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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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명화(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부의장)

-영수증 조작해 차액 원장 손으로
-교사들 "리베이트, 뉴스도 아닌데"
-관계부처의 철저한 감독 있어야
-내부고발했다간 블랙리스트 올라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활용하는 그림책이라든지 인형, 블록. 이런 것들을 교육용 보조교재, 교구라고 하죠. 그런데 이런 교구, 교재 납품 과정에서 업체와 어린이집 사이에서 뒷돈이 오갔다는 사실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부산경찰에서 이 교보제 업체에 리베이트 장부를 확보했는데요. 50개의 어린이집 이름이 쭉 적혀 있었답니다.
다른 곳도 아니고 교육기관의 비리라서 충격적인데요. 그런데 이것이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수년간 어린이집 보육교사를 했던 분의 제보. 여러분 직접 들어보시죠. 지금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교육협의회의 부의장을 맡고 계세요. 정명화 부의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부의장님 안녕하세요.
◆ 정명화>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보육교사를 얼마나 오래 하셨어요?
◆ 정명화> 저는 국공립에도 한 8년 근무했었고요. 총 경력은 17년 정도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어느 지역에서 근무하셨습니까?
◆ 정명화> 부산에서 줄곧 있었습니다.
◇ 김현정> 부산에요? 지금 문제가 터진 그 부산이네요.
◆ 정명화>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럼 누구보다 어린이집 운영의 관행을 잘 아실 것 같은데. 그런데 이번 사건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사실입니까?
◆ 정명화> 그렇습니다. 대부분 보육현장에 계시는 분들은 대부분 암암리 알고 계시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어떤 방식으로 뒷돈을 주고받았다는 거죠? 그 수법이라고 할까요?
◆ 정명화> 교재교구라고 하면 그림책도 될 것이고 다양한 놀잇감이라고 생각하셔도 될 텐데요. 예를 들면 그림책을 1만원으로 어린이집 원장님이 구입했을 때, 그것을 2만원으로 영수증을 부풀려 교재교구사와 함께 작성해서 보육회계상 빼는 방법이었을 것이고요.
비단 이번 부산 진구에서 한꺼번에 50개 전후에 어린이집이 연루가 되어서 놀라시는 분이 많으신 것 같은데 실은 지속적으로 어린이집 비리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교재교구사는 늘 문제의 중심에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런 식이네요. 그림책이 정가는 1만원이에요. 그런데 이걸 2만원에 우리가 사고 팔았다고 장부에 기재를 해놓고, 어린이집에서도 업체에 2만원을 냅니다마는 나중에는 어린이집 원장 통장으로 1만원을 돌려주는 방식이요?
◆ 정명화> 예를 들면 그렇게 말할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런데 어린이집은 지금 국가에서 전액 지원하고 있으니까 거기서 교재 사는 그 비용도 전부 국가 돈, 우리 세금 아닙니까?
◆ 정명화> 맞습니다. 당연히 어린이집은 요즘 국가 예산으로 무상보육을 실시하고 있고요. 또 교재교구비는 또 정부에서 따로 지원을 더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가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누리수당, 그 명목 안에도 교재, 교구비가 따로 책정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마디로 어린이집의 모든 회계는 국가 예산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이게 지금 부산지역에서 장부 발견이 되었고, 50개 업체 연루되었다고 하는데요.. 이게 과연 부산만의 일일까? 이런 의문이 상식적으로 드네요.
◆ 정명화> 당연히 부산만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이 되는 부분이고요.
◇ 김현정> 그냥 예상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선생님들 모이시면 이런 얘기들을 그냥 공공연하게 하세요?
◆ 정명화> 공공연하게 하고 있습니다. 공공연하게 해 왔었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원래 그런 걸 뭘 이제야 마치 새로운 일처럼 얘기하나?’ 이렇게 생각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게 무슨 뉴스야?’ 이런 분위기요? 제가 지금 허탈한 웃음이 나올 지경이네요, 충격적입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건 교구와 교재비예요. 그러면 혹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운영에 있어서 이런 리베이트 관행이 존재하는 다른 분야, 다른 부분이 또 있나요?
◆ 정명화> 네. 제 생각뿐만 아니라 거의 맞을 걸로 생각이 되는데요. 식자재 납품업체, 그리고 특별활동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이번 교재교구사와 매우 비슷한 비리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특별활동을 제공하는 업체라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 정명화> 예를 들면 특별활동비는 보육료 외에 부모님들이 따로 가외로 어린이집의 비용을 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어서 영어 같은 것은 유치원에서 가르치기 어려우니까 외부 업체랑 해서 원어민 선생님이 오셔서 가르친다든지 이런 특별활동이요?
