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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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금) "봉황파 vs 백리향파...조직 이름이 아닙니다"
201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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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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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필감산 (봉황파 주방장), 조내성 (백리향파 주방장)




운동회 날, 졸업식 날, 이삿날, 생일 이런 특별한 날 빠질 수 없는 외식메뉴. 네, 짜장면, 짬뽕, 탕수육 같은 중화요리죠. 인천 차이나타운을 중심으로 중식이 우리나라에 뿌리 내린 지가 120년 됐습니다. 그런데요. 이 중화요리에도 파가 있다는 사실, 여러분 아십니까? 사대문파, 봉황파, 백리향파, 황룡파, 금룡파. 무슨 소림사 문파 같은 이 이름들이 우리나라 중국 음식의 파들입니다. 이름만 다른 게 아니라 음식의 특징도 조금씩 다 다르다는데요.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는 봉황파와 백리향파의 한판 진검승부를 펼쳐보죠. 먼저 봉황파 필감산 주방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필감산 주방장님, 안녕하세요.

◆ 필감산>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백리향파 조내성 주방장님도 나와 계시죠?

◆ 조내성> 네, 안녕하세요. 조내성입니다.

◇ 김현정> 필감산 주방장님.

◆ 필감산> 네.

◇ 김현정> 봉황파는 왜 봉황파입니까?

◆ 필감산> 1984년도에 힐튼호텔이 창립이 됐어요. 거기에서 하면서 중국식당 간판이 '봉황'이었죠. 이름이 봉황이다 보니까, 이어져오고 이어져오고 해서 봉황파라고 이렇게 한 겁니다.

◇ 김현정> 아, 거기에 있던 한 스승의 제자에서 또 제자로 제자로 제자로 이런 식으로 내려오면서 봉황파가 만들어진 거예요?

◆ 필감산> 그렇죠.

◇ 김현정> 조 주방장님, 그러면 백리향파는 왜 백리향파예요.

◆ 조내성> 마찬가지로요.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이전에 한국에서 특급호텔들이 많이 생겼어요. 그러면서 이제 63빌딩도 1985년도에 생기면서 그 안에 있는 특급식당을 백리향이라고 지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거기서 계보를 제자에 제자로 이어지면서 백리향파가 됐군요.

◆ 조내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봉황파, 백리향파 각각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 궁금해요. 먼저 조 부장님네 메뉴판에는 메뉴가 몇 개나 있습니까?

◆ 조내성> 사실은 중식요리 메뉴가 수천가지가 되는데요. 수백가지로 이렇게 줄여서 하는데요. 광동요리 위주로 많이 하고요. 해산물 요리를 많이 했습니다.

◇ 김현정> 광동요리, 해산물 요리가 최장점이군요?

◆ 조내성> 그렇죠. 활생선이라든지 활어패류 이런 것들을 가지고, 고유한 해산물 향을 가지고 요리를 하죠. '우럭찜'이라든지 또 한국에서 최초로 중식당에서 활 바닷가재 이런 게 백리향에서 시작 됐거든요.

◇ 김현정> 우리가 랍스타라고 하는 그 첫 시작이 백리향파?

◆ 조내성> 그렇죠. 최초의.

◇ 김현정> 해물요리하면 우리 파를 따라올 수 없단 말씀이시네요.

◆ 조내성> 요리를 하는데 광동 요리에서는, 제일 중요한 게 불조절이잖아요. 불을 잘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저희 파는 그게 특징이거든요.

◇ 김현정> 제가 지금 '메뉴판에 메뉴가 몇 개입니까?' 여쭤봤는데 자연스럽게 우리 파 자랑으로 넘어가셨어요. 그렇다면, 필 주방장님?

◆ 필감산> 제가 얘기 듣다 보니까 한 단계 다운된 것 같습니다. (웃음) 너무 자랑을 많이하셔서. 제가 말할 게 없네요. (웃음)

◇ 김현정> (웃음) 필 주방장님의 봉황파는 어떻습니까? 질 수 없잖아요?

