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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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형준 (제주도 주민)
제주도는 어제부터 비행기 운항이 재개되면서 제주공항은 서서히 평온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9만명이 한꺼번에 비행기를 탈 수 없기 때문에 숙소 전쟁은 여전하죠. 이런 재난상황 속에서도 우리네 정은 살아 있었습니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우리집을 무료 민박으로 제공할 테니 오갈 데 없는 분들은 오시라.’ 이런 메시지를 올리면서 사랑의 민박운동을 시작한 분이 있어서 화제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제주도민이세요. 윤형준 씨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윤형준 씨, 안녕하세요.
◆ 윤형준>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SNS에 올리신 글이 어떤 거였는지 직접 좀 읽어주시겠어요?
◆ 윤형준> 제가 SNS에서 올린 글은 ‘사랑의 민박’이라는 명칭으로 올라갔고요. ‘무료로 민박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사랑의 민박운동에 동참하시려는 제주도민 여러분께서는 방 컨디션과 함께 댓글 달아주시고 페친 분들은 널리 좋아요 공유 부탁드립니다.’
‘저희 집은 공항과 차로 거리는 5분 거리이며 차가 없으면 걸어서 15분 거립니다. 저희 가족과 동생네 부모님 집을 전면 개방하오니 아직도 숙소를 구하지 못한 분들 계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올렸죠.
◇ 김현정> 이걸 언제...
◆ 윤형준> ‘저희는 부모님 집에 머물면 됩니다.’ (웃음)
◇ 김현정> ‘저희는 부모님 집으로 가면 되니까 저희 집으로 오세요.’ (웃음) 이걸 언제 올리신 거예요?
◆ 윤형준> 그저께 저녁에 올렸죠. 24일 저녁에.
◇ 김현정> 아니, 원래 민박집을 하던 분이 아니신 거잖아요.
◆ 윤형준> 그런 건 전혀 없죠. 지금 같이 참여해주신 칠십여 분들 중에서도 그런 분 전혀 하나도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이런 글을 제일 먼저 올리실 생각을 하셨어요, 윤형준 씨는?
◆ 윤형준> 그 뉴스를 봤을 때 너무 안타까웠고요. 갓난 아기부터 구십살 난 어르신들까지, 정말 차디찬 바닥에서 며칠 밤을 새는 것을 봤고요. 제주도민으로서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내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구나.’ 그렇게 해서 글을 올리고 나니까 연락이 많이 오던가요?
◆ 윤형준> 엄청 왔고요... 12시간 만에 수백 통은 받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수백통이 왔어요?
◆ 윤형준> 밤을 샜죠, 거의.
◇ 김현정> 밤 8시쯤 올리셨다면서요? 그런데 수백 통이?
◆ 윤형준> 네. 다음 날 아침까지.
◇ 김현정> 어떤 사연들이 있었습니까?
◆ 윤형준> 노부모랑 여행 와서 고립된 사연들. 그리고 상갓집에 문상객이 열 분이 계셨어요. 온 친척이 왔는데, 친척이 고립되어가지고 큰 방이 필요한 경우들... 다양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연결된 분들 중에, 다 모실 수는 없는 거고. 어떤 선발기준으로 어떻게 뽑으셨어요?
◆ 윤형준> 가능한 이제 어린아이들과 이제 노부부가 있는 어르신들이 계신 가족들 위주로 했고요. 그러다 보니까, 젊은 남자들 여행 온 케이스들은 좀 이렇게 많이 불이익을 받더라고요.
◇ 김현정> (웃음) 그렇죠.
◆ 윤형준> 대학교 1학년 9명이었는데, 이분들은 남자들이고 인원도 9명이다 보니까 민박집에서 받을 수가 없는 거예요, 일반 집에서. 이 경우는 함덕에 있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무료로 돈 안 받을 테니까, 다 와라 해서, 무료로 가서 재워주고 식사도 제공해 주고 그런 케이스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케이스도 있고 지금 윤형준 씨 댁에는 그러면 몇 분이 머물고 계세요?
◆ 윤형준> 저희 집에는 이제 두 분이 머물고 있고요. 동생네 집은 거기는 통째로, 집을 비워줬기 때문에 한 18명이 묵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동생댁에 18분이나. 그러면 동생 분들은 어디 가 계세요?
