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5(금) [노부부 기부천사] "선행 감추려 부산서 김해까지.."
2015.12.25
조회 71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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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조 김해시청 시민복지과장>
-남루한 차림에 불편한 몸으로 기부
-작년 12월에도 3천만원 기부
-천만원 뿐이라며 오히려 고개숙여

<김기석 구세군 모금실장>
-8억 더 모이면 목표액 달성
-소시민들이 끓이는 자선냄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현조 (김해시청 시민복지과장), 김기석 (구세군 모금실장)

성탄특집으로 꾸미고 있는 김현정의 뉴스쇼. 1년 내내 팍팍한 뉴스만 전해 드리고 있는데. 오늘 하루라도 좀 굿뉴스, 훈훈한 뉴스를 전해 드리고 싶어서요. 저희가 여기저기 취재를 많이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이 두 곳이 눈에 띄더군요. 우선 김해로 가봅니다. 오늘로부터 꼭 일주일 전 경남 김해시청에 한 노부부가 찾아왔습니다. 이 노부부, 본인들의 정체를 애써 숨기면서 거액의 성금봉투를 내밀었다는데요. 알고 보니까 작년에도 찾아왔었던 똑같은 분들이었던 겁니다. 무슨 사연일까요. 직접 이 노부부를 만났던 김해시청 시민복지과 이현조 과장, 연결을 해 보죠. 과장님, 안녕하세요.

◆ 이현조> 예. 반갑습니다.

◇ 김현정> (웃음)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이현조> (웃음) 예.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김현정> 이 노부부, 그러니까 처음에 시청에 방문한 게 그러니까 언제쯤이었습니까?

◆ 이현조> 지난 18일 오전 10시경쯤 이렇게 됩니다.

◇ 김현정> 노부부라고 하면 연세가 어느 정도 된 분들이었어요?

◆ 이현조> 60대 후반 정도로 이렇게 보였습니다.

◇ 김현정> 60대 후반. 처음에 딱 뵀을 때부터 기부하러 오신 분이구나라고 생각하신 건 아니었겠죠?

◆ 이현조>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떤 차림으로 어떻게 오셨던가요?

◆ 이현조> 남편분은 작업복 상의를 입고 계셨고 아내분은 평상복을 입은 그런 평범한 시민의 모습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복지상담하러 오셨나 보다 생각하신 거예요?

◆ 이현조> 예. 처음에 약간 허름해 보이고 해서 몸도 불편해 보이고 해서 노인복지에 도움이 필요해서 오신 어르신인 줄 알고 그렇게 안내했는데.

◇ 김현정> 몸도 불편하셨어요?

◆ 이현조> 남편을 살짝 의지해서 들어오는 모습을 보니까. 아내분이 조금 불편한 모습이 이렇게...

◇ 김현정> 그래서, 그래서 복지상담 하러 오셨구나 했는데. 그런데 어떻게 기부를 하시던가요?

◆ 이현조> 차와 자리를 권하면서 어떻게 오셨냐고 물었는데 갑자기 봉투를 한 장 건네서 뭔가 싶어서 얼굴을 이렇게 살짝 쳐다봤더니...

◇ 김현정> 아니, 과장님 처음에 봉투를 쭉 내미실 때는 뭐라고 생각하셨던 거예요?

◆ 이현조> 민원서류 정도인 줄 알고.

◇ 김현정> 민원서류.

◆ 이현조> 예. 기부쪽일 줄은 전혀 몰랐죠. 그런데 열어보니까 1000만원짜리 수표 한 장이 이렇게 들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 김현정> 물어보셨을 거 아니에요. 이게 뭐냐고.

◆ 이현조> 좀더 자세히 여쭤보고 물어보려고 했더니 아무것도 묻지 말고 정말로 어려운 사람에게 써달라고 하면서 올해는 뭐 경기가 좀 어렵고 해서 1000만원밖에 전할 수 없어서 참 마음이 아프다.

◇ 김현정> 아. 올해는 경기가 안 좋아서 제가 1000만원밖에 못 갖고 왔습니다. 오히려 죄송합니다 이러신 거예요, 이분들이?

◆ 이현조> 그렇습니다.

◇ 김현정> 과장님 그냥 가슴이 뿌듯하셨겠는데요.

◆ 이현조> 깜짝 놀랐죠.

