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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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안근원 (한국교통연구원 박사)

<통행료 면제해야>
-통행료 안받으면 톨게이트 정체 해소
-운영 타격? 통행료 인상분으로 해결
-중국도 면제하는데 우리는 왜 못해?
<통행료 유지해야>
-톨게이트가 원인? 하이패스 차량 많아
-유지보수비용 거의 통행료로 충당해
-명절선물? 밀리면 악몽 같은 선물
여러분 설연휴에 고향으로 내려가십니까? 귀향길 꽉 막힐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답답하시죠. 늘 그러려니 참고 가기는 갑니다마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낼 때는 화가 난다는 화가 난다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명절에는 고속도로가 고속이 아닌데 왜 통행료는 똑같이 내야 하느냐 이거죠. 물론 도로공사측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오늘 양측의 입장 듣고 판단해 보시죠. 먼저 통행료를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참여연대 안진걸 합동사무처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사무처장님, 안녕하세요.
◆ 안진걸>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이번 설에 통행료를 내려 달라입니까 아니면 아예 면제하란 주장이십니까?
◆ 안진걸> 고속도로라는 게 고속이니까 저희들이 돈 내는 거잖아요. 그런데 명절에는 저속도로가 돼버립니다.
◇ 김현정> 저속도로요.
◆ 안진걸> 거북이 도로죠, 거북이 도로. 사실 최저속도라는 것도 지정되어 있어서 그 이하로 가면 처벌을 받게 되어 있거든요. 사실상 최저속도 위반을 강요당하는 것이거든요. 그런 점을 본다면 통행료 면제는 명절에는 당연히 해 줘야 한다는 것이고요. 정부가 국민들에게 줄 수 있는 중요한 선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예 면제? 깎아주는 것도 말고 인하도 말고, 면제해달라는 말씀인가요?
◆ 안진걸> 속도가 떨어진 만큼 감면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있습니다마는. 작년 8월 14일날 대통령의 의견으로 하루 통행료를 면제해 주는 조치를 했었던 걸로 봤을 때요. 그런데 서민들이 14일날 면제가 다급할까요? 아니면 명절 때 면제가 훨씬 더 절실할까요?
◇ 김현정> 그 말씀 잘 하셨습니다. 그때가 광복 70주년 맞아서 하루 통행료 면제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도로공사 측에서는 어떤 얘기를 하냐면 ‘통행료를 안 받으면 국도로 달릴 차들까지 다 고속도로로 몰리게 된다. 그러면 명절에 길이 더 막힐 수 있다. 그게 광복 70주년 때도 많은 차들이 사실은 고속도로로 나와 가지고 꽤 막혔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 안진걸> 작년 8월 14일 날 저도 일이 있어서 고속도로를 이용을 했었는데요. 실제로 500만대 이상이 운행을 한 것으로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518만대가 운행을 했더라고요.
◆ 안진걸> 그동안 역사상 가장 두번째로 많은 운행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운행해봤는데 하나도, 거의 다 막히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언론보도라든지 모든 보도에서 확인이 됐거든요. 그러니까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표를 받기 위해서 줄을 서고, 속도를 멈추고. 그다음에 또 돈을 내기 위해서 줄을 서고, 속도를 멈추게 되지 않습니까?
길게 늘어서게되잖아요. 그런데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면 실제로 그렇게 들어오고 나갈 때 줄이 줄어들고요. 시간이 줄어들면 아무래도 교통체증이 더 줄어든다 그렇게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톨게이트에서 줄 서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병목현상이 사라지면서 그렇게 많은 차가 나왔는데도 실제로는 막히지 않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또 다른 문제는 비용 문제인데요. ‘설 연휴 내내 면제를 해 준다고 하면 면제되는 요금 규모가 400억원 정도가 된다. 그러면 도로공사로서는 손해가 막심하다. 고속도로라는 게 유지, 보수, 관리를 계속해 줘야 하고 또 그 통행료 받아서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는 건데요. 이런 식으로 400억원 손실을 보면서 면제해 주는 건 쉽지 않다’는 얘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안진걸> 고속도로를 담당하고 있는 도로공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걱정이 되고 서운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작년에 이미 한 5% 올렸습니다. 작년 12월에 5% 정도 요금 인상을 했고. 그다음에 또 몇 년 전에 소리소문 없이 올렸고요. 지금 아마 이 방송 듣고 처음아시는 분들도 있었을 텐데, 주말이랑 공휴일에는 5% 또 할증을 받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아, 그래요? 주말에 요금이 다릅니까?
