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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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용택 (평창송어축제 홍보국장), 임미현 (미국 워싱턴 특파원),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권용택 평창송어축제 홍보국장>
-얼음 안 얼어 얼음낚시 행사 차질
-예년 방문객의 1/10정도..비상
-하루에 3천만원씩 적자
<임미현 美워싱턴 특파원>
-美동부, 포근한 날씨에 벚꽃 피기도
-보스턴, 아직 눈 구경도 못해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이상고온 현상, 원인은 몬스터 엘니뇨
-온난화 지속시 벚꽃 크리스마스 우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보통 이맘때쯤 되면 눈이 와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냐 안 되느냐 이걸 두고 예측이 분분하죠. 그런데 오늘은 좀 다릅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고사하고 전세계 곳곳에서 초여름 같은 크리스마스를 맞게 될 거라고 하는데요. 지구촌을 강타한 이 이상고온 현상, 심상치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 첫 순서로 짚어보고 가죠. 먼저 우리나라를 돌아보니까 우리도 예외가 아니더군요. 겨울옷과 난방용품 매출이 예년보다 10% 이상 덜 팔리고 있고요. 가장 추운 강원도의 12월 기온이 예년보다 2도 가량이 높아서 겨울 축제들이 차질을 빚을 지경이라고 합니다. 먼저 평창송어축제 현장을 연결해 볼까요. 평창송어축제 권용택 홍보국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국장님, 나와 계십니까?
◆ 권용택> 네,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안녕하세요. 평창송어축제라면 그러니까 얼음을 깨고 송어 낚는 그런 축제인 거죠?
◆ 권용택>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올해로 몇 회째입니까?
◆ 권용택> 올해로 9회째입니다.
◇ 김현정> 9회째. 지난주에 축제시작은 하셨잖아요.
◆ 권용택> 네. 18일날 개장은 했습니다마는 얼음두께가 15cm밖에 되지 않아서 25cm가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25cm 정도는 돼야 안전하게 축제를 할 수 있는데 10cm나 덜 얼었네요?
◆ 권용택> 네. 그러니까 지난해로 보면 12월 6일날 이미 얼음이 다 25cm가 됐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15cm가량 얼어 있으니까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는 셈이죠.
◇ 김현정> 아니 지난해에는 12월 초부터 얼었던 얼음이 지금이 12월 말인데, 연말인데도 안 얼고 있어요.
◆ 권용택> 네. 두께가 안전하지 않다는 거죠, 얇아서.
◇ 김현정> 그러니까요. 평창 하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곳인데. 어떻게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을 정도가 됐나, 이게 참...
◆ 권용택> 네. 올해 전세계적인 영향이겠지만 이상고온으로 추위가 예전보다 훨씬 적어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국장님은 평창에 얼마나 사셨어요, 강원도에 얼마나 사셨어요?
◆ 권용택> 저는 16년차 됐습니다.
◇ 김현정> 16년, 16년 동안 이렇게 따뜻한 겨울 처음입니까?
◆ 권용택> 네. 처음 맞는 겁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지금 축제를 찾아서 왔던 방문객들이 왔다가 그냥 실망하고 돌아가시는 거네요?
◆ 권용택> 지금 현재 예년의 10분의 1 정도의 관객이 지금 입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낚시를 못하니까 가족끼리 와서 얼음놀이를 좀 눈썰매라든지 이런 걸 하고. 또 고기를 사 먹고 또 맨손잡기 정도 하고 가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준비 많이 하셨을 텐데. 이렇게 돼서 어떻게 합니까?
◆ 권용택> 네. 준비는 예년보다 더 많이 했습니다만.
◇ 김현정> 이게 지금 마을 주민들끼리 하시는 거라면서요. 관이 하는 것도 아니고.
◆ 권용택> 평창송어축제는 2006년도에 평창에 큰 수해가 나가지고요. 그 시름을 앓던 주민들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만든 민간주도형 축제인데요. 한 4회 정도까지는 적자 운영을 하다가 5, 6, 7회에 어느 정도 본전 정도 하다가 지금 올해는 하루에 3000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참 경제적인 손실도 문제고 그동안 고생하신 거, 주민들이 똘똘 뭉쳐서 고생하신 것도...
◆ 권용택> 보통 10월부터 준비를 해 왔거든요.
◇ 김현정> 참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네요. 오늘 어려운 가운데 인터뷰 고맙습니다.
◆ 권용택> 네.