◇ 김현정> 그래도 큰 돈을 가지고 오셨으니까 누구신지 이름이라도 밝혀주세요 물어는 보셨을 것 같은데요.

◆ 이현조> 기필코 자기 신분은 밝히지 않는다 해서 상세히 묻지는 않았습니다.

◇ 김현정> 그 지역분들이신 거라도 확인하셨어요?

◆ 이현조> 김해는 아니고 부산에서 왔다고 해서 그렇게 알았죠.

◇ 김현정> 아. 어디에서 오셨냐 물어봤더니 부산에서 왔습니다라고는 얘기는 하셨네요.

◆ 이현조> 네.

◇ 김현정> 왜 부산에서 김해시청까지 오셨을까요?

◆ 이현조> 아마 부산에 기부를 하면 신분 노출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어서. 아마 자기 선행을 숨기려고 하는 그런 모습이 있었던 걸로 그렇게 저희들은 추측을 했죠.

◇ 김현정> 오른손이 한 일을 정말 왼손이...

◆ 이현조> 왼손이 모르게 해라.

◇ 김현정> 전혀 모르게 하고 싶어서. 김해까지. 그 편찮은 몸을 이끌고 오신 거예요?

◆ 이현조> 그렇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보내드리셨어요?

◆ 이현조> 너무나도 감사하죠. 알고 보니까 작년에도 이런 선행을 하셨던 그런 분인 것 같아서.

◇ 김현정> 작년에도 그런 선행을 하신 분이라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 이현조> 날짜를 한 번 이렇게 보고 경기가 안 좋아서 올해는 1000만원 했다는 그런 내용이. 그렇게 작년에는 자기가 3000만원을 했다는 말씀을 했죠.

◇ 김현정> 그래서 찾아보셨군요.

◆ 이현조> 네. 확인을 해 보니까 똑같은 날 하셨더라고요.

◇ 김현정> 똑같은 날.

◆ 이현조> 그래서 두 분께 12월 18일은 큰 의미가 있는 그런 날인가라고 생각을 하게 됐죠.

◇ 김현정> 그런 것 같네요. 뭔가 사연이 있는 날. 12월 18일. 25일 성탄절 꼭 일주일 전에 뭔가 이 노부부께 의미가 있는. 듣기만 해도 좋네요. 그래요. 그렇게 오른손이 한 일은 왼손이 모르게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시려는 분들을 굳이 굳이 찾아낼 필요는 또 없겠어요. 1년에 한두 건이 아니라 한 달에 한두 건 이런 사연들이 수북수북 들어왔으면 좋겠네요.

◆ 이현조> (웃음) 감사하죠.

◇ 김현정> 목소리가 참 따뜻하세요, 과장님.

◆ 이현조>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성탄절 따뜻한 뉴스 전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도 잘 좀 돌봐주시고요.

◆ 이현조>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현조> 행복하세요.

◇ 김현정> 감사합니다. 김해시청 시민복지과의 이현조 과장 먼저 만나봤습니다. 한 곳 더 가보죠. 체감 경기 바닥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 연말이다, 이런 뉴스들 많이 들으시죠? 이런 상황에서 과연 구세군의 자선냄비 온도는 몇 도나 올라갔을까요. 현장 얘기 들어봅니다. 구세군의 김기석 모금실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실장님, 안녕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 김기석> 안녕하세요.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김현정> 지금은 어디 계신 거예요?

◆ 김기석> 지금 밖에 나와 있고요. 광화문 주변 세종문화회관에 있어요.

◇ 김현정> 세종문화회관.

◆ 김기석> 그 주변에서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크리스마스 아침이어서 거리가 좀 한산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 김기석> 그렇습니다. 아직은 아침 시간이고요. 저희들 자선냄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간은 점심 12시가 돼야 되니까 아직까지는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오늘도 거리에서 모금활동하시는 거죠?

◆ 김기석> 그럼요. 저희들 31일까지 모금활동 예정하고 있고요. 광화문 주변에 있는 대형 자선냄비를 포함해서 명동, 강남까지 이렇게 다녀보지 않겠나 싶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경기가 침체돼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 해가 갈수록 더하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자선냄비 상황은 어떤가 걱정이 됩니다.

