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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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광헌 (아라온호 선장, 남극)

오늘 첫 순서는 산타를 만나러 저 멀리 남극으로 가보겠습니다. 지난 19일에 우리 원양어선 썬스타호가 남극해 빙하에 좌초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의 쇄빙선 아라온호가 나타나서 이 선원들을 구조해낸 뉴스, 여러분 기억나시죠. 아라온호는 4년 전 크리스마스 날 남극해에서 조난당한 러시아 어선을 구조하는 일도 있었죠. 그때부터 남극의 산타라는 별명을 얻게 됐습니다. 만나보죠. 아라온호를 위성전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광헌 선장님, 나와계세요? 선장님?
◆ 김광헌> 안녕하세요. 김광헌 선장입니다.
◇ 김현정>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김광헌> 네.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 김현정> 지금 배 안에 타고 계시는 거죠?
◆ 김광헌> 네, 그렇습니다. 지금 항해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어디쯤 지나고 계세요?
◆ 김광헌> 여기 본선 위치는 남반구 57도선에 있는데요. 현재 구호물자와 보호물자 수송, 연구원 교대 승선을 위해서 뉴질랜드를 향해 가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현정> 남극에서 뉴질랜드를 향해가고 있는 그 배 위에서 전화를 받고 계시는 거예요. 총 몇 분이나 타고 계십니까? 배 안에?
◆ 김광헌> 본래 본선 정원이 85명인데 현재는 83명이 타고 있고요. 본선 승조원은 29명이고 지금 연구원들 포함한 여객들이 54명이 타고 있습니다. 총 83명이 타고 있네요.
◇ 김현정> 많은 분들이 타고 계시는 배네요. 거의 뭐 90분 가까이. 그분들이 배에서 좀 성탄절을 특별하게 맞으셨어요? 뭔가를 좀 하셨어요?
◆ 김광헌> 네. 어제 크리스마스 이브에 크리스마스 트리도 만들고 승조원과 연구원들과 함께 선상파티도 열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 김현정> 배에서 선상파티를 하셨으면 제대로 크리스마스 보내셨네요. (웃음) 아라온호 위에 있는 지금 김광헌 선장님 연결을 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지난 토요일에는 큰일을 하셨습니다. 조난 당한 썬스타호, 우리 원양어선인데 구조를 하셨어요.
◆ 김광헌> 네. 본선이 남극에서 연구작업을 하고 뉴질랜드로 향하고 있던 중에 해수부로부터 조난신호를 받고 썬스타호 구조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12시간 항해 끝에 도착해서 무사히 썬스타호 구조를 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현정> 조난신호를 받고 썬스타호 사고 지점까지 가보니까 상황이 어떻던가요?
◆ 김광헌> 그때 상황은 썬스타호는 주위에 두께 1m 정도 되는 유빙들로 둘러싸여 있었고요. 그 유빙 중에 일부가 썬스타호 하부 선조로 들어가서 썬스타호를 들어 올리는 상황으로 좌초되어서 약 13도 정도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13도가 이미 기울어져 있는 상황. 아라온호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으면 배가 뒤집혀서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었네요.
◆ 김광헌>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몇 분이나 구해내신 거죠?
◆ 김광헌> 총 썬스타호에 39명이 승선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39명의 선원을 구조했습니다.
◇ 김현정> 잘하셨습니다. 아무 인명피해 없이 구조를 해내셨어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4년 전, 그러니까 2011년 크리스마스에도 러시아 어선을 구조하셨어요. 그때도 김광헌 선장님이 선장이셨어요?
◆ 김광헌> 4년 전에는 제가 아닌 다른 선장님이 구조작업을 하셨는데요. 스파르타호가 빙판에 부딪혀서 선체 한쪽 편에 큰 손상을 입었는데요. 구조요청에 따라 접근해서 선상 수리작업에 도움을 주어서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저도 기억이 납니다. 워낙 뉴스가 크게 됐었어요. 그리고 나서 그때부터 전세계로부터 아라온호 남극의 산타, 이런 별명을 얻게 된 건데 그럴 때 보람이라는 것은 평소에 고생한 거 평소의 시름 다 잊게 해 줄 만큼 크죠?
