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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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지영(프로바둑기사 지망생)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모두 끝났습니다. 여러분 어떻게 보셨는지요. 이세돌 9단이 지기는 했습니다마는 승패를 떠나서 열기는 대단했고요. 지금 동네 바둑교실로 아이들이 몰리고 있고 휴대폰에 바둑앱을 다운받는 사람들, 거기다가 바둑교본을 사러 오는 사람들까지. 예전의 바둑열풍이 다시 불고 있답니다. 그런데요. 이런 열풍이 불기 전부터 바둑에 대한 사랑으로 제2의 이세돌을 꿈꿔왔던 미생들이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바둑 프로기사 지망생이세요. 아마 6단의 박지영 씨, 연결을 해 보죠. 박지영 6단 안녕하세요?
◆ 박지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경기는 당연히 다 지켜보셨겠죠?
◆ 박지영> 네. (웃음)
◇ 김현정> 보면서 내가 이세돌 9단 자리에 앉았다면 어땠을까 이런 상상도 해 보셨을 것 같은데요?
◆ 박지영> 그 자리에 앉을 수 없겠지만, 만약에 인공지능하고 뒀다면 되게 설렜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설렜을 것 같다. (웃음) 아니, 박지영 씨는 바둑을 언제부터 시작했어요?
◆ 박지영> 저는 10살 때 시작을 했어요.
◇ 김현정> 10살, 초등학교 3학년?
◆ 박지영> 네. 아빠가 바둑을 좋아하셔서 보고 그러다가 배우게 됐어요.
◇ 김현정> 그러다가. 처음에는 바둑교실, 방과 후 바둑교실이라든지 이렇게 시작을 하다가 거기서 특출나게 잘하면 그다음에는 한국기원으로 가서 바둑연구생으로 선발이 되기도 한다면서요?
◆ 박지영> 네. 프로기사를 목표로 트레이닝 하는 그런 프로그램이에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냥 내가 연구생 되고 싶다 하면 들어갈 수 있는 거예요?
◆ 박지영> 뽑혀야 들어갈 수 있어요.
◇ 김현정> 연구생도?
◆ 박지영> 네.
◇ 김현정> 그런데 우리 박지영 씨는 그 한국기원의 연구생으로 뽑히신 거예요?
◆ 박지영> 네. (웃음)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연구생이 되는 것도 어렵지만 연구생이 되고 나면 무슨 특별 교육을 시킵니까? 즉 하루의 스케줄표가 궁금해요. 연구생들은 어떤 식으로 하루를 삽니까?
◆ 박지영> 바둑으로 시작해서 바둑으로 끝나죠. (웃음) 바둑 두고, 바둑 공부하고.
◇ 김현정> 눈 뜨면서부터 바둑, 잘 때까지 바둑이라. 그러면 학교 안 가요?
◆ 박지영> 연구생 같은 경우는 학교를 안 가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학교 특기생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요.
◇ 김현정> 그런데 축구나 야구는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특기생으로 있다가 프로팀에서 뽑아주면 바로 프로가 되는 건데 바둑은 어떻습니까?
◆ 박지영> 경쟁을 해서 1등, 2등을 해야 프로로 데뷔를 할 수 있어요. 입단대회를 통해서, 거기 통과하면 그때 프로기사가 되는 그런 방식이에요.
◇ 김현정> 프로 입단대회라는 게 따로 있다? 거기서 1, 2등까지 2명밖에 안 뽑아요?
◆ 박지영> 여자 같은 경우는 2명씩 뽑고 있어요.
◇ 김현정> 여자 2명. 남자는요?
◆ 박지영> 남자는 5명씩 뽑는 걸로 알고 있고요. 또 나이가 어린 친구들만 참가자격이 되는 대회에서도 2명씩 뽑고 있고. 지역 입단대회가 또 있어요. 그래서 전체 총 입단자 뽑는 수는 10명은 좀 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한 해에 10명을 조금 넘는 정도의 수가 프로자격증을 받고 입단하는. 그러면 될 때까지 계속하면 되는 거예요?
◆ 박지영> 네. 그런데 연구생 같은 경우는 나이제한이 있어서 만 18세까지만 할 수가 있어요.
◇ 김현정> 고3 때까지 프로자격증을 못 따면 그러면 연구생 자격을 박탈?
◆ 박지영> 연구생 자격은 박탈이 되죠.
