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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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7(화) 최재욱 "메르스 1년, 비밀주의가 여전히 판치는 이유"
2016.05.17
조회 95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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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재욱(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 발병 초기 비밀주의가 화 키워
- 바이러스 찾아도 비난에 손해
- 감염병 관리는 사이클로 봐야
- 민간의료기관 진단 단계 보완해야
- 격리병상? 설치 비용만 2억


뉴스쇼 화요일의 코너, 뉴스의 그 이후를 쫓아가보는 시간, AS뉴스입니다. 지난해 5월 전 국민이 참 듣도 보도 못한 병으로 공포에 떨었습니다. 바로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때문이었죠. 첫 확진 환자가 나온 게 작년 5월 20일이었으니까 이제 꼭 1년이 지났는데요. 메르스 1년 후 과연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당시 그 폭풍과 같은 현장에서 함께 몸부림쳤던 분입니다. 오늘 AS뉴스에서 만나보죠. 고려대 의과대학의 최재욱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최 교수님, 안녕하세요.

◆ 최재욱> 안녕하십니까? 최재욱입니다.

◇ 김현정> 당시 대한의사협회에서 일을 하셨던 거죠?

◆ 최재욱>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누구보다 전국 현장의 상황을 생생히 접하셨을 텐데. 그 당시 그 폭풍 속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기억을 떠올려보면 어떤 순간, 어떤 장면이 제일 먼저 떠오르세요?

◆ 최재욱> 그건 초기단계에 갖고 있던 모든 사람들의 이 불신과 두려움 그로 인한 혼란은 정말 컸었고요. 메르스 발생했던 환자 병원에서는 환자들도 다 피하고요. 의사들도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사실 마음속으로 다 두려워하고. 의사들의 가족들은 얼마나 두려워했겠습니까?

◇ 김현정> 그때 그랬죠.

◆ 최재욱> 그런 부분들이 서로 불신과, 또 그런 불신으로 인해서 생기는 서로 반목도 있었고요. 또 그런 걸로 인해서 발생하는 사회, 경제적 손실, 혼란, 휴교령… 많은 일들이 정말 폭풍처럼 초기의 한 1,2주가 지났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전문가로서 제일 안타까운 부분, 왜 그때 그랬을까.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은 어떤 건가요?

◆ 최재욱> 첫 번째는 첫 번째 환자를 찾을 수 있고 관리할 수 있는 조기진단 시스템이 잘 안 돌아갔다는 거고요. 매뉴얼에 없는 새로운 질병에 대해서 역량이 없고 마치 새로운 질병을 찾기 위해서 뭔가 새로운 노력을 해야 되는데, 새로운 노력을 하는 것이 마치 왜 매뉴얼에도 없고 여태까지 있지도 않은 일을 왜 하느냐라는 식의 비난이 있었고요.

오히려 상을 줘야 하는데 비난을 함으로써 오히려 일이 더 커지게 만들고 그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병원 공개도 늦게 하고 진단도 늦게 하면서 환자가 계속 전국적으로 퍼지게 되는 그런 문제. 그리고 그 비밀주의에서 막지 못했던 그걸 또 해결하기 위해서 정책적으로 노력했던 대책들도 초기 단계에 계속 실수함으로 인해서 국민들의 불신은 더 커졌던 이런 초기 단계의 두세 가지 일이 굉장히 큰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비밀주의라는 말씀을 지금 하셨어요, 비밀주의. 그 부분이 제일 와닿는데요. 그때 감염자가 나온 병원 이름을 밝히느냐 마느냐를 놓고도 옥신각신하면서 시간을 상당히 보내지 않았습니까?

◆ 최재욱> 참 안타까운 것 같아요. 당연히 공개해야 되고 그게 국제적인 기준이고요. 부끄러운 얘기입니다마는 WHO 조사단이 와서도 지적했던 게 왜 이거 소통 안 하냐라는 거를 두 번이나 연달아 와서 지적했거든요.