◇ 김현정> 평창송어축제 권용택 홍보국장, 평창 현장 한번 연결해 봤습니다. 얼음이 충분히 얼지 않아서 축제를 못할 정도의 고온현상이라는 건데. 우리나라만 이런 게 아닙니다. 미국도 초여름 같은 크리스마스를 맞는 지역이 많다는데요. 미국 워싱턴. 워싱턴이라면 동부죠. 동부의 임미현 특파원 연결해 보겠습니다. 임미현 특파원 나와계세요?
◆ 임미현> 워싱턴입니다.
◇ 김현정> 워싱턴 정말 봄 날씨입니까?
◆ 임미현> 그렇습니다. 여기 참 포근합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비가 오는데요. 꼭 봄비 같습니다. 지금 기온이 화씨 61도, 섭씨로는 16도 가량입니다. 바람도 봄바람 같고요. 가로수나 주택가 주변의 나무들은 이미 낙엽이 다 졌는데. 얼마 전부터는 금방이라도 새싹이 움틀 듯이 가지마다 붉게 물이 올라 있는 상태입니다. 꽃이 피기 직전, 그러니까 4월 초 그런 분위기입니다. 실제 꽃도 피었습니다. 이곳 워싱턴DC와 인근 버지니아 메릴랜드주 일대는 벚꽃으로 유명한데요. 계속되는 포근한 날씨에 어느 새 꽃망울이 맺혔고 또 일부는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 김현정> 아니 실제로,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린 곳도 있어요?
◆ 임미현> 그렇습니다. 근처에도 꽃망울이 터졌습니다.
◇ 김현정> 아니 워싱턴이면 미국 동부잖아요, 서부도 아니고.
◆ 임미현> 그렇죠. 서울하고 기후가 거의 비슷합니다.
◇ 김현정> 예전에 제가 동부 사는 분들은 연락을 해보면 동부는 겨울이 굉장히 춥다고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 임미현> 혹독하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이번 겨울은 추운 건 고사하고 벚꽃이 필 지경. 정말 이상하긴 이상하네요.
◆ 임미현> 네, 그렇습니다. 특히 내일은 이곳 기온이 섭씨 21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보됐는데요. 82년 만의 기록이라고 합니다. 눈꽃이 핀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그야말로 벚꽃이 휘날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네요. 조금 전에 원래 동부 날씨는 혹독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과거에 이제 어느 정도였죠?
◆ 임미현> 보통 이맘때 평균 기온이 영하 1도에서 영상 4도 가량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영상 4도를 계속 웃돌고 있습니다. 혹독하기로 유명한 도시 중에 하나가 보스턴이죠. 1m가 넘는 폭설도 쏟아졌던 곳인데요. 아직 눈 구경조차 못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추위를 굉장히 많이 타는 편입니다. 그래서 겨울이면 두툼한 외투에 머플러, 장갑까지 중무장을 하는데요. 하지만 이번 겨울만큼은 아직 오리털 점퍼를 꺼내지도 않았습니다. 또 워싱턴DC 일대는 시도때도 없이 조깅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요. 여전히 민소매, 반바지 차림입니다.
◇ 김현정> 반바지를 입고 조깅을... (웃음)
◆ 임미현> 그렇죠. 민소매에 반바지. (웃음)
◇ 김현정> 이런 이상기온에 대해서 지금 미국인들 반응은 어떤가요?
◆ 임미현> 일단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상당히 아쉬워하는 표정들입니다. 크리스마스에 눈은 록키산맥, 오대호 일대에서만 눈을 볼 수 있다고 예고가 됐는데요. 겨울 스포츠를 즐기려는 사람들 특히나 더 실망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가까운 메릴랜드라든지 펜실베니아주의 스키장들이 있는데요. 아예 눈이 없어서 문을 닫은 곳도 있고 또 일부는 열었더라도 인공눈을 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난방용품이라든지 겨울옷 매출도 뚝 떨어져서 상인들이 울상이라는 소식도 계속 들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죠?
◆ 임미현> 그렇습니다. 당장이야 좋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걱정이 상당합니다. 미국기상당국이 예보하기로는 역대 세번째로 강한 슈퍼 엘니뇨가 올해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번에. 기승을 부릴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엘니뇨의 여파로 당장 이달까지는 좀 포근하지만 1월 그리고 2월에는 아주 극심한 혹한, 폭설이 예고가 되어 있습니다. 당장 이번 성탄 연휴기간에는 텍사스라든지 루지애나주 같은 남부 주에서는 폭풍과 홍수피해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야말로 곳곳이 가뭄, 홍수, 고온현상 등으로 격변을 겪을 전망인데요. 그 여파 때문에 또 흉작, 곡물가 폭등, 이런 경제적 충격까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감도 조금씩 확산되는 그런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이었습니다.
