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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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7(수) 총선 현수막 전쟁 "포샵은 기본입니다"
2016.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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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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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창욱(현수막 '황소와 나비' 과장)



요즘 거리를 걷다보면 건물 전체를 덮는 거대한 대형현수막 눈에 띄실 겁니다. 다 같은 현수막 같지만 어떤 건 잘 들어오고 어떤 건 매일 지나다녀도 눈에 안 띄고 그렇죠. 여기에는 어떤 원리가 숨어 있는 걸까요? 4.13총선을 앞두고 펼쳐지고 있는 총성 없는 전쟁, 현수막 전쟁. 그 전쟁의 최일선에 있는 분을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 보겠습니다. 대형현수막 전문업체 황소와 나비의 오창욱 과장 연결을 해보죠. 과장님 안녕하세요.

◆ 오창욱>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 일에 종사한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오창욱> 광고업계에 있는지는 한 5년 정도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요즘 얼마나 바쁩니까?

◆ 오창욱> 엄청 바쁘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선거철이라서 아무래도 물량이 평소 때보다는 많이 있고 그러느라고 밤낮 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밤낮 없이. 대형현수막들은 단가가 얼마나 나갑니까, 요즘?

◆ 오창욱> 단가가 제작비로만 따졌을 때는 1제곱 미터당으로 기준을 잡거든요. 그래서 1제곱미터당 한 1만원에서 1만 5000원 사이로 그렇게 좀 가격이 형성돼 있습니다.

◇ 김현정> 1만원에서 1만 5000원. 요즘 후보들 현수막 만드시느라고 눈코 뜰 새가 없다고 하셨는데 그 제일 신경 쓰이는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 오창욱> 아무래도 얼굴색 같은 게 요즘에는 좀 온화하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그런 식으로 보정을 많이 하고있고요.

◇ 김현정> 후보들 얼굴 대형현수막에 걸려 있는 거 보면요. 저는 실물 얼굴들을 많이 알잖아요, 그분들. (웃음) 실물보다 훨씬 다들 잘 나오셨어요.

◆ 오창욱> (웃음) 물론 그렇게 해드려야죠.

◇ 김현정> 이거 포토샵 같은 것, 흔한 말로 ‘뽀샵’을 하는 겁니까?

◆ 오창욱> 그건 기본이고요. (웃음)

◇ 김현정> 몇 퍼센트가 들어가는 거예요?

◆ 오창욱> 제가 봤을 때는 50% 이상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얼굴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사실은 이게 어디 걸리느냐, 목도 중요하지 않습니까?

◆ 오창욱> 그렇죠.

◇ 김현정> 아주 중요하죠. 저희 같은 경우에도 지금 3명의 후보현수막이 붙어 있는데. 어떤 후보 현수막은 유동 인구가 제일 많은 건물에 턱 붙어 있고 어떤 후보 거는 몇 명 다니지도 않는 길에 붙어 있고. 보면서 저는, ‘왜 저렇게 자리를 잡았을까. 이 자리잡는 데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가.’ 궁금하더라고요.

◆ 오창욱> 자리 잡는 건 어차피 선거관리법상으로 사무소가 있는 건물에 한해서만 붙일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면 사무소가 있는, 선거 사무소가 있는 그 건물 외벽 외에는 못 붙이는 거예요.

◆ 오창욱> 예. 맞습니다. 그렇게 지금 선거관리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애초에 선거 사무소에 자리를 잡을 때부터, 자리를 보면서 잡아야 되겠네요.

◆ 오창욱> 그렇죠. 아무래도 그렇게 하는 게 지역주민들한테 많이 보이는 자리가 되겠죠.

◇ 김현정> 선거 현수막에도 유행이라는 게 있어요? 변천사랄까, 트렌드 이런 게 있습니까?

◆ 오창욱> 지난 4년 전에 했을 때보다는. 많이.. 감성마케팅이 트랜드다보니까요. 직접적인 공약사항들을 좀 내거는 분위기보다는, 어떤 분은 얼굴 사진 없이도 그냥 시 문구 같은 것을 넣으시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들은 아이러니하게 다른 정당에서 하셨던 슬로건들을 역으로 쓰는 분들도 계시고. 그런 부분을 보면 분위기가 좀 많이 부드러워진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 김현정> 예전에는, 이 지역구에 내가 뭘 놔드리겠습니다, 이 지역구에 학교 유치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공약들을 현수막에 담았다면 이번에는 감성으로 치고 나가는.

◆ 오창욱> 네. ‘여러분의 ○○구의 아들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아들, 어디의 딸. 이런 것들이요.

◆ 오창욱> 네. 이렇게 위트있게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웃음)

◇ 김현정> ‘한 번 더 믿어주세요.’ 현역의원이라면 이런 게 걸려 있을 것 같고요.

◆ 오창욱>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건물 외벽에 그렇게 큰 현수막을 쳐놓으면 상가의 가게들보다도 현수막이 더 도드라지니까 가게 상인분들은 좀 불편해하실 것 같아요, 안 좋아하실 것 같아요.

◆ 오창욱> 그렇죠, 아무래도 4월까지는 가야 되기 때문에요. 후보님들이 가게마다 동의를 얻으시고 그 부분은 양해를 부탁드리고 거시는 분들도 계시고, 피치 못하게 간판을 가려야 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걸 대체해서 현수막을 달아드린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지금 협의를 하면서 진행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보통 상인들 같은 경우에는 외벽에다가 현수막 붙이는 거 불법 아닙니까?

◆ 오창욱> 지금 광고법상으로는 건물 외벽에 붙이는 현수막은 전부 다 불법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 후보들은 어떻게 다는 거예요?

◆ 오창욱> 의원 사무실에서 말씀들은 바를 말씀드리자면, 선거 때만 해서 완화를 시켜주시는 것 같아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희도 조금 아이러니하죠. 상인 분들은 불법적으로 안 된다고 하면서 철거가 되는 마당이다 보니까요.

◇ 김현정> 그렇죠. 상인들이 현수막 붙이는 건 전부 불법인데 선거철에 정치인들은 붙일 수 있는 것. 이렇게 좀 경기가 너무 나쁠 때는, (현수막 광고를) 상인들도 붙일 수 있게 해달라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듣고 계시는 군요.

◆ 오창욱>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현수막 문구 중에, 제일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문구가 있으신가요?

◆ 오창욱> 최근에, 백세인생의 ‘전해라’ 유행어. 누리과정에 대한 얘기를 했을 때. 그 바로 밑부분에 대해서는 ‘누리과정에 대한 예산을 못 받았다고 전해라.’ 이런 식으로 위트 있게 갔던 그런 부분들이 좀 기억에 남습니다.

◇ 김현정> 예를들면 새누리당 쪽에서는 ‘누리과정 예산 다 줬다고 전해라’ 그러면 이쪽에서는 ‘야당쪽에서는 못 받았다고 전해라’ 이런 식인거죠?

◆ 오창욱> 네. 그런 식으로 하는 것들이 요즘 재미있더라고요.

◇ 김현정> 하지만, 보고 있는 국민들은 속 터져요. 그런 싸움 보면.

◆ 오창욱> 그렇죠. 서로 간에 비꼬는 식으로 하기는 하는데 그런 부분을 봤을 때 국민들은 또 많이 착잡할 것 같기도 하고 답답할 것 같기도 합니다.

◇ 김현정> 가장 바쁠 때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오 과장님 얼른 가서 다시 일하세요.

◆ 오창욱>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대형현수막 전문업체 황소와 나비의 오창욱 과장 통해서 요즘 총선 현수막 전쟁 그 뒷이야기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