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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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9(수) 이세돌兄 이상훈9단 "세돌이 5:0 승리 확신"
2016.03.09
조회 135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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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상훈 (이세돌 기사 형, 프로 9단),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이상훈 9단 - 이세돌 승리>
-이세돌, 현재 컨디션 좋아
-지더라도 성장할 계기로 받아들일 것
-이세돌, 창의적 수로 5:0 승리할 것

<김진호 교수 - 알파고 승리>
-스스로 진화중인 알파고의 승리 확신
-감정없어 흔들기 해도 안 통해
-알파고, 5:0으로 이세돌 이길 것

인간과 컴퓨터가 벌이는 세기의 바둑 대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첫 대국이 바로 오늘 오후 1시에 펼쳐집니다. 어제부터 어디를 가나 이 이야기가 최대 화제던데요. 이 대결을 단순한 흥밋거리라고 넘기기에는 인공지능이 인간세계 최고 고수와 대결하는 단계까지 갔다는, 어떻게 보면 경이롭고 또 어떻게 보면 좀 섬뜩한 의미를 담고 있죠.

세계인이 주목하는 오늘의 대국. 첫 순서로 예측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세돌 9단의 승리를 예상하는 분이세요. 이세돌 9단의 친형이고요. 신안천일염 바둑팀의 감독을 맡고 계십니다. 이상훈 9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 9단 안녕하세요.

◆ 이상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아침은 동생 못지않게 형도 좀 긴장이 되실 것 같은데요.

◆ 이상훈> 글쎄, 저는 긴장보다는 기대가 많이 돼요.

◇ 김현정> 긴장도 아니고 걱정도 아니고 기대가 많이 되세요?

◆ 이상훈> 네.

◇ 김현정> 왜 그러실까요?

◆ 이상훈> 글쎄, 처음에 이렇게 소식을 접했을 때는 좀 쉽게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거하고는 180도 다르더라고요. 굉장히 잘 두더라고요. 그런데 그 이후로 그 짧은 시간 동안 또 얼마나 발전을 했는지 오히려 기대가 많이 돼요.

◇ 김현정> 동생 이세돌 9단하고 통화는 혹시 최근에 해 보셨어요?

◆ 이상훈> 네, 어제 통화했어요.

◇ 김현정> 그래요? 컨디션이라든지 이런 건 어떻다고 그래요, 동생이?

◆ 이상훈> 현재 캐나다에 있는 와이프하고 딸이 와 있잖아요. 딸 혜림이가 와 있어서 그런지 컨디션은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컨디션은 좋고요. 사실은 커제 9단과의 경기가 얼마 전에 끝났고 거기서 졌기 때문에 좀 영향을 받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하는데요.

◆ 이상훈> 많은 분들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하실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저는 많이 봐왔으니까요. 이미 지나간 승부는 빨리 잊어야 되거든요. 그 패배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예요.

◇ 김현정> 사실 이런 얘기들을 해요. 이 경기를 이세돌 9단이 이겨도 본전이고, 지면 좀 창피한 거 아니냐, 왜냐하면 워낙 이세돌 9단이 세계 최고 고수기 때문에 좀 질까 봐, 좀 망신스러운 상황이 벌어질까 봐, 이런 걱정은 안 하던가요?

◆ 이상훈> 동생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진다는 생각 자체는 안 해요. 그런데 졌을 경우, 저희끼리도 농담 삼아 이야기는 했어요. 지면, 글쎄요. 저희는 오히려 더 이겨야 될 어떤 하나의 상대가 생기는 거니까, 넘어야 할 또 숙제가 생기는 거잖아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렇죠.

◆ 이상훈> 졌다고 해서 망신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오히려 더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생긴 거 아닌가라고 생각을 하는데. 아마 지기가 힘들 것 같은데요.

◇ 김현정> 지기가 힘들 거다. 아니, 이세돌 9단만 원래 자신감이 철철 넘치는 스타일인 줄 알았더니 형 이상훈 9단도 스타일이 비슷하시네요. (웃음)

◆ 이상훈> 글쎄요. 알파고가 예상보다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강한 실력인 건 같지만 이세돌 9단에게는 힘들 것 같아요.

◇ 김현정> 힘들 거다, 아직은. 그런데 이야기 들으셨겠지만 지금 알파고가 하루에 3만 대국씩을 두고 있다고 그럽니다. 이세돌 9단에 대한 모든 것을 다 시뮬레이션해서 준비하고 있다는데 이렇다면 3만 대국, 이건 인간이 좀 뛰어넘기 힘든 건 아닌가요?

