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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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오준(UN대사)

-무기개발 직간접 활동 모두 봉쇄
-北 광물 무역 제재, 타격 상당해
-中도 제재 인식 공유, 함께할 것
-北 추가도발? 상황만 악화될 것
역사상 가장 강력한 UN 대북제재 결의안이 우여곡절 끝에 오늘 새벽 채택이 됐습니다.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모두 만장일치였죠.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앞서서 말씀드린 대로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는 점, 그리고 핵실험 이후에 결의가 나오기까지 최장기간이 걸렸다는 점. 이런 겁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뉴욕 현지에서 조금 전에 회의에 참석을 하고 온 분이세요. 오준 UN대사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오 대사님 안녕하세요?
◆ 오준>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보리 회의 중에 오준 대사가 한 발언이 지금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영어로 계속 말씀을 하다가 갑자기 한국말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한 민족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의 통치자에게 부탁합니다. 이제 그만하세요.’ 이렇게요.
◆ 오준> 네.
◇ 김현정> 어떤 심정이셨어요?
◆ 오준> '제가 이제 그만하세요'라고 하고 또 영어로 같은 말을, ‘Please stop it now’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저는 북한이 지금 핵개발과 미사일 실험을 계속해서, 말하자면 UN안보리의 권위에 도전을 해서 이렇게까지 강한 제재를 받게 된 것이 북한 자신을 위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고. 우리가 같은 민족으로서 그런 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점을 좀 전달하기 위해서 제가 일부러 다른 이사국들도 들으라고 한국말 표현을 썼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보면 대북제재에 같이 참여하기는 하지만, 한 민족의 한 사람으로서 좀 슬프고 아프고 이런 것도 있으셨던 거예요?
◆ 오준> 그런 부분도 있겠죠.
◇ 김현정> 그렇죠. 한 민족의 한 사람으로서 부탁한다라는 이야기를 하셨던 게 아주 인상적이었는데요. 사실은 어제 통과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두 가지 수정을 요구했어요. 보니까 ‘북한에다가 항공유 수출을 금지한다’라는 항목이 있는데 ‘민간 항공기는 허용한다’라는 예외조항을 좀 넣어달라고 했고요. 또 블랙리스트에 올릴 인물 중에 하나는 좀 빼달라는 이런 요청을 했는데 이 러시아 요구가 다 반영이 된 건가요, 결국?
◆ 오준> 네, 반영이 됐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반영이 됐는데요. 그런 반영된 부분들이 전부 제재 결의안의 근간을 바꿀 수 있는 그런 내용은 아니고요. 그 모든 것이 러시아의 경제적인 이해관계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것들의 근간을 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정 제안을 해와서 반영을 시킨 거죠.
◇ 김현정> 그래요. 결국은 마지막 순간까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과의 지정학적 힘겨루기, 이런 것들 때문에 최장시간인 핵실험 이후에 57일이 걸린 겁니다. 그러면 이번 합의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데요. 이번 제재안이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그걸 보여주는 어떤 핵심적인 항목을 꼽아보자면 어떤 걸 꼽을 수 있을까요?
◆ 오준> 저는 이게 강력한 이유는 어떤 특정한 항목보다는요. 항목은 지금 10개가 넘는 항목이니까요.
◇ 김현정> 굉장히 많더라고요.
◆ 오준> 그런 특정 항목보다는요. 여태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는 모두 북한의 WMD 개발, 그러니까 대량파괴 무기, 핵이나 미사일을 말하는 거죠.
◇ 김현정> 대량 살상무기요.
◆ 오준> 네. 대량 살상무기. 그런 개발과 직접 관련된 활동들을 규제하는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금융이 됐든 운송이 됐든 무역이 됐든요. 그 모든 것들이 직접 대량 살상무기 개발과 관련이 된 부분에 대한 제재였는데요.
이번 제재가 근본적으로 기존의 제재와 다른 것은요. 그런 것과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간접적으로 외화벌이라든지 아니면 물자이동이라든지, 이런 것이 북한의 무기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봐서 이런 부분을 차단하겠다는 거니까요. 굉장히 범위가 확대되고 그 정도가 훨씬 강화된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예전 같으면 직접적으로 무기와 관련된 수출이다라고 한다면 길이 막힌다든지 이런 거였는데. 이제는 민간의 것이라도 의심만 되면 다 막는 거예요? 무조건?
