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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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현우 (레슬링 선수, 리우 동메달리스트)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2016 리우 올림픽도 막바지에 이르렀네요. 저희가 어제 여론조사로 ‘2016 리우 올림픽 가장 감동적인 순간’하고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 두 장면을 꼽아봤는데요. 이 두 장면에 모두 뽑힌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레슬링 동메달리스트 김현우 선수죠. 16강전에서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 때문에 눈물을 삼켜야 했던 그 순간이 바로 국민이 뽑은 가장 안타까운 순간 1위였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기를 이어가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태극기 위에서 큰절했죠. 그 순간을 여러분들은 가장 감동적인 순간 3위로 뽑아주셨습니다. 이쯤되면 김현우 선수를 연결하지 않고 갈 수가 없네요. 오늘 화제 인터뷰. 아직 리우에 있습니다. 레슬링 김현우 선수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현우 선수, 안녕하세요?
◆ 김현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제 경기 끝나고 한 4~5일 지났는데 어떻게 지내세요?
◆ 김현우> 네, 지금 동메달결정전에서 팔꿈치 부상을 좀 당해서 정밀검사도 받고 치료하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큰 일을 당하고 나면 막 며칠 동안 꿈에 나타나고 그러거든요, 몸살 앓고. 우리 김현우 선수는 안 그랬나 모르겠어요?
◆ 김현우> 저는 뭐... 시원섭섭하면서 후련하더라고요. 좀 쿨한 편이라서요. (웃음)
◇ 김현정> 쿨한 편이어서? (웃음) 그 자세 중요합니다. 이러니까 또 다음을 뛸 수 있고 뛸 수 있고 그런 거겠죠, 김현우 선수.
◆ 김현우> 그렇죠, 뭐. 지나간 일이니까요.
◇ 김현정> 저희가 어제 설문조사했는데, 가장 국민들이 마음이 아팠던, 안타까웠던 순간 1위로 뽑힌 것도 들으셨죠?
◆ 김현우> 저보다도 더 국민여러분들이 화가 나신 것 같더라고요. (웃음)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워낙 그 러시아의 영향력이 워낙 세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제가 실점을 덜 했더라면... 그런 부분이 아쉬운 거죠. 그것도 다 뭐, 제 실력이라고 생각을 하고 제가 부족한 부분을 더 메꾸려고 노력을 해야죠.
◇ 김현정> 아니, 지금까지 김현우 선수 얘기 들어보니까 어느 정도 편파적인 게 있을 것이다라는 예상을 이미 하고 계셨던 거네요?
◆ 김현우> 어느 정도 예상을 하면서 제가 전에도 그 선수랑 두 번을 붙었는데요.
◇ 김현정> 러시아 블라소프 선수랑.
◆ 김현우> 예. 그때마다 항상 편파 판정을 받았어요. 그래서 올림픽에서만큼은 편파 판정이 이루어지지 않겠지... 이렇게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 김현정> 아니, 그 블라소프라는 선수는 무슨 백이 그렇게 든든해서 나올 때마다 편파판정입니까?
◆ 김현우> 그 선수가 백이 좋은 게 아니라 러시아 선수들이 워낙 다 그러다 보니까...
◇ 김현정> 그래요. 정말로 악조건 속에서 우리 선수들이 뛰었네요, 레슬링 선수들. 경기 끝나고 나서 혹시 경기장이라든지 선수촌에서 블라소프 선수 마주친 적 있습니까?
◆ 김현우> 네, 몇 번 마주쳤는데 미안하다고, 미안한 내색을 하다가 피하더라고요.
◇ 김현정> 미안하다고 얘기를 했어요?
◆ 김현우> 미안하다고 좀 위로 식으로 그러던데.. 저는 그런데 시합 외적인 부분에서는 서로 친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감정은 절대 없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김현우 선수, 동메달을 목에 딱 걸고 태극기 큰절을 하셨어요. 이 장면이 바로 우리 국민들이 뽑은 감동적인 순간 베스트 3위에 올랐는데. 엎드려서 펑펑 우는 모습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팠어요.
◆ 김현우> 그런데 좀 기분이 오묘하더라고요. 금메달만 생각하면서 준비했던 그런 나날들이 생각이 나면서 ‘진짜 고생했다, 잘했다.’ 저한테 그렇게 한 마디해 줬어요.
◇ 김현정> ‘현우야, 고생했다.’ 나한테 외치고 나니까 막 눈물이 쏟아져요?
◆ 김현우> 예, 그러더라고요. 창피했어요.
◇ 김현정> 다 울고 나서 창피했어요? (웃음)
◆ 김현우> 네, 진짜 잘 안 우는데 (웃음)
◇ 김현정> 금 같은 동메달. 금보다 값진 동메달. 정말 잘했고요. 아니, 그나저나 이제는 경기가 다 끝났으니까 좀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있을 텐데, 세계 레슬링 연맹에 이거 제소를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여론이 많았는데요. 지금은 제소를 안 하기론 했는데 올림픽 다 끝나고 나서는 혹시 고민해 보는 건가요?
◆ 김현우> 위에 분들이 결정을 해야 될 부분이라서요. 선수인 저는 열심히 그냥 운동만 하려고요.
◇ 김현정> 그렇기는 하네요. 선수들한테까지 고민이 안겨지면 안 될 것 같기는 하네요. 어쨌든 그냥 이렇게 흐지부지될 일은 아닌 것 같은 것이, 러시아가 자기들 살려고 자꾸 이런 식으로 편파 판정하다가 레슬링이라는 종목 자체가 사람들에게서 버림받으면 어떻게 하나, 이런 생각도 드실 것 같아요. 레슬링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 김현우> 그런 걱정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의 그런 반응들이 나올 때마다 편파판정이있고 하다 보니까 좀 인식이 안 좋더라고요. 그런 부분은 빨리 개선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김현우 선수. 이렇게 해서 두 번의 올림픽 마쳤는데요. 어떻게 도쿄를 목표로 해서 또 뛰는 겁니까?
◆ 김현우>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요. 진짜 제일 가혹한 질문이에요. (웃음)
◇ 김현정> 아, 이거 어떡하죠. (웃음) 저는 나오는 선수들한테 다 물어봤는데 이게 제일 가혹한 질문이에요?
◆ 김현우> 그렇죠. 이제 4년 동안 준비해서 막 끝난 선수한테 또 4년을 준비하라는... (웃음) 항상 그랬어요, 저는. 런던 끝났을 때도 4년 후를 제가 예상할 수 없잖아요. 천천히 하나씩 하나씩 준비하다 보면 또 4년이 흘러서 나갈 수 있는 그런 영광을 안을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 김현정> 멋집니다. 이렇게 얘기하는거 들으니까 더 멋진데요, 김현우 선수?
◆ 김현우>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이 막 궁금해하시니까 제가 질문을 드리는데 이건 답 안 하셔도 상관없습니다만, 우리 김현우 선수는 여자친구 없냐 이런 질문 들어오네요?
◆ 김현우> 여자친구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아, 있습니까? 그래요. 여자친구랑도 와서 데이트해야겠는데요, 마음껏 좀 한동안은?
◆ 김현우> 빨리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한국 돌아와서 그동안 연습하느라고 못 누렸던 20대 청춘의 일상도 좀 마음껏 누리시기 바랍니다.
◆ 김현우> 예, 알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김현우 선수, 말도 조리 있게 잘하네요. 하여튼 밝은 모습으로 귀국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레슬링 동메달리스트 김현우 선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