◆ 김기석> 걱정해 주시는 대로 맞습니다. 여러 가지 힘든 상황인 것은 맞고요. 경제적인 상황도 상황입니다마는. 작년에 저희 세월호 사건도 있었고. 올해 메르스 사건도 있었으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요.

◆ 김기석> 위축된 분위기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올해 계속되는 경기불황이라든지 불확실성에 대한 어떤 걱정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분명 나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선냄비 온도기는 계속 올라가고 있고. 그래서 아직 일주일을 남겨둔 시점입니다마는 목표한 대로 채워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 김현정> 목표액이 올해 얼마였습니까?

◆ 김기석> 올해 저희들이 이달 말 12월 31일까지 모금목표액은 70억으로 잡았습니다.

◇ 김현정> 70억.

◆ 김기석> 작년에는 저희들이 68억 모금을 했거든요. 그래서 올해는 저희들이 2억 올려서 70억으로 잡았는데요.

◇ 김현정> 일주일 남았는데 70억 달성될까요. 지금 어느 정도 모여졌는지 살짝 여쭤봐도 돼요?

◆ 김기석> 12월 말까지 거리모금 45억에 기업 모금은 25억 더해서 75억 정도 예상하고 있는데요. 24일 현재 기준으로 거리 모금만 봤을 때 37억 되지 않겠나 그렇게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37억 정도. 일주일 정도에 8억 정도만 더 모인다면 목표액 달성.

◆ 김기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빨간 냄비 안에 1000원, 5000원. 많이 넣으시는 분들 1만원 넣어서, 이거 언제 45억 모이나 했는데 작은 손길들이 모여서 되네요, 돼요.

◆ 김기석> 그럼요. 해마다 어려운 일들이 있고 또 경제적으로나 여러 가지 어려움들이 있을 때마다 국민들은 항상 나보다는 남을 돌아보는 그런 마음을 먼저 앞세우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어려워서 내가 이렇게 힘들면 나보다 더 어려운 분들. 이런 분들은 더 얼마나 힘들까 그런 생각 속에서 자선냄비에 함께해 주시고. 그래서 자선냄비가 해마다 끓고 있는 것 아닌가 보여집니다.

◇ 김현정> 다행이에요. 참 다행입니다. 해마다 자선냄비에 익명으로 1억원을 꾸준히 기부해 오셨던 신월동 기부천사 이상락 씨. 이분을 저희가 처음으로 방송에서 공개 인터뷰를 했거든요.

◆ 김기석> 그랬었죠.

◇ 김현정> 사실은 공개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도 하고 그랬는데. 결과적으로는 이분이 다른 분들의 기부를 권유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면서요?

◆ 김기석> 네, 물론요. 그렇게 고액을 익명으로, 그리고 4년 가까이 보내주신 분은 87년 자선냄비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일이고요. 그런 중에 이분이 아까 말씀하신 대로 CBS를 통해서 인터뷰하시고, 그러면서 세상 가운데에 내가 누구다 나타나셨는데요. 그래서 올해는 저희들이 베스트 도너클럽이라고 있습니다. 기업 기부자 같은 경우에는 누적 성금이 3억 이상, 개인 같은 경우에는 1억 이상이니까, 이분은 사실 4억이니까 베스트 도너클럽에도 진작 가입해 드려야 되는데. 이분이 무기명으로 기탁을 해 주시다 보니까 이분에게 예우해 드릴 수가 없었어요.

◇ 김현정> 이번에 받으셨어요?

◆ 김기석> 맞습니다. 받으셨습니다.

◇ 김현정> 잘하셨네요.

◆ 김기석> 지난 12월 1일날 저희들이 시종식에 먼저 모셔서 베스트 도너로 예우를 해 드렸고요. 그 날 또, 그 분이 그냥 오시지 않고 전년도처럼 1억원 본인이 기탁하시고. 주변에 협력업체분들과 함께 했다고 해요. 그래서 80만원 정도. 1억 80만원을 가지고 오셔서 자선냄비에 기부를 해 주셨습니다.

◇ 김현정> 기분 좋습니다. 큰 돈 아니더라도 우리 주머니 쌈짓돈 모아서라도 좋은 일에 썼으면 좋겠고요. 실장님, 하여튼 추운데 고생많으시고요.

◆ 김기석> 너무 감사합니다.

◇ 김현정> 실장님도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십시오. 고맙습니다.

◆ 김기석>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구세군 김기석 모금실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