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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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명호(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C형간염 피해자), 정형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한 두 달 사이 몸무게 10kg 빠져
-어디가 아프든 PRP주사 유도
-보건당국 늑장대응, 증거도 사라져
-PRP 주사 임상검증 안된 기술
-일회용품 재활용 가능성있어
지난해 11월 주사기를 재사용해서 C형간염 집단발병을 일으켰던 다나의원 사건, 많이들 기억하실 텐데요. 이번에는 강원도 원주와 충북 제천에서 유사한 사례가 또 발견됐습니다. 특히 원주의 한 정형외과에서는 PRP 주사 시술을 받은 환자 115명이 C형간염 양성으로 무더기 판명이 돼서 부랴부랴 실태조사에 나섰는데요. 도대체 무슨 시술을 어떻게 받은 건지 이 병원에서 PRP주사를 맞고 C형 간염에 감염된 피해자 한 분을 직접 연결해 보죠. 조명호 씨입니다. 나와계십니까?
◆ 조명호> 네, 조명호입니다.
◇ 김현정> 그 문제의 PRP주사라는 건 언제 어떻게 맞게 되신 거예요?
◆ 조명호> 한 2013년 11월경에 한 서너 번을 맞았어요. 그때 무릎관절에 좀 통증이 있어서 한번 맞아보자고 해서 맞아본 겁니다.
◇ 김현정> 그러던 와중에 C형간염에 내가 감염됐다는 사실은 언제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
◆ 조명호> 먼저 증상을 얘기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시죠.
◆ 조명호> 그 주사를 맞고 한 한 달이나 두 달 전부터 몸에 이상이 오더라고요. 아주 잠만 오고, 24시간 밥도 안 먹고 잠을 잔 적이 몇 번 있어요. 계속 한 두 달 만에 몸무게가 한 10kg이 빠지더라고요.
◇ 김현정> 한 두 달 사이에 10kg가요?
◆ 조명호> 예.
◇ 김현정> 원래 몸무게가 몇이었는데 몇으로 빠지신 거예요?
◆ 조명호> 몸무게가 85kg나갔었는데, 그거 한 한두 달 만에 75~76kg으로 떨어지더라고요.
◇ 김현정> 전혀 먹지를 못하고 누워 있는 상황. 지금 조사당국에서 조사중에 있습니다마는 지난번에 다나의원 사건처럼 주사기를 재사용했을 가능성도 있고, 아니면 혈액을 뽑아서 이게 원심분리기에 돌려서 다시 재주사를 하는 이런 방식인데요, PRP라는 게. 그 원심분리기에 돌릴 때 혈액을 넣는 용기를 재사용했을 가능성, 이런 가능성도 지금 무게를 두고 수사를 하고 있답니다. 선생님 시술 받으실 때 뭔가 꺼림칙한 것들을 느끼셨습니까?
◆ 조명호> 아무튼 병원이 아주 지저분하다는 걸 느꼈어요. 피를 채혈하는데 가면 쓰레기통이, 피를 뽑고 난 주사기니 주사줄이니 이렇게 피투성이 된 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맞았는데 넘쳐서 피가 땅바닥에 줄줄 흐르고 아주 불량하더라고요, 환경이. 그런 느낌은 받았어요.
◇ 김현정> 뭔가 좀 정상적인 병원하고는 다르게 위생상태가 지저분하다, 이런 생각을.
◆ 조명호> 무조건 PRP 시술로 사람을 유도를 하더라고요. 그게 돈을 더 받아서 그러는지 무릎 아파도 PRP, 손목 아파도 PRP, 어깨 아프다는데도 PRP 맞으라고 하고, 허리 아파도 PRP 맞으라고 하고 그저 모든 걸 PRP로 통하더라고요.
◇ 김현정> 예. 그래서 이 감염이라는 걸 확진을 받은 다음에 보건소에다 신고하셨어요?
◆ 조명호> 네. 처음에는 원주보건소에다가 전화를 해서 접수를 했어요. 전화 몇 번 하니까 퉁명스럽게 춘천 가서 조사하고 있다 말로만 그러고는 어영부영하길래 우리가 집단으로 보건소를 찾아갔어요.
◇ 김현정> 찾아가기까지.
◆ 조명호> 예. 어떻게 된 거냐 하니까 보건소 직원들이 아마 그 병원을 갔던가 봐요. 가서 C형간염 걸렸단 사람이 민원이 들어오는데 어떻게 하냐 물어보니까, 그 원장이 겁먹고 4, 5월 경에 문닫고, 폐업하고 도망가버린 거예요.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괜히 어설프게 들어갔다가 병원 문 닫고 도망가게 만든, 이제는 조사하려고 그래도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이런 상황으로 만들어버렸다는 말씀. 질병관리본부에다가도 글을 올리셨다면서요.
◆ 조명호> 예. 11월에 내가 신고한지가 언제인데 여태 이러고 있고, 인터넷 답변이 왔길래 왜 그렇게 늦게 오냐고 하니까 메르스 사태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그렇다면서 한참 있다가 답변이 왔더라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참 그러니까 이렇게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몇 번의 신고를 했는데도 상황이 왜 이렇게 악화된 건가, 왜 이렇게 늑장대응을 했을까 이게 답답해지는 지점인데 피해자들이 이제 다 연결이 되면 뭔가 집단대응할 생각도 갖고 계세요?
◆ 조명호> 하고말고요. 해야죠. 그런 사람이 또 어디 면허취소도 안 되고 과장으로 정형외과로 하고 있더랍니다.