◆ 이상훈> 글쎄요, 사실 이세돌 9단이 지금 제가 꾸준히 봐온 바에 의하면 또 많이 바뀌었어요.

◇ 김현정> 스타일이?

◆ 이상훈> 네. 과연 그렇게까지, 바뀌어온 과정까지 알파고가 다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아직까지는 전 그렇다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알파고의 약점이라고 할 부분은 전문가 보시기에 어떤 부분인가요?

◆ 이상훈> 일단 초반이 알파고는 조금 아직은 많이 약한 것 같아요.

◇ 김현정> 초반에.

◆ 이상훈> 그 경우의 수가 아무래도 초반에 많잖아요. 초반에 알파고가 밀리면 이런 초일류 고수한테는 초반에 불리해진다면 아무래도 그걸 역전하기에는 힘들거든요.

◇ 김현정> 힘들어질 거다. 거기다가 이세돌 9단이 중간에 비틀면서 변칙을 하면, 기존 스타일과 다르게 두면 여기서 아마 흔들리지 않을까. 이래서 승리를 확신하신다는 말씀이에요?

◆ 이상훈> 네, 아무래도 이세돌 9단은 좀 창의적인 수를 많이 두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이상훈> 그러면서도 사실 또 최상의 수를 추구하는 기사니까, 초반에 아마 알파고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 김현정> 쉽게 무너질 거다. 그렇지만 이게 이세돌 9단에게 불리한 점이 하나 있어요. 뭐냐하면 제한시간을 2시간으로 지정을 해 놨습니다, 제한을 해놨습니다. 이 점은 어떻게 작용할까요?

◆ 이상훈> 글쎄, 시간에 관한 부분은 어떤 초읽기에 몰린다면 일류 고수라도 실수를 하거든요.

◇ 김현정> 대가들도 실수를 한다, 초읽기에 몰리면.

◆ 이상훈> 네, 또 일류 고수들이 초읽기에 몰려서 실수하는 경우들은 수도 없이 봐왔거든요. 아마도 1국의 결과나 내용을 보면 그 부분도 해답이 나올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다면 5:0 승리까지도 내다보십니까?

◆ 이상훈> 실력대로라면 저는 5:0일 거라고 예상을 하는데요. (웃음) 아무래도 인간이니까 실수는 할 수 있잖아요. 방심을 할 수도 있고. 그런 부분에서 실수가 나온다면 한 판쯤은 질 수도 있겠죠.

◇ 김현정> 한 판 정도. 최대한 양보해도 한 판 이상은 안 된다?

◆ 이상훈> 네.

◇ 김현정> 이세돌 9단, 동생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신다면요? 응원의 말씀.

◆ 이상훈> 글쎄요, 이세돌 9단은 항상 상대를 의식하지도 않고 좋은 내용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기사거든요. 이 대국 통해서 동생이 또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좀 있어요.

◇ 김현정>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기든 지든. 그 말씀해 주고 싶으신 거예요.

◆ 이상훈> 네,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세기의 대결이라고 하고요. 이것이 그냥 단순한 흥밋거리를 넘어서 지금 세계의 과학계가 주목하는 대결이기 때문에 오늘 저희가 더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야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 이상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예. 이세돌 9단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네요. 이세돌 9단의 친형 이상훈 9단의 전망을 먼저 들어봤습니다. 이어서 과학자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하는 인공지능 전문가세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의 김진호 주임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김 교수님, 나와 계시죠?

◆ 김진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앞서 이상훈 9단, 이세돌 9단의 형은 5:0 승리를 확신한다 하셨는데요?

◆ 김진호> 당연하죠, 누구보다도 5:0 승리. 동생의 5:0 승리를 확신하셔야죠. (웃음)

◇ 김현정> 형이니까? (웃음)

◆ 김진호> 그렇죠. (웃음)

◇ 김현정> 그럼 교수님은 냉철하게 볼 때는 알파고가 승리할 거라고 보시는 거예요?

◆ 김진호> 그렇죠. 얘네들이 시작이 유럽 아마 고수들이 서로 대국한 거, 그게 16만 대국인데 그중에서 2940만 장면을 뽑아서 아, 이런 장면에서는 이 선수들이 어디에 두더라, 그걸 지도학습이라고 그러는데 그렇게 지도학습을 배웠어요. 그런데 하여간 그렇게 해서 알파고가 만들어졌는데 그 알파고가 누구를 이기느냐, 판후이 2단을 이겼어요.

