마자 인기가 엄청났어요. 그때 인기가 어느 정도였냐면, 본인이 말씀하시기가 좀 쑥스러우실 테니까 제가 말씀을 드리면, 온갖 수학여행, 오리엔테이션, MT 가면 전부 모자 뒤집어쓰고 똑같은 춤을 췄어요.
◆ 현진영> 그랬죠.
◇ 김현정> 기억나세요, 그때?
◆ 현진영> 그럼요.
◇ 김현정> 어느 정도였죠?
◆ 현진영> 그냥 단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냥 건방이 하늘을 찔렀죠, 그때.
◇ 김현정> (웃음) 그 엉거주춤, 토끼춤 이런 건 다 현진영 씨 아이디어였나요?
◆ 현진영> 저는 제가 그 당시에 미국에서 유행하던 춤들을 한국, 제가 한국사람이니까 한국문화에 맞게 접목을 해서, 엉거주춤 같은 경우에는 탈춤하고 접목을 하고 토끼춤 같은 경우에는 그 당시 유행하던 춤을 제가 들여와서 춘 거고.
◇ 김현정> 그렇죠. 지금 들으시는 3, 40대분들은 다 공감하실 거예요.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기대’ 하면 앉아 있던 사람들도 다 일어나고. 그렇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인기가 치솟던 그때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이 생깁니다. 그때는 어떤 생각하시면서 견디셨어요?
◆ 현진영> 저는 솔직히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처지도 못 됐고 또 그 당시에 아버지가 조금 편찮으셔가지고 아버지 약값이라든가 병원비라든가 이런 것들을 제가 부담해야 되는 처지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내가 할 수 있는 게 음악밖에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음악을 해서 가족들을 부양해야겠다는 마음으로 그냥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재기를 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 김현정>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인기도 경험하시고 땅 모를 추락도 경험하고.. 그래서 그런지 최근에 간간이 매체를 통해서 현진영 씨를 보면 저는 굉장히 단단해진 느낌 같은 것을 받거든요.
◆ 현진영> 그러세요?
◇ 김현정> 실제로는 어떠세요?
◆ 현진영> 머리만 단단해요.
◇ 김현정> (웃음) 마음도 단단해지신 것 같은데요.
◆ 현진영> 단단해지려고 노력은 하는데. 그래도 아직도 여려요.
◇ 김현정> 아직도 여리고. 이렇게 되니까 노래가 더 기대가 됩니다, ‘무념무상’이라는 노래. 기다리면서 현진영 씨, 오늘은 제가 이 노래를 좀 오랜만에 들어보고 싶은데. 연말 송년회철에도 많이 부르실 것 같은 노래.
◆ 현진영> ‘흐린 기억 속의 그대’요?
◇ 김현정> ‘흐린 기억 속의 그대’, 노래 들으면서 인사 나누겠습니다.
◆ 현진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현진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8년 만에 신곡으로 돌아온 가수, 현진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