◇ 김현정>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지금 상황 어떤가요? 감염병에 대한 대책.

◆ 최재욱> 감염병 관리라는 게 자세히 들여다보시면 검역단계에서 스크리닝하고, 검역 지나고 나서 빠져나온 부분들은 조기 진단을 해야 되고요. 조기 진단되면 또 치료를 잘해야 되고. 사이클이거든요. 그중에 한 단계가 미흡하면 전체 시스템은 스톱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 가장 취약한 부분이 조기 진단과 관련된 부분이고요. 그 조기 진단 과정에서 결국 민간의료기관을 찾아오게 되는데요. 그 단계에서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신종 감염병이기 때문에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해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새롭게 노력해서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 지금 굉장히 취약하고 그게 취약하다는 얘기는 결국 새로운 환자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 김현정> 제일 먼저 손쉽게 찾아가는 게 민간의료기관, 쉽게 말해서 동네 병원인데. 그 동네 병원에서 새로운 감염병에 대해서, 새로운 전염 질환에 대해서 정말 그렇게 찾아낼 수 있는가 그 부분이 취약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최재욱> 네. 환자를 진단해서 이 부분이 환자가 의심이 된다, 하는 순간 바로 관계당국에 신고하고 그런 격리조치를 해야 됩니다. 동시에 병원도 문 닫아야 합니다. 그런 불편함은 환자와 의료기관에 아주 고스란히 환자와 의료기관의 몫인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 적절한 보상조치라든지 또 그런 부분들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자진신고하면 할수록 본인한테 불편과 고통만이 안겨지고요. (국민 의식부분에서도) 환자가 지금 신고해서 검사 받는다 해서 지역 주민들이 따돌리는 현상까지 있었지 않습니까? 그러면 누가 신고하고 누가 자진신고하고 의료기관도 이걸 열심히 환자를 찾으려고 하는 노력을 누가 하겠습니까?

◇ 김현정> 그러면 그렇게 환자를 인지해서 잘 신고하고 대처하는 병원에다가는 손해 안 나게 관계당국이 대책 마련을 해 주면 되는 거 아닙니까?

◆ 최재욱> 네. 법에 반영해서 하려고 노력을, 근거조항을 만들어놓기는 했습니다마는 시행할 수 있는 제반조치들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고요. 설령 보완이 돼서 된다 하더라도 국민의 의식수준이 바뀌어서, 이런 조기진단한 병원이나 적극적으로 자진신고한 사람들을 국민이 사회적 영웅으로 만들어줬으면 하고요. 생각이 바뀌어야 됩니다.

◇ 김현정> 민간 의료부문, 그러니까 조기진단 부분에서 우리가 대책을 세워야겠다 이 부분을 하나 지적해 주셨고 그 외 다른 단계의 취약점이라면 또 어떤 게 있겠습니까?

◆ 최재욱> 치료 영역과 관련된 부분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격리병상 같은 경우는 전년도와 비교해서 많이 늘긴 했습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시면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건가요?

◆ 최재욱> 감염관리병상을 하나 설치하는 데에 대략 2억 이상 듭니다.

◇ 김현정> 얼마나 늘었습니까, 그때에 비해서?

◆ 최재욱> 2배, 3배 이상은 늘었다고 생각되고요.

◇ 김현정> 그걸로도 충분치 않나요, 2,3배 정도로도?

◆ 최재욱> 그런데 그걸로도 충분치 않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같은 인구 규모와 우리나라 같은 해외 유입되는 감염병 사례를 놓고 봤을 때, 언제든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환자를 감당하기 위한 시설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되고요.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에 얼마나 몇 병상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 유지 비용을 갖고 그 정도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플랜들이 구체적으로 나와있지 않습니다.

◇ 김현정> 없는 거군요. 철저히 대비하리라고 했던 것에 비해서는 못 미친 것 같아서 조금 우려스러운 점도 들고요. 더 바싹 긴장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최 교수님, 고맙습니다.

◆ 최재욱>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최재욱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