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기관(잠수부)

요사이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도 우리가 견딜 수 있는 건 진짜 봄이 오는구나, 실감하기 때문인데요. 저기 섬진강쪽에는 벌써 벚꽃이 만개했다고 합니다. 그럴 리가 있나 싶어서 보니까 다름아닌 물속에 벚꽃이 피었다는 건데요.
바로 섬진강의 봄 먹거리 강굴 얘기입니다. 물속에서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이 마치 벚꽃이 만개한 것 같다 해서 ‘벚굴’이라고 불리는 이 강굴. 아는 분들은 벌써 군침 도시죠. 오늘 금요일 화제의 인터뷰, 벚굴 맛보러 섬진강으로 한번 가보겠습니다. 물속에 뛰어들어서 직접 벚굴을 채취하는 분이세요. 김기관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기관>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 섬진강에 계시는 거죠?
◆ 김기관> 네, 그렇죠.
◇ 김현정> 눈앞에 어떤 풍경이 쫙 펼쳐져 있습니까?
◆ 김기관> 섬진강이 지금 잔잔한데다가 현재 안개까지 끼어서 뽀야니 기가 막힙니다. 앞에는 또 매화꽃이 활짝 피어서 매화꽃이 보이고. 주변에 기가 막힌 전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 김현정> 섬진강이 잔잔히 흐르는데 안개가 뽀얗게 끼어 있고, 그 강 주변으로는 매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그 상황이요?
◆ 김기관> 지금 만개가 돼 있습니다, 매화꽃이.
◇ 김현정> 생각만 해도 좋네요. 그림이 그려지네요. 그 잔잔하게 흐르는 물속으로 지금 쏙 들어가면 거기에는 강굴, 벚굴이 있는 거죠?
◆ 김기관> 그렇죠, 그렇죠.
◇ 김현정> 정말 모양이 벚꽃을 닮아서 벚굴인가요?
◆ 김기관> 물속에서 굴이 바위에 붙어 있습니다. 바위에 붙어 있는 형상이 벚꽃 핀 것같이 보인다고 해서 벚굴이고. 먹이활동을 하기 위해서 입을 약간 벌리는데, 하얀 속살이 보이다 보니까 벚꽃 핀 것 같이 보이는 거죠.
◇ 김현정> 진짜로 물속에 딱 잠수해서 들어가면 벚꽃이 활짝 피었을 때 그 느낌이 나요?
◆ 김기관> 그렇죠. 사람 보기마다 다 다른데 주로 잠수부만 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이것은?
◇ 김현정> 잠수부만, 그렇죠.
◆ 김기관> 그런데 이게 또 예민하다 보니까, 우리가 숨을 쉬기 위해서 거품이 나오는 소리에도 입을 다물어 버립니다.
◇ 김현정> 그 만개한 모습 봤을 때는 아주 황홀하시겠는데요.
◆ 김기관> 그렇죠, 그렇죠. 물속에 꽃이 피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 김현정> 저도 굴을 참 좋아하는데. 저는 사실 벚굴은 처음 들어봐요. 일반 굴하고는 어떻게 다른 겁니까?
◆ 김기관> 일반 굴에 비해서 크기부터 다르죠. 크기가 한 20~30배 되는 것도 있고요.
◇ 김현정> 20~30배요?
◆ 김기관> 네, 그렇죠.
◇ 김현정> 선생님, 한 25년 잠수하셨잖아요.
◆ 김기관> 올해 26년째입니다.
◇ 김현정> 26년째. 26년 동안 채취한 벚굴 중에 그러면 제일 큰 벚굴은 어떤 겁니까? 얼마나?
◆ 김기관> 한 40cm가 넘는다고 보면 되죠. (웃음)
◇ 김현정> 아니, 굴 하나가 40cm가 넘어요?
◆ 김기관> 그렇죠. 우리가 무게를 쟀을 때 굴 하나가 2kg 나가는 것도 있습니다.
◇ 김현정> 세상에. 그러면 40cm 넘는 정도의 굴은 몇 명이나 먹을 수 있습니까, 한 개로?
