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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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8/31(수) 란파라치 학원장 "관공서앞, 버린 영수증 노린다"
201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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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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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파파라치 학원 원장 (익명)



여러분 ‘란파라치’라고 들어보셨습니까? 김영란 법의 ‘란’과 ‘파파라치’가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김영란 법을 위반하는 현장을 잡아내고 신고 포상금을 타려고 하는 신생 파파라치족들을 일컫는 말이라는데요. 심지어 이 란파라치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그런 학원들까지 성업중이랍니다. 전국적으로 20개가 넘는다고 하니까, 대단하죠? 오늘 화제 인터뷰 김영란법이 가져온 새로운 풍속도. 란파라치의 세계를 엿보겠습니다. 10년 넘게 파파라치 학원을 운영해 온 분이세요. 익명으로 연결을 해 보죠. 나와 계십니까?

◆ 학원원장>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파파라치에도 여러 분야가 있는데 이 학원에서는 어떤 어떤 분야를 가르쳐오신 겁니까?

◆ 학원원장> 현재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서 실시되고있는 보상금 제도가 1150가지입니다. 그래서 김영란법까지 지금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란파라치의 경우에는 수업을 어떻게 몇 번이나 하십니까?

◆ 학원원장> 사실은 교육은 화수금토에서 2시부터 5시 반까지 한 번만 받으면 됩니다.

◇ 김현정> 하루에 그 많은 영역을 다 커버할 수가 있습니까, 이 법이 굉장히 복잡한데요?

◆ 학원원장> 예를 들어서 김영란 법이 범위가 광범위하지만 실제로 각자 능력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A라는 사람은 예식장이나 장례식장을 할 거고, B라는 사람은 골프장을 잘 알고요. 또 C라는 사람은 유흥업소에 대해 잘 알고. 그 영역만 집중적으로 파고들기 때문에 하루만 교육 받으면 충분합니다.

◇ 김현정> 아니, 그 사람들이야 각자 선호하는 영역이 따로 있겠지만, 원장님이 가르치실 때는 그 영역을 따로 나누어서 가르치시는 건 아닐 거 아니예요.

◆ 학원원장> 아닙니다. 총괄적으로 묶어가지고요.

◇ 김현정> 그런데 그게 다 하루 안에 됩니까?

◆ 학원원장> 신고할 때는 어떻게 하고, 그 다음에 신고처는 어디이고 자료 만드는 비법 이런 것들을 교육을 시킵니다.

◇ 김현정> 아, 그 나머지 자기가 원하는 분야의 자세한 내용들은 돌아가서 혼자 보충을 해야겠군요

◆ 학원원장> 네. 그리고 현장에 실습을 또 나갑니다.

◇ 김현정> 실습도 나가요?

◆ 학원원장> 네. 현장에 단속 나가죠.

◇ 김현정> 그래요. 수강생이 진짜 많이 옵니까?

◆ 학원원장> 사실은 7월 말경에 8월 초에 20~30% 정도 많이 늘어날 거라 예상을 했는데요. 지금은 한 50% 이상 늘어났어요.

◇ 김현정> 그러면 한 번 수업하면 몇 명이나 몰려와요?

◆ 학원원장> 지금 한 30명에서 한 50명 정도가 교육 받습니다.

◇ 김현정> 주로 어떤 분들이 찾아옵니까?

◆ 학원원장> 경제가 어려운 탓인지 중장년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요. 거기에다가 20대나 30대가 와서 '내가 이 세상이 썩었고 불법 범죄행위하고 나쁜 짓하고 탈세하는 사람들 이거 버르장머리 고치려고 왔습니다'라고 하는데요, 나중에는 또 속내를 드러내요. '돈도 벌어야죠' 이러면서요.

◇ 김현정> 그런데 저는 잘 이해가 안 가는 게 교통법규 어긴다든지 쓰레기 불법투기한다든지 이런 행위들은 눈에 딱 띄는 거니까 금방 포착이 가능해요. 그런데 김영란법은 직무관련성 있는 사람과 같이 식사할 때는 3만 원, 선물은 5만 원, 경조사비는 10만 원 넘으면 안 된다, 이런 거잖아요. 그런데 이마에다가 '우리 어떤 사이입니다' 이렇게 써 붙인 것도 아닌데요?

