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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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강운 (대리기사)
얼마 전 한 70대 아파트 경비원이 만취한 주민에게 손찌검을 당하는 일이 벌어져서 충격을 줬었죠. 이렇게 술자리가 많은 연말이면 음주 폭력, 이른바 주폭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참 많은데요. 우선 떠오르는 분들이 대리운전 기사입니다. 지난해 7월 익산시 의원이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했다가 큰 뉴스가 된 것, 여러분 기억하시죠? 그 후 1년 반이 지났습니다. 지금 상황은 좀 달라졌을까요? 오늘 AS뉴스에서 대리기사 한 분의 허심탄회한 얘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지난해 폭행사건이 있었던 전북의 대리기사세요. 김강운 씨 연결을 해 보죠.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강운> 안녕하세요.
◇ 김현정> 대리운전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김강운> 지금 한 8년째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8년째. 어젯밤에도 일하셨어요?
◆ 김강운> 물론이죠. 보통 9시에 시작해서 새벽 한 2시, 3시 정도까지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별일은 없었고요. (웃음) 항상 긴장은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웃음) 몇 시간 못 주무셨네요, 집에 들어와서. 요즘 같은 연말이면 대리기사분들 음주폭력, 주폭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느끼시죠?
◆ 김강운> 물론이죠. 그래도 아마 대리운전에 경력이 있는 분들은 주폭에서 좀 피해갈 수 있는 여러 가지 재능들도 가시고 계시기는 한데, 경력이 좀 짧은 기사님들은 주폭에 대해서 상당히 두려움을 많이 갖고 있고요.
◇ 김현정> 아니, 도대체 뭘 가지고 트집을 잡습니까? 대리기사분들이 대부분 다 친절하세요, 고객님들한테.
◆ 김강운> 주로 시비를 걸어오는 게 자기가 가는 길로 가지 않는다.
◇ 김현정> 내가 다니는 길이 있는데. 왜 그 길로 가지 않느냐.
◆ 김강운> 다른 길로 가냐, 이렇게 시비를 걸어오는 것이 태반이고요.
◇ 김현정> 그 길을 어떻게 알아요, 기사님들이.
◆ 김강운> 저희야 모르죠.
◇ 김현정> 그리고?
◆ 김강운> 그리고 실제 규정속도보다 낮게 가는데도 불구하고 천천히 가라. 이러면 피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봐야 되겠죠.
◇ 김현정> 시비를 걸기 위해서 생트집을 잡는 거네요.
◆ 김강운> 맞습니다.
◇ 김현정> 왜 나를 못 알아보느냐, 내가 누군 줄 아느냐 이런 사람들도 있어요?
◆ 김강운> 물론이죠. 심지어 ‘지금부터 카메라에 찍히든 어떻든 상관없다 가자, 내가 누구니까 걱정 없다’ 이러는 분도 계세요. 하지만 술 취했을 때의 얘기고. 실제로는 기사님들이 당하는 예가 굉장히 많죠.
◇ 김현정> 그래요. 또, 주먹질이 오갈 정도로 이렇게 당한 일들이 있습니까?
◆ 김강운> 아무래도 낯선 차로 움직이다 보면 특히 요즘에 차를 작동하는 법이 너무 어렵다 보니까 모르는 경우도 상당히 있습니다.
◇ 김현정> 차종마다 조금씩 조금씩 다 다르죠.
◆ 김강운> 조금씩 다 다르고 복잡하게 기능들이 다르기 때문에 사실 그걸 다 알 수 있다라는 건 너무나 힘들거든요. 이럴 때 자기 차가 어떤지 조작도 못하면서 운전대에 앉았느냐, 온갖 막말 그렇게 해서 진짜 모른다고 얘기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때려치라고 한다든지 주먹, 발이 날아오는 사례들이 많죠.
◇ 김현정> 김강운 기사님도 최근에 억울한 일 당하신 적 있으세요? 8년의 경력을 가진 분이기는 합니다마는.
◆ 김강운> 근간에 당한 일은, 고객이 상당한 시간을 경유를 해서 ‘요금을 더 줘야 되는 게 맞다’라고 했더니, 못 준다고 한 일이 있었습니다. 고객님들은 뒤로 가도 가는 길이라고 하거든요.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입니까?
◆ 김강운> 집으로 가는 길인데 돌아서 가는데. 그렇게 갈 수 있는 게 아니냐. 자기 기름으고 가는 것이니까.
◇ 김현정> 동료 하나 더 태워서 이렇게 돌아서 가면 사실은 요금을 더 받아야 되는 건데 요구하니까, “아니다. 못 준다”.
◆ 김강운> 네 손님은 어차피 가는 길이다라는 얘기죠, 무조건. 그래서 제가 확답을 못하겠으니까 업체에다 연락을 해서 확인을 해보자고 해서 업체에서 요금을 또 주라고 하는 데도 불구하고 저한테 “그 돈 몇 푼에 양아치 짓을 한다”고 해서 저를 아주 멸시를 하고 목을 조르고 해서...
◇ 김현정> 목을 졸라요?
◆ 김강운> 그래서 제가 목에 상처를 입기도 하고. 어쩔 수 없이 파출소에 신고를 했는데요.
◇ 김현정> 그런 경우 당연히 하셔야죠. 폭행인데.
◆ 김강운> 그런데 중요한 것은 손님들의 이런 사례가 또 자기도 맞았다고
◇ 김현정> 나도 맞았다, 이건 쌍방이다.
◆ 김강운> 이런 사례들을 자꾸 만들어내다 보니까, 둘만의 싸움이기 때문에 증인이나 증거가 없어서 잘못하면 쌍방 사건이 돼서 둘이 같이 피해를 보는, 쉽게 말하면 주먹질을 한 사람이나 맞은 사람이나 다치는 경우들이 더러 생기죠.