◆ 필감산> 그렇죠. 우리는 제일 처음에 대만 쪽에서 사부님들이 넘어오셔서 호남요리를 많이 했죠. 그다음에 이제 광동요리, 사천요리로, 우리도 똑같이 해왔거든요. 백리향파와 같이 우리도 해물요리를 많이 했는데, 전복, 해삼 이런 걸 중심으로 많이 사용했죠.

◇ 김현정> 그러니까 '백리향파는' 우럭이나 랍스타 이쪽이었다면 '봉황파'는 해삼, 전복 이런 것들?

◆ 필감산> 그렇죠. 새우, 가리비. 이런 신선한 것, 이런 걸 많이 활용을 했죠.

◇ 김현정> 그러면 우리 필 주방장님의 최대 자랑 요리, 내세우는 요리는 뭡니까?

◆ 필감산> 그래도 한국 사람의 제일 입맛에 맞는 게 탕수육 아닙니까?

◇ 김현정> 탕수육, 그건 기본으로 잘하시는 거군요?

◆ 필감산> 아니, 일반 탕수육이 아니라 광동식 탕수육이라고 따로 배운 게 있어가지고 그걸로 계속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광동식 탕수육? 해물 요리는 백리향파가 최고다라고 조 주방장님이 자랑하셨는데, 봉황파가 보기에는 거기가 최고는 아니군요?

◆ 필감산> 아이, 최고가 아니죠. 해물 모둠 위주로 먹을 수 있는 게 많죠. 백리향파는 우럭이나 바닷가재 하지만, 우리는 해삼, 전복 이런 것들, 한국사람이 좋아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맞아요. 백리향파님~? (웃음)

◆ 조내성> 네.

◇ 김현정> 지금 뭐라고 중얼중얼하셨어요. (웃음)

◆ 조내성> 저희들도 랍스타 이런 것만 있는 게 아니고요. 이름이 좀 생소할 지 모르지만 '부귀새우'라고 해서, 크림 새우 비슷한 건데, 담백하면서 단맛이 나면서 일반 어린아이들도 좋아하고요.

◇ 김현정> (웃음)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진정하세요, 두 분. 그러니까 백리향파, 봉황파 다 해물요리에 광동식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광동식 요리의 대가들이라는 것 인정을 하고요. 지금 듣다 보니까 군침이 도는데, 수십년간 만난 손님 중에 특별히 기억나는 손님들이 계실 것 같아요. 먼저 필 주방장님?

◆ 필감산> 저 같은 경우에는 단골이... 생존해 계시는 김종필 최고 고문이 계시지 않습니까?

◇ 김현정> 정치인?

◆ 필감산> 많이 이용해 주셨죠.

◇ 김현정> 그러면 조 주방장님은요?

◆ 조내성> 전직 대통령께, 제가 손수 요리를 해 드린 적이 다섯 분 정도 되거든요.

◇ 김현정> 어떤 분들이요?

◆ 조내성> 5공 때부터, 전두환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 김영삼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까지.

◇ 김현정> 그 전직 대통령들이 방문하면 뭘 드세요, 그런 분들은?

◆ 조내성> 김대중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이희호 여사님하고 같이 오시면 탕수육을 되게 좋아 하셨었어요. 탕수육도 되게 잘게 썰어 드렸었어요. 왜냐하면 이희호 여사님이 이가 안 좋으시니까 항상 탕수육을 가위로 조그마하게 잘라드렸었고요.

◇ 김현정> 그런 분들도 짜장면, 짬뽕 이런 것들 드세요?

◆ 조내성> 그럼요. 짜장면 좋아하시고요. 노무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쌀국수로 한 짜장면을 좋아하셨었어요. 쌀로 만든 것.