◆ 오준>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한 번만 더 도발하면 특정 무역 분야에 제재가 있을 거라고 지난번 저희 뉴스쇼 출연하셨을 때 오준 대사님이 말씀을 하셨는데요. 정말로 이번에 특정 무역 분야에 대한 제재가 이루어졌습니다. 바로 북한에 가장 큰 수출 분야죠. 광물 분야에 대한 제재가 이루어졌어요. 이건 어떤 의미고, 얼마나 타격이 되는 건가요?
◆ 오준> 현재 북한의 외화 소득 중에 광물의 수출이 30%, 거의 3분의 1정도를 차지한다고 봐야 됩니다.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주요 외화소득이 가능한 분야인데요. 그 분야에서 대부분의 중요한 광물 수출이 금지됐고요. 그다음에 철이나 석탄 같은 것은 생계와 직접 관련이 있는 경우에만 수출할 수 있다, 이렇게 규정돼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주죠.
◇ 김현정> 그러니까 근거는 북한의 광산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게 노동당 재산으로 되어 있고 결국 그 자금이 무기 만드는 데, 핵실험하는 데 이런 데 들어간다. 이런 근거로 해서 광물 수입, 수출을 다 제한하는 건가요?
◆ 오준> 그렇죠. 그러니까 북한이 외화소득, 외화를 벌어왔을 때 북한이 벌어온 외화를 북한 주민을 위해서 쓴다고 보기는 굉장히 어렵겠죠.
◇ 김현정> 결국은 이렇게 육해공을 다 막고 무역수출까지 강하게 막으면서 상당한 타격이 될 거라는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들여다보면 지금 북한 수출의 25%정도 차지하는, 그러니까 4분의 1을 차지하는 섬유수출하고 인력수출, 노동력 수출의 길은 열어두었어요. 그리고 또 대북원유 수출길도 열어뒀어요. 원유 수출길은 끝까지 중국이 막으면 안 된다고 요구한 거죠?
◆ 오준> 원유의 경우는 지금 항공유를 북한이 수입 못하게 했는데요. 결국 항공유를 수입하지 못하면 모든 종류의 비행기를 운영하기가 어렵고, 그 다음에 특히 로켓에 사용하는 것도 항공유기 때문에요. 로켓 발사도 굉장히 어렵다고 봐야겠죠. 물론 지금 비축해 놓은 게 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 그런 수입이 금지되면 (북한도 어려울 겁니다). 북한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전혀 석유생산이 안 되는 국가이니까요.
◇ 김현정> 그래서 말이죠. 중국이 이렇게 북한 민생까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끝까지 강하게 주장을 하면서 섬유수출길도 열고 인력수출길도 열어두자고 한 건데요. 이런 걸 보면 과연 이 제재안을 중국이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할 것인가, 실효성 부분에서 좀 의심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오준> 그 부분은 저뿐 아니라 모든 UN대사들의 평가인데요. 원래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중국이 강력한 제재를 많이 받아들였다, 동의했다. 이렇게 봐야 되거든요?
◇ 김현정> 이 정도면 많이 동의한 거다? 애초에 예상한 것 보다 많이 동의한 거라는 말씀인가요?
◆ 오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많이 동의했죠. ‘지키지 않을 것 같으면 왜 동의를 했겠냐?’ 이렇게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요. 일단은 중국이 이런 것을 이행하겠다는 의지, 그렇게 해서 북한이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는 못하게 하는 것이 중국의 이해에도 중요하다, 이런 인식을 갖게 된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에서 더 나아가게 되면 이제는 중국도 도와주기 어려운 상황. 이런 이해관계로 봤을 때 중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 거라고 보시는군요?
◆ 오준> 그런 것도 있고요. 중국의 전략적인 이익에 맞지 않는다라는 거죠. 북한이 계속해서 도발을 해서 동북아에 이런 긴장이 조성되고 군비경쟁이 일어나고 하는 것이 중국의 이해에 맞지 않는다라는 거죠.
