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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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형래 (개그맨)

심형래 "달릴까 말까~ 영구캐럴 처음엔 반품 사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형래 (개그맨)
30대 이상이라면 이 영구 캐럴 익숙하시죠? 참 많은 가수들이 해마다 캐럴 음반을 내지만 저는 아직도 이 영구 캐럴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달릴까 말까 달릴까 말까’ 이 부분은 아직도 들으면 웃음이 지어지면서 따라하지 않을 수가 없는 부분인데요.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코믹 캐럴의 주인공 심형래 씨를 만나보겠습니다. 심형래 씨 나와 계세요. 안녕하세요.
◆ 심형래> 반갑습니다.
◇ 김현정>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 심형래> 네. 진짜 즐거운 크리스마스입니다, 반갑습니다. (웃음) 이렇게 권위 있는 라디오하고 인터뷰하기에는 저는 6.25 이후에 처음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웃음) 여전하시네요, 심형래 씨. 그러니까 ‘달릴까 말까, 달릴까 말까’ 캐럴이 나온 게 언제죠?
◆ 심형래> 아마 1984년도 그 정도 됐을 거예요. 그때가 굉장히 사회적으로 엄할 때예요. 굉장히 엄할 때인데도 이 영구캐럴이 전파상에서도 노래가 나오고, 거리에 많이 나올 때거든요. 명동을 가도 전부 나오고.
◇ 김현정> 심형래 씨가 이 노래를 부를 때가 그때는 20대셨잖아요.
◆ 심형래> 그렇죠. (웃음)
◇ 김현정> 그렇죠? 이제는 50대가 된, 50대 영구 버전으로 잠깐 좀 듣고 인터뷰 시작할 수 있을까요? (웃음)
◆ 심형래> (웃음) 똑같죠, 뭐. 한번 해 보겠습니다. ‘상쾌도 하다. 종이 울려서...’ (웃음) 못하겠어요. 쑥스러워 못하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왜요, 한 번만 좀 해 보세요. 용기내서. (웃음)
◆ 심형래> ‘흰 눈사이로 썰매를 타고 달릴까 말까, 달릴까 말까. 상쾌도 하다. 종이 울려서. 울릴까 말까, 울릴까 말까.’
◇ 김현정> (웃음) 고맙습니다.
◆ 심형래> (웃음) 오래간만에 불러보니까 기분이 새롭네요.
◇ 김현정> (웃음) 이제 원숙미가 물씬 풍기는 영구예요.
◆ 심형래> 처음에 이걸 만들 때 있잖아요. 그때 당시 제가 인기 많았을 때인데 제 매니저가 크리스마스 캐럴을 내자고 그러더라고요. 음악을 다 준비해 놨으니까 녹음실에 가자고요. 갔더니 크리스마스 캐럴을 그대로 부르라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하면 나는 안 하겠다. ‘달릴까 말까’ 이렇게 하겠다고 했더니 난리가 난 거예요.
◇ 김현정> 이게 심형래 씨 아이디어였던 거군요, 그러니까.
◆ 심형래> 그렇죠, 그렇죠. 장난으로 하는 줄 알고 ‘그렇게 파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거 심의도 안 나와요.’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그러면 안 하겠다'고 그랬더니 막 싸움이 붙었어요. 편곡하는 사람들 볼펜 집어 던지고 나가고. 나도 집어던지고 나오고. 안 한다고요. (웃음)
그다음 날, '그러면 그렇게 해보자'고해서 했어요. 그렇게해서 전세계 최초로, 제가 노래를 부르고, 노래에 따라온 게 반주예요. (웃음) 다른 사람들은 반주에 따라서 노래를 부르잖아요. 그런데 저는 제가 먼저 부르고 녹음실을 나간 노래를 반주가 따라했다니까요. 처음엔 반품이 들어왔어요.
◇ 김현정> 반품이 들어왔어요?
◆ 심형래> 다 반품됐어요. 박자가 안 맞는다고요. 그런데 원래 이렇게 만든 거다. (웃음)그게 굉장히 대박을 냈죠.
◇ 김현정> (웃음) 그 캐럴 음반에 이 노래 말고도, 루돌프 말고도 히트곡이 많았어요. ‘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이것도 굉장히 재미있었거든요.
◆ 심형래> ‘산타할아버지는 우리 마을에 오늘 밤에...’
◇ 김현정> ‘오늘 밤에 다녀가신대’ 하면 뒤에...
◆ 심형래> ‘다녀가시는지 나는 잘 모르겠는데요?’
◇ 김현정> (웃음) 맞아요. ‘잘 모르겠는데.’ 이거. 정말 재미있어요.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고 기분이 굉장히 좋습니다.
◆ 심형래>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예수님을 모독했다고 심의 안 나고 금지곡 되고 그랬었어요.
◇ 김현정> 방송 금지곡이었어요? 이 귀여운 노래가 왜 금지곡이 됩니까?
