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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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7(월) "한국 언론들, IS동영상에 농락당하고 있다"
2016.03.07
조회 152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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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민균(아이서퍼 상무), 이희수(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고민균 아이서퍼 상무>
-해킹피해 업체, 이슬람과 관련없어
-관련업계 뒤숭숭, 문의전화 속출
-왜 스크랩 업체 해킹했는지 이해 안 돼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
-공개된 명단, 테러 대상과 관련 없어
-구체적 테러가 목적이라고 보긴 어려워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는 심리효과 노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한국인 20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주말에 이런 보도가 나오면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습니다. 이 동영상은 현재는 삭제가 된 상태인데요. 내용은 이랬습니다. 그러니까 매일 언론기사들을 스크랩해서 기업에 제공하는 업체들이 있는데요. 이 업체를 이용하는 고객이 포함된 20건의 명단과 이메일이 쭉 적혀 있는 리스트입니다. 물론 그 이용자들은 누군지 전혀 모르는 일반인들이죠. 그리고 스크랩된 기사 제목하고 기자 이름, 이메일 이게 쭉 적혀 있는 리스트가 또 있고요. IS는 이 리스트들을 보여준 후에 이들을 타깃으로 한 테러를 선동하겠다, 얘기를 합니다. 경찰은 IS가 국내 한 신문 스크랩 업체 서버를 해킹해서 그 안에 담긴 정보를 빼낸 걸로 보고 수사 중인데 이 보도가 나가자 관련 업계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건 진상을 좀 파악해 보고 가죠. 먼저 관련 업체 이야기 들어봅니다. 신문 스크랩 업체 아이서퍼의 고민균 상무 연결이 돼 있습니다. 고 상무님, 안녕하세요.

◆ 고민균>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날그날 나온 각 언론사의 기사, 그리고 그걸 쓴 기자, 이메일. 이걸 정리해서 배포하는 업체들이 따로 있는 거군요?

◆ 고민균> 네, 일단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존재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공식적으로는 이미 2007년부터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뉴스 저작권의 신탁관리기관으로 지정돼서 주요 언론사와 공식적으로 유통하는 케이스가 있고요. (다른 하나는) 자체적으로 뉴스를 수집하거나 분석을 해서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는 업체가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각 기업체라든지 이런 필요한 곳들에 스크랩을 쫙 해서 보내주는 이런 업체들인 거예요?

◆ 고민균>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보도 나오고 나서 많이 놀라셨죠, 일단은?

◆ 고민균> 저희는 아무래도 개인정보가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인 데다가 또 해킹의 주체가 아무래도 위험한 단체이다 보니까 주목을 할 수밖에 없었죠.

◇ 김현정> 물론 우리 아이서퍼의 서버가 해킹당한 건 아닙니다만 관련 업계에 종사하시니까 사실관계를 많이 알아보셨겠어요?

◆ 고민균>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파악이 되던가요?

◆ 고민균> 어디가 또 이렇게 해킹됐었는지에 대해서, 찾느라고 처음에 저희도 나름대로 많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 김현정> 해킹당한 걸로 추정되는 언론 스크랩 회사가 진짜 존재하긴 하는 거예요?

◆ 고민균>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 해당 업체가 이슬람하고 관련 있다든지 평범하지 않다든지 이런 게 있습니까?

◆ 고민균> 공개된 걸로만 봐서는 그렇게 판단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고요. 일단은 그냥 저희는 평범한 하나의 비공식적인 제공업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생각하세요. 그런데 왜 그 많은 사이트 중에서 신문 스크랩 업체 사이트를 IS가 노렸을까요?

◆ 고민균> 일반적으로 그렇게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것 같고 만약에 가능성이 있다라고 하면 해당 홈페이지가 어떻게 홍보했는지 모르지만 개인보다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진행한다는 부분들이 많이 노출돼 있을 경우에, 그중에서 아무래도 보안이 취약한 그런 사이트가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까 (이렇게) 추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우리 상무님도 영문을 모르겠다 이 말씀이신 거죠?

◆ 고민균>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사실 어려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다 그렇겠죠, 당연히. 왜 우리일까, 왜 우리 업계일까. 그러면 이 IS가 동영상에 게시한 그 리스트가 해킹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리스트는 맞습니까?

◆ 고민균> 보도된 내용으로 봐서는 일반적으로 홈페이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거나 일반 정보들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쨌든 그 해당 회사는 말할 것도 없고 업계 전체가 주말 내내 상당히 뒤숭숭했겠는데요?

◆ 고민균> 네. 아무래도 문의전화도 많이 받았고 우려스러운 전화도 많이 받았습니다.

◇ 김현정> 전화 얼마나 시달리셨어요?

◆ 고민균> 저희가 실제 (해킹된) 대상인지에 대해서 확인하는 전화도 많이 받았고요. 저희는 바로 홈페이지나 이렇게 공지를 해서 관련이 없다고 알렸는데 그래도 우려스러운 전화를 (받았습니다.) 고객분들 입장에서는 그게 본인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 김현정> 그렇겠죠. 관련 업계분들이 주말 내내 상당히 시달리신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고민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신문스크랩업체 아이서퍼의 고민균 상무 통해서 관련 업계의 주말 상황 분위기점검을 해 봤습니다. 이 동영상을 전문가들은 과연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요. 중동 전문가 한 분 연결하죠. 한양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이희수>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교수님께서도 이 문제의 동영상을 보셨죠?