◇ 김현정> 만약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실행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어떤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있나요?
◆ 오준> UN에는 제재위원회라는 게 있습니다. 제재위원회의 임무는 그런 제재가 이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계속 감시하고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내게 돼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제재감시, 이행감시를 통해서 제재가 가급적 철저히 이행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100% 이행될 거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효과적인 이행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준 UN대사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대북제재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은 이 제재의 최종 목적입니다. 이 제재가 단순히 제재를 위한 제재에 그치면 안 되고, 결국 북한이 비핵화를 하게끔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게끔 유도하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 오준>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오히려 이렇게 북한을 조여가면 그 반작용으로 북한이 더 폭발하는 것 아니냐, 더 도발하지는 않겠느냐, 이런 우려는 어떻게 보세요?
◆ 오준> 물론 북한의 반발이 있을 거라는 예측들도 있는데요. 그러나 저는 중요한 것은 이번 제재가 내용이 강하다는 그 부분도 중요하지만. 도발을 계속할수록 점점 더 불이익이 커진다 하는 데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북한이 핵실험을 다섯번째를 또 한다고 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이제 거의 명확하거든요. 북한에게도 명확하고, 모든 국가들에게 명확합니다.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인데요. 추가도발을 혹시 또 한다면, 다섯번째 핵실험을 또 한다면, 또는 혹시 연평해전 같은 것을 또 벌인다면 그때는 다른 제재를 또 가할 것이 있습니까?
◆ 오준> 그렇죠. 지금 아까도 진행자께서 말씀하셨지만 이 제재가 모든 것을 다 포괄하지 않는다고 하셨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섬유수출이나 인력수출의 길은 열어놓은 부분이요.
◆ 오준> 제가 뭐 어느 거라고 얘기는 안 하겠습니다마는 물론 제재가 더 강화될 수 있고요. 그러니까 제재 내용이 강화될 뿐 아니고 국제사회가 그걸 가만히 받아들이거나 좌시하지 않는다하는 걸 분명히 보여줬기 때문에 북한의 선택은 더 어려워지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이번에는 경고 쪽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이 맞다라고 판단을 하신 거예요. 사실은 북한이 이 결의안이 채택된 후에 반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마는 채택되기 전 반응은 ‘추가도발이 있을 거다, 강력한 보복이 있을 거다.’ 이런 경고는 한 상태여서 좀 걱정이 됩니다.
전문가들 중에는 아마 북한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추가도발을 할 거고 동시에 평화협정을 맺자고 요구해 올 거다, 이런 대체적인 분석이 나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북한이 비핵화 선언을 먼저 해야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이 가능하다, 이런 입장이었고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하고 평화협정을 동시 추진하자’는 입장, 지금도 그 입장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오준> 사실 평화협정 이야기는 10년 전에 6자회담에서 이룬 합의에도 ‘북한이 비핵화를 진행하면 어느 시점에 가서 관련 당사국들이 평화체제 문제를 협의하겠다.’ 이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평화협정이나 평화체제를 협의하는 그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렇게 비핵화를 하면 하겠다고 합의를 해놓은 상태였는데요. 그것을 깨뜨리고 평화협정부터 하자? 이렇게 되는 것은 서로가 잘못된 거고요. 비핵화는 안 하고 평화협정만 하자고 될 수가 있으니까 그건 잘못된 주장이 되겠죠.
◇ 김현정> 중국이 요구하는 동시 추진. 이거는 어떻습니까?
◆ 오준> 동시라는 게 제가 정확하게 어떤 것을 동시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비핵화가 전제가 돼야 된다 하는 점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변함없는 거다. 거기서 바뀐 것은 없다. 선 비핵화, 후 평화협정. 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말씀. 불과 몇 시간 전에 안보리 전체회의에서 채택이 된 대북제재안. 그 현장에서 직접 참여했던 오준 대사님. 굉장히 피곤하시죠?
◆ 오준> 괜찮습니다.
◇ 김현정> 바쁘신 가운데 시간 내주시고 국민들께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 오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준 UN대사, 뉴욕 현지 직접 연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