◆ 윤형준> 다 부모님 집에서 숙박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웃음) 대단하십니다. 이분들이 숙박을 하면 전기도 쓰고 수도도 쓰고 이렇게 되니까 최소한의 숙박료는 받으셨겠죠?
◆ 윤형준> 아유, 그걸 받으면 안 되죠. (웃음) 지금 거의 제주도는 준전시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비용을) 하나도 안 받으시는거예요?
◆ 윤형준> 네, 당연히 받는 건 아니고요. 그들은 우리를(제주도를) 찾은 손님들이기 때문에 주인 된 입장에서 따뜻하게 갈 수 있도록 그렇게 해 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 김현정> 대단하시네요. 본인 집을 내준 분도 계시고, 사실 잘 아는 사람들한테도 집을 내보인다라는 게 이게 쉬운 일은 아닌데. 아예 ‘여기서 묵고 가십시오, 자고 가십시오, 쉬고 가십시오.’ 보통 일 아니에요. 그것도 모자라서 아예 지금 윤형준 씨는 ‘사랑의 민박’운동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동참해 달라 이런 캠페인까지 하신 건데, 이렇게 해서 몇 분이나 모였습니까? 우리 집 내주겠다.
◆ 윤형준> 총 70여 분이 모였고요. 심지어 어떤 분은 그러니까 원룸을 갖고 계세요. 여성분인데. 원룸 딱 방 하나 가지고 있는데, ‘저 혼자 자는 원룸입니다. 제가 여자라서 여자만 받습니다. 저랑 같이 제 이불에서 자요.’ 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 집에도 신청자가 나타났어요?
◆ 윤형준> 예. 여성 한 분이 가셨습니다.
◇ 김현정> 그분들은 정말 잊을 수 없는 평생 친구가 되셨을 것 같은데요.
◆ 윤형준> 네, 그렇죠. (웃음)
◇ 김현정> 정말 정이 있는 분들이 많네요, 제주도. 지금 준전시 상황이라고 하셨어요. 그야말로 전쟁 같은 대란을 겪었지만, 우리가 그래도 그 와중에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건 이런 분들이 있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윤형준> 이번에 상황을 보면서 되게 많이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매뉴얼을 만든다고 하는데, 일이 벌어진 다음에 마련하는 매뉴얼은 큰 의미는 없을 것 같고요. 앞으로도 국토교통부 등 교통 행정당국에서는, 사전에 미리 리스크를 예측하고 움직일 수 있는 게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고요. 제주도가 관광으로 먹고 살고 있는, 관광이란 이미지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 윤형준> 보물섬이라고 해서 수려한 경관만 얘기할 게 아니라, 도민들의 마음씨 또한 그런 보물섬 못지않다는 것도 꼭 보여줘야 되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게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시민 네트워크가 좀 필요하지 않나 저도 이번에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정부의 힘만으로, 그러니까 지자체의 힘만으로 이런 상황에서 대처가 안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다행히 어제부터 항공기 운항이 재개가 됐습니다마는 이분들이 다 갈 길 가시고, 완전 정상화가 되려면 얼마나 더 걸릴까요?
◆ 윤형준> 한 2, 3일 더 걸릴 걸로 보고 있고요. 지금 이 시간에도 밤을 새고, 대기표를 받고 밤을 샌 체류객들이 몇 만명이 있습니다. 오늘도 몰릴 것이고요. 한 9만 명이 나가려면 한 목요일까지 가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때까지 오갈 데 없는 분들한테는 문이 계속 열려있는 겁니까?
◆ 윤형준> 네. 그럼요. 이분들 가실 때까지 편안하게 쉬시라고 문을 열 계획입니다.
◇ 김현정> 따뜻한 마음 나눠주셔서 제가 대신 감사드리고요.
◆ 윤형준> 네. (웃음)
◇ 김현정> 그 손님들 끝까지 잘 환대해서 보내주셔야 합니다.
◆ 윤형준>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윤형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제주도에서 ‘사랑의 민박’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한 분이세요. 제주도민 윤형준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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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6(화) "제주 사랑의 민박 운동.. 원룸 주민까지 동참"
201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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