◆ 이희수> 네. 전체는 다 보지 못했지만 한국 부분만 편집된 동영상을 봤습니다.

◇ 김현정> 본 느낌이 어떠셨어요?

◆ 이희수> 우선은 너무 내용 자체가 조악해서요. 단순한 어떤 과시용, 홍보용으로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되고요. 또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떤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해서, 한국을 위협하고자 하는 의도는 크게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전혀 테러 대상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고 일련번호들이 무작위적으로 추출돼서 이것이 선전선동을 극대화하는 그들의 하나의 전략이지, 어떤 구체적인 대상을 위한 테러 목적으로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보면 일종의 프로파간다. 한국 사람들한테 너희도 해킹당할 수 있다는 어떤 느낌을 주기 위한 이런 과시용 동영상, 이 정도 느낌.

◆ 이희수> 그렇습니다. 통상적으로 IS의 지금까지의 수법을 보면 정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지목해서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이게 프로파간다를 극대화하는 수법을 써왔는데. 전혀 홍보에 크게 효율성이 없고 세계적인 이목을 끌지도 못할 인물들을 적시한다는 것 자체가 IS의 기본적 전술과는 전혀 맞지 않는 모순이 보이는 거죠.

◇ 김현정> 저도 봤는데 교수님 느낌처럼 상당히 조악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데 이게 진짜로 IS가 만든 게 맞기는 맞을까요?

◆ 이희수> 전체적인 (동영상의) 화면의 다른 내용들은 CIA나 FBI나 올랑드 대통령을 지목하는 게 있어서 또 IS가 만들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죠.

◇ 김현정> 만든 건 맞기는 할 텐데. 말하자면 그렇게 공들여서 만든 게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겠네요, 쉽게 말하자면?

◆ 이희수> 그러니까 세계를 위협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60개의 테러 대상국을 지목하지 않았습니까? 그중에 한국이 들어 있었고.

◇ 김현정> 들어갔죠.

◆ 이희수> 네. 따라서 IS는 이 60개국 어느 나라에 대해서도 우리가 마음을 먹으면 마음대로 해킹해서 누가 우리의 친구인지 적인지 구분해서 너희들을 공격할 수 있다는 어떤 심리적 효과, 또 내부 결속을 다지는 어떤 프로파간다의 목적으로 만든 것이지. 어떤 구체적인 테러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번 사건, 이게 지금 동영상이 유출된 건, 이 동영상이 노출된 건 지난달 15일 유튜브에 올렸다고 그러고, 우리 국민들이 이걸 알게 된 건 국정원을 통해서 이번 주말이었단 말입니다. 돌아가는 상황들. 그러니까 주말에 보도가 되고 나서 엄청나게 술렁이고 아까 업게 분위기 느끼셨습니다만 업계에서 시달리기도 하고 이랬는데요. 돌아가는 상황 보면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 이희수> (우선) 우리 기업들이 해킹에 쉽게 노출돼 있다는 게 확인이 돼서 그런 보안장치를 해야 될 것 같고요. 두번째는 우리 언론도 조금은 조심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이 이슬람권 내에서도 1%의 지지밖에 받지 못하는 이 반인륜적 범죄집단이 어떤 세계의 극진주의자들의 아이돌이 된 것은 언론의 책임도 상당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서방 언론을 자유자재로 활용해서, 특히 CNN나 뉴욕타임스 같은 (언론들의) 헤드라인으로 전 세계에서 이제 IS를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맞습니다.

◆ 이희수> 서방언론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프로파간다에 농락당한 측면이 있고요. 그래서 최근 뉴스를 분석해 보면 CNN나 뉴욕타임스 같은 큰 매체들에서는 IS에 대한 보도를 극도로 자제하고 특히 헤드라인에서도 표제어로 뽑지 않는 등 굉장히 신중한 언동을 보이고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우리 언론도 필요한 보도는 해야 되겠지만, 지나친 선정적 보도로 불필요한 인기를 만들어줄 필요는 없다, 그것이 오히려 우리 국민들에게 테러 위협을 높이는 악영향이 있지 않을까 이런 걱정도 하게 됩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IS가 올렸다는 그 조악한 동영상 때문에 부화뇌동하고 휘둘려서는 안 되는데, 오히려 언론이 그걸 부추기는 상황은 아니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반성할 필요가 있다 그 말씀이세요?

◆ 이희수> 그렇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IS가 노리는 홍보 효과에 우리가 말려들어가는 결과가 될 수 있지 않겠어요?

◇ 김현정> 그렇습니다. 저도 바로 그 부분 지적하고 싶은데요. 주말 사이 국정원발로 보도가 나오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이 IS 동영상 사건. 우리가 좀 냉정하게 그들이 노리는 게 뭔가 의도를 파악하고 거기에 휘말리지 않아야 된다는 거.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봐야겠습니다. 혹시 이게 테러방지법이 찬반 논란 가운데 통과됐지 않습니까? 그 무렵에 국정원발로 소식이 나와서 일부에서는 테러방지법이 이래서 필요하다라는 것을 선전하기 위한 어떤 정치적인 전략도 깔려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소문도 돌았어요?

◆ 이희수> 시기는 좀 그렇게 오해를 살 만한 시기였죠.

◇ 김현정> 그렇죠. 냉정하게 상황 바라봐야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희수> 안녕히 계십시오.

◇ 김현정> 중동전문가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까지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