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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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18(목) 홍현익 "탈북 태영호, 혈통으로 보면 최룡해급"
2016.08.18
조회 71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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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탈북, 일반인은 줄고 외교관은 늘어
- 北 붕괴 직전 아니나 지배층 균열


조금 전에 들으신 그 목소리. 어제 망명 사실이 밝혀진 북한 태영호 공사의 북한 찬양가입니다. 직접 부르는 목소리였습니다. 이렇게 불과 얼마 전까지 유럽을 누비면서 북한을 홍보해본 홍보맨이고요,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서열로는 2위, 지금까지 탈북한 외교관 중에서도 최고위직 인물입니다. 그런 태 공사가 가족 3명과 함께 탈북을 한 거죠. 크게 두 가지를 좀 짚어봐야 합니다. 첫째, 그는 왜 탈북했나? 둘째, 이 탈북이 단편적인 사건인가? 아니면 어떤 큰 시그널인가? 이분과 함께 짚어보죠. 세종연구소의 홍현익 수석연구위원 연결돼 있습니다. 홍 위원님 안녕하세요?

◆ 홍현익>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일단 태영호 공사, 얼마나 고위직인가요?

◆ 홍현익> 90년대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라고 해서 150만 명 이상 굶어죽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요. 그 당시에 여러 외교관들이 탈북을 했었습니다. 황장엽 씨는 외교관은 아니지만 황장엽 씨를 비롯해서 이집트의 장승길 대사. 그 사람이 자기 형하고 같이 97년에 탈북했는데요. 그 이후로는 최고위직 외교관이 탈북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90년대 외교관들이 많이 탈북을 했고 서울에 와 계신 분도 많은데, 한 10여 년 동안 뜸하다가 최근에 들어 다시 탈북자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2014년부터 태국, 에티오피아 그리고 최근에는 지난 7월 초 러시아 3등 서기관이 가족과 함께 들어온 게 최근인데. 전부 서기관급입니다. 그런데 서기관보다 더 위가 공사고 공사 위가 대사인데. 지금 공사급으로 태영호 씨가 온 거죠. 그러니까 장 대사 이후로는 가장 최고위급이 왔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 김현정> 그런데 공사급. 영국 대사관 내의 서열 2위로 대사 다음이긴 하지만 영국 대사관 자체가 다른 나라 대사관보다 훨씬 높은 대우를 받는 곳이라, 대사급이라고 봐야 된다면서요?

◆ 홍현익> 그렇게 볼 수 있죠. 왜냐하면 영국이 2000년에 북한하고 수교하고 2001년에 영국이 평양에 대사관을 수립하고 북한도 영국에 대사관을 만들었는데, 영국의 대사관은 EU 대사관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0개국 정도의 대사관이 유럽에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 대사관입니다. 거기의 2인자니까 다른 나라가면 대사급이라고 이제 봐야 되겠죠.

◇ 김현정> 그런 영국 대사관에 10년이나 근무했다는 거, 이건 신임이 상당히 두터웠다는 뜻이죠?

◆ 홍현익> 네, 오늘자 나온 뉴스 보면 태영호의 아버지 자체가 태병렬 육군대장인데 빨치산 출신이라는 겁니다. 김일성의 전령병을 했던 인물인데, 빨치산 혈통이라고 하면 북한의 최고 혈통이거든요.

◇ 김현정> 부인도 그렇다면서요?

◆ 홍현익> 부인은 오백룡 호위 총국장의 인척이라고 알려지고 친자식은 아닌 것 같고요. 그러나 아버지와 장인이 모두 다 빨치산 출신이니까 그야말로 최룡해 정도 급이다, 혈통으로 보면 그러니까 북한 체제에서는 뼈대에 해당되는 기둥에 해당되는 집안 출신이기 때문에 10년이나 근무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게다가 직책이 높은 것도 특이점이지만 이 사람이 하던 업무도 주로 북한 홍보, 김정은 체제 홍보죠. 뭔가 기사 같은 데서 북한에 대한 내용이 나가면 이거 잘못됐다 이런 거 따지기도 하고 이런 일을 주로 했어요. 선전맨, 홍보맨.