◇ 김현정> 이렇게 유명한 중국음식 명인들이다 보니까 다른 손님들도 굉장히 많았을 것 같은데, 유명한 분들이 아니더라도요.

◆ 필감산> 많죠. 진짜 하루종일 밥도 못 먹을 정도로, 바빠봤습니다.

◇ 김현정> 조 주방장님도 한가하지는 않으시잖아요.

◆ 조내성> 그렇죠. 제일 바쁠 때가 아무래도 졸업시즌인데. 이제 곧 돌아오는데, 이럴 때가 최고 바쁘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뜨거운 불 앞에서 하루 종일 서서 음식하고 씨름하다보면 이거 전쟁 치르는 것 처럼, 너무 힘들다 싶으실 텐데. 그래도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세요? 조 주방장님은 언제세요?

◆ 조내성> 손님들이 음식이 ‘정말 음식이 맛있다.’ 이런 말씀을 하실 때는 가장 뿌듯하고 바람을 느끼죠. 그게 저한테는 무엇보다도 최고의 선물이죠.

◇ 김현정> 그리고 필 주방장님은 어떠세요?

◆ 필감산> 저도 마찬가지예요. 제가 하얀 주방장 가운을 입고 음식을 해 줬을 때, 손님이 ‘진짜 맛있었다.’ 그 소리 한마디 들으면 피로가 다 가십니다. 얼마나 저로서는 기쁨인데요.

◇ 김현정> 가정으로 따지자면 그게 엄마의 마음이네요. 반대로 음식을 정말 정성껏 만들었는데 남기고 갔어요. 필 주방장님 어때요?

◆ 필감산> 그속상하죠. 남겨서 가지고 오지않습니까? 그러면, 뭐가 잘못됐나, 그걸 먹어봅니다. 뭐가 잘못됐는지. 진짜 맛이 없다하면, 내가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후회도 하고. 맛있게 만들었으면 손님이 입맛에 안 맞으셨나, 이런 걱정도 하고요.

◇ 김현정> 남은 음식 때문에 잠 못 이룬적도 있으시겠어요?

◆ 필감산> 많죠. 손님이, 전에 먹었던 것과 다른 판이다 왜 이렇게 했느냐고 했을 때, 잠이 안 와요. 고민이 많아서. (웃음)

◇ 김현정> 조 주방장님도 비슷하시겠죠?

◆ 조내성> 그렇죠. 저 같은 경우엔 일부러 서비스하는 사람들한테 피드백을 주방에다가 꼭 달라고 하죠.

◇ 김현정> 이분들이 그냥 대가가 된 게 아닙니다. 두 분, 봉황파, 백리향파. 대표해서 나오신 두 분. '오늘 같이 추운 날 이런 음식 드시면 딱 좋습니다.' 각 파의 추천 메뉴 하나씩 해 주시죠. 먼저 봉황파, 필감산 주방장님.

◆ 필감산> 굴 짬뽕 한 번 드셔보세요. 청양고추 조금 넣어서 이렇게 하면 진짜 시원합니다.

◇ 김현정> 듣기만 해도 좋네요. (웃음)

◆ 필감산> 겨울에도 땀납니다.

◇ 김현정> (웃음) 백리향파 조내성 주방장님은 어떠세요?

◆ 조내성> 고추짜장 추천합니다.

◇ 김현정> 고추짜장? (웃음)

◆ 조내성> 그게 되게 담백하면서 매콤해서요. 여자 분들도 되게 좋아합니다.

◇ 김현정> 오늘 점심메뉴는 중국 음식으로 정했습니다.

◆ 조내성>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두 분 장인정신 잃지 않고 우리나라 중국음식 끊임없이 발전시켜주시기를 당부드리면서 오늘 고맙습니다.

◆ 조내성> 감사합니다.

◆ 필감산> 감사합니다.

◇ 김현정> 봉황파 필감산 주방장, 백리향파 조내성 주방장, 두 분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