◆ 학원원장> 그래서 주로 관공서 근방에 관공서 공직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그러한 업체를 찾아가거든요. 예를 들어 한정식 쪽으로 갔다라고 하면 요즘에는 전부 다 미리 메뉴를 고쳐놓았잖아요. 2만 9500원, 2만 9000원 이렇게 써놨습니다.

그러면 그 민원에 해당되는 사람이 ‘과장님, 이거 2만 9500원이니까 이거 김영란 법에 해당 없습니다, 걱정 마시고 드십시오.’ 그럼 그 상대방도 부담 없잖아요? 밥을 먹었어요. 먹었는데 먹고 나서 ‘과장님, 우리 차나 한잔 합시다.’ 해서 인근 커피전문점에 가서 5000원짜리 커피 하나 마셨어요. 그러면 2만 9500원 더하기 5000원 하면 3만 원이 넘잖아요.

◇ 김현정> 그러면 옆에서 그 대화를 듣고 있는 거예요?

◆ 학원원장> 처음에 우리가 그 관공서 입구에서 봐요, 나오는 사람들을요. 그러면 거기 현관 정문에서 나오는 사람이 전부 공직자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들이 한정식 쪽으로 간단 말이에요. 따라 들어가요. 따라 들어가 보면 우리가 몰래카메라로 촬영하죠. 그리고 끝나고 나서 결제를 할 거 아닙니까. 카드 영수증 같은 거 얼마든지 볼 수 있고요. 또 사람들이 카드 영수증 잘 관리 안 해요. 그런 영수증을 증거물로 확보하면 되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관공서 출입구에서부터 기다려서 따라가는 거네요. 미행을 하는 거네요, 그야말로?

◆ 학원원장>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포상금을 얼마나 받습니까?

◆ 학원원장> 포상금은 지금 확실히 결정이 된 게 아닙니다.

◇ 김현정> 지금 결정된 건 없어요, 포상금이?

◆ 학원원장> 그게 아직 실시가 안 됐습니다. 9월 28일 넘어서 실시가 되니까요.

◇ 김현정> 불법현장을 물론 잡는 것이긴 하지만 이렇게 학원까지 다녀가면서 돈벌이로 하는 것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거든요.

◆ 학원원장> 그런데 그건 이렇게 생각합니다. 준법 정신이 투철하고 나쁜 짓 안 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이 포상금 제도가 있어야 되고 김영란법이 무조건 있어야 된다고 합니다.

◇ 김현정> 선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있어야 된다?

◆ 학원원장> 그런데 반대로 지하경제 검은 돈을 노리거나 실정법을 어기는 사람, 탈세하는 사람들은요. ‘아 이거, 파파라치 나쁜놈들이고 이놈들 같이 교육까지 시키고 말이야.’ 이 교육시키는 건 어떤 놈들이냐고 막 부릅뜨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일부 파파라치들은 일확천금이라고 벌 수 있는 것처럼 과장광고를 해서 수강생 모집한 뒤에 몰래카메라 구입을 강요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수업하는 곳들도 있다고 하던데요?

◆ 학원원장> 아마 일부 몰지각한 그런 업체도 있겠죠. 카페 같은 데는 굉장히 영업을 많이 하니까요. 그런 데 가서 피해들을 보니까 이렇게 많이 나쁜 짓 한다 이렇게 아마 언론에 보도가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김영란 법과 함께 등장한 신풍속도여서 오늘 한번 이 란파라치 학원 들여다봤는데요. 그런데, 란파라치를 포함해서 파파라치들 수입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이게 불법이 많다는 소리잖아요?

◆ 학원원장> 맞습니다.

◇ 김현정> 사회적으로 좋은 건 아니잖아요.

◆ 학원원장> 좋은 사회가 되려면 저희들이 문을 닫아야 됩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러니까요. 진짜 파파라치 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을 우리가 꿈꾸면서.

◆ 학원원장>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란파라치 학원이라는 게 유행한다고 해서 그 세태 한번 들여다봤습니다.