◆ 안진걸> 이미 공휴일에 5%를 더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명절 때 통행료 면제는커녕 공휴일이어서 5%를 더 받는 것이거든요. 도로 짓다 보면 돈이 많이 들잖아요. 그래서 생긴 적자인 면이 많거든요.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건 옳지가 않다. 그리고 주말에 5%씩 할증 받고 있는 것, 그게 1년에 수백억이 됩니다. 그리고 또 작년에 12월 달에 5% 가까이 올렸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조금 인상해가지고 더 받고 있는 정도의 수익이면 이번 명절에 면제해 주는 게 그렇게 큰 타격은 되지 않을 거란 말씀이에요?
◆ 안진걸> 그 금액이면 충분하죠. 저희가 이번 명절 때 한해서 고속도로를 면제해 주면 400억 정도를 부담한다고 추산하고 있는데요. 주말과 공휴일 할증하는 것과 작년 12월에 5% 가까이 올린 것 감안하면 400억 이상이 다 이미 보전이 된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도로 공사에서는 그때 올린 것도 적자가 심해서 올린 거다, 그렇기 때문에 깎아줄 여력이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어쨌든 안진걸 사무처장 보시기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속도로가 아닌 저속도로인 상황에서는 면제혜택 줘야 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안진걸> 그러니까 민족 최대의 명절 때, 그렇게 10시간, 20시간씩. 많게는 20시간씩 갇혀 있지 않습니까, 시민들이. 그거 정말 해결하자는 거죠.
◇ 김현정> 혹시 명절에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해 주는 다른 나라 사례가 있습니까, 이런 경우가?
◆ 안진걸> 저희가 다는 조사는 못 해 봤는데요. 가까운 중국이 춘절이 있지 않습니까? 중국이 무려 20일 가까이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해 주는 것이 확인이 됐고요. 대만도 면제해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랑 풍습이 비슷한 중국이 그렇게 해 주는데는 다 이유가 있겠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안진걸> 역시 명절 때는 서민중산층들이 부담없이 고향에 갔다 와라, 이런 국가와 정부가 국민을 응원해 주고 배려해 주고 격려해 주는 그런 의미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안진걸>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이번 명절에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해 줘야 한다는 입장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면제 불가 입장도 들어보죠. 한국교통연구원 안근원 박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안 박사님.
◆ 안근원>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막히는 것도 서러운데 고속도로 통행료까지 내라니 이것은 말이 안 된다, 거북이 도로에 왜 돈을 내야 하느냐? 이런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안근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심정적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고속도로가 막히는 데 비싼 요금을 낸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는데. 요금이 낮아지면 사실은 통행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요. 오히려 더 막히게 되는 요인으로 발생이 됩니다. 그래서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제가 앞에서 그 질문을 드렸어요. ‘통행료 면제를 해 주면 국도로 달릴 차들까지 다 고속도로 나와서 더 막히는 것이 아니냐?’라고 질문을 드렸더니 앞에 답변은 ‘지난번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한 번 하루 종일 통행료 면제해줬을 때 추석만큼 많은 차들이 몰렸지만 톨게이트에서 돈을 받지 않다보니까 차들이 씽씽 달리고 병목현상이 오히려 해소됐다’라는 건데요. 이게 사실인가요?
◆ 안근원> 그렇지 않습니다. 당시 작년 8월 14일 경우를 보면 평소에 비해서 한 15% 가량 교통량이 증가했습니다. 고속도로가 막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교통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막히는 거고요. 톨게이트를 지날 때 요금을 안 냈기 때문에 병목현상이 사라졌다는 부분은 사실은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하이패스 차량이 벌써 50%가 넘거든요. 톨게이트 때문에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곳은 일부 구간이 조금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고속도로 정체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닙니다.
◇ 김현정> 여기에서 좀 의견이 갈립니다. 안진걸 사무처장이 보시기에는 ‘작년 그 정도면 생각보다는 막힌 게 아니었다, 평소 수준이었다.’ 이 말씀이신 것이고요. 안 박사님은 ‘아니다, 평소 주말보다 더 막힌 것이었다.’ 이런 얘기세요.