◆ 홍현익> 아주 구체적인 예를 들면 2014년, 재작년에 한 미용실에서 영국 런던의 한 미용실에서 이게 나쁜 헤어스타일이다 그러면서 김정은 사진을 걸어놓았어요. 그러니까 이제 김정은에 대한 모독이다 이래 가지고 대사관에서 출동해서 태 공사가 가서 항의를 했던 적이 있고요. 작년에는 에릭 클랩튼 공연을 보러 온 김정은의 형 김정철을 에스코트했는 데 그 때 사진이 오늘 일간지에 많이 나왔더라고요. 그러니까 사실 자기 형을 호위하던 사람이 망명했으니 김정은도 아마 정말 간담이 서늘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 김현정> 간담이 서늘할 정도라니 어떤 사람인지는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고위 외교관이 그것도 바로 얼마 전까지 유럽에서 북한 체제를 홍보하던 사람이 왜 한국행을 택했나 이 부분인데, 왜라고 분석하십니까?

◆ 홍현익> 통일부에서는 북한 체제에 대한 염증이 있었고 자유민주주의나 한국의 체제를 동경했고 그 다음에 자녀와 장래 문제. 이렇게 3개를 들었는데요. 그런데 과연 진짜 이유가, 첫번째 이유가 뭔지는 확실하지는 않죠. 어쨌든 최근 들어 북한의 외교관들이 한 10여 년의 공백을 넘어서 다시 외교관들이 줄줄이 탈북하고 있쟎아요, 2014년부터. 외교관이라는 직책이 그냥 일반 북한인이 아니라 북한 체제를 외국에서 대변하고 북한체제를 적극 지지하고 변명하고 변호하는 이런 직업인데, 그 중에서도 빨치산 출신의 사람이 이렇게 가족들하고 탈북했다, 이건 북한 체제 내에 뭔가 문제는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 김현정> 제가 그 질문 드리려고 했거든요. 자녀들이 외국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쭉 살았는데 북한으로 돌아갈 걸 생각하면 좀 막막했을 수도 있고 자유민주주의가 그리웠을 수도 있고 이런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이유가 있나 그 부분을 지금 질문드리려 했습니다. 어떤 체제 동요 같은 것?

◆ 홍현익> 제가 그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97년에 망명한 장승길 대사 예를 들어보면요. 94, 5년 96년이 고난의 행군 시기인데. 그 직후에 황장엽 씨가 97년 2월에 망명했고. 장승길 대사가 이집트 대사입니다, 망명했는데. 이 사람은 자기 아들이 먼저 망명을 했어요. 그리고 망명했으면 당연히 장승길을 소환해 처벌을 해야 될 텐데 오히려 그냥 놔두었습니다. 그 이유는 당시 장승길 부인이 인민배우 출신인데 김정일이 영화를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장승길을 믿고 그냥 놔뒀는데 그 다음 해 결국 아들이 보고 싶어서인지 미국으로 탈북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홍현익> 그런데 그 당시는 서울로 안 왔는데 이번에는 서울로 왔다는 게 주목되는 거고요. 중요한 이유는 아들 교육 문제도 중요하다 다른 얘기도 하고 있습니다만. 지금 태 공사 경우에도 아들이 둘인데, 하나는 대학에서 경제학위를 받았고 이미 대학교 졸업했고 둘째 아들은 고등학교 졸업해서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데 수학과 컴퓨터를 전공하고 싶답니다. 그래서 자식의 장래도 굉장히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보고요.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의 통치 행태. 이것이 자기 측근들 자기 고모부까지 처형하고 하니까 굉장히 부담이 되죠. 옛날에는 그냥 큰 말썽만 없으면 계속 잘 살았었는데 이게 고위 간부라 하더라도 김정은의 눈에 벗어나면 처형될 수도 있다 이런 거 하고. 그 다음에 금년에 연속적인 도발로 말미암아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굉장히 공관에서의 생활이 어렵고 더군다나 작년과 금년에 큰 당대회 같은 회의를 치르면서 상납을 많이, 외화 벌이를 많이 요구하는데 쉽지 않다. 거기다가 영국 같은 경우에 인권 문제를 굉장히 중시하기 때문에 북한 외교관들이 활동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지원도 별로 안 해 주니까 더더욱 도대체 이게 외교관 생활이 이게 뭐냐. 이런 여러 가지 불만이 겹쳤을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겹쳤을 수 있다.