◆ 정명화> 네, 맞습니다. 그리고 특별활동비 속에도 강사비가 책정돼 있겠지만 이 비용 속에도 교재, 교구비가 상당히 많이 책정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특별활동을 제공하는 업체와 교재, 교구 업체가 동일할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식자재라고 하면 아이들 급식하고 간식하고 이런 것들이 될 테고요. 지금 청취자 8680님이 ‘유치원복도 그렇다.’ 이 얘기를 지금 제보 주셨고요. ‘사진도 그렇다. 아이들 왜 소풍 가면 업체에서 나와서 사진 찍어주고 사진비를 받는데 사진도 그렇다. 우유도 그렇다.’ 이런 제보들을 지금 주고 계십니다.
◆ 정명화> 맞습니다. 충분히 부모님들이 문제제기하는 부분에 상당한 의구심이 있을 것이라는 것에 충분히 납득이 됩니다.
◇ 김현정> 아니, 이런 악습이 언제부터 발생했다고 보세요?
◆ 정명화> 아주 오래 전부터 관행으로 굳어져 있는 것이고 이런 부분은 사실 어린이집 비리문제가 연루만 되면 실은 지속적으로 나왔던 문제예요. 그런데 이런 악습이 왜 끊어지지 않는가 생각해 보면, 답은 딱 하나입니다.
◇ 김현정> 뭔가요?
◆ 정명화> 어린이집이라는 공적인 영역, 공공의 영역에서 틀림없이 해야 할 지도점검의 부재 문제를 끊임없이 묵인해 왔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박진형 님이 똑같은 말씀을 하셨어요. ‘아니, 교구교재비는 소비자가가 다 매겨져 있고 조사하면 얼마든지 알텐데 어떻게 지금까지 그럴 수 있느냐?’라는 이런 의문이요.
◆ 정명화> 저는 어머님들도, 부모님들도 그렇고 대부분 다 짐작하고 있는 일이라고 판단이 되고요. 이번에 부산에서 많은 업체들이 한꺼번에 나왔다는 일이 정말로 저는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관리감독하는 관계부처가 있잖아요. 거기서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모를 수가 있어요.
◆ 정명화> 알고 있다고 해도 지도 점검을 나갔을 때 정확하게 그것을 보고 또 납품업체하고 또는 교재, 교구사랑 특별활동비라든지 이런 모든 부분을 함께 볼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이번에 부산에서 비단 여기뿐만 아니라 현재 검찰에서 조사 중인 어린이집들이 또 있습니다. 저희 선생님들과 직접 연루되어 있는 어린이집이기도 한데요. 그곳에서도 회계 비리 속에는 원장이 개인적으로 카드를 긁고 다닌다든지 그렇게 사용하는 명목 중에 어이없는 내용들도 정말 많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 청취자 8146님이 이런 질문 주셨어요. ‘그런데 17년 동안 근무하시면서 이런 문제제기 안 하셨습니까?’ 이러셨는데. 보육교사가 문제제기하기 어려운 구조인가요?
◆ 정명화> 그렇죠. 어린이집은 결단코 민주적으로 운영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님들 마음 충분히 압니다. 그런데 어린이집에는 정말 입만 벙긋하면 보육교사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라가게 됩니다.
◇ 김현정> 잠깐만요, 블랙리스트라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보육교사요?
◆ 정명화> 예를 들면 어린이집의 원장님에게 문제제기를 하는 순간에 그 선생님은 그 어린이집에 머물 수가 없습니다. 이 어린이집에 머물지 못할뿐만 아니라 다음 어린이집에 갈 때에도 취업에 대한 심각한 방해를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 어린이집에서 자꾸 문제제기하고 어쩌고 저쩌고 블랙리스트에 오르면, 이게 다 퍼져서 다른 데도 취업을 못 한다?
◆ 정명화> 그럼요. 왜냐하면 우리들 경력은 이미 이력서 속에나 다 대부분 원장님들이 파악을 할 수 있는 체제로 돼 있습니다. 어머님들이 말씀하시는 그 부분에 대해서 저는 물론 도덕적인 책임이 보육교사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구조적인 어려움 속에 있다는 것 또한 감안을 해 주셔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청취자 8222님외에 여러 분들이 지금 제보를 주고 계시는데. ‘반면에 정말 열심히 일하는, 소신을 가지고 운영하는 이런 곳도 있다는 것을 알아달라’라는 여러 분들이 문자를 주고 계십니다. 알고 계시는 정보들 많이 여러분들 보내주시고요. 부의장님 오늘 어려운 제보인데 이렇게 전화주셔서 고맙습니다.
◆ 정명화> 알겠습니다.
◇ 김현정>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부의장이시고요. 17년간 보육교사로 근무한 정명화 부의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