◇ 김현정> 임미현 특파원이 워싱턴 소식 전해 주셨는데요. 반바지를 입고 조깅을 하고 벗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이게 과연 미국 동부의 12월 풍경이 맞는지 들으면서도 귀를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이게 왜 이러는 걸까요? 전문가 한번 연결해 보죠. 케이웨더에 반기성 예보센터장 연결돼 있습니다. 반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 반기성>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나라는 얼음이 얼지를 않고 워싱턴에는 벚꽃이 피고 이런 고온 현상, 이게 지금 정도 차이는 있겠습니다마는 전지구적인 현상 맞습니까?
◆ 반기성> 그렇습니다. 현재 북방의 꽤 많은 나라들이 이상고온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미국 같은 경우도 동부지역으로 영상 10도 이상, 이런 경우 같으면 평년보다 10에서 15도 이상 높은 기온이거든요. 뭐 미국뿐만이 아니죠. 유럽도 지금 난리인데요. 세계에서 가장 춥다고 하는 헬싱키 같은 경우도 영상 10.3도, 러시아 모스크바가 지금 영상 7도를 기록했고요.
◇ 김현정> 모스크바가?
◆ 반기성> 네. 이게 79년 만에 이 기온이라고 해요. 평년보다 무려 13도나 높은 기온으로 크렘블린궁 주변에 100m 크기의 얼음 미끄럼틀도 아예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야, 이제 아예 계절이 거꾸로 가는 게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 김현정> 심각하네요. 우리나라 얼음 덜 어는 게 문제가 아니다 싶을 정도로 심각한데. 원인이 뭡니까?
◆ 반기성> 미 해양대기청이 그제 발표를 했죠. 올 10월에 지구기온이 기상관측 사상 가장 더운 달이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고온의 원인을 엘니뇨다 이렇게 발표를 했습니다.
◇ 김현정> 엘니뇨다, 우리가 잘 아는 바로 그 엘니뇨.
◆ 반기성> 그래서 지금 북반구에 지금 나타나고 있는 이런 이상기온의 원인이 이제 엘니뇨가 강하거든요. 올해 같은 경우 엘니뇨가 하도 강하다 보니까 괴물이라는 뜻의 ‘몬스터 엘니뇨’ 이렇게 불리기도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요. 이게 엘니뇨가 왜 생겼느냐 근원을 찾아가다 보면 결국은 지구온난화 문제하고 맞부딪히는 거죠?
◆ 반기성> 많은 기후학자들은 최근에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엘니뇨를 더 많이 그리고 더 강하게 증가시키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구온난화가 계속 이런 식으로 심해진다면 이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영영 못 보는 건가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반기성> (웃음) 정말 우리가 이런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저감시키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50년대는 정말 우리가 평양에서 감귤을 재배를 하고 개성에서 망고가 달릴 것이다. 그리고 눈을 본다면 북만주로 올라가야만 눈을 볼 수 있다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지금 현재 우리나라가 전세계 기온상승보다 약 1.5배 이상 빨리 상승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지속적으로 기온상승이 이루어진다면 뭐 크리스마스에 눈을 보지 못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지금 독일에서 벚꽃이 피면서 미국에서도 이게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벚꽃이 피니까 핑크 크리스마스라고 부르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이제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정말 핑크 크리스마스가 올 그런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되겠죠.
◇ 김현정> 사실 이제 지구온난화 얘기가 하루 이틀된 얘기가 아닌데. 워싱턴이 16도, 벚꽃 핀다 이 얘기를 들으니까 심각성이 갑자기 확 와닿아요. 어떤 대책이 시급하겠습니까?
◆ 반기성> 정부가 하는 온실가스저감대책이 있다면, 기업들은 어떻게 보면 이런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는 있는 기술개발, 이노베이션 이런 게 좀 있어야 될 것 같고요.
◇ 김현정> 조금 더 적극적으로.
◆ 반기성> 예. 국민들은 일단 에너지저감이 온실가스 저감의 가장 큰 핵심이거든요. 그래서 적정한 난방온도 유지한다든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든가 카풀제, 로컬푸드 이용한다든가, 물을 절약한다든가. 아주 조그마한 것들이라도 실제로 실천하는 이런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사실 듣고 보니까 사실 우리가 다 아는 대책인데. 얼마나 적극적으로 해 왔는가 반성하게 됩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반기성>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까지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