◆ 홍현익> 그러니까 종합적으로 볼 때 탈북 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여러 가지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중에 어떤 요인이 가장 중요했는지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상당히 대외 외교관들의 사기가 지금 저하돼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게 태영호 공사의 일회성 사건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북한 전체의 동요, 어떤 동요의 시그널로 봐도 되는 건지, 어떻게 판단하세요?

◆ 홍현익> 큰 그림으로 보면요. 90년대에는 워낙 경제상황이 안 좋아서 우리 체제 곧 망한다 이렇게 탈출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고요. 그런데 이제 최근의 상황은 그게 애석한 일인지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지만 북한의 경제가 약 1% 정도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반 대중 주민들의 탈북은 오히려 김정은 집권 때보다 절반으로 줄어들었어요.

◇ 김현정> 오히려 일반인들은?

◆ 홍현익> 그게 큰 그림입니다. 큰 그림은 김정은 집권 초기에는 3000명 가까이 되던 탈북자가 지금은 1300명 정도로 줄어들었거든요, 반으로 줄어들었어요. 그 얘기는 뭐냐면 체제가 붕괴 직전이어서 일반인들이 대량으로 탈북하고 있는 건 전혀 아니라는 거죠. 그러나 중요한 것은 최고위층과 특혜 받은 계층, 특히 외국과 접촉해서 북한 체제가 지금 다른 데 비해서 형편없다는 걸 아는 사람들은 탈북하고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체제의 골간이 되는 지배층의 균열이 오고 있으니까 김정은으로서는 밤잠 자기 어려운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큰 그림이 어떤 건지 이제 알겠고요. 저는 이 지점에서 또 하나 궁금한 게 뭐냐면 태 공사가 귀순한 건 한 달 전입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공식화한 거. 이건 어떤 국내적인 고려가 있었을까?

◆ 홍현익> 글쎄요, 제가 이걸 확실하게 이렇게 답할 수는 없지만 어제 온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한 달 정도라고 얘기를 하죠.

◆ 홍현익> 왜냐하면 아들의 친구가 매일같이 SNS를 했는데. 7월 중순에 사라졌다. 매일 하던 사람이 완전히 끊어진 게 7월 중순이니까, 7월 중순에 아마 이탈했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시점 발표 같은 경우 황장엽 씨처럼 워낙 명약관화한 경우에는 발표 시점을 조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엔 기밀이 유지돼 왔기 때문에 일단은 신변보호나 북한에 있는 가족, 다른 친척들을 고려해 안 했을 수 있다 이렇게 보여지는데 또 통일부 얘기를 들어보면 어느 경로를 통해 왔는지 관련국들이 입장이 난처해질 거기 때문에 또 향후에 탈북자들의 탈북 경로가 노출이 되면 차후 탈북자들이 탈북하기 어려워진다 여러 가지 고려가 꽤 있었지만 굳이 어저께 발표한 건 통일부의 얘기는 언론에 나오기 시작해서 이미 노출됐기 때문에 발표했다는거죠.

◇ 김현정> BBC가 방송을 하고 그래서 그랬다?

◆ 홍현익> 아마 정부입장으로서는 8.15 광복절 때 대통령께서 북한의 최고 권력자들과 당의 하급 간부 및 주민들을 분리해서 당의 하급 관리들은 체제에 충성하기보다 오히려 우리 대한민국에 결국은 북한이 흡수될 거니까 체제가 붕괴되는 과정에서 나쁜 일만 안 하면 처벌하지 않고 같이 역사에 동참할 수 있다, 이런 식의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의 체제가 붕괴한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의 입증 자료로써 어제 얘기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 홍현익> 그러나 이제 그 전반적인 사실이 탈북한 것은 이미 사실이기 때문에 시점 자체를 가지고 문제 삼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보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현익>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세종연구소 홍현익 연구위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