◆ 김기관> 그런데 몇 명은 아니고 혼자 드시는 거죠, 어차피 (웃음)
◇ 김현정> (웃음) 크기는 보통 굴하고 비교도 안 되게 큰데, 보통은 크면 싱겁다고 하잖아요, 맛은.
◆ 김기관> 그런데 이건 담백하고 뒤끝이 달면서도. 맛이 좋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생굴 먹었을 때 뒷맛이 엄청 달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달죠.
◆ 김기관> 그리고 구워서 먹었을 때도 맛이 또 다릅니다.
◇ 김현정> 어떻게 다릅니까? 구우면.
◆ 김기관> 구워서는 담백하면서도 그 국물맛이 또 끝내주죠.
◇ 김현정> 짭조름한 그 국물맛.
◆ 김기관> (웃음) 국물이 진짜 기가 막힙니다.
◇ 김현정> (웃음) 기가 막힙니까? 군침 도네요. 저 굴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군침 도는데.
◆ 김기관> 한번 드시러 오셔야겠네요
◇ 김현정> 가야겠네요, 섬진강으로. 그런데 김 선생님, 굴이라는 건 원래 바다에서 나는 거잖아요.
◆ 김기관> 네, 그것이 맞는데요. 이곳은 바다하고 강하고 담수가 섞이는 지역입니다. 그리고 1급수 물에서만 이것이 자라다 보니까. 섬진강은 상류에 공단이 없다 보니까 오염이 안 돼 있죠, 지금 현재까지는. 또 유일하게 살아 있는 강이 아닙니까?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러니까 벚굴 맛보려면 지금은 섬진강으로 가는 수밖에 없는, 이렇게 귀한 것. 그렇게 크기가 크면 보통 굴 딸 때처럼 그런 도구로는 안 될 것 같고. 어떻게 따세요?
◆ 김기관> 우리가 도구를 망치를 들고 들어갑니다, 물속에는.
◇ 김현정> 커다란 망치를?(웃음)
◆ 김기관> 우리가 빠루(노루발못뽑이)망치 같은 그런 망치를 들고 가죠.
◇ 김현정> 그렇게 안 하면 안 떨어지겠어요! 진짜 이 굴은.
◆ 김기관> 손으로 따서 떨어지는 것도 있는데, 안 떨어지는 경우가 더 많거든요. 바위에 붙어 있다 보니까요. 그건 망치질을 해서 우리가 따죠.
◇ 김현정> 섬진강 벚굴. 오늘이 금요일이에요. 지금 이 인터뷰 들으시면서 이번 주말에는 한번 섬진강 가볼까 고민하는 분들 계실 텐데. 그 분들한테 망설이지 말고 놀러 오시라, 홍보 한번 하실 기회 드릴게요.
◆ 김기관> 일단은 한번 드셔봐야 되는 굴이고요. 한번 드셔보면 후회하지 않습니다.
◇ 김현정> 말이 필요 없습니까?
◆ 김기관> 네. 그 정도로 맛이 좋고. 일단 한번 오시면 넉넉하니 맛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벚굴만 먹고 그냥 돌아가면 안 되잖아요. 주변에 뭐 볼거리도 많습니까?
◆ 김기관> 그렇죠. 이쪽에 지금 어마어마하게 멋지죠.(웃음)
◇ 김현정> 아름답죠.
◆ 김기관> 일단 섬진강 줄기가 어마어마하게 좋은 볼거리가 되니까. 또 이쪽으로 오시면 섬진강 주위에 또 멋진 것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뭐 또 있어요?
◆ 김기관> 아름다운 멋진 곳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오셔서 구경을 하시면.
◇ 김현정> 일단 오십시오. 알겠습니다. 제가 올해 섬진강 가게 되면 벚굴, 강굴도 먹고 오겠습니다.
◆ 김기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 김기관> 감사합니다.
◇ 김현정> 벚굴. 강굴을 25년간 채취해 온 분이세요. 김기관 씨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