◆ 김광헌>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나저나 이 아라온호가 탄생한 배경을 우리가 살펴보면 남극 세종기지에 한 대원이 조난을 당하면서 그걸 계기로 해서 만들어진 거죠?
◆ 김광헌>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2003년이었어요.
◆ 김광헌> 네. 아라온호 도입 과정에 세종기지 대원 1명이 희생된 조난사고가 있었는데요. 2003년 12월 6일입니다. 실종대원을 구조하러 나섰던 전재규 대원이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었는데요. 그 당시 대원들을 구조하기 위해 전재규 대원과 동료들이 탑승했던 고무보트는 뒤집힌 채 발견됐고요. 전재규 대원은 당시 한국해양연구원 극지연구소 소속으로 파견된 지구물리학 연구원이었고요.
◇ 김현정> 실종 대원이 하나가 있어서 그 실종 대원 하나를 구조하려고 전재규 대원하고 여러 명이 고무보트를 타고요. 왜냐하면 그 당시에는 아라온호 같은 게 없었으니까 고무보트를 타고 가다가 빙하에 부딪혀서 뒤집혔고 숨지는 사고였죠. 그러면서부터 빙하를 헤치고 갈 수 있는 쇄빙선을 우리도 하나 가져야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된 거죠?
◆ 김광헌>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에는 세종기지에 고무보트가 몇 척이나 있었어요?
◆ 김광헌> 고무보트가 3척만 있고요. 다른 시설은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라온호 같은 쇄빙선을 확보해야겠다는 목표는 있었지만 그때 그 당시 예산문제에 부딪혀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요.
◇ 김현정> 그러다가 전재규 대원의 희생으로 마련된 배가 아라온호고 그 뒤로는 든든하게 우리 대원들도 지켜주고, 또 지나고 있는 다른 배들도 구조하고, 이런 역할을 하고 계신 거예요. 그러면 평소에는 아라온호가 어떤 일을 하는 겁니까?
◆ 김광헌> 평소에 아라온호는 북극하고 남극에서 연구작업을 하고 보급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보통 한국 계절로 여름철에는 북극쪽에 한 두 달 정도 연구작업을 하고 있고요. 겨울철에는 남극에서 한 6개월 정도 연구작업과 보급작업을 병행해서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남극과 북극을 오가면서 연구작업과 보급작업. 우리 선장님은 지금 가족들하고 떨어져서 배타신지 지금 얼마나 되신 거예요?
◆ 김광헌> 바다에서 승선한 것은 30년이고요. 이 배에 승선한 건 2014년도 7월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가장 최근에 집을 떠나신 게 얼마나 되신 거죠?
◆ 김광헌> 7월 말에 이 배에 승선했으니까요. 7월 말까지는 한국에서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한 다섯 달 되셨네요? 가족들하고 헤어진 지.
◆ 김광헌>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런 크리스마스니 연말이니 되면 가족들 많이 보고 싶으실 것 같아요.
◆ 김광헌>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전화연결도 수월하게 되고 해서 어제도 가족들과 전화연결해서 성탄인사와 새해인사를 미리 했습니다.
◇ 김현정> 잘하셨네요. 그래도 전화통화는 하셨다고 하지만 방송 연결된 김에 배 위에서 방송으로 생생하게 가족들한테 성탄인사 한마디 할 기회 드릴게요.
◆ 김광헌> 혜설, 혜수야, 잘 있지? 나도 이렇게 잘 있고. 일단 배에서 최선을 다하고 안전하게 항해하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다음에 한국 가서 또 즐거운 만남을 가지도록 하자.
◇ 김현정> 사랑한다, 한마디 하셔야죠.
◆ 김광헌> 사랑해요.
◇ 김현정> 선장님, 귀한 일 하고 계시다는 거 자부심 가지시고요. 앞으로도 남극의 산타 역할 잘 감당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 김광헌>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한 대밖에 없는 쇄빙선이죠. 남극의 산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아라온호. 그 위에 타고 있는 김광헌 선장 연결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