◆ 심형래> 예수님을 모욕했다고요. 가려면 가지, 왜 달릴까 말까 했다고.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럼 방송에서는 이걸 틀 수가 없었다는 얘기인데. 그래도 이렇게 인기가 있었던 건...
◆ 심형래> 그러니까 길거리에. 그때 아마 정품보다는, 리어카에서 처음으로 레코드 팔 때예요, 카세트하고. 그때 비품으로 판 게 아마 정품의 한 10배는 나갔을 거예요.
◇ 김현정> 그러면 정품으로 판매가 된 게 얼마 정도인지 아세요?
◆ 심형래> 그때 당시에는 공식적으로 한 게 80만장이었었는데요.
◇ 김현정> 비품으로 리어카에서 나간 것까지 하면 진짜 온가족, 온국민들 집에 하나씩은 있었던 거예요.
◆ 심형래> 그렇죠. 거의 안 사는 집안이 없었죠. 그때는 크리스마스 캐럴도 참 많았어요. 똑순이 캐럴부터. 요즘에는 캐럴이 너무 안 들리니까 크리스마스가 됐는지... 사실 우리 때 그 캐럴 불렀던 인간적인 면이, 그런 추억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똑순이 캐럴 말씀을 하셨는데, 그거 말고 김보화 씨 캐럴, 쓰리랑부부 캐럴도 있었고.
◆ 심형래> 최양락, 김미화는 제거를 다 따라한 이미테이션이고. (웃음) 김미화, 최양락, 갈갈이 이런 애들. 걔네들 걸 판매 금지곡들을 해야 돼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다 친한 분들이시죠?
◆ 심형래> 그럼요, 다 친하죠. (웃음)
◇ 김현정> 조금 전에 어디를 가든지 캐럴이 흘러나왔는데 요즘은 삭막하다 그러셨어요.
◆ 심형래> 그때가 참 좋았어요. 그때가 인간적이고 코미디도... 전국민이 많이 보고 웃었어요.
◇ 김현정> 맞아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 심형래> 그런데 요즘에는 너무 인터넷 시대가 되다 보니까. 휴머니즘이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
◇ 김현정> 휴머니즘이, 맞아요, 맞아요. 그 시절 80년대, 90년대 참 우리가 물론 지금보다 못 살았죠.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훨씬 부자였던 것 같아요.
◆ 심형래> 그럼요. 그때는 이웃집에서 김장하잖아요. 전부 나눠주고. 떡 같은 거 하면 다 나눠먹고.
◇ 김현정> 그리고 크리스마스에 성탄송도 부르러 다니거든요. 여기저기 부르러 다니면 새벽이어도.
◆ 심형래> 그렇죠. 집 앞에서 얼마나 많이 부르고.
◇ 김현정> 똑똑 두드리면 다들 나와서 먹을 것도 주시고.
◆ 심형래> 그렇죠, 떡 주고. 사탕 같은 거 주고.
◇ 김현정> 요즘에 그렇게 하면 신고 들어와요.
◆ 심형래> 요새는 아이한테 뭐 주잖아요. 신고해서 끌려간다니까요, 유괴범으로. (웃음)
◇ 김현정> 참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때이고. 노래 들으니까 더 생각이 나는데. (웃음)
◆ 심형래> ‘달릴까 말까.’ 그게 왜 금지곡이 돼. 그쵸?
◇ 김현정> 왜 금지곡이 됐는지. (웃음)
◆ 심형래> (웃음) 지금도 이해가 안 가요.
◇ 김현정> (웃음)전설적인 한국형 캐럴의 주인공, 심형래 씨를 만나고 있는데요. 지금은 계속 영화쪽 일만 하고 계시는데. 혹시 다시 한 번 캐럴을 좀 녹음할 생각은 없으세요?
◆ 심형래> 영어로 한 번 해보려고 해요.
◇ 김현정> 정말요?
◆ 심형래> 영국 팝송 영어로 해서 ‘달릴까 말까, 달릴까 말까’ 해보려고요.
◇ 김현정> ‘달릴까 말까’ 이걸 영어로 어떻게 해야 되나요? (웃음)
◆ 심형래> 다시 만들어야죠. (웃음)
◇ 김현정> 좋습니다. 재미있고요. 참 영원한 희극인, 영원한 친구, 영원한 영구로 우리 곁에 오래오래 머물러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 심형래> 크리스마스에만 부르지 말고 평상시 때도 한번 불러주세요, 평상시 때도.
◇ 김현정> 그렇게 하겠습니다. (웃음)
◆ 심형래> 저도 권위 있는 뉴스 프로그램에 나가는 게 제 소원입니다.
◇ 김현정> 알겠어요. 좋은 영화 만들어서 꼭 다시 한 번 나와주세요.
◆ 심형래> 감사합니다.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 메리크리스마스.
◇ 김현정>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고맙습니다.
◆ 심형래> 애청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영구 캐럴하면 떠오르는 분 심형래 씨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