◇ 김현정> 김강운 선생님은 어떻게 하셨어요?
◆ 김강운> 저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손님이 민감하게 나와서, 폰에 저장되어 있는 녹음파일을 바로 열어서 욕설할 때부터 주먹질할 때까지 녹음을 다 해둬서.
◇ 김현정> 확실히 경력이 있으신 분이라 다르시네요. 그래서 이번에 억울한 일은 안 당하신 거네요.
◆ 김강운> 다행히 당하지는 않았고요. 거기에서 발을 빼고 잘못을 시인한 경우가 되죠.
◇ 김현정> 이번 같은 경우에는 사건의 상황들을 녹음해 놨으니까 억울함을 안 당했습니다마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런 정신이 없고 부지불식간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하면 꼼짝없이 당하는 거네요.
◆ 김강운> 그렇죠.
◇ 김현정> 이런 억울한 일이 벌어졌을 때 보통의 회사라는 직원 편에서 여러 도움을 주기 마련인데, 대리운전 같은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업체가 어떤 역할을 하나요?
◆ 김강운> 업체들은 사실상 가재는 게편이라고 해야 되겠죠. ‘콜을 타고 싶으면 자신의 고객이 되고 싶으면 바닥을 기어라’. 쉽게 말해서 고객하고 부딪히는 것을 피하라는 것이 업체들의 우선 내용이고요.
◇ 김현정> 바닥을 기어라. 알아서 손님 앞에서 기어라.
◆ 김강운> 기어라죠.
◇ 김현정> 안 그러면 우리 업체 이미지 나빠지니까.
◆ 김강운> 그렇죠. 그래서 항의를 기사가 하거나 하면 대리운전 기사들한테는 사형과도 같은 업무차단, 강제업무 차단을 한다거나.
◇ 김현정> 업무차단이라는 게 어떤 건가요?
◆ 김강운> 저희가 콜을 보고 있는 이 창을 인위적으로 차단을 시켜버리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계속 어떤 기계 같은 거 들여다보면서 바로 콜이 뜨면 잡는 거잖아요. 먼저 잡는 사람이 임자인데. 그것을 닫아버려요?
◆ 김강운> 받아볼 수 없게끔 창을 받아버리는 거예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항의가 들어오면 이유는 상관없이 콜 차단을 하는 업체들이 사실상 많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고객과 한편에서 기자들에게 갑질하는 것은 손님이나 업체나 별다르지 않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대리운전하시면서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속상했던 말씀은 뭡니까? 이런저런 막말들을 많이 들었다는 말씀이신데.
◆ 김강운> 가끔 그런 얘기를 하는데 “너 평생 대리운전해쳐먹어라”’ 제일 마음이 아프죠. 그리고 “돈 몇 천원에 양아치짓을 한다”고 하거나 또 거기다가 더 심한 말은 “대대손손 대리나 해라” 하면 살이 떨립니다.
◇ 김현정> 못된 사람들이네요 정말 못된 사람들.. 그런 말 들을 때는 어떻게 참으세요?
◆ 김강운> 가족이죠. 일을 할 수 있다라는 것. 또 가장으로서 책임감 때문에 참을 수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럴 것 같아요.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가장한테 폭행하고 이런 주폭들 정말 따끔하게 우리가 혼을 내야 될 텐데, 지난해 익산시 의원 사건이 파장이 상당했거든요. 그후로도 변한 게 없습니까?
◆ 김강운> 늦은 시간대에 술을 많이 드시는 분들은 전혀 달라진 게 없지 않나. 제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주폭 고객들에 대해서는 아예 콜을 거부하는 경우도 실체명을 만들어야 되는 거 아닌가.
◇ 김현정>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주폭사건에 휘말렸던 사람들에게 콜을 안 받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패널티를 줘야. 불이익을 줘야.
◆ 김강운> 그런데 업체들은 수익을 목적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까 기사님들의 피해는 방치한 채 자기네들 수익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연말에 한 번쯤 대리운전 부르시는 분들 중에도 들으시는 분들 중에도 꽤 많을 거예요. 이분들께 전국의 대리운전기사분들을 대표해서 한 말씀하신다면?
◆ 김강운> 아마 우리 주폭 고객님들이 이제 저희도 밴드라든지 소식들을 전국으로 많이 공유하고 있어서 우리 기사님들이 조금은 안전장치로서 피해갈 수 있는 방법들은 많이 보급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주폭 고객님들이 자기네들이 폭언, 행사했던 것들이 단지 둘만의 문제로 쉽게 몰아갈 수 있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앞으로는 함부로 기사님들을 대하는 것 아마 조심을 해야 되지 않을까 그렇게 말을 해 주고 싶네요.
◇ 김현정> 우리가 갑을이 아니라 똑같은 인간인데.
◆ 김강운> 어차피 대리기사들도 어떤 직업의 한 구간을 맡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사실은. 그래서 서로 주고받는 거래를 하는 그런 입장에서 보면, 대리운전기사나 고객이나 동등한 입장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직도 변하지 못하고 있는 그런 고객님들이 이번 저와 같은 이런 계기를 시작으로 해서 좀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참 많이 들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명심해야겠습니다. 힘내시고요. 이제 전화 끊고 주무셔야겠어요.
◆ 김강운> 네, 그래야 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도 안전운전하십시오.
◆ 김강운>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오늘 AS뉴스 전라북도에서 8년째 대기운전기사를 하고 있는 김강운 씨 만나봤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9(화) [AS 뉴스] 덜덜덜.. 연말 주폭에 떠는 대기기사들
201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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