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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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종관 (나주 산타마을 이장)

오늘이 12월 21일. 그러니까 나흘 후면 바로 크리스마스입니다. 어른이 된 지금이야 산타가 누구인지 그 정체를 다 압니다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타’라는 이름은 여전히 설렘을 주는 추억 같은 존재죠. 이렇게 산타의 낭만이 그리운 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마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전남 나주의 한 시골마을인데요. 이맘 때가 되면 마을 전체가 산타 마을로 대변신을 하고 축제를 연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나주 산타마을의 김종관 이장 만나보죠. 이장님, 안녕하세요.
◆ 김종관>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 김종관> 해피 크리스마스입니다. (웃음)
◇ 김현정> 산타마을이면 거기는 다 산타들만 사는 거예요?
◆ 김종관> 꼭 그렇지는 않고요. 마음이 좋은 사람들만 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산타처럼 마음이 예쁜 사람들,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산 좋고 물 맑은 그냥 평범한 농촌마을인 거잖아요.
◆ 김종관>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언제부터 언제까지 산타마을로 변신하는 거예요?
◆ 김종관> 올해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하고 있어요.
◇ 김현정> 5일 동안. 그 5일의 기간 동안은 어떤 식으로 마을이 변신을 합니까?
◆ 김종관> 밤에 하는 축제, 야간축제입니다. 온 동네에 전구를 달아서 반짝반짝 빛나는 마을로 변합니다.
◇ 김현정> 온 동네를 반짝반짝하게? 전구를 몇 개쯤 다시는 거예요?
◆ 김종관>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셀 수가 없어요.
◇ 김현정> 밤 하늘에 쏟아지는 별만큼 많나요?
◆ 김종관> 더 많이 있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볏짚 미끄럼틀도 만들어 놓으신다면서요?
◆ 김종관> 네. 마을 어르신들은 아이들 와서 이렇게 즐겁게 탈 수 있는 볏짚 썰매장을 만들어주고요.
◇ 김현정> 그런데 산타마을이면 핵심은 산타가 있어야 되잖아요, 산타가.
◆ 김종관> 산타 있죠. 마을 어르신들이 처음에 다 산타가 됐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 중에는 음주 산타가 나오셔가지고 애로사항을 많이 먹었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러니까 동네에 할아버님들한테 다 산타복을 입혔는데. (웃음) 그 역할을 하시라고. 그런데 음주 산타가 나왔어요?
◆ 김종관> 네. 중간에 음주산타 어르신들이 많이 나와서 애로사항이 많았습니다. 또 우리 할머님도 마찬가지고요. 할머니 산타들도 계시는데, 할머니 산타도 그 중에 음주 산타님이 나오셔가지고. (웃음) 지금은 그분들을 조금 자중을 시키고, (웃음)마을 청년회 측에서 저를 비롯하여 몇몇 사람이, 산타 옷을 입고 운영하고 있어요.
◇ 김현정> (웃음) 산타하면 루돌프가 옆에 있어야 되잖아요.
◆ 김종관> 당연히 있어야죠.
◇ 김현정> 사슴은 없을 거 아니에요, 나주에.
◆ 김종관> 우리는 농촌에 살다 보니 농기계를 이용해서 산타 썰매를 만들고 끌고 다녀요.
◇ 김현정> 어떤 농기계를 이용하세요?
◆ 김종관> 트랙터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트랙터. (웃음) 트랙터에다 그럼 분장을 시키시는 거예요?
◆ 김종관> 그렇죠. 트랙터에다 분장을 예쁘게 해서, 아이들이랑 가족들이 연인끼리 와서 많이 타고. 심지어 서울에 출근시간에 지하철을 타다 보면 줄서잖아요. 여기는 그 이상으로 줄서고 있어요.
◇ 김현정> 트랙터 루돌프 타보려고?
◆ 김종관> 네. (웃음) 그렇게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저는 아이들이 트랙터라고 시시해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인기가 많은 거네요. 특색이 있어서.
◆ 김종관> 대단히 (인기가) 좋습니다. (웃음)
◇ 김현정> 이거 아이디어 괜찮은데요? ‘산타마을’ 시작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김종관> 지금 올해 8회차인데요. 원래 9회차인데. 1회를 못한게, 앞전에 구제역 때문에 1회를 못했어요.
◇ 김현정> 산타마을하고 구제역하고는 뭔가 좀 안 어울리는 느낌인데. (웃음) 그 해 한번 쉬고 그래서 8년 째. 한 해에 4000~5000명이 다녀간다던데, 재미있는 추억도 많을 것 같아요.
◆ 김종관> 많죠.
◇ 김현정>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요?
◆ 김종관> 산타복을 입고 아이들하고 같이 하다 보니까 에피소드가 상당히 많아요. 갑자기 와서 수염을 잡아당기면서 ‘이거 진짜냐, 아니냐’ 그런 아이들도 있고. 또 산타가 저쪽에서 담배 피우다가 어린이들한테 걸려서, 자기 엄마한테 가서 산타가 담배 피운다고 해서 끌고 오는 아이들도 있고. (웃음)
◇ 김현정> (웃음) ‘엄마, 산타 할아버지가 담배를 피워요.’ 신고하는 거예요?
◆ 김종관> 신고해요. (웃음)
◇ 김현정> 그런 적도 있고. 어떻게 산타마을로 변신할 생각을 하셨어요? 누구 아이디어입니까?
◆ 김종관> 우리 마을에 성당이 있어요. 그 성당에서 보면 항상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그 해에 기쁘게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우리 추진위원들이랑 한번 만났었어요. 그러니까 우리도 한번 축제를 해 보자 해서 산타마을이 만들어지게 된 거예요.
◇ 김현정>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그런데 이게 시에서 운영하는 축제도 아니고 전문가도 파견이 된 것도 아니고, 마을 주민들끼리 머리 아이디어 짜내고 힘 합치고 이러다 보면 어려운 점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 김종관> 우리 마을이 보통 60세부터 75세까지가 청년이에요.
◇ 김현정> 잠깐만요. (웃음) 청년인데 65세?
◆ 김종관> 네. 65세에서 70세까지는 청년으로 봐요. 우리 50대는 어린이로 보고. (웃음)
◇ 김현정> (웃음) 요새 농촌 마을에 그렇죠. 맞아요.
◆ 김종관> 인력이 참 제일 부족해요. 그게 제일 힘들어요.
◇ 김현정> 고생하시네요. 산타마을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요?
◆ 김종관> 마을 주민들이 더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시는 날까지 건강하게 사는 마을이 됐으면 합니다.
◇ 김현정> 핀란드의 산타마을이 세계적으로 유명하잖아요. 저는 핀란드 산타마을 못지않게 우리 나주 산타마을이...
◆ 김종관> 더 좋게 꾸며갈 계획입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러니까요. 나주 하면 사실 곰탕 먼저 떠오르고 나주 배 먼저 떠오르는데. 이제는 겨울에 나주 하면 산타마을이 자유 제일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해 주세요. 놀러 가겠습니다.
◆ 김종관> 감사합니다. 꼭 오십시오, 한 번. (웃음)
◇ 김현정> 고맙습니다. 나주 산타마을의 이장님이세요. 김종관 이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