◇ 김현정> 기가 막힌 노릇이라는 말씀이세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어려운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조명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원주 한양정형외과에서 PRP주사를 맞고 지금 C형간염에 걸려 있는 조명호 씨를 먼저 만났습니다. 제2의 다나의원 사태라고 할 수밖에 없네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또 벌어진 건지 전문가를 통해 들어보죠.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정책국장 연결돼 있습니다. 정 국장님 나와계세요?
◆ 정형준>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난번 다나의원 때도 보통 병원에서 흔히 하지 않는, 주사만 맞으면 살이 빠진다 이런 시술이었는데 이번에 이 PRP 시술이라는 것도 일반 병원에서 흔하게 하는 시술은 아니라고요.
◆ 정형준> 맞습니다. 이것도 지금 연구를 해야 되는 기술이고요. 치료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허가가 되지 않은 기술입니다.
◇ 김현정> 지금 이 병원 같은 경우에는 오염된 혈액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다른 환자에게 전해졌다는 건데 오염된 사람의 혈액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전염이 가능했을까요?
◆ 정형준> 일단 이 시술은 이전에 그런 근육주사나 아니면 혈관주사처럼 그냥 어떤 성분을 집어넣는 것이 아니고 자기 피를 뽑아서 원심분리기를 이용해서 혈장 부분을 가지고 상당 부분 농축을 시킨 다음 뽑아내기 때문에 몇 번의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그래서 튜브라든가 이런 것들을 사용해서 옮기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 중에 한 곳에서 재사용했을 가능성이 있고요. 또한 PRP 자체를 하는 키트 자체 전체를 다 세트로 판매를 합니다. 그 키트를 어느 부분에서 또 재활용했을 가능성. 어쨌든 일회용품을 재활용했을 가능성이 어딘가에서 발생하는 것이죠.
◇ 김현정> 다른 사람이 썼던 것을 다시 썼을 가능성. 그것밖에는 지금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씀이신가요?
◆ 정형준> 예. 그리고 튜브를 1회용품을 사용해야 되는데 만약에 유리로 된 것을 사용을 한 다음에 멸균을 하는 기계가 있습니다. 그 기계를 하게 되면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멸균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이걸 일반적으로 씻어서, 퐁퐁 같은 걸로 그냥 닦아서 쓰면 멸균될 가능성이 없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하나 더 짚어볼 게 보건당국의 대응입니다. 지난해 4월부터 감염의심 신고를 피해자들이 아주 적극적으로 접수를 했는데, 본격 조사에 들어간 건 작년 11월. 그리고 이제서야 결론이 하나둘 씩 나오고 있는 상황. 너무 안일했던 거 아닌가요?
◆ 정형준> 안일한 정도가 아니라. 11월에 사실 서울에 다나의원 사고가 생기고 나서야 역학조사를 한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나의원 사태 보고서야 아차차 해서?
◆ 정형준> 예. 보건소에서 질병관리본부에 제대로 보고를 안 했을 가능성도 매우 높고요.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 이제 원주 쪽에 있는 보건소에서 인지하지 않고 단순히 어떤 의원에서, 어떤 시술을 받고 C형간염에 걸린 사람들의 민원으로만 인식했을 가능성까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죠. 안 그러면 이게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보건 당국이 대책을 내놓기는 내놨습니다. 공익신고제를 활성화해서 이제 내부고발을 받아보겠다는 것인데 이 대응책 어떻게 보세요?
◆ 정형준> 상당히 효과가 의심될 거라고 보입니다. 왜냐하면 내부 제보자라는 게 의료인들이 제보하지 않고서야 사실 제보가 되지 않는데 의료인들이 그런 사실을 인지했다고 했을 때는 자체적으로 정화가 되는 상황이거든요.
원주 같은 경우에도 근무하신 분들이 이런 것들 원심분리기의 어떤 튜브라든가 이런 것들을 재활용하거나 아니면 오염된 상태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을 했다면 당연히 생기지 않았을 문제인데 그런 생각을 그곳에 근무하시는 의료인들,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사 모두 다 안 하고 아니면 까먹었든지 그렇게 됐다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실제로 감염이 돼 가지고야 이 제보한다는 것은 이미 벌어지고 나서 막는 거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그러면 다른 대책 어떤 게 가능할 거라고 의료인들은 보세요?
◆ 정형준> 일단은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게 비보험이긴 하지만 어떤 특정 시술이나 특히 주사제 처방 같은 것들이 빈도수가 건강보험에서도 많은 것들,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들여다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뭐를 하는지, 적정진료를 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안전하게 진료가 되는지 평가를 잘 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부분을 들어가서 봐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 김현정> 보험으로 통보하지 않는 부분. 예전 다나의원도 살빼는 주사, 이번에도 무조건 어디가 아프든 이 PRP 주사를 맞게 권했다는 건데 이런 것들을 수상하다 이상하다 싶으면 들여다봐야 된다는 말씀이세요.
◆ 정형준> 예. 특정시술들을 특히나 집중적으로 많이 하는 곳들을 보는 것이 좋다고 보고요. 또 하나는 C형간염 같은 경우가 이런 식으로 만약에 발생하는 것이 지금 제천에도 한 곳 더 있지 않습니까? 벌써 지금 짧은 시간에 3군데인데 이렇게 된다면 기존에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C형간염과 같이 혈행성 감염 가능성이 아주 높은 이런 질환의 빈도 같은 것들을 보고 역학조사를 추진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부분이 또 하나가 있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좀 답답한 노릇이네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형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정책국장이었습니다.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