그게 무슨 의미냐 하면 처음 배우기 시작한 아마 고수들은 판후이 2단을 죽어도 못 이기는 사람들이에요. 그러니까 그건 뭐냐면 알파고가 자기 자신의 실력을 높인다는 걸 검증을 했고. 딱 부족한 게 그게 강화학습입니다. 스스로 실수를 통해서 배우면서 자기가 실력을 향상시키는.

◇ 김현정> 스스로 진화하는 것?

◆ 김진호>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니까 꼭 배운 것만, 입력시켜준 것만 하는 게 아니라?

◆ 김진호> 그럼요, 그게 굉장히 중요해요.

◇ 김현정> 자기 스스로 깨달음이 생긴 거예요, 기계가.

◆ 김진호> 그게 가장 어렵다 그러는 걸 먼저 목표로 삼아서 접근을 한 거죠.

◇ 김현정> 교수님, 이 알파고가 바둑 한 수를 둘 때 몇 가지 가능성을 알고 있습니까, 가지고 있습니까?

◆ 김진호> 사람들은 많이 보면 백 수를 본다고 하는데요. (알파고는) 볼 수 있는 건 다 봐요. 끝에까지 다 볼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뭐 하나 놓을 때마다 이렇게 놓으면 끝이 어떻게 되는구나를 다 알고 있어요?

◆ 김진호>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이기겠어요?

◇ 김현정> 아니, 그럼 이세돌 9단이 어떻게 이깁니까? (웃음) 그런 식이라면.

◆ 김진호> 그런데 그 경우의 수가 너무 많으니까 효율적으로, 빠르게. 그 방법이 중요한데 그 방법은 프로에서 배워서 프로를 이기게 돼요. 그러니까 입력 자료를 프로 선수들 걸로 업그레이드시켜서 똑같은 과정을 그대로 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리를 좀 해 보겠습니다. 그러니까 이세돌 9단이 비틀어가면서 뭔가 변칙의 수를 두면 거기에 대해서 이 컴퓨터가 얼마나 대응하느냐 이건데. 그 부분에 있어서 이상훈 9단, 이세돌 9단의 형은 아마 컴퓨터가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안 됐을 거다라는 거고 우리 김 교수님 보기에는 알파고가 그 정도까지 성장했다라고 보시는 거예요?

◆ 김진호> 그 정도까지 성장한 게 아니라, 알파고는 감정이 없어요.

◇ 김현정> 감정이 없죠. (웃음)

◆ 김진호> 그래서 상대방이 흔들게 하는지도 몰라요. 흔들기를 하든 안 하든 상대방이 두고 나면 그것에 대해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수를 찾는 소프트웨어기 때문에. 뭐 흔들리는지 안 흔들리는지도 모르니까 마음도 편하죠.

◇ 김현정> (웃음) 그게 문제네요.

◆ 김진호> 그리고 더 문제는 뭐냐? 이세돌 선수가 흔들기를 하려고 하면 그전에 경기는 끝났어요. 왜냐. 흔들기를 한다는 것은 벌써 불리한 상황이라는 소리예요.

◇ 김현정> 바둑에서.

◆ 김진호> 불리한 상황에서 그걸 뒤집으려고 그러면 변화가 무쌍한 데다가 둬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막 변화를 유도하는 건데 그건 사람한테나 통하죠.

◇ 김현정> 이 흔들기가 핵심이네요, 그러니까. 이세돌 선수는 흔들면서 변칙을 쓰면. 창의적인 변칙을 하면 알파고가 흔들릴 거다라고 했는데, 교수님 보시기에는.

◆ 김진호> 그건 사람들의 생각이죠. 자꾸 사람들이 헷갈리는 게 알파고는 자기가 바둑 두고 있는지도 몰라요.

◇ 김현정> 그 부분이 결국은 이 대결의 관전 포인트가 되겠네요. 몇 대 몇 예상하세요?

◆ 김진호> 저는 5:0이라고 처음부터 그랬어요.

◇ 김현정> 5:0으로 알파고 승리요?

◆ 김진호> 네, 네. 첫 경기는 두세 집 반 이런 수준에서 계가승으로 알파고가 하고요. 나머지는 다 불계승이라고. 제가 그렇게 예상을 다 하고 돌아다녔기 때문에 지금 욕을 많이 먹고 있죠.

◇ 김현정> 그러니까요. 너무 박하게 주신 거 아니에요? 그래도 인간인데 우리가. (웃음) 인간 편 들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 김진호> 저도 감정적으로는 이세돌 선수 팬이기 때문에, 과학자와 프로 최고 바둑 선수가 인류를 위해서 멋있는 쇼를 벌여주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축제로 즐기겠고요. 오늘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진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의 김진호 주임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