◆ 안근원> 아닙니다. 막히지는 않았는데요. 당시의 교통량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오히려 적었어요.
◇ 김현정> 예상보다는 적었다?
◆ 안진걸> 막힐 것을 예상하고 사람들이 주의 운전했던 것도 있었고요. 그리고 또 운전도 일반 평소처럼 운전하지 않고 차선 따라 흐름이 원활하게 유도했던 측면도 있었던 것 같아요. 명절 특별대책을 해서요.
◇ 김현정> 그러면 이번에도 면제를 해주되, 그때처럼 잘 관리도 하고 차선 관리도 하고요. 또 사람들도 그럴 것을 예상을 해서 일부러 고속도로로 더 나오지는 않고 이렇다 보면 해소되지 않을까요?
◆ 안근원> 그럴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일 특별한 하루, 이틀을 정해서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럴 때 발생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고속도로 통행료가 사실은 원가에 맞춰져 있거든요. 그렇다면 그 하루, 이틀 동안 무료로 요금을 낮춘다면 나머지 364일이나 363일에 대해서는 결국 요금을 올려야 돼요.
◇ 김현정> 결국은 비용 문제가 더 큰 문제라고 보시는 거네요.
◆ 안근원>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작년에 이미 통행료 5%를 인상을 했고. 또 주말, 공휴일에는 할증제도도 시행하고 있고. 이 정도면 이번에 면제를 해 줘도 될 만큼 적자 보전이 된 거 아니냐? 이런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안근원> 그렇지 않습니다. 5% 인상이나 주말 할증은 이미 반영이 되어 있는 내용이고요. 추가로 명절에 면제해 준다면 그 부분도 마찬가지로 원가인상요인이 되기 때문에 인상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저는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통행료를 이렇게 비싸게 받는데, 그리고 정말 많은 차들이 이용하고 있는데. 왜 고속도로 공사는 왜 이렇게 항상 적자입니까?
◆ 안근원> 우리나라 고속도로 요금이 사실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높은 편은 아니고요. 그다음에 민자도로에 비해서 고속도로 요금이 많이 낮지 않습니까? 그런 원인들이 사실은 관리를 잘했다고 볼 수 있고요. 요금이 진짜로 원가에 맞춰져 있어요. 오히려 원가보다 조금 낮게 되어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비싸다. 이런 말씀이에요. 그러면 명절에 정말 저속도로일 때, 고속도로가 역할 못 할 때는 충분히 면제해 줘야 할 법적인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냐? 상식적으로도 그런 것이 아니냐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안근원> 결국 유료도로 이야기인데요. 법적으로 요금을 낮출 수 있는 부분은 없는 것 같고요. 단지 명절에 내린 부분만큼 평소에 조금 요금을 올려서 커버를 한다면 그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것도 바람직한 것 같지는 않아요. 왜냐하면 저희들이 고향 갈 때 요금 1~2만원 없어서 못 가지는 않고요. 오히려 고속도로에서 얼마큼 막히느냐, 안 막히느냐가 더 크게 차지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우리 한국교통연구원 박사님께서 보시기에는 지금 도로 공사가 원가 수준의 통행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봐서 이거 하루, 이틀 면제해 주는 것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말씀이시네요.
◆ 안근원> 그러니까 결국은 누적된다면 감내하기 힘들게 되고요. 고속도로 연말이나 명절 때 면제해 줘서 오히려 더 막히는 것이 국민들한테 좋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더 막힐 것이냐, 말 것이냐는 부분은 앞의 분과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에 이것은 시행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마는. 박사님이 예측하시기에는 분명히 더 막힐 것이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안근원> 요금이 낮아진다면 결국 통행량이 많아지는 것이 분명한 경제학적인 사실이기 때문에 조금은 심도 있게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물로 줬는데 오히려 더 막혔다고 하면 선물 아닌 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 김현정> 오히려 더 막히면 악몽 같은 선물이 될 수도 있다? 알겠습니다.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이 들으면서 나름의 판단을 하셨을 겁니다. 고맙습니다.
◆ 안근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명절만큼은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하는 게 옳다’와 ‘아니다, 그건 근시안적인 발상이다.’ 여러분은 어느 쪽 손을 드시겠습니까? 한국교통연구원 안근원 박사까지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