◇ 김현정> 그러면 그러고 나서도 계속해서 내가 프로 입단을 해야겠다하면, 혼자 바둑을 두면서 일반 입단 대회를 통해서 입단을 해야 되는건가요?
◆ 박지영> 네, 맞아요.
{IMG:1}◇ 김현정> 그러면 우리 박지영 씨는 어떻게 되신 거예요? 지금 20대시잖아요.
◆ 박지영> 저 같은 경우는 고3 때까지 연구생을 하다가 입단대회는 20살 때부터 안 나갔는데.
◇ 김현정> 그랬군요. 이게 하기 싫어서 안 한 게 아니라, 내가 프로 되는 것보다 내가 공부해야지 그게 아니라, 만 18살이 됐는데도 그 프로의 문이 결국 안 열린 거예요, 우리 박지영 씨한테?
◆ 박지영> 네.
◇ 김현정> 계속해서 하면 언젠가는 될 것 같은데 그게 아니에요?
◆ 박지영> 네. 워낙 비슷비슷한 친구들이 많으니까, 운도 따라야 하고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김현정> 전국에서 신동이라고 하는 사람들만 모아서 연구생을 하는데 그 연구생 중에서 또 몇 명을 고르는 거니까, 거기 뽑히는 게 보통 일이 아니군요. 프로가 된다고 해도 그렇게 금전적으로 넉넉하고 이런 건 아니죠?
◆ 박지영> 네, 맞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떠나지 못하고 프로가 되고 싶어하고. 왜 그러는 걸까요?
◆ 박지영> (웃음) 바둑이 재미있으니까, 좋으니까 그렇겠죠?
◇ 김현정> 바둑이 좋으니까. 바둑이 뭐가 그렇게 좋습니까? 뭐가 매력이에요?
◆ 박지영> 내성적인 성격인데, 제가 잘 표현을 못하는 성격인데. 바둑 둘 때는 저를 다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 김현정> 아니, 바둑 둘 때는 심지어 미동도 안 하잖아요, 많은 기사들이 한참 동안. 그런데 뭘 다 표현할 수 있다는 거예요? 가만히 있는데?
◆ 박지영> 바둑 수로 표현을 할 수가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대국을 할 때 상대방이 오늘 수를 두는 걸 보면서, 저 사람 오늘 심리 상태가 어떻구나, 이런 것도 읽을 수 있어요?
◆ 박지영> 네, 조금 읽을 수가 있죠.
◇ 김현정> 저 상대방의 성격이 어떻구나, 이런 것도 드러나요? 성향 같은 것도?
◆ 박지영> 되게 많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래요?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 박지영> 다 받아주는 그런 기풍, 그런 친구 같은 경우는 실제 착하고. (웃음) 공격적인 바둑을 두는 친구 같은 경우는 성격도 조금 공격적이고. 거의 똑같은 것 같아요, 성격이랑 바둑 기풍이랑.
◇ 김현정> 굉장히 재미있네요. 그렇군요. 그럼 이세돌 9단 같은 스타일은 어떤 스타일이에요?
◆ 박지영> 기풍은 전투적인, 전투를 많이 하고 치열하게 싸워서 수읽기를 정확하게 해서 이기는 그런 기풍이에요.
◇ 김현정> 사실 이세돌 9단하고 제가 인터뷰를 했어요. 제가 느꼈던 이세돌 9단도 재기발랄하고 도전적이고 뭔가 반전의 매력이 있는 그런 사람이었거든요. 역시 기풍도 상당히 공격적이고 적극적이고 이런 게 있는 거네요. 상남자 스타일?
◆ 박지영> 네.
◇ 김현정> 바둑 재미있는데요. 그런 매력. 그래요. 지금 이제 20대입니다. 사실은 연구생으로 프로기사가 되는 길은 막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영 씨 계속해서 프로 도전 하실 건가요?
◆ 박지영> 네. 우선 기회가 될 때까지 계속 도전할 생각이에요.
◇ 김현정> 프로기사가 됐을 때 입단했을 때 꼭 한 번 겨뤄보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 박지영> 커제 9단? (웃음)
◇ 김현정> 세계 1위 중국의 커제 9단. 상상만 해도 긴장감이 돌면서 설레는데요. (웃음) 그래요. TV에서 바둑 두는 모습 볼 수 있기를 제가 기대하겠습니다.
◆ 박지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박지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박지영 아마 6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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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7(목) "이세돌은 상남자형...기풍 보면 사람도 보여요"
2016.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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